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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ㅇㅇ(118.36) 2016.09.22 01:30:08
조회 3341 추천 7 댓글 2


"하..."


얼굴을 굳힌 서포긔가 아파트 계단에서 담배를 피며 한숨을 쉬었다.

포긔의 아파트는 고급스러운 편이 였기 때문에,

담배와 씁쓸한 한숨이 어울리는 곳은 아니였다.

포긔 자기 자신도 그런 제 모습이 어색했다.

근심에 찌든 표정으로 아파트 계단에 앉아서 담배를 피게 될 줄은 몰랐다.

일이 한번 틀어지고 나니 걷잡을 수가 없었다.



"나 함께 잘해나갈 자신이 없어. 미안해 포긔씨."



포긔는 눈물을 흘리며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서던 아내의 모습을 떠올렸다.

성격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작고 세심한 사람이였다.

포긔는 아내가 그런 말을 할 정도면 모든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서류가 날아왔다.

포긔는 그냥 이혼하기로 생각했다.

법정에 가서 이혼을 물리려고 노력 할 생각은 없었다.

이기적이지만 아내가 곁에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 혹은 애정이 여태껏 누려왔던 것들을 포기하면서 유지시킬 정도는 아니였던 것이다.

포긔는 슬펐지만, 아내의 마음을 이해했고 이혼 해주는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포긔는 증권투자에 가진돈을 거의 날렸다.

정말 믿을만한 사람에게 맡겼다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서포긔 본인이름 세 글자 답게 긍정적인 태도로 포기하는 법이 없었던 포긔였으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여태까지 열심히 노력해서 벌었던 돈까지 날렸으며 

함께 할거라고 믿었던 아내와 이혼하게 되니 

반쯤 포기한 상태가 되었다.

일단 지금 포긔가 앉아있는 아파트도 모레면 나가야 했다.

비싼 전세를 감당할 돈이 포긔에게는 없었다.



그래도 포긔는 아직 나이도 서른 초반이고, 유망하진 않지만 연봉은 꽤 되는 외자계에 다니고 있었기에

10년만 더 노력한다면 다시 지금처럼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궤도에 올라타게 될 것이였다.

하지만 포긔는 힘낼 마음이 들지 않았다.

열심히 해서 뭘하나라는 자조적인 생각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열심히 한뒤에 또 다른 이유로 다 잃게되는 자신의 미래가 멋대로 생각을 지배했다. 

포긔는 반쯤 미쳐가고 있었다.



"damn it..."



"damn it!!! damn fucking life!!!!!!!"



포긔는 긴 다리를 이용해 벽을 폭폭 찼다.

애꿎은 이웃집 주민이 뭔소린가 의아해 하는것도 모르고 포긔는 날뛰었다.

뵈는게 없었다.

그러다 문득 현자타임이 찾아왔고,

포긔는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지금, 현재를 살라"



누군가 그렇게 말했었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참고 참고 또 참아서 얻은게 이런 결과라면,

자신은 그저 현재를 위해 불꽃처럼 살다가 가겠다.

그래야겠다.

포긔는 인생의 큰 전환점에 다다른듯 한 느낌을 받았다.

서포긔 제2의 인생의 시발점이

이 모든 거지같은 일로부터 얻은 교훈인 것 같았다.

포긔는 그 교훈을 당장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wait for me...I,today,buy you.....Volkswagen(폭스바겐)..."


오늘 폭스바겐 산다.



돈이 모이면 지금 타고 있는 차를 폭스바겐으로 바꾸려고 했었다.

이제 잃을게 없었던 포긔는 그냥 그 바램을 지금. 현실로 바꾸기로 한것이다.





어서오세요~~

폭스바겐 매장 딜러가 방갑게 인사를 했다.

포긔는 다짜고짜 직원에게 봐둔 폭스바겐 기종번호를 말하며 당장 사겠다고 했다.

딜러는 순간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지만

포긔의 꼬라지를 보니 미친놈은 아닌것 같아서 일단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고갱님 그래도 혹시 타보면 또 마음이 바뀌실수도 있어요. 여기 새로나온 모델도 시승한번 해보시는건 어떠십니까?"


마음착한 포긔는 딜러의 애절한 영업에 새로나온 모델을 시승하기로 했다.


딜러를 옆에 태우고 포긔는 시승을 시작했다.

