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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03 0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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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게 감칠맛을 설명해보라고 했다. 이미 정해진 답을 비교하며 원을 치고 있던 게 적잖이 무료한 모양이었다. 그는 나를 괴롭히는 일에 특화된 사람이라 내가 쉽게 답하지 못할 부분에 대해서만 질문하고 설명을 요구했다.

감칠맛. 종종 썼지만 설명해보진 않았었는데 막상 풀어내려 하니 공책에 한 글자도 적지 못했다. 세상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받아들여지는 게 있지 않냐면서 따지고 싶었지만 지는 게 싫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나만의 답을 내리지 못했다.

신문을 읽고 있던 그에게 물었다. 왜 하필 감칠맛이에요.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면서 나를 한참 보던 그가 말했다. 하나도 못 썼지? 확신에 찬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너는 만족할만한 걸 내놓을 수 없으면 어떤 것도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세상에 완벽한 것과 빈틈이 보여 채우고 싶은 것. 둘 중에 더 끌리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세상에 완벽한 것이 있는지도. 무의 상태는 완벽이 아니라 무능력, 나태함 앞에서 가장 쉽게 둘러댈 수 있는 핑계라는 말과 함께.

참 얄궂은 사람이었다. 집에 가기 전 답을 채우지 못했던 공책을 꺼내서 아마 그와 비슷하게 적었던 것 같다.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존재함을 증명해야 하는가? 무를 증명해야 하는가? 무릇 결핍은 부작용을 낳는다. 갈증, 피로감, 허기, 외로움 등과 같은 것들. 어느 정도는 분명한 원인이 존재한다.

나는 내 상황을 자주 기록한다. 가장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는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을 때이다. 힘든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힘들어지는 기이한 순환이 오기도 한다. 공허함과 무기력감의 근원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웃고 돌아와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오면 흘러내리는 나를 막을 길이 없다. 습관 앞에서 낯 가리고 혼자 있길 바라면서 지독하게 외롭다. 음악도, 글도, 사람도 어떤 시도를 통해서도 채워지질 않는다. 뻥 뚫린 것만 같다. 고장이 난 사람 같다. 한참을 품었던 사람을 1순위에서 한 단계 내리기까지, 수 십 번은 더 울렸을 비프음에도 익숙해졌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렇게 살기 싫다는 말은 늘 와 닿지만 결국 변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이 역겨운 감정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 도달했다.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는 글처럼
구원을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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