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헌정 하나만으로도 미쳤는데 다른곡들도 찾아보니 모두 범상치 않아서 투표하는 와중에 노동요로 틈틈히 들으며 써치해본거 써볼게.
일단 준영이 졸연곡은 슈만 2 클라라 1 브람스 1인데

이중 방송에 나온건 슈만 사육제(카니발) 중에서 키아리나 끝부분, 브람스 인터메쵸 op.118-2 그리고 프로그램엔 없는 슈만(리스트편곡)의 헌정 이었지
현호피셜 준영이는 예전부터 슈만 좋아했고 첫 음반도 슈만이었는데 슈만 곡을 아무거나 고르지 않았을거라 생각해. 특히나 슈만은 곡에다가 여러 의미나 모토들을 숨겨두기를 좋아했는데 박준영이 그걸 모를리 없었을 거고.
생각해보니 이드라마가 서사충인 내 심장을 저격했던 이유가 드라마 곳곳에 숨겨진 여러 의미들 때문인데 태생적으로 슈만(앤드 그의 패밀리들 클라라,브람스에 디트리히나 요아힘까지ㅋㅋ)과 박준영도 지독한 서사충이라서 그토록 내가 끌렸나봐ㅋㅋㅋ
암튼 각설하고 준영이가 슈만 앨범에 녹음했던 곡들을 연주하지 않고 졸연곡은 모두 새로운 곡이라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이것저것 뒤져봤어. 특히나 환상곡 op.17이 유명하고 이것도 절절한 사랑의 고백인데 환상소곡집 op.12를 고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물론 12도 유명)
슈만의 사육제와 환상소곡집 op.12 클라라와 떨어져 지내야했던 그 시기 동안에 작곡된 곡들이래.
먼저 환상소곡집 op.12는 3~5분 정도 되는 짧은 피아노 소곡 8개로 이루어진 모음곡인데 작곡 후에 표제를 붙였어.
듣다보니 내 귀에 꽂히던 곡이 두개가 있었는데
먼저 맨 마지막 곡-노래의 종말
왠지 듣다보니 뭔가 결혼행진곡 느낌이 들었는데 뒤져보니 실제로 이 곡에 대해 슈만은 클라라에게 이렇게 적어 보냈대.
_마지막에는 모두 즐거운 결혼식으로 용해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끝에는 또 당신을 생각하는 가슴의 아픔으로 되돌아와 혼례의 종과 거식의 종이 섞여 들려 오는 것입니다_
결혼 전이지만 이미 결혼하겠다고 맘먹은 것같은 슈만. 가시밭길일지도 모를 그길을 향해,괴로워도 클라라를 향해서 가겠다는 다짐.
슈만도 뭐 여성편력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분분하지만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넘쳤던 건 분명했던 것 같아.
그리고 5번곡- 한 밤에
이건 곡의 연주기호가 그토록 내가 울드 부제로 나오길 바랐던 '정열적으로' 야ㅋㅋㅋㅋㅋ느낌이 벌써 오지않니?ㅋㅋㅋㅋ 이 곡은 슈만이 가장 좋아했대. 예상한 대로 짧지만 매우 격정적인 곡으로 작곡 후에 이곡에다가 매우 맘에 들어하며 찾아서 붙인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속 이야기라고 해.
그건 헤로와 레안드로스 얘기인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사랑했던 두 연인은, 밤마다 레안드로스가 수영을 해서 해협을 건넜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오는 남자를 위해 여자는 건너편에서 등대(횃불)를 밝히고 기다리고,남자는 그 빛을 보고 희망을 얻으며 그걸 따라가고. 그리고 함께 밤을 보내며 사랑을 나누고. 결국 남자가 익사하여 여자도 따라 죽는 비극으로 끝나지만ㅠㅠㅠ그 절절하고도 죽음마저 무릅쓴 격정적인 사랑만큼은 정말이지 슈만 맘에 쏙 들었나봐. (박준영도 이러한 사랑과 격정이 맘에 들었던 거니?)
