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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끝까지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다행이다' 였습니다.
이 비극이 하나의 악몽이었다는 것이,
그리고 크리스토프가 더 이상 마음앓이를 안 해도 된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로 전체적으로 느낀 점입니다.
제아무리 법과 규칙이 있어도 개인의 욕망이 그것보다 우위를 점한다는 겁니다.
결국 국가도 사회도 법도 규칙도 개인의 공통된 욕망들이 모여서 형성된거라 볼 수 있으니까요.
매티어스 같은 경우는 아렌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렌델을 지킨다는 명분 하에 한스를 불러들이고 철저하게 왕가를 살해하려 합니다.
그의 눈에는 썩은 아렌델 고위 공직자와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왕이 보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일을 결국 실행으로 옮겼구요.
비뚤어진 충성심이 낳은 결과라 볼 수 있겠네요.
두 번째로는 겔다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무척 사랑합니다. 그건 좋습니다. 다만 그 사랑의 범위를 다른 이들에게도 넓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자기 아이밖에 모르는 한 어머니는 결국 여왕을 해하는 선택까지 하게 됩니다.
꼭 그랬어야만 했나 싶기도 하구요.
여기서 되짚어보자면, 매티어스는 '아렌델을 지킨다'는 정의감에 물들고,
겔다는 '자신의 아들을 위해서 복수를 한다' 정의감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경계해야 할 것은 정의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의감에 물들어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오면 좋겠지만,
그것이 비뚤어져 살인까지 저지르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하는 생각을 품었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이 하는 행동이 옳다 생각했을 겁니다. 아렌델을 위해, 아들을 위해, 이것은 옳은 일이다. 이것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 번째로 크리스토프에 대한 내용입니다.
평화로운 호수에 갑자기 운석이 떨어진다. 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만큼 그가 느꼈던 슬픔과 충격은 저로써는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한순간에 평화로운 일상이 깨지고, 부인은 가장 신뢰하던 사람에게 살해당하고,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사로잡혀 정신질환까지 생깁니다.
이걸 PTSD라 하죠.
그가 눈을 감을 때마다 안나가 살해당한 이미지가 눈앞에 나타난다는 건 정말 잔인했습니다.
거기다 한순간에 싱글대디가 된 크리스토프는 슬픔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아이를 지키고 도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등을 떠밀립니다.
아이를 돌볼 사람은 자신밖에 없고, 아내는 죽었으며, 아렌델은 빼앗겼고,
자신은 군사들을 피해 계속해서 도주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상황과,
시도때도 없이 자신을 옭아매는 PTSD까지..
정말 그의 인생 중에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힘든 시간에서도 아이를 돌보며 작은 희망과 기쁨을 발견하는 모습이 짠하더라고요.
결국 마지막엔 자신을 희생시키며, 이 비극의 막을 내립니다.
지켜냈어.
끝까지 안나 생각만 하는
순진한 바보 크리스토프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몇 마디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처럼 부모 없이 홀로 남겨진 아이는 어떻게 커 갈지 궁금하네요.
강인하게 클까요? 아니면 엘사님처럼 마음의 문을 닫고 살까요?
앞으로의 아렌델은 어떻게 될까요?
소중한 가족 2명 안나, 크리스토프를 잃은 엘사는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집권을 다시 한다 해도 이전과 같은 엘사의 아렌델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물며 정신병 안 걸린게 다행인 상태인데 말이죠..
매티어스를 처형시킨다 해도 죽은 이들은 돌아오지 않을텐데..
이제 가족은 엘사, 스벤, 올라프, 아이뿐입니다.
강인하게 이겨나갈까요?
아니면 감정에 못 이겨 무너져 내리실까요?
여운이 잔잔히 남는 작품입니다.
안 읽어보셨다면 한 번 읽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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