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

벨은 무표정하게 아이들의 대장인 마냥 서있는 노덜드라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벨은 지금 껏 그들의 행동에 반응해주지를 않았는데, 이번 만큼은 못 넘어가겠다고 생각 한 것이다.

“…못… 못하겠는데? 너.. 너는 저주받은 녀석이 잖아!”

“내가 무슨 저주를 받았는데?”

“…그건… 우리 어머니가….”

벨은 그의 대답을 듣지 않고 옆에 있던 아이들을 쳐다봤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에게도 말했다.

“너희들도 사과해.”

벨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자신에게 사과하라며 차갑게 말했고, 벨의 푸른 눈동자를 마주친 어린 여자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으아아앙! 저주받은 녀석이랑 눈 마주쳤어! 나 죽기 싫어요, 엄마! 으아아앙!”

아이의 울음소리에 노덜드라 주민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다.

주민들은 그저 혀차는 소리를 하며 벨을 손가락질 했다. ‘저주받은 것도 모자라 애들까지 괴롭힌다.’며 말이다.

벨은 그저 그런 그들의 반응에 익숙하다는 듯, 괜찮다는 듯,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가 책을 읽었다.

하지만 그의 눈가로는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모든 것은 아토할란의 뜻일 뿐…”

벨은 눈물을 훔치며, 혼자 중얼거렸다.

“뭐야 벨! 얼굴이 왜이래!”

의문의 여성의 목소리. 벨의 유일한 친구 ‘한’이었다. 그녀는 벨의 이마가 어디에 맞은 듯 살짝 찢어져 있는 것을 보며 말했다.

애써 참고있던 벨의 감정은 ‘한’의 얼굴을 마주함과 동시에 터져버렸다. 그저 벨은 ‘한’의 품속에서 끄윽거리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한’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벨을 토닥여줬다.

“벨? 좀 진정됐어?”

“…응….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