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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걷기4

ㅇㅇ(125.190) 2009.11.13 21:58:05
조회 99178 추천 68 댓글 92

자다가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10시 몇 분

눈을 감았다 뜨니 11시 몇 분

또 감았다 뜨니 12시 몇 분


오늘은 안동에서 그냥 쉬자

이미 시간도 늦었고 발 상태도 안 좋다

오늘 많이 쉬어주면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또 엉거주춤 샤워를 하고 찜질방을 나왔다

오늘의 목표

-> 1.최소한 찜질방 갈 돈, 가능하면 그 이상을 벌고 저녁이 되면 일찍 찜질방에 들어간다
    2.출발 후 하나도 못 쓴 일기를 쓰면서 편하게 쉰다
    3.푹 자고 내일 아침 영덕을 향해 출발한다

어제 밤 늦게 먹은 김밥이랑 만두때문에 배가 많이 고프지는 않았다

일을 찾자

다리가 나아야하니까 천천히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많이 쉬어가며 움직였다

돈을 어떻게 벌지

방학기간이라 시설물 공사를 하고 있는 초등학교에 갔다

아저씨 한 분께 돈은 주시는 대로 받을테니 할일 좀 없는지 여쭈어봤다

곧 책임자 분이 올테니 기다려보라고 하신다

왠지 될 것 같은 분위기 같기도 했다

하지만 책임자분이 오셔선 기술이 있어야하는 작업밖에 없다고 안된다고 하셨다

초등학교를 나왔다

오히려 잘된 일이다

돈 벌 곳이 마땅치 않아 무리해서 가본 거였다

다리 상태도 안 좋은데 무리해서 힘든 일 하다가 삐끗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그냥 무식하게 벌자

안동 시내와 시장을 오가며 짐 실려있는 트럭만 찾았다

보이는 트럭마다 1000원만 주면 짐내려준다고 들이댔다

잘 안됐다

현실성이 좀 떨어지는 일이다

그러다가 한번

음료수 차

음료수 병이 들어있는 박스가 잔뜩 실려있는 트럭

땅에는 그 박스가 한 5~6밖에 없었다

ㅇㅇ : 저기 박스 싣는 거 이거뿐이에요? 혹시 더 있으면 나머지 제가 다 실어드릴게요 1000원만 주시면 안될까요?

ㅍㅍ : 1000원요? 뭐..그냥....

그냥 주셨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분이었다

그냥 받기는 미안해서 땅에 남아있는 박스라도 빨리 실어드렸다

ㅇㅇ : 고맙습니다 잘 쓸게요ㅠㅠ

다시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또 한번

채소가게

가게 바닥에 배추가 잔뜩 있고 아주머니께서 손질하고 있는 걸로 봐선

왠지 차에 실어 어디로 보낼 것 같았다

그래서 여쭤보니 안그래도 저녁에 물건 좀 싣고 내릴일이 있어서

저녁에 차 오면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일을 할.....뻔 했다

아주머니께서 차가 몇 시에 오는지 확인하려고 차 가져오는 주인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주인 아저씨는 내가 일 하는 걸 원치 않아하셨다

그래서 못 했다

아주머니가 그냥 1000원을 주겠다고 하셨다

아무것도 안하고 받기엔 마음이 불편해

뭐라도 할 거 없냐니까 할일 없다면서

자식같아서 주는거니 받아가라고 하셨다

고맙습니다 정말 잘 쓸게요ㅠㅠ..

그래서 또 어째 1000원을 받았다

 

마지막

공사중인 교회였는데

거기서 할머니들이 트럭에 작은 나무모종을 싣고 있었다

트럭 위에서 모종을 받아 쌓고 계신 아저씨께 갔다

저기요 1000원만 주시면 제가 이거 다 실어드릴게요

할머니들께서 아고 1000원이면 고맙지 좋지 하셨다

일을 하게 됐다

혼자 다 실어볼 마음이었는데 할머니들이 같이 도와주셨다

난 모종이 한 곳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몇 군데 더 있었다

그래서 어쩌다 싣고 옮기고 물도 주고 하다가 한시간 쯤 지났다

아저씨가 5000원을 주셨다
5000원 헐...고맙습니다..!

바로 옆에서 같이 일하시던 할머니께서도 5000원을 주려 하셨다

이런
할머니들 하루종일 일 하셔도 돈 얼마 못 받는 거 안다

3만원

그 중 5000원이면 크다

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가나

힘들게 일하셔서 버시는 돈인데 제가 어떻게 받아요

못 받겠다고 하니 계속 주려고 하셨다

그래 젊어서 고생은 꼭 해봐야된다 그래야 나중에 철이 들지

고생 많이하고 나중에 좋은사람 되라며 이거가지고 국수라도 한 그릇 사 먹으라고 하셨다

5000원을 받았다

고맙습니다 정말 아껴서 잘 쓸게요

그리 해서 총 1000 + 1000 + 5000 + 5000 으로

12000원이 생겼다

어제 찜질방 가고 남은돈 500원

전재산 12500원
이 정도면 부자다

그 후에도 시장과 시내를 계속 돌아다녀봤지만 돈은 못벌고 날은 어두워졌다

저녁을 먹기로 했다

마을에서 주신 라면이 하나 남아있었다 마저 먹어야지

아?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사진이 구리네

군대에서 먹은 라면 뽀글이

식당 한 군데서 나무젓가락을 얻고

다른 식당 한 군데서 뜨거운 물을 받았다

도움받기는 한 곳에 하나씩만! 나만의 가짢은 원칙
봉지 바닥이 뜨거웠는데 밑에 수건으로 받치니까 먹기 딱 좋았다





저녁먹고 바람쐬다가 걍 찍음

어딘지 까먹음 옆에 박물관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바로 찜질방에 가려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돌아봤다

