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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안녕 안나 안녕 엘사-6

라임어렌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05 08: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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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 제 필력으로 글 써내리기가 너무 힘듭니다.



--------------------------------------





- 아렌델 성, 대전당



"허허, 크리스 대사.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죠?"


"네, 정말 아찔한 순간이였습니다. 하하하"


고풍스런 레드 카펫 위로 흰색 천이 덮힌 원형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있다.

테이블엔 30종류의 세계 각종 디저트와 비싸보이는 와인, 샴페인, 과실주들이 놓여져 있고

사람들은 자기 입 맛에 맞는 주류를 따른 술잔을 부딪히며 화기애애 대화를 나누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모두들 좋아하는 걸 보니 파티는 성공적이네. 그 나쁜놈만 없다면 말야."


안나는 야심차게 준비한 파티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했다.

물론, 이 자리에 한스가 포함 돼있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스가 올 줄은 몰랐어. 그런 잘못을 저질러놓고,"


엘사는 한스에 대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자기 말로 우리한테 사죄하기 위해서 왔다 하는데 그 입을 어떻게 믿냐고, 진심이라도 난 용서하기 힘들어."


"그렇지..."


안나는 한스에게 강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누구보다 한스로부터 직접적인 큰 상처를 받았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엘사는 안나와 반대로 한스가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 왔다면, 정말 진실된 참회를 했다면

비록 지우기 힘든 죄목일지라도 결과는 좋게 끝났으니까 과거는 과거로 묻어둔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도 안나가 한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였다.

옆에서 크리스토프는 침묵을 일관했다.


세 사람은 대전당의 메인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안나는 앞에 놓인 와인잔을 들고 티스푼을 팅기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땡- 땡-]


"여러분. 제가 준비한 파티는 어떤가요?"


"하하, 여왕님의 노력과 안목이 돋보이는 파티입니다. 맘에 쏙 드는군요!"


유라피스 왕국의 크리스 대사는 와인잔을 높이 치켜올리며 안나 여왕에게 극찬을 보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맘에 안드시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럼 모두 잔을 들고 건배하죠. 건배사는 음...... 평화입니다!"


사람들은 빈 유리잔에 평화를 뜻하는 와인을 따르고 건배 할 준비를 했다.








- 아렌델 성 내부 광장, 성문


굳게 닫혀있는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이 루나드를 재차 막아서며 신분을 묻는다.


"누구십니까?"


"하..."


루나드는 한숨을 내뱉으며 경비병을 싸늘하게 응시했다.

34년을 건너뛴 몸이니 이들이 나를 못 알아보는 건 당연지사였지만

그래도 위대한 왕인 자신을 계속 막아서는 태도에 실증이 나기 시작한 루나드였다.


"아렌델의 선왕 루나드다."


경비병은 5초동안 루나드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그림속에서 봐온,

정말 과거에 죽은 선왕인 걸 깨닫곤 동공이 확장되면서 손이 덜덜 떨려왔다.


"문을 열어라. 그리고 아그나르한테 알리도록. 죽은줄 알았던 아비가 살아서 돌아왔다고."


닫혀 있는 성문이 열리고 루나드가 들어섰다.

경비병은 발에 불똥이 떨어진 말처럼 루나드를 앞질러 먼저 대전당으로 뛰어갔다.








- 아렌델 성, 대전당


"그럼 하나, 둘, 셋하면 평화입니다."


"하나"


"둘"


"여왕님----!!!!!!!!!!!!!!!!!!!!!"


성문을 지키던 경비병이 뛰어와 건배사를 외쳐려던 안나의 입을 틀어막았다.

긴박함이 묻어나는 경비병의 목소리는 대전당의 공간을 가득 채우다 못해 메아리까지 들릴 지경이였다.

모든 사람들은 와인이 가득찬 술잔을 손에 든채 빙하기가 찾아온 것 마냥 꽁꽁 얼어붙었다.

침묵 속에서 수십명의 시선이 경비병을 향해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안나는 경비병을 보며 뭔가 큰 일이 발생했음을 느꼈다.

숨을 고른 경비병이 매마른 입술을 힘겹게 떼며 여왕에게 고했다.


"선왕,,,, 선왕인 루나드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안나, 엘사, 크리스토프, 매티어스, 카이등 루나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머리에 망치라도 맞은 듯 정신이 띵했다.

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경비병이, 그것도 중요한 파티, 귀빈이 다 모인 자리에서 절대로 거짓 따위를 고할리는 없었다.


