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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컬럼] 기업 메일 브랜드화?

김유식 2010.12.07 17:40:00
조회 14309 추천 14 댓글 157


2004년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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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위클리 181호에서 ()후이즈의 이청종 사장은 기고를 통해, e-메일도 기업의 중요한 브랜드 자산이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e-메일(정확하게는 e-메일용 도메인)이 브랜드 자산인 것에는 동의하지만 중요하다고 하는 부분에는 약간의 이견이 있다.


  ‘90년대 초, 중반 국내에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PC통신을 이끌던 소위 “디지털 마니아” 계층들 사이에서는 게시물 하단에 e-메일 주소를 쓰는 것이 일종의 자랑거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ac.kr 로 끝나는 학교 주소가 비교적 많았고 연구기관의 e-메일 주소를 쓰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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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회사들은 이용자가 사용하던 자신의 ID e-메일 주소로 쓸 수 있도록 함으로서 많은 디지털 마니아들은 자신들이 쓰던 ID를 그대로 e-메일 주소로 사용하게 되었다. 지금이야 PC통신사들이 맥을 못 추고 있으나 ’90년대 후반이 되어 다음의 한메일 등 무료 e-메일 계정들이 난무했을 당시에도 PC통신사의 e-메일 주소들은 그 나름대로의 프라이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하이텔이나 천리안의 e-메일 주소를 가진 이용자라면 한메일 등과 같이 무료로 나눠주던 e-메일 주소를 가진 사용하는 이용자들 보다 그만큼 인터넷을 더 많이 이용했던 고급의 유료 이용자라는 자부심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청종 사장이 밝힌, “기업이 자사 브랜드가 들어있는 e-메일 주소을 사용하지 않고, 웹서비스의 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브랜드를 알려야 할 공간에 타사, 즉 웹메일 공급업체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라는 내용은 상당히 소극적인 발상이라는 느낌이다. 명함이나 e-메일을 열어볼 때 나타나는 e-메일 주소를 보고 웹메일 공급업체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는 생각은 얼핏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미 우리는 수많은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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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의 주소 정도가 중요한 브랜드적 가치가 있는 가에 따라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누군가가 잭필드 상표의 바지를 입고, 코카콜라를 마시며, 혼마의 드라이버를 휘두른다고 그 상표들을 대표하며 홍보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같은 발상이라면 겨우 명함이나 e-메일에 들어있는 도메인 브랜드 보다는 입고 있는 옷이나 시계와 같은 악세서리,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로고를 바꾸어 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게다가 이미 대부분의 인터넷에 익숙한 20~40대들은 한 개 이상씩의 e-메일 주소를 갖고 있다. 어릴 적부터 써오던 하이텔부터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나눠줬던 나우누리, 대학 졸업 후에 만들었던 야후와 네이버의 e-메일 주소, 인터넷 서핑하면서 할 수 없이 가입했던 사이트들의 e-메일 주소 등 많은 사람은 십 수개의 주소를 갖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회사의 브랜드를 알린다고 한 개의 e-메일 주소를 더 만들어 주면 브랜드의 홍보 효과보다는 여러 주소의 e-메일을 확인하는데 드는 시간적인 낭비가 더 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개인의 e-메일은 전화번호와 같이 남에게 알리기 쉬워야 하고, 남이 기억하기에도 쉬워야 한다. '바두기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할 때, 긴 회사 이름을 줄인 도메인을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그 줄인 도메인의 e-메일 주소가 과연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를 낼 지도 미지수다. 더욱이 남에게 e-메일 주소를 알려줄 때도 “네이버” 나 “핫메일”처럼 간단하지가 않다. badugi 인지, badugee 인지, vadoogi 인지 일일이 철자를 설명해 주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오히려 상대방에게는 생소한 자회사 도메인의 e-메일 주소보다는 이미 누구나 대부분 알고 있는 웹메일 주소가 자신의 e-메일 주소를 기억시키기 위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끝으로, 요즘은 회사의 브랜드보다 개개인의 브랜드가 더 중요시 되는 사회이다. 필자도 항상 직원들에게 디시인사이드의 누구라는 기억보다는 인터넷 업계의 누구라는 식으로 기억되도록 주문하곤 한다. 평생직장 개념도 무너지고 사오정이니 삼팔육이니 하는 최근에, 고정적으로 사용해오던 한 개의 e-메일 주소는 개인의 브랜드적 가치 제고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ahn.cs@hitel.net 이나 pctools@hitel.net의 명성을 기억하는 사람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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