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묻지... 엘사는 어디있지?"
눈의 여왕이 말했다.

옆에있던 아크다르가 칼을 뽑아들어 눈의여왕를 내리쳤다.

-서걱
눈을 밟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눈의여왕의 형태가 무너져 내리더니 갑판에는 으깨진 흰 눈덩이만 남았다.

"연약한 여자를 이리 험하게 대하면 쓰나?"
이번엔 아크다르의 뒤에서 들려왔다.

"으아아아"
아크다르가 몸을 크게 돌리면서 칼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계속하게?"
눈의 여왕이 발을 크게 한번 굴렸다.

-쿵
소리와 함께 아크다르 발 아래에서 고드름이 튀더니 아크다르의 발을 묶었다.
고드름이 문어다리처럼 아크다르의 몸에 달라붙어 온몸을 고정시켰다.
눈의 여왕은 아크다르와 거리를 두고는,

"오... 이런... 움직일 수 없어서 어쩌지?"
라고 말하며 아크다르를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뭣들하는거야! 당장 저 여잘 잡아내!"
아크다르가 갑판에 있던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우.... 이거 무서워서 어쩐담... 도망갈 수도 없고..."
병사들이 눈의 여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거리를 좁혀간다.
석궁을 손에든 병사들은 긴장을 한시도 놓치지 않고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난 내 딸을 찾으러왔을 뿐이야"
눈의 여왕이 어깨를 들썩이며 잘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어째서 엘사가 네 딸이지? 엘사는 이둔 그리고 나의 딸이야! 아무도 건들 수 없어
건든다면 내가 널 가만두지 않을게야"

"오? 그래...? 그 몸으로 날 어떻게 하겠단 거지?"
눈의 여왕이 손을 가슴높이로 들어 공중을 크게 한번 휘저었다.
얼음바늘들이 동심그리며 퍼져나가 병사들을 한방에 제압했다.
그리곤 손가락을 한번 퉁겼다.

-딱
얼음넝쿨이 갑판에서 튀어나와 병사들의 사지를 잡고 갑판으로 땡겨 몸을 고정시켰다.

"벌써 끝난거야? 이렇게 나약들해서야..."
등이 갑판에 딱 들러붙은 병사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이제 우리 둘만 남았군..."
눈의 여왕이 이둔 앞으로 다가갔다.
이둔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주저앉아버렸다.
눈의 여왕은 허리를 굽혀 이둔의 눈을 쳐다보았다.

"이둔, 엘사는 어디있지?"

"..."

"이렇게 비협조적이어서야..."
눈의 여왕이 이둔의 얼굴에 손바닥을 보였다.
이둔의 미간에서 눈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눈들은 다시 눈의여왕의 손바닥에서 눈덩이가 되어갔다. 눈은 이둔의 머리크기만큼 불어났다.

"뭐... 말을 안해도 이정도로 커졌으면 얼마안되서도 찾을 수 있겠군...
저주의 꽃망울을 터뜨릴 자극이 필요한데..... 오늘 일이면 충분하려나?
죽음만큼 차갑고 공허한게 없지... 그렇지 않니, 이둔"
눈의 여왕이 뱃머리로 향했다. 뒤를 살짝 돌아보고는 이둔을 향해 공허한 웃음을 보였다.
눈의 여왕은 바람에 날리면서 사라졌다.

-콰과아앙
얼마지나지 않아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파도가 높아졌고, 배가 심하게 요동친다.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다.
굶주린 겨울바다.... 큰 입을 벌려 배를 송두리째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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