안나와 엘사의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렸다.

이때 경비병 뒤에서 나타난 검은 그림자가 경비병 어깨에 손을 얹으며 가려진 실체를 드러냈다.


"무슨 축제를 하고 있었나보군. 이럴줄 알았다면 마을에 들려서 한껏 차려입고 올텐데."


엘사와 안나는 들고 있던 술잔을 땅에 떨어트렸다.

유리공예 장인이 만든 왕실 술잔이 바닥에 닿자 쨍그랑 소리와 함께 볼품 없는 유리 파편으로 바뀌었다.

레드카펫에 쏟아진 와인은 짙은 핏빛으로 번졌다.


"루.. 루나드..."


엘사와 안나는 살아있는 루나드를 보고 그 어떤 생각이나 말 따위를 떠올릴 수 없었다.

이건 크리스토프, 매티어스, 카이 등 루나드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사항이였다.

이들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구나, 내가 악몽을 꾸고 있구나, 현실이 아니구나하며 연신 헛다리만 짚을 뿐이였다.



"눈꽃 크리스탈 그리고,,, 네 녀석. 키킥"

스왈로우는 엘사와 크리스토프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흠.. 재밌게 즐기던 파티가 아니였나? 아- 그렇지. 34년이란 시간이 익숙치 않아서 계속 까먹는단 말이야. 그래. 난 신경쓰지 말고 다들 하던거 마저하라고. 그런데 내 아들은 어딨나? 아렌델의 왕 아그나르 말야."


루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요함이 흐르는 대전당에서 아그나르를 찾았다.


"정말.. 정말... 루나드님이 맞습니까..?"


매티어스가 천천히 다가와 루나드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외국 땅에서 자국민을 만난 듯, 처음으로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된 루나드는 반가움에 매티어스를 꽉 안았다.


"매티어스! 자네 아직 살아있었구만! 하하하. 맞네. 내가 돌아왔네. 근데 우리 아들 얼굴부터 빨리 보고 싶구만. 아그나르는 어디에 있나?"


루나드는 양손으로 매티어스의 어깨를 잡으며 기대찬 표정으로 물었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매티어스는 당장이라도 정신의 끈을 놓을 거 같았다.


"아그나르님은... 돌아가셨습니다..."


루나드는 얼빠진 표정으로 매티어스를 바라봤다.


"아그나르가 죽었다고...? 대체... 이유가 무엇이냐.. 그럼 지금의 왕은 누구지..?"


매티어스는 공손히 안나 여왕님을 가리켰다.

루나드는 매티어스의 손이 가리키고 있는 대전당의 메인 무대를 쳐다봤다.

그곳엔 티아라를 쓴 앳되 보이는 여성, 안나가 서있었다.


"여왕,,, 아그나르의 딸이란건가."


기대란 벽돌로 높게 쌓아올렸던 루나드의 탑이 와르르 무너져내렸다.

강한 충격을 받은 루나드는 머리를 부여잡고 휘청했다.

매티어스는 쓰러질뻔한 루나드를 부축했다.


"하... 매티어스. 난 좀 쉬어야겠네. 오늘 많은 일을 겪었는데,,, 아그나르가 죽었다니,,, 게다가 아들이 아닌 딸까지,, 머리가 터질 거 같구만.. 나를 방에 데려다 주겠나?"


매티어스는 모든 걸 잃은 듯한 루나드를 부축하며 방으로 모셔갔다.

루나드가 빠져나간 대전당은 잠시동안 고요한 침묵을 이어갔고 파티가 활기를 되찾기까진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 틈에서 로베르트 후작은 루나드를 자신과 비슷한 동류라는 느낌을 받았고

한스는 구석에서 위화감이 감도는 이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는 대전당을 급하게 빠져나왔다.





- 안나의 방


[쿵-]


엘사는 안나의 방문을 닫았다.


"언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안나는 침대에 걸터 앉아 벌벌 떠는 몸을 붙들며 엘사를 불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두려움에 그녀의 손은 수전증처럼 떨리고 있었고 눈의 초점은 방향을 잃어갔다.

크리스토프는 안나의 손을 꼭 잡고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말도 안돼. 루나드가 살아있어.. 분명,, 할아버지는 옛날에 죽었다고, 아토할란에서 잊혀진 기억을 통해 확인까지 했어,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엘사는 토끼 같은 앞니로 손톱을 물어 뜯으면서 안나의 방을 빙빙 맴돌았다.

