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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불완전 단편] 바람에게 남겨진, 기억 [1]

H.Pro.O.D.G.A.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5 12:40:56
조회 204 추천 15 댓글 7

  <<들어가며>>

  이번 편은 저번에 말했던대로 겨울왕국 2 에필로그 장면을 게일의 시점+상상력 가미해서 쓴 거야. 부족하지만 많이 읽어줘.



  <<본문>>

  [[1]]


  모든 일이 끝나고 3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다시 평화롭고, 풍요로워진 노베리트 평원 위를 날아갔다. 3주하고도 더 전에 깨어났을 땐 무언가 무겁게 느껴지던 공기가 지금은 모든 기운을 가로막은 결계가 사라져서인지, 아니면 노벨린 지역에 갇힌 4 정령들에게 걸렸던 저주가 풀려서 마음이 편안해져서인지는 몰라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런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며 자유로운 새처럼 하늘을 날아갔다.


  "게일님!"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나는 밑을 바라보았다. 노덜드라 보레안 일족의 어린 소녀, 라이안이었다.


  라이안은 내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옐레나의 사촌 동생의 딸인 라이안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농삿일을 하고 있는 어른들 사이를 마치 조그마한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다녔다.


  나는 조심스레 새의 모습으로 변해 라이안의 손가락 위에 앉았다. 땋은 머리의 귀여운 보레안 일족 소녀는 내게 웃으며 물었다.


  "게일님, 또 아렌델 가세요?"


  새의 모습이 된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라이안은 뭔가 기대한 반응을 받았다는 듯,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 잘됐다. 그러면 제 부탁 좀 들어주실수 있으세요?"


  나는 의아함의 표시로 고개를 갸웃했다. 라이안은 때묻지 않은 얼굴로 배시시 웃으며 어디론가로 뛰어갔다. 나는 나무 위에 올라가 조그마한 소녀가 자신의 집으로 뛰어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또 아렌델에 가는 건가요?"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내게 잔잔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성인 여성보다 조금 작은 키의 여성이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땅의 정령, 네이르였다.


  "네."

  "하루가 멀다하고 아렌델에 가면 힘들지 않나요? 짧지 않은 거리인데."


  네이르가 잔잔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넬란의 부탁이 있어서요."

  "부탁이요?"


  네이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넬란의 부탁이라니, 의외로군요. 아넬란 엘사는 당신에게 수고를 끼칠까 걱정스러워서 잘 부탁하지 않지 않던가요?"


  네이르가 조심스레 물었다. 나는 살짝 웃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그렇긴 하죠. 그래서 아넬란 엘사가 직접 가려고 했는데, 제가 가겠다고 했어요. 노크도 그렇고, 엘사도 요즘 노벨린 지역 이곳저곳을 순찰하느라 힘드니까요."

  "그렇군요."

  "그리고…. 그만큼 즐거운 추억을 들고 오니까, 괜찮아요."


  내가 잠시 뜸을 들였다 말했다. 네이르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아넬란 말이군요."


  네이르가 말했다. 살짝 짓궂은 느낌이었다. 나는 흐릿하게 웃었다.


  "당신께서도 한번 보지 않았나요? 또 다른 아넬란."

  "물론이죠. 먼 발치에서 봤지만요."


  네이르의 목소리가 흐릿했다. 나는 네이르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네이르, 그 일이 아직도 마음에… 걸리시는 모양이군요."


  네이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저주가 풀리기 전, 네이르는 우리 4 정령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아토할란의 저주를 받았다. 네이르는 본래의 아름다운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이성까지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네이르는 그저 소리와 마법의 힘만 느끼면서 폭주하는, 노벨린 지역에 갇힌 보레안 일족과 아렌델 생존 군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그것만으로도 정령으로서 좋지 않았을테지만, 네이르는 또 다른 아넬란, 안나를 죽게 만들 뻔하기까지 했다. 안나는 자신들의 할아버지가 남긴 죄를 청산하기 위해 할아버지 루나드가 만든 댐을 부수려 네이르와 바위거인들을 깨웠는데, 그 과정에서 안나는 숱하게 죽을 뻔 했었다. 안나의 연인이자 지금은 아렌델의 국서인 크리스토프라는 남자와, 아렌델의 충실한 군인 루트비히 레베레히트 매티어스 중위가 아니었다면, 안나는 그 댐의 격류에 휘말려 죽을 뻔했었다.


