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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갤문학] 왕좌의 게임 <8>

끝났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25 2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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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응마를 응원하지 마세요."

 

"저이마를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왕실 소유의 경마장에서 찌에로와 현민의 말이 경주를 벌이고 있었다.

 

찌에로가 출버나이트의 쿠데타를 막은 이후로 현민은 찌에로를 궁에 받아주었고 둘은 꽤 친한 사이가 되어있었다.

 

 

 

"오늘도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찌에로가 궁을 나서 집으로 가고 있었다.

 

 

"경훈이니?"

 

찌에로의 뒤에서 누군가 물었다.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

 

찌에로가 무관심한 표정으로 가던 길을 갔다.

 

"맞네, 경훈이야! 누나 기억 안나니?"

 

여자가 찌에로보다 먼저 뛰어가 그의 앞 길을 막았다.

 

"아영누나..?"  찌에로가 실눈을 뜨고 여자에게 물었다.

 

"기억하네! 아주 어릴 때 봤었는데..."

 

여자가 그제서야 웃는다.

 

"그런데 경훈이란 이름은 누구야?"

 

찌에로는 어릴 때 왕실로 불려와 광대로 길러졌기 때문에 자신의 본명을 기억하지 못했다.

 

아영은 찌에로의 소꿉친구 였는데, 찌에로가 왕실로 들어간 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어릴 적 아영과 헤어진 뒤에 있었던 자기가 살아온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너희집은 예전부터 아주 부자 집안 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쩌다 광대가 된거야?"

 

아영이 의아해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어머니는 가난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셨는데.."

 

찌에로가 대답했다.

 

"그랬나? 어쨌든 지금은 좋아보이네, 다행이다."

 

"그래, 내가 나중에 좋은 자리 얻으면 누나한테도 잘 해줄게."

 

 

이대로 현민과의 관계를 발전시킨다면 높은 직책까지 얻게 될 수 있을거라고 믿는 찌에로였다.

 

 

 

 

 

 

 

 

 

 

 

 

 

 

한편 출버나이트 준석은 쿠데타에 실패한 후 궁 앞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궁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보며 복수에 미친 자라고 혀를 찼다.

 

 

 

 

"당신도 나랑 크게 다를 바가 없군."

 

옆에 누워 있던 이두희라는 거지가 준석에게 말을 걸었다.

 

"끙...."  준석이 아쉽게 실패했던 쿠데타를 되새기며 고개를 숙였다.

 

" 나도 알고 있어, 하룻밤 사이에 길거리에 내앉는 기분..."

 

거지가 말을 이었다.

 

"나름 잘 나가는 사업가였지만.. 은노조의 난 때 모든 재산을 잃고 이렇게 길바닥에 드러눕게 되었지..."

 

" phoenix-hyun이 진압했던 그 사건 말이군요."

 

"그 분은 영웅이야. 난세의 진정한 기사였지."

 

"제가 죽였습니다."

 

준석이 땅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뭐...? 당신이...?"

 

" ...저는 왕족들에 대한 복수를 원했거든요, 그 경고의 표시로 조언자였던 그를 암살했죠."

 

"그 분을 겨우 경고의 표시로 죽이다니... 감옥에 갇혀도 싼 녀석이로군."

 

거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때 웬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감옥 앞을 지나갔다.

 

"이보시오, 뭔가를 찾고있는거요?"  거지가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서 돌아가신 왕을 보지 못했습니까?" 남자가 여전히 주위를 둘러보며 이야기했다.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립니까? 돌아가신 분을 여기서 찾다니."

 

거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문철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종범이오, 내 스승인 가버낫이 소환한 왕의 망령과 이 곳에 왔는데, 그만 망령을 놓쳐버렸습니다."

 

준석의 눈이 번쩍 뜨였다.

 

"두 사람 모두 원하는 걸 얻고 싶습니까?"  잠자코 있던 준석이 거지와 종범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당연한 소리를 갑자기 하고 있나?"  거지가 눈을 흘겼다.

