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은
겨울왕국 갤러리에서 연재되었던, 오리지날 [한스 나이트] 이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h5rFK
1화 2화
서던 아일랜드의 침공은 그저 작은 서막에 불과했다! 한스 나이트 이후 아렌델을 덮쳐 오는 사상 최대의 위기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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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어둠이 짙은 밤이었다. 달빛을 가리며 밤하늘 가득 낀 구름아래 칠흑으로 물든 아렌델은 낮동안의 평온하던 그것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북쪽 산에서 불어 오는 칼바람에 실려 내려온 늑대의 괴기스런 울음성은 괜시리 섬뜩한 위압감 마저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천천히 발걸음 소리를 죽여가며 왕궁 최상층부까지 도달한 엘사는 잠시 주변을 슬쩍 둘러보곤 나즈막히 심호흡을 한번 내뱉으며 창문을 열고 난간에 몸을 올렸다. 매섭게 불러오는 바람에 잠시 휘청 할 뻔 했으나 다시 중심을 잡은 엘사는 건물 외벽을 가볍게 터치하여 딱 자신의 체구에 알맞은 크기의 얼음 사다리를 만들어 냈다. 사다리의 끝이 집무실 지붕 위 까지 매끄럽게 연결된 것이 확인되자 엘사는 조심스레 그것을 타고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아... 무슨 고층 성애자에요?"
고생고생 지붕 위 까지 도달한 엘사가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내뱉은 첫 대사였다. 하필 만나는 장소를 골라도 왜 이딴 괴랄한 곳으로 선정했냐며 불만스러움을 한다발 토해놓던 엘사는 그제야 물끄러미 자신을 돌아보는 사내와 눈이 마주치자 추가로 튀어 나오려던 말문을 닫아 버렸다.
"원래 그렇게 말이 많은 타입이었나. 안나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아."
"국제적으로 쫓기는 범죄자 치곤 얼굴빛이 좋은 것 같네요. 한스."
얼굴빛이 좋다고? 사내, 아니 한스는 오랜 도피 생활로 거칠게 변해버린 자신의 얼굴을 무의식 적으로 만지곤 미간을 구겼다.
"어딜 봐서?"
"범죄자 치고 좋다는 말이에요, 누가 일반인이라나."
이년이 1년사이 뭘 잘못 주워먹었길래 이렇게 성격이 변질 된 건가 싶어 과거 아버지와의 사투로 잃은 왼쪽 눈의 몫까지 담아 열심히 오른쪽 눈알을 굴리던 한스는 문득 내가 지금 무슨 헛짓거리인가 싶어 피식 웃음을 터트리곤 정리되지 못한 채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쓰잘대 없는 농담은 이쯤하지. 농이나 주고 받으려고 내가 아렌델 한복판까지 기어 들어온게 아니니까."
아주 짧게 나마 입가에 맴돌던 웃음기를 싹 지워버린 한스는 다시 차갑게 가라 앉은 표정을 유지하며 2절까지 이어가려던 엘사의 다음 패턴을 사전에 차단했다. 엘사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의 항의를 날리는 듯 했지만 한스는 단호했다.
"동쪽 대륙이 시끄럽다는 거 알고 있나."
"오늘 낮에 안그래도 정보부에서 그 관련 내용이 올라 왔더라고요."
"잘 전달됐나 보군."
"무슨 소리에요."
"그거 내가 입수해서 흘린 정보거든. 조만간 코로나 왕국과 서던 측에도 흘러 들어 갈거야."
"당신이 무슨 국가 정보원이에요? 뭐하러 그런 일을..."
엘사가 말을 끝맺기 전 끊으며 한스는 품속에서 무언가 쓰여진 종이 한장을 꺼내 들었다.
"뭐에요."
"요즘 한창 저 멀리 동쪽에서 핫 이슈인 러센 제국군이 주고 받던 암호 전문. 일단 해독은 대충 했다만."
"설마 그 먼곳까지 갔다 왔었다고요?"
놀란 기색을 보이며 한스가 내민 종이를 받아 든 엘사는 막상 별 내용이 없자 아리송한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동안 종이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게 뭐 어쨌단... 어?"
아무리 들여다 봐도 잘 모르겠는지 이게 뭐가 어떻다는 거냐며 질문을 던지려 한스를 향해 시선을 올렸지만 막상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자 엘사는 허탈한 표정과 함께 벙찔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일국의 여왕을 야심한 밤중에 왕궁 지붕 꼭대기 까지 불러내 놓고 한다는 게 고작 종이 한장 던져 주고 말도 없이 제 갈길 가버리는 것이 남자 새끼가 할 짓이냐며 버럭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저 아래 순찰을 돌고 있는 근위병들을 본 엘사는 부글거리는 속내를 잡아 누르곤 올라 왔던 사다리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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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가 직접 모습까지 드러낼 정도면 그냥 대충 넘길 일은 아니란 건데...'
이른 시간부터 집무실에 앉아 겔다가 가져다 준 아침 식사를 우물 거리는 엘사의 다른 한 손엔 전날 정보부에서 올라온 동부 대륙 관련 내용을 포함한 그 외 추가인 자료들이 가득 했다. 그나마 가장 최근의 것부터 아주 오랜 예전의 것까지 가릴 것 없이 가져다 놓고 보니 그 분량이 제법 상당했다.
"그나마 최근게 한세기 전 거라니."
공식적으로 동부 대륙 국가와 교류 했던 기록 중 가장 근례의 것을 뒤적거리던 엘사는 찾아낸 자료에 찍혀 있는 년도를 보곤 약간 놀란 반응과 함께 잠시 식사를 멈췄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한세기가 지나도록 공식적인 교류가 끊긴 것인가 라는 의문감이 떠오르자 자료들을 뒤적거리는 엘사의 손길이 점점 빨라졌다.
동부 대륙의 역사, 전쟁... 러센 제국... 오르칼 왕국, 동부 연합.
이것저것 들여다 보고 소실된 내용을 보강해 가며 대략 파악 한 결과 엘사가 건진 내용은 이러했다.
과거 부터 동부 대륙엔 현재의 러센 제국을 포함한 5개 왕국이 존재 하였으며 서부 대륙과 동부 대륙 사이에 난 험준한 산맥으로 인해 서로간의 별다른 접촉 없었으나 400백 년 전 코로나 왕국 출신의 한 탐험가에 의해 동부 대륙과의 공식적인 첫 접촉이 이루어 졌고 이를 시작으로 서부와 동부간의 교류가 한동안 이어졌지만 서부 대륙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던 러센 제국과 공교롭게도 서부 대륙으로 진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목을 끼고 있던 오르칼 왕국간의 충돌이 발생하며 전쟁이 일어난 것을 원인으로 두 대륙간의 공식 교류가 끊겨 버렸다는 것. 그리고 교류 단절을 일어나게 만든 전쟁이 바로 한세기 전 일이었다.
'하지만 정보부에서 올라온 것에 의하면 현재 오르칼은 러센에 수도를 내준 이후 사실상 붕괴 상태, 그렇다는 건...'
엘사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 졌다. 백년간 러센의 앞길을 막고 있던 오르칼의 붕괴는 곧 예전부터 서부 대륙을 노리던 러센에게 막혀 있던 길이 열렸음을 의미하는 바였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엘사는 지난 밤 한스가 전해 준 종이 쪼가리를 다시 펼쳤고 거기엔 단 두 글자 만이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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