  그것 때문에, 네이르는 저주가 풀리고 아름다운 원래 모습을 되찾아서도 안나에게는 물론, 엘사에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노베리트 평원에 은둔하며 지내고 있었다.


  엘사는 그에 대해서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 주마다 한번씩, 하엘루덴의 의장이 된 엘사는 하엘루덴을 열어서 4 정령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지만, 네이르는 정중히 참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노베리트 평원에서 스스로 만든 귀양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나는 네이르를 바라보았다. 땅의 정령의 얼굴에 깊은 시름이 깃들어 있었다.


  "안나는 당신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조심스럽게 네이르에게 말했다. 네이르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네이르에게 조심스럽게, 하지만 사실을 이야기해주었다.


  "저번에 아렌델에 갔을 때, 안나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노덜드라족의 영토에 여러번 방문했는데도 당신을 뵙지 못했는데, 걱정된다고 그러더군요."


  네이르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조금 긴장한 얼굴로 조심스레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그렇게 말하더군요. 혹시라도 자신이 죽을 뻔해서 그런거였다면… 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말아달라고. 정말 괜찮으니까, 자신한테든 자신의 언니한테든 모습을 숨기지는 말아달라고 그러더군요."


  내 말에 네이르의 얼굴에 희미한 파동이 일었다. 거의 무표정한 네이르의 얼굴에 희미한 감정이 조금씩 일렁이면서 입술이 조금씩 달싹였다. 나는 긴장한 표정으로 네이르의 이야기를 기다렸다.


  "게일님!"


  네이르가 입을 열기 전, 라이안이 내게 달려왔다.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놀란 네이르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나는 조금 안타까움을 느끼며 라이안을 바라보았다.


  라이안의 조그마한 손에는 나무로 투박하게 깎은 조각상이 있었다.


  "이거, 올라프에게 전해주실 수 있으세요?"


  나는 라이안이 내 앞에 놓은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라이안이 만든 것은 바로 나무로 깎은 눈사람 인형이었다. 라이안은 조금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올라프한테 주기로 했는데, 제가 깜빡했거든요. 죄송하지만, 전해주시겠어요?"


  나는 올라프 인형을 바라보았다. 조금 투박한 감이 있긴 해도, 꽤 귀엽게 생긴 인형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모습을 본 라이안은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 굉장히 순박하게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부탁 드릴게요, 게일님!"

  "라이안, 이제 그만 엄마 좀 도와주렴!"


  라이안이 더 말하려는 순간, 라이안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우리들의 귓가에 들려왔다. 라이안은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게일님, 저 먼저 일해봐야 돼서 가볼게요. 꼭, 올라프한테 전해주세요, 아셨죠?"


  라이안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 반응을 보기도 전에 쏜살같이 달려갔다.


  나는 다시 올라프 인형을 바라보았다. 조금전 봤을 때와는 다르게 무언가 잘 만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조심스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는 주위를 조심스레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 보레안 일족은 그리 신경을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나는 다행이라고 느꼈다. 물론, 정령들은 모두 아넬란인 엘사와 안나 자매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모습과 정령 본연의 속성, 그리고 그 외의 원하는 한 가지 모습으로 자유자재 변신이 가능했고, 약간 장난꾸러기 기질이 있었던 브루니 덕분에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변신할 때마다 최대한 조심하려 애썼다.


  나는 두 손으로 조심스레 들었다. 머릿속에 처음에 노벨린 숲에 들어왔을 때 본 노래를 부르던 장난꾸러기 꼬마 눈사람이 생각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내 옷 주머니에 집어넣은 후, 눈을 살짝 감고 몸을 천천히 띄워, 새로 변신해 아렌델을 향해 날아갔다.


  <<후기>>

  여기가 끝이 아닌데,


  다음이 생각이 안 나 시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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