 

"그렇다면 무조건.내가.하라는대로해."   출버나이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날 찌에로는 오늘도 현민을 만나러 궁으로 향했다.

 

"뭐하고 계셨어요?"

 

찌에로가 들어간 방에는 현민이 글을 쓰고 진호가 옆에 앉아있었다.

 

"잠적한 조언자에게 편지를 보내보려고 합니다."  현민이 편지지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이야기했다.

 

"내강 숲프로 가가지공 ㅊ..찾아보고나서 전해줄려공." 

 

 

 

"그...그럼 좀 있다 다시 오겠습니다."

 

찌에로는 당황해 방을 나왔다.

 

찌에로가 출버나이트의 반란을 막은 것은 동민에게 왕좌를 넘기기 위함이었지만 현민과 좋은 관계가 된 지금,

 

동민이 돌아온다면 찌에로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찌에로는 고민에 빠져 궁을 나와 걷는다.

 

" 안녕히 가세요 찌에로님! 당신이 제 목에 칼을 겨누셨었다고 해도 전 당신의 그 소시오패스적인 눈빛이 좋습니다!"

 

풍씨의 아부 섞인 외침을 뒤로 하고 찌에로는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최근 찌에로가 조언자가 될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궁 안의 사람들이 모두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 중이었다.

 

 

 

"아...이거 어쩐다...."

 

고민하는 찌에로 앞에 이번에도 누군가가 나타났다.

 

"ㅉ.ㅣ....에..로..."

 

무심코 고개를 든 찌에로는 놀라 자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뒤로 나자빠진 찌에로는 급하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렸다.

 

"저...전하....! 어떻게...!"

 

"나는 망령이다... 마리테르의 마법사..가 나를 불러냈다."

 

피부에 회색빛이 도는 왕의 망령이 찌에로의 앞에 서있었다.

 

그가 말할 때 마다 찌에로에게 칼에 찔린 부위의 피가 굳어있는 흔적이 바람이 빠져나가는듯한 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자...자...잘못했습니다....그때는 제가....."

 

찌에로는 땅에 엎드린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난...널 도울수도... 죽일수도 있다...."

 

왕의 목소리가 바람이 빠져나가는 '쇄애애액' 소리와 함께 울렸다.

 

"너는..무조건 출버나이트와 ... 손을 잡아라...."

 

"예...예...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는 지금 감옥에 갇힌.."

 

"내 말을 들어라...."

 

"아..알겠습니다..!"

 

찌에로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쇄애애액 소리가 잦아들자 찌에로가 고개를 들었다.

 

왕은 눈앞에 없었다.

 

".....무슨 생각이실까..."  찌에로는 가던길을 멈추고 감옥에 있는 출버나이트에게 향했다.

 

 

 

 

 

 

 

 

 

 

 

 

 

 

 

 

 

 

"딱 처음에 읽자마자 알았어, 나랑 안가겠구나, 나를 이용하면 이용했지. 절대 안간다."

 

현민의 편지를 읽은 동민이 편지를 땅에 내팽개쳤다.

 

"아잉 무씅 소리양 내가 엉마나 힘등게 찾아왕능데 거절하게따능그야?"

 

현민의 편지를 가지고 동민을 찾아온 진호가 이야기했다.

 

"넌 내가 돌아가면 뭐가 있는데?"

 

동민이 진호에게 물었다.

 

"엉?"

 

"넌 내가 돌아가봤자 조언자 자리를 잃는 것 뿐이잖아."

 

동민의 말을 듣고 망설이던 진호가 곧 입을 열었다.

 

"엉..그게 사시릉... 찌에로가 조엉자가 됭다능 쏘무닝 궁에 돌고이씅."

 

"뭐야?"

 

" 너 말대롱 정말 너를 불러내능게 가짜라며능, 너를 불러내서 죽이고 찌에로를 조엉자로 세우능게 아닝가 모르그땅."

 

동민은 머리에 손을 올리고 고민하더니 뭔가 결심을 했다는 듯 다시 손을 뗐다.