야채 트럭...롯데리아 납품 트럭.... 되는대로 들이댔지만 아무것도 못했다

그냥 내일 식량으로 먹을 빵 하나만 사서 찜질방에 가 쉬려고 했다

내가 사려고 했던 빵은 마트에서 반값으로 파는 큰 빵이었다

1000원에 파는 건데 가격대비 양이 꽤 많으니 꼭 그걸 사려고했다

우리 동네에는 1000원에 파는 곳 많았는데....

마트 찾고,,,,슈퍼찾고,,,,,,닫혀있고,,,,없고,,,,,안팔고...비싸고......

미련하게 빵 사려고 한 시간을 넘게 헤맸다

결국엔 못 샀다 1000원에 그런 빵 파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빵집에 가보기로 했다

늦은 저녁시간이니 좀 싸게 파는 빵이 있지않을까 싶었다

딱 한 군데만 가보자

아무래도 빵집 빵은 좀 비쌀것 같았다

어제 쓰고남은 500원짜리를 더 쓰기로 했다

1500원

일단 가보자

ㅇㅇ : 실례합니다 저기 혹시 마감이라서 좀 싸게 파는 빵 있어요??

내 또래 같아보이는 여자 알바생이었다

여자한텐 말을 잘 못한다

ㅍㅍ : 아뇨 그런 빵은 없어요

ㅇㅇ : 아..네 실례합니다..

나가려고 뒤로 돌아 문을 밀었다

ㅍㅍ : 뭐가 필요하신데요?
잘 못 들었다

ㅇㅇ : 네?

ㅍㅍ : 뭐 어떤게 필요하시냐구요
         지금 저 혼자 있으니까 싸게 드릴게요
         어디가서 이렇게 팔았다고 말은 하지 마세요

말투는 좀 차가운 것 같은데 이런 샤방샤방한 언어를 쏟아내고 있었다

ㅇㅇ : 아...고맙습니다..

ㅍㅍ : 어떤 거 찾으세요?

ㅇㅇ : 아..전 그냥...싸고 양 많은 거...

ㅍㅍ : 얼마 있으신데요?

ㅇㅇ : 1500원이요..;

ㅍㅍ : 한 번 둘러보세요 늦어서 빵이 많이는 없어요

무조건 크기가 우선이다

큰 빵만 눈에 들어왔다

제일 큰 건 식빵.... 근데 식빵은 물이랑 먹기에 별로일것 같은데..

헐.. 싼 것도 아니네 가격이 다 3000원 4000원..

다른 쪽을 봤다

앗!

첫 날 우리 누나가 챙겨준 빵 크기의 카스테라가 있었다

맛있겠다..

근데 이건.... 너무 비싸겠지?..

얼마지?...한번 물어나볼까...

빵을 살짝 들고 물어봤다

ㅇㅇ : 이건 얼마에요?..

ㅍㅍ : 4000원이요

아 너무 비싸다;;;;반 값도 못내네;;

빵을 다시 제자리에 놓으려고 했다

ㅍㅍ : 가져오세요

봉투에 빵 넣고.... 빵칼 넣고...

ㅍㅍ : 아, 우유 넣어드릴까요? 우유 넣어드릴게요

헐 졸라 착하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와 봉투에 같이 넣어준다

ㅍㅍ : 여행 다니시나봐요 그래도 먹는 건 잘 먹고 다니세요

ㅇㅇ : 네..진짜 고마워요 맛있게 잘 먹을게요..!

그렇게 4000원짜리 카스테라를 1500원에 샀다

덤으로 우유까지

찜질방에 가기 전에 빵을 조금 먹어봤다

우유는 괜히 오래두면 상할꺼니까 마셔버렸다

맛있었다

근데 맛있는 건 둘째치고

먹는데 왠지 빵집 여자 알바생이 자꾸 생각났다

후......천사같았음..

병신 꼴에 남자라고







고마워요 아르방





이렇게 오늘 하루도 지나가는구나

출발 한 날부터 지금까지를 한번 돌이켜보았다

그래도 어떻게 여기까지 왔구나

내게 잘해준 많은 사람들

나는 그냥 걸어가는 사람

나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

아무 상관도 없고 아무 도움도 안되는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
그야말로 순수한 호의를 베풀어 준 사람들이 너무 고마웠다

그 사람들 덕분에 이까지 오게 되었다

못할 것 같았는데도 도움을 받을 때마다 힘이 났다

 


저녁 되면 일찍 짐질방에 가서 쉬려고 했는데

찜질방에 들어가니 밤 12시가 넘었다

밀린 일기 다 써야하는데.....

씻고 일기 하루치 쓰니까 2시가 넘었다
일기 쓰는 건 또 왜 이리 힘든지....아우......

피곤하고 졸러셔 그냥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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