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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인이지? 셰셰해봐"…'반중정서'로 물든 尹 집회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2 15:42:37
조회 7801 추천 17 댓글 186
미국 라이벌인 중국, 원망 대상으로 삼아 정치 양극화 심화 우려…'음모론' 법적 규제 강화 필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을 앞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명찰을 안 한 걸 보니 딱 중국인인데? 아 유 차이니즈(Are you Chinese)? 셰셰('감사합니다'의 중국어)해봐."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한 중년 여성은 바리케이드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에게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중국어 못한다. 다음부터는 명찰 잘 차고 나오겠다"고 답했으나, 이 여성은 주변 만류에도 3분 가까이 "중국인 맞는 것 같다"며 고함을 쳤다. 급기야 "중국인이 아닌지 경찰서에 전화해 보겠다"고 항의했다.

일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무분별한 반중정서에 휩싸인 채 집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찰은 공무집행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지지자들 간의 갈등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국내외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한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미국의 강력한 라이벌 국가인 중국을 원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며 음모론이 불거지지 않도록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무차별적인 반중정서는 각종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업무 가중도를 높이고 있다. 경찰들은 현장 일선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항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여기에 반중정서에 기반한 일부 지지자들의 모욕적인 발언으로 인해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을 찾은 시위대는 "경찰복 색깔이 왜 다 다르냐", "중국 공안이라서 그런 거 아니냐"며 소리 질렀다.

반중정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 간의 갈등 속에서도 공격 수단이 됐다. 지난 21일 헌재 근처인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한 대통령 지지자가 욕설을 섞어 가며 상대 진영을 비판하자, 한 여성이 "욕은 하지 마시라"고 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중국인이냐", "공산당 해체하라"며 몰려들었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중정서에 물들어있는 이유는 국내외적인 정치 불안 상황 속 중국을 원망과 분노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제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소구력이 떨어졌다"며 "중국은 한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미국의 라이벌 국가이고, 중국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측면이 있어서 비판하는 사람도 그만큼 많다"고 봤다.

윤 대통령 측 역시 지지자들의 반중정서를 자극하며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탄핵심판 2차 변론 중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국 간첩이 체포됐다'는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거론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주한미군사령부는 "완전히 거짓"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도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와 기자를 명예훼손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전문가들은 왜곡된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편향된 정보가 매스컴을 통해 전달되면 일부가 이에 동조해 정보의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극한 대립 정국 속에서 여론을 자극하고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당연히 우려할 만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음모론이 확산하지 않도록 법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별도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보라 하더라도 유튜브 이용자들은 그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유튜브를 방송법으로 규제하는 등 법적 테두리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봤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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