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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나이트2 : 오큰 무쌍8. txt

트리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3.25 07: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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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겨울왕국 갤러리에서 연재되었던, 오리지날 [한스 나이트] 이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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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Jc3vN


1화 2화 3화 4화 5화 6화 7화



서던 아일랜드의 침공은 그저 작은 서막에 불과했다! 한스 나이트 이후 아렌델을 덮쳐 오는 사상 최대의 위기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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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을 패다 문득 고갤 든 오큰은 산등선 너머로 불쑥 튀어나와 이쪽 방향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스벤과 크리스토프를 보자 지금 자신이 뭘 잘못봤나 싶어 몇번이고 두눈을 비비고 뜨고를 반복했다. 자신의 상점에 들렀다 출발한지 불과 5일만에 끌고 갔던 썰매는 어디다가 내팽겨 쳤는지 맨몸으로 돌아오고 있는 크리스토프를 쳐다보던 오큰은 거리가 가까워질 무렵 녀석의 왠지모를 심각한 표정에 뭔가 좋지 못한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크리스토프! 어딜 그렇게...."


오큰이 손을 흔들며 녀석을 불렀으나 크리스토프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자신의 인사를 무시하며 오두막을 지나 곧장 아렌델 시가지를 향해 달려들어가는 뒷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오큰은 뻘쭘한지 흔들던 손을 내리며 헛기침과 함께 돌아서다 그자리에서 우뚝 멈췄다. 희미하긴 했지만 예민한 오큰의 후각은 정확히 코끝을 스쳐 지나간 비릿함을 놓치지 않고 잡아 냈다. 


과거 질리도록 경험 했던 냄세다.


"피냄세 잖아...?!"


#


"어 잠깐 저거..."


왕성 성곽 위에서 경비를 서던 근위 병사는 저 멀리 시가지를 지나 왕성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오고 있는 스벤과 크리스토프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적어도 이번엔 한달짜리 일거리라며 출발했던 크리스토프가 겨우 몇일만에 나타난 것에 대한 의문도 잠시 당장 성문을 열라는 다급한 외침에 근위병들의 움직임은 가빠졌다.


육중한 성문이 굉음을 내며 열리기 무섭게 채 완전히 열리지도 않는 그 틈을 순식간에 돌파한 스벤과 크리스토프는 제지하려는 수비대장을 재껴 넘기곤 곧장 왕성 내로 뛰어 들었다. 워낙 한순간 일어난 일이라 아무도 그 앞을 막아서지 못했고 요란스럽게 내부로 들어선 그는 눈앞에 들어온 카이를 보자마자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폐하는! 여왕 폐하는 어디계십니까."


"이보게 크리스토프! 진정하게 대체 왜 이러나 놓고 좀 말해!!"


"회의 중이십니까? 아니면 어디 나가셨습니까?!"


"진정 하래도!!! 으흠 흠... 집무실에 계시네. 근데, 그보다 자네 몰골... 어어 임마!!!"


우왁스럽게 잡혀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카이가 집무실 방향을 가리키자 크리스토프는 고맙다는 말을 던지듯 내뱉곤 전력으로 계단을 뛰어 올랐다. 눈폭풍을 뚫고 쉼없이 달려오느라 차마 그냥 봐주기 힘들 만큼 몰골이 엉망진창이였고 이꼴을 본 엘사가 한소리 할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크리스토프는 그런 것 따윈 아무래도 좋았다. 


"당장 멈춰! 여기가 어디라고 막 뛰어다니는 건가!! 아무리 자네라도...."


"시끄럽고 비켜요. 여왕님을... 엘사를 만나야해!!"


집무실 바로 앞에서 근위병과 맞닥뜨린 크리스토프는 자신을 제지하려는 그들을 뚫고 나아가려 했지만 여기까지 전력으로 오느라 지친 몸은 자신을 제압하는 근위병들의 억센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어딘가 반쯤 정신이 나간 것 마냥 고래고래 소리치며 발버둥치는 그를 일단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판단한 근위병들은 녀석을 그대로 끌고 나가려 했다.


"무슨 일이죠."


다행스럽게도 타이밍 좋네 집무실 내부에서 날아든 엘사의 물음에 근위병들은 움직임을 멈췄다. 


"예 폐하. 크리스토프 경이 왔는데 좀 소란을 피우는 터라...."


"엘사!! 문 좀 열어봐요!!!"


"아니, 이봐 지금 어디라고 함부로 여왕 폐하의 존함을?!!!"


근위병이 더는 못봐주겠다며 당장 끌어내려 했으나 바로 그때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어... 크리스토프! 맙소사 이게 무슨 꼴이에요."


마침 집무실에 놀러와 엘사와 수다를 떨던 안나가 뛰어 나와 크리스토프의 형색을 보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에게 달려왔다. 


"피... 피잖아! 이게 대체...."


황급히 크리스토프를 부축하던 안나는 그의 옷 여기저기에 묻어 있는 핏자국을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피라는 소리에 뒤따라 나왔던 엘사 역시 그 꼴을 보곤 심각하게 표정이 굳어버렸다.


"괜찮아요 안나. 그거 내 피 아니니까. 아오... 거긴 내 피... 상처난 곳이에요."


