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는 15화부터 변하는게 아님 - 이번 생은 처음이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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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 문화는 이상한 것이 아니다 작성자 : 당돌

지호는 15화부터 변하는게 아님앱에서 작성

☀맥핑키

2021.12.17 12:45:45

조회 1538 추천 19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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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제일 싸이코였음 ㅇㅇ (절친 두명이 한 말)

지호를 이해 못하면 사실상 이 드라마 헛 본 건데

드라마 16화 내내 지호 나레이션 원맨쇼임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88년생 여자인 윤지호의 이야기이고

윤지호는 빡치면 상 엎는 슈퍼 가부장제 가정의 장녀로 태어나

판검사 아니면 서울로 대학 갈 필요 없다는 가장의 뜻을 거역하고

꿈☆은 이루어진다 는 희망을 갖고 서울로 꿈을 이루려 떠난

집은 없고 느려도 꾸역꾸역 살아가는 민달팽이임 (작중 내용)

작품을 보면 88년생 여자가 어떻게 축구를 좋아하고 개집빠가 되었는지 간접적으로 나옴

아마도 자전적 경험이나 최측근의 이야기를 녹였겠지 세희의 세입자 평가에 첼시빠 같은게 있는걸 보면

지호는 애초에 작가가 꿈이라 한 적이 없고

사랑이 꿈이라고 두괄식으로 말했음

그는 최종화에 나오듯 결혼이란 수단으로 현실에서 도피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흥미를 갖게된 작가란 직업과 평생 꿈이던 딱 한번의 사랑 중에 후자를 선택한 것 뿐임

15화부터 이해가 안되는 애들은

솔직히 말하면 뭘 본건지 모르겠고, 어떤 창작물을 봐도 비슷하게 이해를 못해서 마찬가지로 실망할 거임. 마치 네이버 웹툰에 가득한, 댓글 설명충이 없으면 도무지 줄거리를 이해 못하는 초딩들처럼

아주 많은 창작물이 시작은 한 줄의 축약된 사건이나 간단명료한 설정 하나에서 빌드업을 통해 만들어짐.

이 드라마는 지호-세희 커플과 다른 두 커플 수지-상구, 호랑-원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이 커플들은 모두 결혼이란 이벤트와 씨름을 함. 생각해봐 세희네 회사가 왜 하필 결말애 라는 소개팅 앱

회사고 이름은 또 왜 그모양이며 하필 유일한 기혼자가 세희가 되었을까?

모든 조건이 필요충분함에도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는 수지-상구 커플과, 이것저것 현실에서의 어려움으로 결혼을 두고 내내 싸우는 호랑-원석 커플.

이와 반대로 사랑이고 나발이고 냅다 결혼부터 지른 지호-세희 커플.

최초 설정은 뭐였을까?

아마도 '결혼부터 한다면 과연 둘 사이엔 감정이 생길까?' 정도가 아닐런지.

여기에 현실의 여러 문제를 녹여 넣고 둘의 감정이 일방적인 호소가 아닌 주고 받는 소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을 넣은 건데

모든건 문제의 19호실 때문에 15화의 그 사건들이 나오는 거임.

세희는 작가가 책으로 몇 번이나 강조했음에도 표현이라곤 전무한 구렁이 담 넘듯 연애하는 타입의 인간이고, 19호실은 커녕 자신의 감정 표현조차 거세당한 인간임. 구정민의 말을 빌리면 원래도 그런 인간이었는데, 정민의 저주 때문에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섬

세희의 나레이션은 11화 중반부터 등장하는데, 극에서 나레이션은 등장인물의 속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계를 그어주는 역할도 수행함. 즉 나레이션으로 읊은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말임.

유일한 문제는 지호의 나레이션이 복호화되어 나온다면, 세희의 나레이션은 노스트라다무스 예언마냥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수준으로 꼬아진 채 나온다는 거임. 하지만 나레이션 그 자체로도 이미 둘은 마음을 주고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작중 19호실은 도레스 레싱의 그것 뿐만 아니라 인간의 치부... 라고 하면 부정적이니까 뭔가 인간의 심연이나 본심, 자아의 역할도 겸함. 이건 아마도 작가의 독자적인 해석일텐데, 지호가 세희를 떠난 이유는

1. 내 마음을 알고 싶어서

2. 19호실이 존재하는지 알고싶어서

3. 현재 감정이 결혼이란 제도로 동거하는 중이라 생긴건지 한 번 굴레에서 벗어나 보고싶어서

이렇게 세가지 정도임

세희가 좌대출 우고양이라 집 판 덕분에 합방했다는 해석은

애초에 복남이 사건에서 고양이 버리고 지호에게 갔을때부터 무의미하고, 세희가 먼저 합방 신청한데서 게임 끝임. 그리고 뭔 신내림을 받았냐 이혼하면 집 팔줄 지호가 어케 알았겠누

지호는 애초에 본인의 마음을 확인하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거고, 몽골 갈 돈이 있었다면 월세 25만원에 결혼하는 설정 자체가 박살나는데 당연히 찜질방 전전이지 뭘 ㅡㅡ

그래서 세희에게 돌아오며 하는 일이 케익 만들어서 '먼저 고백' 이잖음. 대체 드라마는 뭘 본거냐 눈이 달려있긴 한건가? 유튜브로 몰아보기 같은거 쳐해놓고 정주행했다고 뻥치는 건가?

지호가 한 선택은 결국 '현재'를 위한 선택임

생각해봐 작가질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근데 감정이란건 그 인간이 현재를 살아가는 증거임

그리고 지호의 캐릭터인 달팽이는 원래 느려서 약간 더 늦어진다고 딱히 티가 나지도 않음 ㅇㅇ

또한 이 드라마에 왠지 그 사상이 묻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 사상에서 주로 거론되는 문제들을 다룬건 맞긴 하나 그 해결책이 지극히 정상적임. 당장 우수지 노브라건만 해도 상구와 수지는 지극히 지성인다운 결론에 도달한다. 그네들처럼 일방적인 피해 호소, 요구, 무조건적 수용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음.

굳이 단점을 꼽자면

그대로 가져다 쓰기엔 전작에서 논란을 너무 많이 만들어서 그런지

책읽다 나온 마음에 드는 문구 같은걸 억지로 집어 넣느라

책 자체를 그대로 갖다 집어 넣은게 좀 띨빵하긴 함

아마 지호의 전후 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그리고 현실로 맞닥뜨린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이해할거라 생각하는데

딱히 억지스러운 전개는 없음

복남이가 붕 뜨긴 하는데, 얘 없으면 세희와 관계 진행이 안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캐릭터 자체는 세희와 딱 대칭점에 있는 인물이라 나름의 균형감도 있음. 에피소드 마무리를 띨빵하게 해서 조졌지만

고정닉 1

원본 첨부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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