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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장편] 겨울왕국 검은화살 Ep.12

앙졸라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17 23:41:34
조회 1392 추천 22 댓글 5

전편 통합링크 : https://gall.dcinside.com/frozen/3079403


-북쪽산 하단부


오큰으로부터 손쉽게 정보를 얻어낸 한스 일행은 순조롭게 안나 일행을 뒤쫒을 수 있었다. 일행은 서로 간에 하나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에드버드 경은 곧 자신이 은근히 이 모임에서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만일 여왕폐하께 조금의 문제라도 생긴다면..."


에드버드경이 으름장을 놓았다.


"내 검이 누구를 향할지는 명백한 일이오."


"어련하시겠소."


한스가 무심하게 받아쳤지만, 이미 머릿속은 이 아렌델의 충신을 떼어놓을 방법을 고민하느라 복잡해진 상태였다.


-북쪽산 정상 인근


"걱정되는 건, 이거죠."


크리스토프가 곡괭이로 암벽을 두드리며 말했다. 안나도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올라야 하나요? 저쪽에 평지도 있는데."


"저쪽 길로 가다가는 더 심각한 낭떠러지에 부딪히게 돼요. 누가 다리라도 놓아두지 않은 이상...."


"저기, 얘들아! 저기 누가 근사한 얼음다리를 놓아뒀어! 게다가 그 끝에는 근사한 얼음궁전까지 있고!"


"아..."


크리스토프가 벙찐 표정으로 그들을 향해 신나게 뛰어오는 눈사람을 바라보았다. 안나는 정말 잘됬다는 표정으로 쫄래쫄래 올라프를 따라갔다.


"야호! 우리 언니 만세!"


"아...네... 여왕폐하 만세."


크리스토프가 느릿느릿 안나를 따라가며 말했다.


-잠시 뒤, 엘사의 얼음궁전


"노크해요. 둘이서만 얘기할 시간을 줄게요."


크리스토프가 금방이라도 뛰어들어갈 듯이 방방거리던 올라프를 붙잡고 말했다. 올라프는 크리스토프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뛰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노크해. 노크하는 법은 알지? 음... 널 보니까 노크가 왠지 아주 많이 떠오르는데... 안타깝고... 잘 모르겠어! 난 안타까운 거랑은 안 어울리거든!"


안나는 한참을 서성거리고나서야 마음을 다잡은 듯 주먹을 쥐로 문을 쾅쾅 두드렸다. 그 순간, 문이 애초에 잠겨있지도 않았던 듯 스르르 열리기 시작했다.


"이상하네.. 이런 적 없었는데."


그리고 궁전에 들어선 직후, 안나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고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완벽한 아치


완벽한 형태

elsa ice castleì ëí ì´ë¯¸ì§ ê²ìê²°ê³¼


완벽...한 사람?


"언니, 엘사 언니 맞아?"


안나가 입을 다물지 못한 채로 어버버거리며 말했다.


"만나서 반가워, 안나. 진정한 나를...말야."


엘사가 더없이 경건하고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나는 꺼낼 말을 찾지 못하고 어버버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전에 언니보고 아름답다고 했나? 그 말 취소. 언니는... 그야말로 완벽해! 그 말 밖에 없어!"


"내가... 완벽하다고?"


엘사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인지 모르지만, 안나 또한 그 미소에 베어있는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어쩌면 난 완벽한지도 몰라. 말하자면... 홀로 꽉 찬 물컵이지. 거기에 물을 더 부었다간..."


"말도 안 돼! 혼자서 완벽한 사람이 어딨어!"


안나가 '넘치겠지'라고 대답하던 것을 멈추고 반박했다. 엘사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


"보통사람은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껏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건..."


"만나서 반가웠어. 그럼 이만 돌아가."


"또 그런다 진짜."


안나가 그리 짜증나지 않은 기색으로 말했다. 그 순간, 성문이 열리더니 올라프가 갑자기 튀어들어왔다.


"자매간의 오봇한 시간!...은 아직 안 끝난건가?"


"너...넌..."


엘사가 흔들리는 눈빛으로 눈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올라프는 두 팔을 활짝 피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녕, 나는 올라프. 네가 만들었고, 따뜻한..."


"포옹을 좋아하겠지."


엘사가 감회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올라프가 환호성을 질렀다.


"그 말이 맞아!"


"언니도 기억하는거지? 어린 시절, 우리가 함께하던 그 시절을."


"날 흔들려들지 마, 안나."


엘사의 얼굴이 이내 슬픈 표정으로 바뀌었다. 안나는 계단을 빠르게 걸어올라가며 말했다.