 

"너 나랑 같이 궁을 접수하자. 내가 왕이 되면 널 조언자를 시켜줄게."

 

"어엉...?!"

 

진호의 놀란 표정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옆에서 누군가 바람을 일으켰다.

 

"진...호..."

 

"어엉!! 저나! 저나!"

 

진호가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리자 동민도 뒤늦게 왕임을 알고 무릎을 꿇었다.

 

"나는 망령이다..내가...너희를..왕좌로 안내 할 것이다... 너희 둘이 현민을 도와 왕국을 재건할 주인공이 되어라...."

 

"어..어떠켕 하면 되게씅니깡..?"

 

"동민....넌 널 따르던 병사들을 불러모아라.... 진호... 너는 궁안의 세력을 포섭해라...."

 

왕이 동민과 진호의 주위를 돌며 걷자 그의 발자국이 검은 연기로 타올랐다.

 

" 현민은 아직 왕이 되기엔 어리다...그대들이..당분간 나라를 맡아주길 바란다.........."

 

그리고 왕은 숲을 나가 사라졌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나무들이 검게 시들며 길을 내주었다.

 

 

"어떠칼꺼양?"

 

진호가 일어나 동민을 쳐다봤다.

 

"지금 왕자는 우리의 섭정을 원치 않을거야."

 

"그러따며능..."

 

" 왕께는 왕자를 도와 섭정을 하는 것에 인정하는 척하고... 궁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가 왕좌를 가진다."

 

야심에 가득 찬 동민의 계획을 들은 진호가 침을 꿀꺽 삼켰다.

 

 

 

 

 

 

 

 

 

"어멋!!"

 

이번엔 왕이 아영에게 나타났다.

 

"찌에로는...너를 믿고 있다......맞느냐?"

 

왕의  망령을 보고 놀란 아영이 뒷걸음질치며 휘청거렸다.

 

"폐하...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아영이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

 

"묻는 말에 대답해라.... 찌에로는 널 믿고 있느냐...."

 

"그..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돕거라... 찌에로를 속여 죽이는데 일조한다면 너에게 왕실의 보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

 

두려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시선을 내리깔고 끄덕거리는 아영을 뒤로하고 왕은 또 다시 자취를 감췄다.

 

"당신도 망령을 본겁니까?"

 

풍씨가 아영에게 달려왔다.

 

"예... 저에게 찌에로를 죽이는 걸 도와달라는 제안을...."

 

"저도 같은 제안을 받았습니다..."

 

아영은 깜짝 놀랐다.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 저는 뭐...'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지금 이 기회네' 하고 받아들였습니다만... 어떡하실 생각입니까?"

 

"음..."

 

아영이 손으로 턱을 괴고 고민했다.

 

 

 

 

 

 

 

 

 

 

 

 

 

 

 

찌에로는 출버나이트의 감옥에 다다랐다.

 

"네가 무슨 낯짝으로 나를 보러 왔느냐?"

 

준석이 찌에로를 노려보았다.

 

"....이게 맞는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철컥'

 

찌에로가 감옥의 문을 열었다.

 

"너...왜....?"

 

출버나이트가 순순히 문을 열어주는 찌에로를 의심했다.

 

"왕명을 따르는겁니다...나도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는 모르지만...당신을 도와 왕좌를 쟁취해 보겠습니다."

 

출버나이트는 의심을 완전히 풀진 못했지만 감옥 밖으로 조용히 나왔다.

 

"다시 기회가 왔다... 나의 병사들을 찾겠다."

 

출버나이트가 일어나 출발하자 찌에로와 종범, 그리고 옆에 누워있던 거지도 그의 뒤를 따랐다.

 

 

 

 

 

 

 

 

 

 

 

 

 

 

"아니...이해가 안되네... 찌에로도 조언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나 역시 왕이 되어 안정적인 정권을 꾸릴 기회였는데..."

 

다음날 찌에로가 출버나이트를 구해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현민은 찌에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진호가 궁으로 돌아오자 현민이 말을 걸었다.