(그리고 격정을 매우 잘 실천하신 박준영 선생님)


마침 성.진초의 연주가 있어서 그걸 들고 와봤어. 절제된 격정이랄까. 박준영하고도 몹시 잘어울리는 연주라 생각해ㅋㅋㅋㅋ
5번 한밤에는 13분 쯤부터
8번 노래의 종말은 22분쯤부터
그리고 슈만의 두번째곡 사육제(카니발).
클래식 매니아인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속 주인공이 무인도에 들고갈 딱 하나의 피아노곡으로 이걸 꼽으며 소설 제목으로도 쓴 그곡. 소설가에게 영감을 줄만큼 다채로운 이야기가 숨겨져있고 곡 또한 재기발랄하면서도 연주자들도 어려워하는 조금은 특별한 곡이라고 해.
이것도 짧은 피아노 연주곡 모음집 같은건데 시와 문학에도 능통했던 슈만은 사육제 각 곡에 사람의 이름을 나중에 표제로 붙였다고 해. 그중 키아리나는 알다시피 클라라의 이탈리아식 애칭이고 다른 곡들은 슈만이 또다른 자아라고 여긴 문학작품 속 캐릭터나 쇼팽 파가니니 등 음악가들도 제목으로 붙였어. 한마디로 자기 머릿속에서 구상한 캐릭터들을 모아서 축제(카니발)를 연거지.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을 묘사한 곡이라서 슈만 특유의 복잡한 의미들이 곳곳에 숨어있지만 각곡의 멜로디 자체는 굉장히 귀에 잘 꽂히는 곡이라고 생각해.
암튼 키아리나가 방송에 나온건 다분히 의도적이었지. 마지막 곡도 아닌데 딱 그 부분이 나왔으니. 1분여의 짧은 곡이지만 굉장히 임팩트있는 곡이라서 매우 좋아함. 듣자마자 사랑고백이구나 하고 알수있는 곡. 역시나 키워드는 격정.이라고 생각해ㅋㅋㅋㅋ근데 본방에서 박준영은 이마저도 되게 홀리하고 우아하게 연주하더라.(이곡 끝에 우아하게 건반에서 손떼는거 매우 좋아하는데 짤이 없다ㅠㅠㅠ)
+++짤 찾음. 진짜 우아해ㅠㅠㅠㅠㅠ

여튼 키신의 키아리나
전곡 감상을 원하면 루빈스타인의 연주로
그리고 클라라의 로망스 op.21
클라라는 슈만과 결혼 전 잠시 헤어졌던 그 시기에 편지를 주고 받으며 로망스 op.11 을 만드는데 나는 첨에 클라라 로망스라고 해서 이곡인줄 알았어 갤 리뷰같은데서도 그렇게 설명된걸 본거같고.
근데 자세히 보니 로망스 op.21인거야. 이곡은 슈만이 사망하기 전 즈음(1853년)에 만든 곡이거든. op.11보다 훨씬 뒤에 만들어진 거. 박준영은 그럼 또 왜 이곡을 골랐을까.
이곡 역시 클라라가 슈만을 향한 사랑 노래로 만든거긴 한데 슈만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던 시절, 좀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죽음에 잠식당하고 있던 그 시절에 클라라가 슈만을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해. 나의 밑바닥을 보여주더라도,내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를 변함없이 돌봐주고 사랑해주던 사람. 죽어가던 내게 살아갈 의지와 숨을 주는 사람.
클라라가 슈만에게 그러했듯이,자기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한결같이 사랑했으며 아픔까지도 모두 감싸주고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빌어주던, 준영이만을 향했던 송아의 사랑을 생각하며 고른 건 아니었을까?
또 어쩌면 박준영은 그러지 못해서 사랑을 잃어버렸던 자신이, 피아노도 놓고 마른 나무처럼 말라죽어가던 자신이, 이제는 행복을 꿈꾸며 기꺼이 그런 사랑을 할 것이라는 바람 혹은 다짐을 하면서 이곡을 떠올린건 아닐까? 이기적이지만 자기좀 살려달라고. 나도 변함없이 너의 모든걸 사랑할테니 너도 어떤 모습의 나라도, 부족한 나를 사랑해달라고. 그게 내가 행복한 길이라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

이제 브람스의 인터메쵸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야. 브람스에 대해선 할말이 너무너무너무 많은데 슈만처럼 온갖 의미붙이기를 좋아하며 궁예와 망상을 즐기는 나단원의 뻘소리 위주로 해보려해. 그러니 그저 가볍게 즐겨주기를.
