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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결혼이다) 제4장 희망, 나의 분신 (3)

헐트1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1.10 00:40:32
조회 57754 추천 377 댓글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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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키즈까페 사모님






계절이 빠르게 지나갔다.

 

 


휴휴~ 휴휴~

 

 


운동 중인 헌동.

요즘 따라 배가 더 나왔다며 구박하는 마눌련 때문에

틈틈히 운동을 하고 있다.

나이들수록 살빼기가 더 힘들어지는것 같다.

 


 

-  어~ 형님 오셨어요.

 


-  어 용수, 왔냐?

 

 


헬스장에서 알게된 동생이다.

 


 

-  요즘 자주 오시네요.  요전까지는 뵙기 힘들더니.

 


-  그냐? ㅋㅋㅋ, 운동이라도 하러 나와야지, 집구석 갑갑하다야.

 


-  네 ~ ㅋㅋㅋ 예, 그럼 운동 하다 가세요~

 


-  오냐~

 

 


캬 새끼, 몸 탄탄한거 보소.

참 젊음이 넘치는 구만.

좋을때다~

햐, 나도 저 나이때가 참 좋았는데

 



헌동은 가끔 젊은 미혼잦들이 너무 부럽다.

저 자유로움.

저 여유.

저 신선함.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리 젊은 잦이라도 기혼 잦들은 표가 난다.

애써 맡지 않아도 풍겨오는 3일 묵은 양말같은 퀘퀘함.

온갖 번뇌에 시달리는 눈빛과,

한층 더 느끼해진 웃음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보겠지...'

 


 

디이이이잉

 

 


-  어, 여보

 


-  어, 나 하루 자고 갈게.

 


-  어... 그.. 그래 그렇게 해!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끊었지만,

 


비명을 지를 뻔했다.

너무 좋아서.

 


친정간 마눌련이 하룻밤 자고 온단다.

아들 해철이도 데리고 갔으니,

오늘은 헌동 혼자 집에 있는거다.

 


두근 두근 거린다.

 

뭐하지? 뭐하지?

 


딱히 할건 없다만, 왠지 기분이 좋다.

혼자사는 인생을 누가 외롭다 했더냐.

이리 혼자됨이 좋은데.

 

 

친구를 불러서 놀까?, 밖에서 술을? 후후후후!

 

 

"까톡"

 

 

'여보, 깜빡하고 음식물 쓰레기 안버리고 왔어, 냄새나니까

좀 버려줘, 그리고 청소기도 좀 돌리고, 아 베란다에 화분

물주는거 잊지마. 밖에 나가서 돈쓰지말고 집에 있어'

 


 

'... 이노무 여편네가...'

 



잠깐 발끈하긴했지만, 이내 온화함을 되찾는다.

되려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해준 마눌련에게 감사하다.

 


운동을 어서 접고 집으로 달려가는 헌동.

오늘은 영화 보면서 맥주를 마셔야 겠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주갤도!

 

 

디이이이이잉

 

 

- 왜왜왜

 


또 마눌련이다.

 

 

- 해철이가 아빠 바꿔 달래,

 


- 어어어, 어이구 내새끼 외갓집에서 잘 놀구 있어?

  그려 그려 한밤 코 자구와잉? 흐흐흐

 


눈에 넣어도 안아플 늘 보고싶은 자식놈이지만,

오늘은 일단 자유가 먼저다. 자유!

 

 

 

 


 

친정에 간 미경.

 

 

아들을 친정엄마 한테 맡겨두고 꿀잠을 한숨 때리고 있다.

 


- 얘얘 미경아 일어나 밥 먹자

 


눈을뜬 미경.

 

 

-  응? 나 미영이 만나서 밥먹기루 했는뎅?

 


-  뭐? 오밤중에 어딜나가, 애 놔두고~

 


-  에이, 엄마가 쫌 봐줘엉~ 금방 들어올게~~ 

 


-  어휴... 이년아.. 나도 모르겄다. 김서방 저녁거리는 차려주고 왔니?

 


-  김서방 자기 혼자 엄청 잘 차려 먹어~~ 히히

 


 

딸을 한심하게 쳐다 보는 미경엄마.

 

 

- 나, 나갔다 올게, 요 앞에서 볼거야요~ 걱정마요~.

 

 


동네 친구봊, 미영을 만나러온 미경.

미영은 얼마전에 결혼을 했다.

호구 남친잦 하나 물어서 유럽여행을 갔다오더니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미경처럼 속도위반 딱지 끊자마자 서둘러 결혼을 한 케이스.

 

 

- 꺄꺄꺄꺄꺄 미영아~~~~

 


- 꺄꺄꺄꺄꺄꺄 미경아 ~~~~~ 뭐야 완전 반갑다 ~~~~

 


- 그치 그치그치그치~~~~

 

 


그 와중에도 재빨리 친구봊을 스캔하는 미경.