 

"저는 원래 맨 처음에는 조언자를...찌에로를 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너무 큰 실수를 해버렸잖아요."

 

"넹...소식응 들어쓰영..."

 

"그래서 다시 동민을 불러서 생각을 들어보려 하는데..."

 

"알게씅니당..제가 다시 가성..전해드리께영."

 

 

 

 

 

 

 

 

 

 

 

 

 

출버나이트 준석과 찌에로는 군대를 모아 궁으로 진격할 준비를 끝냈다.

 

하지만 그 소식은 진호를 통해 동민에게도 들어갔고, 현민도 출버나이트 수배령을 내렸다.

 

"그거 들었나? 출버나이트 수배령이 내려졌어."

 

거지가 종범에게 말했다.

 

"지금 왕자를 도와주자 이건가?"

 

"난 현상금으로 재기 할 수 있을거고.. 너도 망령을 찾으려면 왕자가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어?"

 

"...쉽지 않은데"

 

종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출버나이트는 홀로 궁 앞에 잠입해 경고의 문구를 뿌렸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지금 내 수배령을 놓은 건 찌에로가 조언자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는 건 왕자는 동민을 다시 돕겠다는 건가

 

혹은 자신의 안정적인 정권에 대한 의지인가

 

만약 동민을 돕겠다면 왕자는 실리를 챙기기 힘들 것이다

 

안정적인 정권을 원한다면 중립을 지키길 원한다

 

너의 그 스탠스는 네가 안정적인 정권을 원한다는 것으로 알겠다.'

 

 

 

 

 

궁 앞 길에 뿌려진 이 문구를 보고 궁은 혼란에 빠졌다.

 

"젠장.. 역시 무서운 사람이야...출버나이트."

 

현민이 문구를 읽은 후 한숨을 내쉬었다.

 

 

 

 

 

 

 

 

 

 

 

 

 

 

 

 

 

진호가 동민에게 문구를 전하자 동민은 궁으로 진격하기 전에 준석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

 

"경쟁자를 제거해야해."

 

 

 

그들은 바로 군대를 이끌고 출버나이트의 기지를 급습했다.

 

이로써 정권을 지키려는 현민, 정권을 갈아치우려는 동민과 진호, 그리고 준석과 찌에로 세 세력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기습이다! 조언자 동민과 진호의 군대가 기지를 둘러쌌다!"

 

'서걱'

 

콩픈마를 탄 진호가 보초의 목을 베었다.

 

"출버나이트를 찾아!"

 

동민도 뒤이어 죽창을 들고 기지 사이사이를 누볐다.

 

 

"이봐요! 동민과 진호의 군대가 기지를 급습했어요!"

 

찌에로가 천막에 누워있던 준석을 찾았다.

 

준석도 급하게 무장을 하고 그의 검을 들어 밖으로 나왔다.

 

말을 붙잡아 타고 주변을 둘러보았을때

 

기지는 이미 불길에 휩싸여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찌에로는 불타는 기지를 보며 허탈해했다.

 

그리고 왕을 원망했다.

 

 

 

 

 

 

 

 

 마침내 준석과 찌에로가 구석에 몰렸다.

 

"한 때는 은인이었는데, 적으로 만나는구나. 찌에로."

 

동민이 죽창을 꺼내들었다.

 

"너도 이제 끝이다, 출버나이트."

 

동민이 죽창을 겨누자 출버나이트 준석도 칼집에서 긴 검을  빼들어 손에 쥐었다.

 

"그런 저항은 아무 의미 없다는 거 알지?"

 

동민이 출버나이트와 찌에로를 압박하는 병사들의 배치를 좁혔다.

 

그러나 출버나이트는 겁 먹기는 커녕 오히려 말 위의 동민에게 검을 향하고 경계자세를 취했다.

 

 

 

 

 

"...의미를 만드는 게... 목적이지." 

 

준석이 칼을 던져 동민의 말에게 꽂았다.