안나가 팔을 잡자 고통스런 비명을 내지르며 반쯤 주저 앉을 뻔한 크리스토프는 차오르는 숨을 힘겹게 가다듬으며 굳어 있는 엘사를 향해 시선을 올렸다. 


"엘사... 큰일 났어요..."


"일단 안으로 들어와서 이야기하죠."


안나의 도움으로 집무실 안까지 들어온 크리스토프는 거의 쓰러지 듯 바닥에 주저 앉았다. 모든 기력을 다 소모한 채 헐떡거리는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안나의 눈망울엔 어느덧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방금 문 밖에서 너무 놀라 자세히 살피지 못했었지만 막상 이렇게 놓고 보니 몸 여기저기에 난 상처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온 까닥이었다. 

한스의 도움으로 당장의 위기를 모면 하긴 했지만 도망치는 와중 미리 길목을 선점 하고 있던 또 다른 괴한들과 마주한 크리스토프가 아무런 피해도 없이 그곳을 벗어나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결국 치열한 사투 끝에 이렇게 온몸 한가득 상처를 입은 뒤에야 간신히 달아 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걸...."


옷 속에 품고 있던 작은 서신 뭉치를 꺼낸 크리스토프는 그것을 엘사에게 건냈다. 지금까지의 모든 죽을 고생이 결국 저 작은 서신 하나를 전하기 위한 것이리라.


"당신에게 전하라 했습니다."


"누가?"


"한스...."


한스라는 말에 엘사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정작 그 이름에 더 큰 반응을 보인 건 엘사가 아닌 안나였다. 


"방금 뭐라고요 크리스토프?! 한스라뇨? 그 빌어먹은 자식이 또 무슨 짓이라도 저질렀나요! 설마 당신을 이렇게 만든게...."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반 초죽음 상태로 만든 것이 한스라고 오해한 안나가 끓어 오르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부르르 몸을 떨자 크리스토프는 그런 안나를 끌어 안으며 진정시켰다.


"안나... 그런게 아니라..."


"크리스토프!"


한스가 그런 것이 아니라 말하려던 크리스토프는 그 순간 자신의 말을 딱 잘라 끊어 버리며 날아드는 엘사의 무게 실린 음성에 눌려 그만 저도 모르게 입이 닫혀 버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엘사는 자신이 안나에게 이 이상 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 했다. 


"안나, 잠시만 나가 있어. 크리스토프와 단 둘이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뭐라고 언니? 크리스토프를 봐! 당장 쓰러져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다쳤단 말이야. 대체 환자를 데리고 무슨 말을...."


"안나!.... 제발."


평소에 알던 언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차갑고도 묵직히 가라 앉은 그것에선 제왕의 위엄이 서려 있었다. 엘사의 의도는 그게 아닐지 몰랐지만 적어도 안나가 느끼기엔 그랬다.


"알았어... 언니."


풀죽은 얼굴로 힘없이 돌아 나가는 동생을 바라보는 엘사의 눈빛엔 괜한 미안함이 어려 있는 듯 했으나 안나가 나가고 난 뒤 크리스토프를 향했을 땐 원래의 냉철함 만이 감돌았다.


"자 이제 말해봐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러센의 침공이 시작됐다 했어요. 대체 그게 무슨 소리인지 나로썬 알 길이 없지만 그렇게 말하면 알거라면서... 그러면서 그걸 전하라고..."


"한스가 말인가요?"


"예... 그리고 사실 죽을 뻔 한 절 구해준 것도 한스였어요."


엘사는 곧장 묶여 있는 끈을 풀어 내곤 서신을 펼쳤고 거기엔 한스가 고생 끝에 모았을 수많은 중요 정보들이 가득했다. 


이 작은 종이에 적을 글 몇자를 위해 얼마나 수없이 많은 사선을 넘나 들었을까. 대체 안나가 뭐라고 자신의 조국 서던 아일랜드를 배반 한 것도 모자라 이렇게 까지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 넣으며 희생한단 말인가.


"엘사...."


"....."


"엘사!..."


바보들도 안할 미련한 짓을 자처하는 한스에 대한 안타까움에 솟구치는 감정을 제어하느라 한동안 아무 말도 없던 엘사는 크리스토프가 몇번을 부르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 온 듯 반응했다.


"왜 그래요 크리스토프."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겁니까? 아니, 분명히 있어요."


"............."


엘사가 말없이 우두커니 있기만 하자 크리스토프는 확신한 듯 힘주어 말했다. 무언가 있다. 분명!


"안나를 내보낸 것도 사실 그 때문이 아닙니까. 말해줘요... 원래 제가 알고 있던 것이 진짜였다면 한스가 그 때 날 구했을리가 없어요. 당신은 진실을 알고 있는 거죠?"


어떻게 해야 할까. 크리스토프의 눈빛을 보니 어물쩍 넘기기엔 이미 너무 늦은 듯했다. 


"크리스토프...."


속에서 격하게 일어나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과 힘겨운 실랑이 끝에 기어이 결심한 듯 마침내 엘사의 입이 무겁게 열렸다. 


"대신 절대 안나에겐 말하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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