알다시피 짝사랑 40년에 빛나는 브람스형은 클라라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내며 때론 처절하게 때론 애틋하게 마음이 드러난 곡들을 만들며 클라라의 옆에 있지. 그러한 모습을 준영이는 자기와 동일시하며 이룰수 없는 사랑이라 규정하고 좋아하지 않았어.
그러나 졸연 프로그램을 짜면서 준영이는 송아의 말을 떠올렸다고 했어. 그동안 자기가 규정했던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이젠 세사람의 우정이 되어 지난 시간은 모두 잘 보내주고, 이제는 브람스식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진짜로 이해하게 된거야. 그리고 그 진정한 사랑의 대상은 오직 채송아뿐이고.
여전히 브람스를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송아가 그랬던 것처럼, 행복했으니 그걸로 됐다 라고 성숙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거지. 더이상 브람스를 거부하지 않고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역시 꿀민이 말한대로 자기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자기가 어떤 모습이든지 상관없이. 그리고 또 송아를 향한 사랑 역시 계속 할 거라는 것.
인터메쵸를 보자면, 브람스 말년에 클라라에게 헌정된 곡으로 이젠 격정이 어느정도 사라진 어떤 정제된 슬픔과 사랑이 곡 내내 흐르는 느낌이야. 일평생 클라라를 존경하고 음악적 동반자로서 함께 해준 것에 대한 존중을 담아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사랑이 빠진건 아니지만 이제는 뭐든 상관없이 내 마음은 이런거야 라고 담담히 얘기하는 듯한 브람스형의 인터메쵸.
그래서 어떤날엔 로맨틱하게도 들리다가 또 어떤날엔 너무 쓸쓸하게도 들리다가 또 어떤날엔 너무 애틋하고 저릿한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하고. 오직 한사람을 향해서 흐르는 그 애틋함으로 연주하던 박준영에게선 어떤 경건함 마저도 느껴졌었어. 헌정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
암튼 짝사랑 전문가 브람스형의 한평생 감정을 담은 곡이라고 봐도 무방할만큼 여러가지 감정이 드는 곡이라서 그토록 많이 사랑받는 피아노 소품중에 하나인가봐. 소품곡이지만 감정의 깊이는 결코 소품스럽지않은.
딴 얘기지만, 이런 느낌이 가요 중에 김.동.률 님 노래의 정서와 비슷하게 느껴질때가 있어. 그래서 그분 최애 음악가가 브람스인건가 싶기도 하고.
여튼 준영이는 마지막에 브람스 곡을 넣으면서 송아가 혹시 자기에게 오지않더라도 어느정도 각오하며 브람스식 사랑을 계속 하겠다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 그러니 졸연 날에 망설이며 차마 문자도 못보낸 거겠지. 부담 줄까봐, 또는 안올수도 있을까봐 나에게 다시 오지 않을까봐.
