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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안나가 만난 하루

ka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9 03: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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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눈이 새벽을 만나 떠졌을 때 달빛은 안나가 누워있는 침대 왼쪽 창문을 타고 흘러들어와 조금씩 잠에서 깨게 해주었다. 몇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안나는 지금이 아직 아침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방 한 켠에서는 올라프가 벽 한 쪽에 기대 고개를 아래로 향하고 졸듯이 자고 있었고 조그만 불빛만 올라프가 있는 반대편 벽에서 일렁거리며 언젠가는 이곳을 조금 뒤에는 다른 곳을 번갈아가며 밝혀주었다. 다시 잘 수도 있었지만 안나는 조금 더 이런 분위기에 있고 싶었다.

문득 엘사 생각이 났다. 엘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안나는 엘사를 본 지 몇 달이 지나 편지로 소식을 주고 받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사는 모든 것을 다 안나에게 맡기고 자신의 자유로움을 찾아 떠났다. 엘사는 처음부터 왕이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어릴 때 엘사가 바라던 그대로 엘사는 지금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고 사실 그 자리는 안나에게 더 맞는 것이었다. 그래도 안나는 엘사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이전에는 안나를 위해서 자신이 힘들더라도 얼음 성으로 가 혼자 지냈지만 지금은 자신을 위해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는 사실이 엘사를 생각할 때면 안나를 기분 좋게 했다. 기분이 좋은 만큼 엘사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더 커져갔다.

안나는 엘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꿈에서는 언젠가 엘사와 함께했던 눈사람을 만들던 때가 떠올라 아렌델과 노덜드라의 모습이 모두 있는 곳에서 안나와 엘사가 함께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올라프를 만들던 순간 안나는 잠에서 깼다.

"잤어?"

크리스토프의 목소리였다. 가끔 크리스토프는 인기척이 없이 들어와 놀람인지 편안함인지 모를 감정을 전해주곤 했다. 지금도 그러는 중이었다. 살짝 웃는 모습이 편안함에 가깝다.

"피곤했나봐. 중간에 깼었어."

"오늘 사람들과 만나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듣는 시간이 있어. 나도 같이 갈까?"

"언제는 혼자 갔어? 같이 가자."

방을 떠나는 동안 올라프는 곤히 자고 있어 자게 내버려 두었다. 크리스토프는 어느덧 잘 어울리기 시작하는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안나의 생각에는 꽤 잘 어울렸다. 안나는 평소에 자주 입는 부드러운 색상의 옷을 골랐다. 봄인지 겨울인지 모를 어느 날씨에 햇빛은 점점 따사로워지고 있었고 얇은 재킷을 드레스 위에 입었다.

"지금 시작하는 거야?"

"오후에 하는 일정이었어?"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 안나는 오후에 하는 활동인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 안에만 있기에는 너무 답답했다. 문을 열고 나가 무엇이라도 하며 햇빛을 맞아야 같은 햇빛을 맞고 있을 엘사가 생각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침에 마을에 나가서 조금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아침에 만나면 더 좋을거야."

안나는 크리스토프가 웃는 것을 보고 성 밖으로 나섰다. 열린 문으로 몇 명의 아이들이 오가며 놀고 있었다. 주말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다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늦잠을 자고 있을 것이었다.

"노덜드라와 계속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

크리스토프는 안나가 어떻게 계속 엘사와 소식을 나누는지 궁금했다.

"예전부터 소식을 전해주는 새가 있었어. 한동안 노덜드라와 이야기가 끊겼었는데 이제는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새도 날아다닐 수 있어."

그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새가 날아왔다. 천천히 공중에서 한 바퀴 우아하게 돌던 새는 사뿐사뿐 내려앉아 안나 손 등에 편지를 전해주고 다시 날아갔다. 안나는 천천히 편지를 열어 읽어보았다. 가장 좋아하는 글씨체가 쓰여있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오늘은 노덜드라에 햇빛이 매우 강해서 밖에는 잘 못나가고 있어. 그래서 어느 막사 안에서 글을 쓰고 있어. 나는 요즘 가끔 너 생각이 날때면 편지를 쓰고 있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너가 보고 싶을 때가 많아. 요즘은 노덜드라에 있는 아이들이 너무 귀여운 거 있지. 같이 말을 타는 법을 알려주며 놀기도 한단다. 갑자기 국왕을 맡게한 것 같아서 미안할 때가 많아.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요즘 매일이 잠에서 막 깬 아침처럼 느껴져.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부담이 많이 되는 일이겠지만 너는 워낙 밝은 성격이어서 국왕을 하면서도 재밌게 지낼 수 있을거야. 너가 보고 싶어서 곧 아렌델에 찾아갈 생각이야.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있으렴. - 사랑을 담아, 엘사가"


엘사가 쓴 편지라는 것을 이름을 읽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늘 그렇듯이 날 사랑한다는 말과 기분 좋은 말들이 가득했다. 안나는 답장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바로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아 편지지를 무릎에 대고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언니가 곧 온다니까 나도 설레! 오늘 나는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마을에 나와있어. 나와 있는데 마침 언니 편지가 와서 답장을 바로 쓰는 중이야. 언제 올거야? 일주일 안에? 내일? 빨리 오면 좋겠다. 마침 오늘도 언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거든. 가끔은 언니가 원한다는 걸 알지만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너무 자기중심적이지? 그래도 언니가 보고 싶어서 그래. 올 때 꼭 다시 편지 보내줘. 국왕은 정말 나랑 잘 맞아. 사실 이렇게 재밌는 일이 드물 정도야. 언니가 국왕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는 걸 알아. 노덜드라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언니가 기뻐. 그럼 곧 보자! 안녕! - 더 많은 사랑을 담아, 안나가"


"언니가 어떻게 읽을까?"

"정말 좋아할 것 같아. 곧 오신다니 보고 싶어했는데 볼 수 있겠다."

"언니를 보는 날이 가장 설레."

안나는 편지를 다시 새에게 건네주며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새는 천천히 노덜드라가 있는 북쪽을 향해 날아갔다. 엘사도 조금 뒤면 새가 금방 다시 오는 것을 볼 것이다. 자신이 금방 답장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엘사가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안나는 소리내어 웃었다. 지나가던 아이들이 재밌는지 안나를 따라 웃었다. 안나는 언제쯤 다시 엘사로부터 답장이 올지 기다리며 마을을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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