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에서 송아가 지원이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어.

지금 오디션에서 붙느냐 떨어지느냐는 지원이에게 큰 의미가 없는거같습니다
콩쿨과 오디션 중요하지요 그렇지만 등수나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믿고 지켜봐준다면 반드시 훌륭한 바이이올리니스트가 될거라고 새각합니다.

저도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어요
제가 같은 악기를 하고 있으니 더 잘알겠습니다.
그렇게 재능이 있고 잘하는 걸 좋아하지 못하게 되면 안되잖아요.

그런데 8회에서
준영이가 그런 송아에게 6회의 송아와 같은 대답을 하잖아

점수에 연연하고 상처받지말았으면 했다고

송아는 사실 늘 그렇게 음악을 대해왔고 그 방향으로 가고자 노력해왔어.
그런데 그런 송아의 세계는 과무위키와 서령대 교수님들과 해나가 서 있는 세계이기도 하고 그들의 말은 아주 힘이 세보여.

거봐 월드클래스가 그냥 음대생을 만나겠어?
게시판에 붙여진 떡하니 붙여진 등수와 수군거리는 음대생 카톡방
수경이는 무슨 그런애를 내보내니?

그 수없는 말들은 음대입학 이후 송아도 모르는새에 깊숙이 송아를 내면화시키고 있어.

준영이는 다행히 재능이라는 보호막이 있었겠지,
교수앞에서 좋은 척 표정관리를 못하고,
과무위키가 정경이와 현호의 급을 운운할 때  "듣기 거북합니다"라는 말을 해도,
교수가 뒤에서 "표정관리좀해라"라고 씨부리고 과무위키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할지언정 준영이의 세계를 지킬수 있는거지. 물론 쉽진않았을거야.

그런데 송아는? 그럴 보호막이 없어.

경후재단 손녀인 정경이마저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 잔인함을 준영이는 완전히는 알 수가 없겠지.

준영이와 정경이 송아는  어린 지원이와 같은 시절이 있었고 그들은 모두, 큰 재능을 가진 이들이었을테지만, 그 재능의 차이를 끝내 존재의 차이로 규정하고 뼛속까지 받아들이라고하는 어떤 폭력성앞에서, 정경이는 남들이 다 인정하는 서령대교수를,송아는 대학원입시를 통과함으로써 스스로를 지켜내고 싶어하는거야.

그런데 그것이 송아와 정경을 지키는 방법일지는 잘 모르겠어.
송아는 오케스트라 맨끝자리에서 한칸만 더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한칸이 아니라 몇칸 더 위에 있는 해나도, 또 그 보다 더 앞에 있는 정경이도, 모두가 조금만 더 위에 가면 자기를 지킬 수 있을거라고 믿기는 하는 것 같은데 정말 그럴까.

송아는 4수를 하는동안 서령대 음대에만 가면 오케스트라 끝자리에 앉더라도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을거야.

사실 송아는 그러던 사람이었어. 서령대음대라는 곳에 지원했던 이유는, 송아 자신이 그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하기 위해 부모님과 가족으로부터 타협할 수단이었을 뿐이라 여겼을테니까.

그런데 막상 음대에 들어가니까 남들이 머라하든 그저 바이올린 키는게 좋다던 송아가, 자꾸 그 세계앞에서 주눅들기 시작해. 무엇보다 자기자신이 스스로를 의심하는거야.

정경과 송아의 마스터클래스는 잠깐이지만 재능을 평가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줘. 재능은 그런거잖아. 평가는 재능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는 거잖아.
송아도 정경도 그를 알고 있고 그런 사람들이야.

그런데 정경교수님은 송아교수를 무시하기 위해  송아를 도마위에 올리고도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어. 인격 그자체를 난도질하는걸 당연하다고 여기면서도 무례한줄모르는..그런 세계가 어느덧 송아의 내면까지 파고든거야.

송아는
단지 꼴지라서만이 아니라,
6화에서 지원이 어머니에게 했던 자신의 말을 의심하기시작해서 많이 힘들다고 생각해.

