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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4 22: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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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올라 내가 속한 반의 문학 수업을 맡게 된 그는 이따금 본인이 좋아하는 시를 소개해줬다. 소개라고 하기도 뭐한 게 내용은 말해주지도 않고 시인의 이름과 제목만 알려줬다. 책상에 엎어지기 전에 읽어봐라. 무심하게 말하며 던져줄 뿐이었다. 대다수는 대답만 하고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나는 그의 무심함에 오히려 호기심이 생겨서 집에 돌아와 교복도 벗기 전에 컴퓨터부터 켰다.

문학책에 나와있는 작품과는 달랐다. 올드하지도, 이해가 어렵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점점 그의 수업 시간이 기다려졌다. 여기서 햇빛은 해방이요, 바람은 외력이라, 자연은 또 어떠한가. 그런 키워드는 내게 동떨어져 있었다.

그는 수행 평가로 시를 쓰게 했었는데 여러 반의 시가 합쳐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됐다. 그럴 때마다 그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내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하루는 죽고 싶은데 말할 곳이 없어서 그 마음을 잔뜩 포장하고 숨겨서 글을 적어냈다. 수행 평가 기간이 끝나고 그가 다시 나를 불렀다.
이번엔 전부 제가 쓴 게 맞아요.
누구한테 들은 것도 아니고 훔치지도 않았어요.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말을 참고 일단 그의 말을 들었다.

네가 궁금해졌다.
평소에는 할 수 없는, 혹은 죽어도 하기 싫은 말을 듣고 싶다.
괜찮다면 방과 후에 보자.

티가 나지 않는 선에서
그냥 조금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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