"아니, 언니를 흔들려 이곳에 왔어."


"널 보호하려는 거야."


"날 보호할 필요없어, 난 두렵지 않아!"


안나가 따라오는 발걸음에 맞춰서 엘사도 2층 홀 뒤쪽으로 몸을 숨겼다. 안나는 엘사보다 조금 더 빠른 발걸음으로 2층 홀로 들어섰다.


"아니, 넌 두려워해야 해. 이 손을, 이 힘을, 나와 뗄려야 뗄 수 없는, 너의 머리카락을 그렇게 만든 나의 마법을..."


"이게 자연적으로 그런 게 아니었어?"


"그래. 내가 그랬어."


엘사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나는 어께를 으쓱했다.


"뭐, 그래도 두렵지 않다는 건 변하지 않아."


"그럼 넌 뭐가 두려운데?"


"언니가 다시는 날 돌아보지 않는 것. 나와 함께 서지 않는 것. 나와 같이 눈사람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 우리 왕국을 다시는 돌아보지 않고, 따라서 얼어붙은 아렌델이 다시는 여름을 맞지 못하는 것."


안나가 차분하게 답했다. 그 순간, 엘사의 얼굴이 불안과 공포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잠깐... 뭐라고? 아렌델이 얼어붙었어? 나... 나 때문에?"


"어... 몰랐어?"


그 순간 안나는 엘사가 만일 그 사실을 알았다면 이토록 평온하진 않았으리란 사실을 떠올렸다. 제기랄. 이 말을 할 때는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건데.


"몰랐으니 완벽 운운하고 있었지!"


"아, 괜찮아, 언니가 녹여주면 돼!"


"그런 거 못해. 어떻게 하는지 몰라!"


"언닌 할 수 있어! 난 믿어! 내가 도와줄게!"


"믿어? 도와줘? 네가... 네가 이 힘에 대해 뭘 아는데 날 믿고 도와줘!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고... 그나마 아는 것도 모두 잊어버렸으면서!"


그 순간, 엘사가 거의 울먹일듯이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동시에, 그녀의 사방으로 얼음광선이 펼쳐지더니 하나가 안나의 심장에 명중했다. 엘사는 얼굴을 가린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느라 자신이 한 짓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보였고, 안나는 필사적으로 가슴을 부여잡고 자신의 고통을 숨겼다. 만일 언니가 자신이 한 번 더 동생을 공격했단 사실을 알면...


그땐 진짜 울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그때, 크리스토프가 2층 홀로 들이닥쳤다.


"안나! 방금의 얼음 광선은.."


크리스토프는 말을 꺼내다 말고 안나의 '쉿' 사인을 보고 말을 멈췄다. 엘사는 자리에서 퍼특 일어서며 크리스토프와 안나를 번갈아 쳐다보고는 물었다.


"얼음광선? 설마, 안나..."


"아슬아슬했지만, 빗나갔어. 내가 순발력 하난 좋잖아?"


엘사는 잠시 안심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다시 울먹일듯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어쨌든 귀중한 정보 고마웠어. 이제 돌아가, 안나."


"싫다면?"


"돌아가게 해야지."


엘사가 손에 마법을 모으더니 바닥에 눈덩이를 흩뿌렸다. 눈덩이들은 서로 모여서 자라더니 이내 거대한 괴물 눈사람을 만들어냈다.


"의도적인 생명력 분할. 자신이 가장 숨기고 싶어하는...모습."


크리스토프가 괴물 눈사람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눈사람은 강렬하게 저항하던 안나와 크리스토프를 들쳐업고는 얼음성의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괴물이 올라프까지 붙잡는 장면을 지켜보던 엘사는 뒤돌아서며 중얼거렸다.


"괴물...이라."


-이 시각, 아렌델


"대체 무슨 일이오! 이게 대체..."


외국의 사절들은 토마스 경의 시신, 그리고 소문으로만 듣던 검은화살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다니엘 경의 표정은 놀랄만큼 평온했다.


"과거의 살인귀가 돌아다니는 모양입니다. 좀 더 대비를 해야겠군요."


"....입 닥치시오."


세바스찬경이 새파랗게 질린, 하지만 평온을 유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위즐튼 공작은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럼 이제 이 나라의 통수권은 누구에게있소?"


"안나 공주의 전언에 따라... 지금은 자리를 비운 서던 제도의 한스 왕자에게 모든 우선권이 주어지지."


세바스찬경이 인정하기 싫다는 듯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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