그녀의 이마에선 땀방울이 콧등을 타고 내려왔다.



[똑똑-]


매티어스가 안나의 방문을 노크하며 들어왔다.

원래는 들어오라는 명령을 듣기 전까진 입장할 수 없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절차는 알아서 생략했다.


"매티어스! 할아버지는 어떻게 됐죠?"


신경이 잔뜩 예민한 엘사는 매티어스에게 물었다.


"생전에 쓰시던 방에 모셔서 침대에 눕혀드렸습니다. 큰 충격을 받으셨는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지셨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알고 계신가요?"


"저희도 몰라요.. 할아버지는 분명 돌아가셨습니다. 이건 명백한 사실. 나중에 깨어나면 어떻게 된건지 직접 들어봐야겠네요.."


네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건 루나드가 살아 돌아온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한스에 이어 루나드,,, 엄밀하게 말해선 한스의 존재는 새발의 피일만큼 루나드의 등장이 너무나 큰 충격이였다.

그렇다고 한스, 루나드 등장에 연연해봤자 앞의 일만 그르칠뿐 달라지는 건 없었기에

넷은 최대한 동요하지 않고 차분한 맘을 유지한채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기를 약속했다.


루나드의 생환 소식은 마을까지 퍼져나갔다.






- 북쪽산 오큰네 잡화점


여왕의 쪽지를 소지한 아렌델 병사가 오큰네 가게에 도착했다.

병사는 말에서 내려 열심히 달려준 말의 머리를 쓰다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딸랑-]


"어서오세요~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오큰네 잡화점입니다."


오큰은 자신이 만든 특제 개구리 크림과 특제 올리브 젓갈을 손님 눈에 잘 보이게끔 카운터에 피팅했다.


"아.. 저는 안나 여왕님의 쪽지만 전달하기로 해서,,"


병사는 오큰에게 안나의 쪽지를 건낸 뒤 다시 아렌델로 돌아갔다.

오큰은 병사가 건네준 쪽지를 연인의 것처럼 두근거리는 맘으로 펼쳤다.


// 안나의 쪽지

// 오큰, 20일까지 구기자 열매 10kg을 준비해주시겠어요?

//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준비해주셔야 돼요! 제 생일의 하이라이트거든요. 제가 1kg당 5,000델화에 비싸게 사주겠어요. (5,000델화의 환율은 원화로 150,000원이다.)

// 그럼 20일날, 늦어도 21일 아침까지 저희 병사님을 다시 보내서 구매하게끔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오늘이 18일인데,, 20일까지 구기자 열매를 공수 하는건 아무리 오큰이라도 무리에요!"


오큰은 탁자를 손가락으로 툭툭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본적으로 주문 상품을 공수 해오려면 최소한 3~4일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구기자 열매의 시세는 1kg당 1,000델화. 무려 5배나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야 했다.

한참을 고민 하던 오큰은 뒤에 있는 창고에 들어가 구기자 열매를 찾기 시작했다.

잠시 후 2kg의 구기자 열매를 카운터에 들고 나온 오큰.


"안나, 제가 가지고 있는 구기자 열매에요. 2kg 밖에 못 팔아서 오큰은 너무 아쉽네요. 힝.."





그렇게 6월 18일이 지나갔다.






- 엘사의 방, 안나의 꿈 (6월 19일)


정신 없는 하루에 지친 안나는 엘사랑 같이 잠을 잤다.



"엘사! 크리스토프! 모두 어디있는거야... 무서워,, 그리고 외로워.."


어두컴컴한 공간에 홀로 남겨진 안나,

끝이 없는 어둠을 한참이나 방황하던 안나는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엘사, 크리스토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채 죽어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부러진 검과 함께, 엘사는 양 손바닥에 얼음 파편이 박혀있었다.

자신의 발 밑은 피로 물들어 있는 발자국이 걸어온 길을 따라 선명하게 나있었다.


안나는 싸늘하게 죽어있는 엘사를 끌어안으며 울부짖었다.

그녀의 애타게 우는 울음 소리가 꿈속에선 들리지 않았다.


"불쌍한 것, 이게 다 그녀석 때문이지. 예정대로면 너에게까지 미치지 않았을 운명인데.. 원망하고.. 또 원망하라고.. 넌 잘못이 없는 착한 아이란다."


스왈로우가 꿈속에 나타나 서럽게 우는 안나를 위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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