 

"히히힝!!"

 

 

쓰러지는 말에서 칼을 뽑은 준석은 말에서 떨어져 바닥으로 쳐박힌 동민을 일으키는 병사들 사이로 민첩하게 빠져나가 

 

말 위의 병사를 떨어뜨리고 말에 올라타 찌에로를 태우고 궁 쪽으로 달렸다.

 

"모하능거양! 출버나이트를 잡앙!"

 

진호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준석은 찌에로와 함께 기지를 빠져나갔다.

 

"출버나이트의 병사들은 모두 들어라! 우리는 지금 바로 궁으로 간다!"

 

준석의 목소리를 들은 병사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아이씨!"

 

동민과 진호의 군대도 뒤늦게 그들을 쫓았다.

 

 

한편 현민은 두 군대가 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밖에 나와있었다.

 

현민이 종범과 거지를 발견했다.

 

"지금 출버나이트가 궁으로 오고 있답니다! 막는 걸 도와드리면 제가 큰 상을 드리겠어요!"

 

종범과 거지가 망설이다가 결국 출버나이트를 막으려 칼을 빼들었다.

 

 

 

"이 정도 막는 건 저에겐 일도 아니에요!"

 

준석이 말의 방향을 살짝 돌려 종범을 쳐내고 앞으로 달리자 종범은 길 옆의 논바닥으로 쳐박혔다.

 

"멋진 게임이었다...."

 

종범이 논바닥에서 중얼거렸다.

 

 

 

"제가 막겠습니다!"

 

거지가 앞으로 나섰다.

 

준석이 말을 옆으로 기울이며 칼등으로 거지의 머리를 내리치자 거지는 힘없이 고꾸라졌다.

 

 

 

 "여기 라꾸라꾸 하나만 가져다 주시죠!"

 

준석의 뒤를 쫓던 동민이 쓰러져있는 거지를 지나치며 말했다.

 

 

 

 

 

 

 

 

"저기 궁이 보입니다!"

 

준석의 뒤에 탄 찌에로가 팔을 뻗어 궁을 가리켰다.

 

궁의 문 앞에는 왕과 아영이 서 있었다.

 

 

"우리...아영아영...신아영이....모든 판을 흔들 수 있는 기회가 왔어...!" 

 

왕이 아영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누나아아!"

 

찌에로가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이 아영의 눈과 마주쳤다.

 

"..."

 

 

 

 

 

 

 

 

 

 

 

하지만 아영은 문으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문을 걸어 잠구었다.

 

" 와우 이건 언빌리버블이야!"  뒤에 서있던 풍씨가 감탄했다.

 

 

 

준석과 찌에로는 문 앞에서 말을 멈추는 수 밖엔 없었다.

 

"왜..! 누나....!"  찌에로가 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왕은...처음부터 날 죽일 생각이었어..." 그제서야 찌에로가 깨달았다.

 

 

 

 

"씁쓸하네..."

 

준석이 말에서 내리고 그 뒤로 동민과 진호의 군대가 달려왔다.

 

 

 

 

 

 

 

 

 

 

 

 

 

 

 

 

 

 

 

 

 

 

결국 출버나이트와 찌에로가 함께 감옥에 갇혔다.

 

"잘했다, 오늘 뭐... 회식에서 한잔 땡기자."

 

동민이 아영 옆을 지나가며 말했다.

 

동민과 진호는 비어있는 왕좌로 향했다.

 

 

 

 

 

 

현민도 뒤늦게 궁으로 돌아와 왕좌 쪽으로 걸어가는 동민과 진호를 발견했다.

 

그는 돌아온 동민을 반기며 다가가 껴안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현민의 예상과는 달리 조언자의 자리가 아니라 왕좌로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 진호는 그 옆에 조언자의 월계관을 쓰고 섰다.

 

 

"...?"

 

뭔가가 이상함을 느낀 현민은 더 이상 그 쪽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현민은 그대로 뒷걸음질쳐 동민과 진호의 병사들의 눈을 피해 말에 올랐다.