확실히 신차라 좋은 기능들이 많았다. 나가는 것도 부드럽고 하여튼 존나 좋았다.



그런데 내가 지금 상황에 폭스바겐을 사는게 맞을까?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포긔는 마음을 다잡으며 아냐, 그럴리 없어... 난 이제 전처럼은 안살아. 못살아!!!

하면서 감정에 북받친 나머지 엑셀을 폭폭 밟아버렸다.


그 순간, 골목에서 튀어나오던 사람을 보지 못하고

그만...치고 말았다.




포긔는 정말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아주 잠깐 날았다.

포긔는 그 모습이 슬로우모션 처럼 느리게 보였다.

그래 정말 인생 끝났구나.


포긔는 빠르게 인생을 포긔하고,

치인 사람을 살리는게 내 마지막 할일이다. 라는 무의식적인 생각을 했다.

포긔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길에 누워있는 사람을 흔들었다.


"이봐요, 이봐요, 정신 차려요!!!"


뒤따라 내린 딜러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서있었다.

포긔는 911과 헷갈리지 않고 재빠르게 119를 눌렀다.


"여기 사람을 쳤어요 빨리와주세요. xx동 xx사거리 가기 x블럭 전에..."



통화를 끝내고 포긔는 계속해서 치인 사람을 안죽을 정도로만 흔들고 불렀다.


이봐요...이봐요...정신 좀 차려봐요..


아무런 반응 없던 사람이 눈을 움찔거리더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사실 앞머리가 너무 길어서 포긔가 아까 옆으로 넘겨줬기 때문에 눈을 볼수가 있었다.


"응.....어.."


"정신이 들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구급차 불렀으니까 곧 와요."


"네...저 차랑 부딫혔써요...."


"네 알아요 미안해요 많이 아파요?"


"네...촘 마니 아파요"


"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려요"


포긔는 이 청년이 차에 치어서 발음이 새고 제대로 발음을 못하나하고 생각하곤 

머리를 다친게 아닌지 너무 걱정이 됐다.



포긔는 청년과 함께 구급차에 타서 병원까지 가는동안,

청년이 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말투가 어눌한 이유를 알고나서 포긔는 좀 안심했다.

정신도 괜찮은 것 같고 상태도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차에 치인게 보통일은 아니였다.

포긔는 모든걸 포긔한 해탈의 자세로 청년의 놀란 마음을 굽어살펴 

청년이 안심할 수 있게 어떤 문제가 있으면 자신이 다 보상할 것이며 걱정할 것이 없다고 계속 얘기해주었다.


"캅자기..차 저한테로 와써요.."


"미안해요.. 운전을 제대로 못했어요."


"처 많이 아프면 어떡해요?"


"그럼 내가 다 보상해줄게요. 그러니까, 돈 다 내줄게요. 걱정하지마요. don't worry"


포긔는 보상을 못알아 듣는 듯한 청년의 이해를 돕기위해 쉬운 영어를 덧붙였다.

그러다 그 청년이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차트를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의사의 진단은 다행스럽게도 부딫힌 곳에 멍이들고 떨어지면서 쓸린 곳에 상처가 났지만

부러진 곳은 없으며 디스크의 여부는 두고봐야 알것 같다고 했다.

사실 포긔가 좀 오버한 것도 있었다. 심한 사고는 아니였다.


"하루 쉬었다 가도 되고, 좀 이따 퇴원해도 된대요. 어떡할래요? (영어)"


"하루 있다 갈래요.(영어)"


"그래요 텐. 오늘일 정말 미안했어요. 이후로 어디 아프거나 하면 여기로 연락주면 돼요."


"가는거예요?"


"네...혹시 다른 곳 아픈데 있어요?


"아뇨...근데 촘 그냥 아파요.(한국어)"


"네?"


"안가면 안돼요?"


"..."


"혼자있으면 외로워요."


외롭다는 말은 어디서 배운건지 텐은 그 단어하나로 포긔에게 죄책감이 들게해서 텐 옆에서 밤을 새게 만들었다.

텐은 사실 외롭지는 않았다. 

포긔에게 관심이 생겼던 것이다.

텐은 스윗함을 흘리고 다니는 포긔가 맘에 들었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왠지모르게 이혼했을 것 같은 서늘함과 허우적대는 팔다리가 정말 멋져보였다.



-끝-

와 쓰는거 힘들다 무낙쓴느 언냐들 다 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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