송아도 준영이가 듣거나 연주할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FAE소나타를 고른 것처럼 말야. (쌍방짝사랑 무슨일이야ㅠㅠㅠ두 사람은 어쩜 이렇게 짝사랑도 닮아있는거니ㅠㅠㅠㅠ)
그래서 우리가 목놓아 울면서 해피엔딩을 바랐던 이유도, 진짜로 박준영은 송아가 오지 않더라도 브람스형처럼 40년 짝사랑하며 한국도 잘 안오고 해외에서 또 견디며 살거 같아서였겠지ㅠㅠㅠㅠㅠ이젠 행복도 알아버렸는데 견디기 너무너무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사람만 행복하다면 내가 견디는게 맞겠지 하면서 잡지도 못하고 그렇게 견딜걸 아니까ㅠㅠㅠㅠ
졸연 티켓 줄때 송아씨 덕분에 깨달은게 많다면서 이젠 <자유롭게> 내 음악 해본다고 했잖아. 자유로운 연주는 할 수 있지만 아직 송아가 오지 않아서 행복은 아직 장담할 수 없었던거니까ㅠㅠㅠㅠㅠ
그래서 그토록 간절하게 해피엔딩을 보고싶어했던 거ㅠㅠㅠㅠㅠ 근데 생각해보니 준영이는 이제 자신의 마음은 감추지 않을거라서 어떻게든 송아는 준영이의 마음을 알게 될거라는 생각이 드네(암튼 해피엔딩 만세야 만세ㅠㅠㅠ갓보리 만세ㅠㅠㅠ)
이렇듯 준영이는 아무나 못가는 그 졸연의 젤좋은중블 티켓도 한장만 주며 부담주는 건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부담을 너무 느낄만큼 사랑의 곡으로 셋리를 채우고 있어.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말하지만 모두 사랑에 관한 한 일가견이 있었던 세사람의 곡으로 채워서 말이지. 사실 셋다 약간의 방식은 다르지만 사랑에 아주 미친 사람들이니까 ㅋㅋㅋㅋ
자타공인 송친놈답게 마음가는대로 정성스럽게 선곡해서 또 그걸 연습했을 박준영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져. 브람스식 사랑도 각오는 했지만 앵콜곡으로 또 프로포즈곡을 넣으며 강렬하게 송아를 원했던 박준영은 송아 자리가 빈 걸 보며 얼마나 가슴이 시리고 또 시렸을까.
그래서 헌정은 정말이지 미쳤고 미쳤어. 헌정을 듣고 송아는 대기실로 갈 수 밖에 없었을거야. 음악이 하는 말을 다 이해하는 송아였기에 온몸으로 널 사랑해 너를 원해라고 외치며 한음한음 치던 박준영의 말을 바로 알아들었으니까.
사무치다.의 뜻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박준영의 헌정을 들려줄거야. 사무치는 마음으로 연주했을 그 헌정 말야. 이때의 박준영을 보며 나는 사무치다.라는 말의 뜻을 정확하게 깨닫는 느낌이었거든. 결국 원했던 건 헌정에 가장 강하게 담겨있었잖아. 너와 일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거.
그래서 아직도 나는 헌정만 들으면 송아처럼 어딘가가 계속 건드려져서 눈물이 날것만 같아. 나한테 쳐준 곡도 아닌데ㅋㅋㅋ 하지만 뭐 어때 음악은 듣는 이의 것이라고 송아가 그랬잖아ㅋㅋ

이렇듯 박준영 졸연곡은 서사가 넘치도록 듬뿍 담겨있어서 박준영은 기획자로서도 꽤나 재능 있다고 생각했어ㅋㅋㅋㅋ프로그램을 참 사심을 잔뜩 담았는데도 근사하고 감동적으로 잘짰어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송아를 이길 수는 없지. 우리 송아 기획한 프로그램도 잠깐 보고갈래? 박준영이 그토록 (기획)채송아 자랑하고 싶어 안달났던, 예당 포스터에 냅다 이름 써버린 그 프로그램 말야.
슈만의 곡은 클라라의 생일축하곡이고 클라라의 곡은 본인이 넷째아이를 임신하면서 잠깐 연주여행을 쉴때 편안한 마음으로 만든 곡이며 브람스 트리오 1번은 클라라의 임신을 축하하며 만든 곡.
온통 사랑과 축하가 넘쳐흐르는 곡들이지ㅋㅋㅋㅋ저기요ㅋㅋㅋㅋ박준영만 연주하는거 아니고, 헤어진 연인인 이정경 한현호도 같이 공연하는 곡인데 너무한거 아니니 채송아ㅋㅋㅋㅋㅋㅋ송아도 꽤나 사랑꾼이지ㅋㅋㅋㅋ거기에 신나서 기획 채송아라고 쓰고있는 박준영은 머 말해모해ㅋㅋㅋㅋㅋㅋ
여튼 셋다 사랑에 미친 사람들답게 아주 아름다운 곡들이야. 다 애수가 한스푼쯤은 있지만 그래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곡들. 개인적으로는 그 애달픔마저 너무 아름답고 남다른 브람스 트리오곡을 제일 좋아해ㅋ
글이 너무 길어졌네 투표하는 중에 조금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 전공자가 아니라서 틀린 부분도 있을수 있으니 깊은 의미는 두지말고. 다들 그럼 ㅎㅇㅌ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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