 

두번째로 궁을 떠나게 된 현민이었다.

 

"...."

 

이번엔 스승 동민에 의해 궁에서 도망치게 되어 지난번 딩요의 난 보다도 정신적 충격이 큰 현민이다.

 

왕의 죽음과 즉위식에서의 납치, 어머니의 죽음과 동민과 진호의 배신으로 현민은 점점 무서운 현실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그는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생각치 못했다.

 

다만 멀리 말을 달릴 뿐이었다.

 

 

 

 

 

 

 

 

 

 

 

 

 

 

 

 

 

왕의 망령이 출버나이트와 찌에로가 갇힌 감옥을 찾아왔다.

 

"젠장...이젠 거지에게도 배신 당하는 꼴이라니..."

 

출버나이트가 중얼거렸다.

 

그때 찌에로가 왕을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하!! 저는 당신의 말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왕이 고개를 돌려 찌에로 쪽을 쳐다보았다.

 

"지금 이 사태를 보십시오! 당신은 저들에게 왕자를 도우라했지만 저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왕자는 도망했습니다!"

 

"..."

 

왕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반대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게 진정 전하께서 원하시는 것이었습니까?"

 

"...!"

 

왕이 걸음을 멈추고 다시 감옥으로 되돌아왔다.

 

'철컥'

 

왕이 문을 열었다.

 

"나오너라...알려 줄 것이 있다..."

 

"...!"

 

찌에로가 조심스레 감옥 밖으로 나왔다.

 

"출버나이트! 왕께서 문을 열어주셨어요!"

 

"....출버나이트는 안돼... 너만 나와라..."

 

왕이 손을 들어 출버나이트를 막았다.

 

"젠장! 왜  이 녀석만 꺼내주는건데!"

 

출버나이트가 창살을 붙잡고 소리쳤다.

 

"...미안합니다. 어쩔 수 없네요... "

 

찌에로가 준석을 버리고 왕을 따라나서려했다.

 

하지만 준석이 감옥 안에서 팔을 뻗어 찌에로의 멱살을 잡았다.

 

 

"이 자식..! 이번에도 나를 배신하는거냐?"

 

준석이 찌에로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출버나이트는...나와도 소용이 없어...내가 궁수들을 대기시켰다...."

 

왕이 중얼거렸다.

 

"...뭐야?"

 

"동쪽에 6명, 서쪽에 6명, 북쪽에 6명, 남쪽에 4명... 출버나이트가 허튼 짓을 하면 바로 화살을 쏘라고 얘기해놨지.."

 

왕이 손가락을 들어 궁 위쪽을 가리켰다.

 

정말이었다. 궁수들이 활시위를 당기고 출버나이트를 조준하고 있었다.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는건가...."

 

출버나이트가 궁수들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찌에로를 쳐다 보았다.

 

그의 찢어진 귀가 보였다.

 

찌에로가 처음 준석을 배신했을 때 준석이 만든 상처였다.

 

찌에로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배신을 일삼고 자기의 이익을 탐하는...

 

준석은 찌에로의 찢어진 귀를 보고 그것을 기억해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을 떠올렸다.

 

 

왕실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세상을 떠돌며 그들을 견제했다.

 

그리고 phoenix-hyun을 죽이고나서는 마침내 왕족들을 떨게 할 힘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죽인 사람은 거지가 말했듯이 누군가에게는 영웅이었다.

 

신념은 독이 될 수 있다.

 

그가 신념을 지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영웅으로 추앙하는 자가 죽었고,

 

그가 신념을 지켰기 때문에 지금 그는 죽을 위기에 몰려있다.

 

오로지 이익만을 위해 움직인 찌에로는 지금도 살 길을 찾았다.

 

 

준석도 찌에로도 힘겹게 살아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어쩌면 찌에로의 선택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준석은 마음속으로 찌에로를 용서했다.

 

 

 

준석이 찌에로의 멱살을 스르르 놓았다.