 

신상구두, 명품가방, 목걸이, 귀걸이, 반지, 얼굴 물광 등등등..

 


봊이 타봊을 스캔하는데에는 찰나의 시간만 필요하다.

스카우터 없이도 전투력 측정 가능, 사스가 조선의 봊들.

 


자신도 스캔 당할걸 알기에 나름 준비를 해서 왔다.

이렇게 한껏 꾸미고 온날은 싸구려 식당에 가면 섭하다.

왜슐리 정도는 가줘야 품격 상승.

 

 

-  기집애.. 얼굴 좋아졌다? 애는?

 


-  아 엄마 한테 맞기구 왔징. 너는?

 


-  나는 시어머니 ^^

 

 

미영도 1년전 아들을 낳았다. 

남자손 귀한 부잣집에 들어가서 보란듯이 떡뚜꺼비 손자를 안겨드렸고,

온갖 럭셔리 관리와 지원을 받는 중.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면서,

늘 반 꼴지를 도맡아하던 미영의 성공적 취집이 배아픈 미경.

 


'흥.. 하지만 얘는 시부모님 모시고 살잖아? 흥... 부.. 부럽지않아'

 

 

- 난 그대루지 뭐, 미영이 니가 때깔이 장난 아닌걸?

 


- 홍홍? 그래? 아니, 사실~ 요즘 강남 럭셔리 케어샵 다니거든.

 


-  그... 그래? 야, 야 야 완전 부럽당~~ 거기 완전 비싸잖아~

 


-  아니 뭐~ 시어머니가 등록 해주신거라 안다닐수도 없궁 ~ 홍홍~

 

 

대범한척 하기가 너무 힘든 미경.

집에 가거든 남편은 볶아 피부관리샵 회원권을 따낼까, 생각한다.

 

 

-  아아 미경아, 너 이사 안가니?

 


-  이사? 왜?

 


-  아니 지금 니가 사는 그동네 애기 교육시키기 좋은 동네는 아니잖니?

 

 


이년이 자꾸 속을 긁는거 같다.

부글거리지만, 태연한척한다.

 


 

- 히히;;;; 그래? 그.. 그래도 아직 애기 어리니까... 애기 학교 가면 우리도 강남으로 갈거야^^;;;

 

질수 없어 치는 헛된 구라.

 

 

- 에이~ 얘가 뭘 모르네~ 야, 요즘은 유치원도 입시설명회를 하는데, 그때가면 너무 늦지~

 


- 유... 유치원?

 


-  그럼 ~ 얘 너 정보가 많이 늦구나~ 엄마들 모임도 좀 나가고 해~

   요새는 키즈까페에 신식 엄마들 많이 온다더라야~, 지금 뒤쳐저서

   나중에 자식 원망 사면 어떡할려궁 홍홍홍~ 그렇게 늦으면 안.될.텐.데?

   홍홍홍홍홍~

 

 

- ....

 






미경은 지금 자존심이 굉장히 상해 있다.

미영을 보내고 친정집에 돌아왔지만, 분이 안풀린다.

태연한척했지만 자기 이마에 선 핏대를 분명 미영이 년이 봤을거다.

짐을 싼다.

 

 

-  얘 얘 너 뭐하니, 오밤중에 어디갈려구.

 


-  나, 집에 가야겠어. 전철 끊기기 전에!

 


-  이년이 미쳤나... 안돼 이 밤중에 또 어딜가.

 


-  아 몰라 ~ 갈거야!

 

 


전철안, 집에 가면서도 부글부글 거리는 속이 안풀린다.

미영이 년의 재수없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자꾸 맴돈다.

눈물이 날것 같다.

무시당한것 같고, 진 것만 같다.

안고있는 아들에게도 미안해지고, 그것때문에 더 화가난다.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온 미경.



- 여보! 해철이 아빠!

 

 

갑자기 들이닥친 마눌련의 목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는 헌동.

 

허 시벌 뭐야 .

 

 

- 아니 안온다며...

 

 

옛추억에 잠겨, 스타와즈 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있던 헌동.

몰입에 몰입을 거쳐 제다이 전사로 빙의하려던 순간이었는데!


야속한 마누라년....


불을 켜고 후닥닥 빈 맥주캔을 치운다.

 

 

-  뭐, 내가 못올때 왔어? 그냥 왔어.

 

 

이년이 또 뭔일이 있었구만..

목소리가 영락없이 살쾡이다.

 

 

- 아니. 그건 아니지....

 


- 해철 아빠, 나랑 얘기좀해.

 

 

헌동은 또 가슴이 답답해진다.

'불토'와 '처없는 날'이 계기월식처럼 겹친, 기적같은 날.

그 평화를 와창창 깨버린것도 짜증나는데

마눌련은 거기에 일장연설까지 더할셈이다.