준영이도 사실 승지민이랑 자신을 비교하면 끝도없이 괴롭겠지. 여기저기서 얼마나 많은 얘기를 들었을까. 그런데 그 승지민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 전성기가 꺾이면 그 빛나던 시간만큼 먹잇감을 찾는 이들에게 던져질지도 모를 처지란걸,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준영이는 경험하지 않았을까.

현호도 정경이와 부모님을 생각하며 수석입학 수석졸업을 목표로 했지만, 현호는 그 내면까지 모두 내어주지 않았어. 그저 남들이 평가하니까 그에 장단맞춰주는 도구이자 갖춰야할 무엇이기는 했지만, 현호자신을 정경이와 준영와 비교해서 비참하게 여기지않았던것같아.
물론 이사장님의 말은 현호에게 어떤의미였을진 모르겠지만 말야.

재능에 대한 평가와 그로 인한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차이를 음악을 하는 인간자체의 관계에 전면적으로 적용하며 무시와 혐오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도 정당하지도 않은데도, 현실이 그렇다는 이유로 그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무례함이 넘실대고 있어.
학벌 집안 금수저 인맥관리 등등도 재능을 대체할 다른 무엇이지만, 그 무엇도 없는 송아같은 이들에게는 너무 버거울거라 생각해.

송아는 본래 음악을 향한 태도와 자세가 훌륭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고 그 반짝임이 준영의 마음까지 비춰주었는데, 개강이 시작되고 입시를 준비하고 입에 오르내리면서, 너무 지쳐있는거같아.
송아의 세계는 너무 쉽고 간단하게 짓밟혀버리고 있으니까.

그래서 송아는 자꾸 의심이 가기 시작한거야. 내가 지원이어머니한테 했던 그 말이 맞는건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렇게 건강하던 송아까지도 의심하게 하는데
꺾였다 비운의천재소녀다라는 말을 들어온 정경이는 학창시절을 내내 말들에 시달려야 했으니, 그 마음은 얼마나 폐허가 되어갔을까.

정경이도 사실 준영 현호와 같은 결의 사람이지만, 그렇게 폐허가 되어버린 마음의 가시는 결국 누군가를 찔러버리는거지.
친구에게 너무질투가 나서해서는 안될 일을 하게 했고 사랑했던 이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인 니가 가진게 있기라도 하냐며 쏘아붙여버리고..

송아는 어쩌면 음대입학 후 처음으로 인격적인 평가와 교류를  나눴을지 모를 교수임용을 준비하는 정경에게,
확신을 어떻게 가질 수 있나고 물어.

정경이는 사실 자기도 잘모르겠다고 말해.
정경이도 송아도 교수와 대학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이게 맞는건지 아직 확신이 없어.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랑 학교 오케스트라 끝자리에 앉는 사람은 아무래도 급이 안맞을까요.?"

결국 송아의 물음은
송아가 딛고 있는 그 세계와 송아의 관게에 대한 물음이라 생각했어.
송아와 준영의 관계 그리고 송아와 음악이 관계맺는 방법에 관한 물음.

송아는 준영이가 가버린것이 당황스러웠겠지만
그것이 어떤의미인지 해석이필요했겠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른의미로 깊은 곳에서 안도감을 느낄거라 생각해.

송아가 세계내의 질서를 받아들이며 관계를 규정지으려할때 준영이는 어째서 그러느냐고 했어.
송아의 자기비하는 사실그 질서를 승인하겠다는 뜻인데, 준영이는 그런송아에게 위로나 다독임이 아니라, 송아씨까지 그러려고 하느냐고 물어. 거칠지만 진실한 준영이의 진심이라고 생각했어.

앞으로 송아는 꾸준히 월드클래스와의 만남으로 입에오르내리겠지.

벤치에서 그냥가버린 준영이는 송아를 벙찌게 했지만
그 기억은 송아가 다시 그런얘기들에 속상해하지 않도록 잡아줄지 몰라. 고통을 위로하는게아니고 고통받을 필요조차 없는 일이란걸 인식하고 그 마음을 지켜내야한다는 거.

결국 준영이는,
송아의 진심아닌 말에 화를 냈고,
그런 방식으로 송아가 숨겨버린 마음을 위로했다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