 

"어쩔 수 없게 됬네요..."  찌에로가 뒷걸음질 쳐 궁 안으로 향했다.

 

"문은 열고 간다....나오든 안 나오든 죽은 목숨이지만...."

 

왕이 찌에로와 함께 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찌에로와 왕이 거의 궁의 입구 계단에 발을 올릴 때, 준석은 문을 열고 감옥에서 나왔다.

 

궁수들이 긴장을 하고 위에서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준석을 주시했다.

 

 

 

찌에로가 계단 위에서 뒤를 돌아 감옥을 나온 준석을 내려다보았다.

 

준석이 궁 쪽으로 한 걸음 한걸음을 걸을때 마다 궁수들이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

 

 

 

 

준석의 발자국 소리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준석이 품에서 주섬주섬 칼집을 꺼냈다.

 

그리고 팔을 높이 들어 찌에로에게 보여주었다.

 

 

 

"찌에로!  이건 선물이다. 꼭 우리가 이루려던 것을 이루도록해라"

 

그리고 그의 검을 땅으로 내려놓고 찌에로 쪽으로 촥 밀었다.

 

 

 

 

 

출버나이트의 검이 궁 입구의 계단에 와 닿았다.

 

 

궁수 중 한명이 그것을 공격 신호로 생각해 활 시위를 놓았다.

 

준석의 등에 화살이 하나 날아와 박혔다.

 

궁수 한명이 화살을 쏘자 나머지 궁수들도 모두 활 시위를 놓았다.

 

'피융' '피융'

 

'파바바바박'

 

순식간에 수십개의 화살이 출버나이트의 몸에 박혔다.

 

출버나이트는 고슴도치가 된 채로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빨리 가봐 새끼야...말할 게 있대잖아...."

 

준석이 피가 흐르는 입으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의 상체가 앞으로 털썩 쓰러졌다.

 

 

 

 

 

 

찌에로가 출버나이트의 검을 집어 들었다.

 

궁수들이 옥상에서 내려와 출버나이트의 시신을 일으켜세웠다.

 

"내가 무슨 짓을...."

 

찌에로가 자책하며 바닥을 쳐다보았다.

 

바닥에는 죽은 벌레 하나가 초라하게 움츠려있었다.

 

찌에로가 울먹거리자 왕이 그를 재촉해 궁으로 올라갔다.

 

 

 

출버나이트는 그렇게 마지막을 맞았다.

 

모두의 견제를 받던 언더독의 왕좌의 게임은 그렇게 끝이 났다.

 

 

 

 

 

 

 

 

 

 

 

 

 

 

 

 

 

 

 

"...이쪽으로"

 

왕이 동민과 진호의 병사들에게 들키지 않고 찌에로를 데리고 서재로 들어왔다.

 

 

"이런 곳에 왜 저를..."

 

찌에로가 당황해 두리번거렸다.

 

그 때 왕이 책상밑에 손을 대자 책장이 밀려나며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왔다.

 

 

"이건...!"

 

 

"따라와라...."

 

왕을 따라 들어간 지하의 방에는 두꺼운 책 한권이 놓여있었다.

 

"내가...죽을 때 뭔가 말하려 했던 게 기억나나...?"

 

왕이 책을 찌에로에게 건네며 말했다.

 

"네가 무엇이 될지는...너에게 달렸어..."

 

왕이 먼저 밖으로 나왔다.

 

 

 

 

 

 

 

 

 

찌에로는 지하에서 책을 폈다.

 

책을 피자 먼지가 방 안에 가득 퍼졌다.

 

"콜록! 콜록!"

 

알 수 없는 이름들이 가득 적힌 책이었다.

 

그가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상민' '현민' 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이건 왕들의 족보였구나."

 

그리고 찌에로는 그 밑에 있는 이름을 읽었다.

 

 

 

 

 

 

 

 

 

 

 

 

 

 

'경훈- 상민의 서자로 비밀리에 궁으로 불려 광대로 길러짐'

 

 

"!!!!"

 

찌에로의 머리에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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