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두 번째 주말 오후 식멍하다가 문득,

이 순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혹독했던 지난여름을 이겨낸 제라늄들이 쉴 새 없이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입문하고 처음 맞는 여름이었는데 가장 아끼던 녀석 포함 세 개체를 식물별로 보낸지라

올 해 여름도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저희 집 삭소롬은 이제 슬슬 끝물이네요

쉼 없이 개화를 하더니 요즘 힘이 많이 달려 보입니다

조만간 꽃대를 다 잘라내고 휴식 시간을 줘야 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올해 키우면서 제일 만족한 친구, 고추입니다

이 작은 나무에서 한 해 동안 고추 100개는 넘게 땄기 때문이죠

지금도 서른 개 정도 달려 있네요

고추가 병해충으로 악명이 높아서 들이기 전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식갤 경험자분들이 실내에선 그리 심하지 않다고 추천해 주셨었죠

실제로 장마 오기 전에 예방용 살균제 한번 친 것 말고는 탈 없이 무던했기에 대만족합니다

추천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저도 강추! 합니다

넘어트려서 부러지는 바람에 강제로 삽수가 된 파키라 삽목이와 함께,

식갤에서 나눔 받았던 친구들 근황도 전합니다

아무래도 베란다 온도가 낮아지다 보니 사실상 얼음 상태 유지 중인데 ..

그 와중에 무싱이는 신엽을 올려내고 있습니다

나눔 받은 콜레우스들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키 큰 두 녀석은 작년 3월에 당근했던 트레일링로즈인데

이랬던 녀석이 저렇게 컸네요

근데 겨울이라 가지치기를 안 했더니 무쌩김 ㅋㅋ

모든 친구들이 잘 적응한 건 아니에요

저희 집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 죽을게~ 시전한 애들이 몇 있습니다

잡초급으로 강인하다는 콜레우스도 예외는 아니라서 두 친구는 새로 뿌리를 받고 있고요

로즈마리... 듣던 대로 초보자에게는 어려웠어요

식물존 환경이 나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식물 덕분에 겸손을 배워 봅니다

한창 꽃대가 올라와서 수시로 커팅 하느라 바쁜 바질이랑

10월에 파종한 로벨리아와 델피니움입니다

같은 날 파종했는데 성장 속도 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빠른 친구들은 벌써 꽃망울이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작년 3월에 파종했던 메리골드는 어느덧 네 번째 개화를 하는 중입니다

사실 지난번 개화가 너무 풍성하고 예뻤었는데

사진 찍기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꽃이 다 지고 말았거든요

다행히 이번에는 다 시들기 전에 귀차니즘을 이겨냄!

증명사진도 남겨봅니다

삭소롬 하나도 꽃대 다 자르기 전에 꼽사리로 ㅎㅎ

이번 달이 지나면 식생활 입문한지 일 년이 됩니다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되고 배웠던 일 년이었네요

어떤 일이든 입문 초반은 열정적이기 마련인데 올해는 과연 어떨지 궁금합니다

식생활도 2년 차 징크스 같은 건 없...겠죠?

해 보고 싶은 것도, 도전하고 싶은 식물도 많은 식린이는 일단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둔 채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새로 계획하고 있는 게 있으신가요?

모두 계획대로 잘 되길 바라며, 식갤 여러분의 가정과 식물들에게 희망찬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