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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박1826일 가재 유호진 피디의 조개껍질

ㅇㅇ(211.178) 2019.07.16 22:56:24
조회 913 추천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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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5박1826일 유호진PD


유호진 PD가 '1박2일'의 메인 PD가 된 2013년 무렵, 선배 PD와 방송인들이 이룩한 '1박2일'의 전성기는 지났고, 남은건 프로그램 이름과 포맷뿐이었다. 더 이상은 힘들다고 했다. 격전지인 주말 예능 시장은 경쟁이 극에 달했고, 일각에서는 '나영석의 부재'를 우려했던 것도 사실.


게다가 유호진PD와 '3기'로 뭉친 김종민·차태현·김주혁·데프콘·김준호·정준영이라는 조합은 산만해보였고, 강호동처럼 프로그램을 이끄는 강력한 존재가 없었다. 한편의 인기 예능을 만드는 것도 무척 힘든 일이지만, 죽어가는 예능을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렇게 1기 조연출 2년, 3기 연출 3년, 약 1825박 1826일 동안산전수전을 겪은 그 PD는 어느덧 KBS 예능국을 대표하는 PD가 되어 '1박2일' 재도약기를 이끌었다.


망해가는 기와집에 곳간 열쇠를 쥐고 들어와 멋지게 다시 일으켜 세운 막내도령, 가재 유호진 PD

시간이 지나면서 시청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프로그램의 인기를 다시 회복하기란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그런 점에서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1박2일’의 선전을 두고 다른 방송사 PD가 ‘기적’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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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진 PD, KBS 남긴 장문 편지 "9년 간 감사합니다"


선후배님들께 퇴직인사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예능국 34기 PD 류호진입니다. 늘 후배들의 결혼식 안내만 올리던 곳에 뜻밖의 인사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좀처럼 상상해 본 적 없는 일이지만, 그래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오늘부로 정들었던 본사를 떠나게 되어, 지난 9년간 보살펴주신 선배님들과 후배님들께 송구한 퇴직의 인사를 올립니다.


9년이라면 대선배님들께서는 '생각보다 회사 얼마 안 다녔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 기간이지만, 그래도 9년이면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는 긴 시간이기도 하여... 본사를 떠나는 마음이 서운합니다. 텔레비전 제작의 덧셈과 뺄셈도 모르던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덕에, 이제 더 큰 공부를 하러 객지로 떠날 준비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른 되도록 직장을 구하지 못 하던 제가 처음 본사에 출근하던 날의 설렘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처음 사원증을 받았을 때 동기들과 찍었던 기념 사진이라든가, 회사에서 무심히 밥과 술을 사주시는 선배님이 알고 보면 대한민국의 콘텐츠와 보도를 좌우하는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곤 했던.. 그런 신입 시절의 마음을 요즈음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1박2일 시즌1'에서 병약한 이미지로 얼굴이 팔렸던 것부터 시작해, 최근의 프로그램을 별탈 없이 마무리한 것까지, 저는 무척이나 운이 좋았던 사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마뜩치 않았던 경우도 있었지만요 ^^;) 그러다 보니 사실 요즘은 제가 이 같은 상찬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자주 고민하게 됩니다. 비단 프로그램의 배정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을 도와주시는 피디 선배들과 조연출들 그리고 스튜디오와 촬영, 편집, 재무, 미술, 안전관리 등 수많은 부서에서 노련하고 관대한 선배님들을 만났던 행운...덕분에 제 허술함과 나태함을 들키지 않고 겨우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회사를 다녔던 10년은, 사실 방송국이라는 곳... 그리고 미디어와 컨텐츠라는 산업이 격랑에 휩쓸렸던 시기였습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던 무렵 제가 이렇게 일찍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을 예상하지 못 했던 것처럼, 저는 장차 세상 사람들이 뉴스를 핸드폰으로 보거나, 5분짜리 웹드라마로 시간을 죽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습니다. 염천에 신관 계단에 앉아 미디어법의 통과에 대해 항의하던 여름과, 가까운 형들이 회사를 떠나 다른 곳에 자리를 잡던 수많은 환송회의 날들을 생각합니다. 대선배들이 회상하시던 대중문화의 황금기와 텔레비전의 영광이 이젠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 때문에 괜한 박탈감을 안주삼아 동기들과 맥주를 마시던 '비트'의 술자리들도 떠올립니다.


그러나 회사를 감히 먼저 떠나는 요 며칠의 밤에 바라본...본관의 정면에서 빛나고 있는 회사의 로고는 어찌나 멋지던 걸까요. 역사 깊은 건물과, 어수선한 밤을 밝히는 푸른 그 로고를 한참이나 바라보았습니다. 예전에 회사를 먼저 옮긴 신원호 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회사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낡았다고 투덜대던 본사의 사옥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 오랜 역사와 규모, 그 속에서 밤을 밝히며 일을 하고 있을 수많은 전문가들... 안에 있을 때는 그저 당연하여, 느리고 낡았다 투덜거릴 뿐이었던 그 조직에 대해... 사실 원호 형은 큰 긍지를 갖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지금 새삼 느끼는 서운함을 통해, 제가 이 회사에 대해 가졌던 긍지의 크기를 확인하는 것처럼요. 미드 '뉴스룸'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빌린다면 '우리는 미디어 엘리트이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저를 그 일원으로 인정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테이프 납고가 늦어 자주 드나들었던 주조정실, 새벽에 퇴근할 때 차고에 늘어선 믿음직한 중계차들, 조용필과 서태지가 공연을 했었다는 TS-15와 KBS홀. 저녁 때는 무서워서 함부로 들어가지도 못할 만큼 분주하던 보도국, 늘 평화롭고 따뜻하던 라디오 스튜디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가진 회사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공간에서...저는 우리 회사가 가진, 우리 회사만이 가진 힘과 능력, 그리고 의무 같은 것을 느끼곤 했었습니다. 세상은 변했지만, 여전히 KBS는 멋진 회사임에 틀림없고, 그래서 또한 떠나는 마음이 이처럼 서운하고 불안한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12월 1일부터 상암동 KBS 미디어 센터에 위치한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본사를 퇴직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이 미디어 그룹의 일부로서 다음 시작을 할 수 있음에 큰 감사를 느낍니다. 저는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디어 엘리트의 집단, KBS의 힘과 긍지를 믿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작은 힘이나마, 곁에서 보태고 싶습니다. 과분한 기회와 사랑을 주신 모든 선후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값어치 있는 인간으로 계속 일하겠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세월이 감에 따라 그녀가 최초에 나에게 가져왔던 섬세한 풍경들의 윤곽, 디테일한 소품들은 생활이라는 것에 차차 -혹독히- 침식되겠지만, 그 기본적인 구성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여전히 나와 몹시 다르고, 다양해서- 이따금 경이로울 것이다.

.실연은 그래서 그 세상 하나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연인이 사라진 마음의 풍경은 그래서 을씨년스럽지만 그래도 그 밀물이 남기고 간 거대한 빈공간에는 조개껍질 같은 흔적들이 남는다. 그녀가 최초에 나에게 가져왔던 섬세한 풍경들의 윤곽, 디테일한 소품들은 생활이라는 것에 차차...

- 출처 가재 유호진 페이스북


'유니온 몬스터' 가게되면 '1825박 1826일' 섬세한 풍경들의 윤곽, 디테일한 소품들이 점차 희미해져 침식되겠지만, 조개껍질 같은 흔적이라도 꼬옥 남겨두어 '1박2일' 그녀를 영원히 기억할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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