 

 

- 해... 얘기....

 


-  우리 이사 안가?

 


-  이.. 이사!?

 


-  응.  이.사.

 

 

이년이 소라게 귀신이 씌였나...

 

 

-  뭔 오밤중에 뜬금 없는 소리야~ 아니,, 뭔 이사야.. 몇년 살았다고..

 


-  당장 가자는게 아니라! 우리도 해철이 교육 시키려면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 가야된다구!

 


-  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이 근처에도 유치원 있고, 초,중,고 까지 다 있어~

 


-  뭐어? 그냥 이런 보통 동네에서 애를 고등학교까지 키우자구?

   당신 아빠 맞아? 강남 8학군 가자고 우겨도 모자랄판에!

 

 


헌동은 한동안 잠잠하던 마눌련이 이러는 이유를 짐작 할 법하다.

필시 친정 갔다가, 동창을 만나고 왔을거라 장담한다.

아메바같은 마눌련의 열등감을 유난히 잘 자극하는 친구봊을 2명정도 꿰고 있다.

마눌련이 그 친구들을 만나는 날엔 야근을 하면 안된다.

어차피 뱉을 말의 분량은 정해져있다.  

늦게 들어오면 늦게 잘수밖에 없다.

 

 

'전미영, 박윤자,, 내 요년들을 그냥...'

 

 

- 아니.. 가야지, 가긴 가야지...

 


일단, 공격 회피.



-  언제 가는데?

 


'.. 어.. 언제?'

 


갑자기 땡겨 오는 뒷골.

헌동은 기억하고 있다.

신혼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그때.

최후까지 리스트에 남은 그집.

위치도 좋고, 학군도 좋아 애들 교육시키기도 좋을 것 같던 그 집.

회사도 가까운 그 집.

'서른평 병'이 걸린 마눌년은 기어이 그 집을 외면했었다.

지금은 전셋값이 올라 그동네로 가지도 못한다.

헌동은 그때, 끝까지 결사항전 하지 못한 것을 두고 두고 후회했다.

아픈 기억이었다.


 

 

-  음...사.. 사정 풀리면 가자 꼭 가자.

 


-  사정? 언제 풀려?



오늘 따라 더 집요하게 따지고 드는 마눌련.

헌동은 어서 이 소모적인 대화를 끝내고 싶다.


 

- 음..아!  '형제 자동차' 알지? 예전에 주식 묻어둔거. 그거 좀 더 오르면 !

   저.. 전문가들 분석이 곧 대박 날거래!


 

마눌련 얼굴이 사악 밝아진다.

 

 

-  그.. 그래? 헤헤 ,



단순한년.

 


-  아, 여보! 나 부탁이 있어.



-  뭐... 또...

 


-  나 피부샵 다니면 안될까? 나도 이제 관리들어가야징~

 

 

- 그... 그래 그렇게 해.

 


헌동, 아줌마화에 가속도가 붙은 마눌련을 말리고 싶진 않다.



-  히히 ~ 근데 뭐 보고 있었어? 계속봐~ 안주 만들어주까?

 


-  어... 부탁할게... 

 

 

다시 찾아온 주말의 반쪽짜리 평화.


이미 파도가 한번치고 빠진, 현동의 마음은 편하지가 않다.



' ... 이사라...'








다음날,



키즈까페를 찾은 미경.

당당히 오빗 유모차를 밀며 입장한다.

다른 미시봊들로 부터 스캔이 들어온다.


시선을 즐기는 미경.



놀고 있는 아들을 계속 지켜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을 만한 자리를 찾는다.




'오전인데... 무슨 애엄마들이 이렇게 많담..'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여편네들이 끊임 없이 수다를 떨고 있다. 

어떤 테이블은 술까지 마신다.



'어머 어머.. 왠일이야..' 

 

  

-  저기요~ 자리 없으면 여기 앉으세요~



말을 걸어 오는 어떤 미시봊.

차림새가 장난이 아니다.

얼굴에 귀티가 좔좔 흐른다.

괜히 이 여편네랑 앉아서 몇마디 주고 받았다가는

또 자존심 상하는 일이 생길것 같다.

하지만 앉을 곳이 마땅찮다.



- 아.. 네 감사합니다.



조선의 봊들은 공감대만 있으면 금방 친해진다.

깊이 친해지지 않을 뿐이지,

마음 한켠에 베리어를 세워두고 온갖 대화를 탁구치듯 주고 받는다.



애교육, 남편얘기, 시월드, 친구년,  ....

 


그렇게 몰려드는 조선의 봊들.



남편잦들을 회사 보낸 뒤,

키즈까페란 사냥터로 출동.

엘러간트한 브런치를 물약삼아, 온갖 뒷방얘기를 사냥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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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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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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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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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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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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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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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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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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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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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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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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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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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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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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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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