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전쟁의 얼굴>에서, 존 키건은 프랑스 기병대가 잉글랜드 궁수들의 공격거리인 200~300야드(182~274미터)를 돌격하는 데 약 50초가 걸렸을 거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 추정치는 200야드라고 가정해도 너무 빠르고,

300야드(잉글랜드 장궁의 현실적인 사거리)로 가정한다면 완전히 엉터리다.

중세 후기 기병대의 돌격은 18세기 기병대의 돌격에 비해 일반적으로 다소 느리고 둔중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세의 군마들이 더 크고 느렸다.

그들 중 다수는 마갑을 입고 있었고, 마갑을 입지 않은 말들도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를 맞춰야 했다.

게다가 이 말들은 무거운 갑옷을 입은 기수와 매우 크고 무거운 안장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다.

더해서 중세 기병대는 빠른 속도에서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규 훈련을 받은 상비군들이 아니었다.

1772년 기베르(Jacques-Antoine-Hippolyte de Guibert)는 "기병대는 갤럽으로 달리면서 대형을 유지할 수 없다고 이 나라에서 오랫동안 믿어졌다" 라고 논평했다.

[17세기 중반에서 18세기 중반 사이는 서유럽 기병대의 평균적인 훈련 수준이 낮은 시기였음]

그보다 후대의 기병들은 상당한 거리를 갤럽으로 돌격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18세기의 돌격 전술은 15세기 기병대의 돌격 속도를 어림잡을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중세 기병대는 그보다 느리면 느렸지 더 빠를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1788년 프랑스의 기병 교범에 따르면, 기병들은

50야드(45미터)를 평보(walk)로 진격하고,

150야드(137미터)를 트롯으로 진격하고,

80야드(73미터)를 갤럽으로 진격한 뒤,

약 40야드(36미터) 거리에서 최고 속도로 돌격해야 했다.

같은 교범에 따르면,

평보의 속도는 6km/h

트롯은 12km/h

갤럽은 18km/h이다.

이것은 1924년 영국의 기병 교범의 내용과도 매우 유사한데,

여기서는 40야드 이내 풀갤럽(full gallop) 돌격의 속도를 24km/h로 제안한다.

따라서 이 전술대로 325야드(300미터)를 이동하는 데는 90초가 걸린다.

정지 상태에 275야드를 돌격할 경우, 50야드 평보, 105야드 트롯, 80야드 갤럽, 40야드 풀갤럽으로 가정할 때 약 76초가 걸릴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진흙 바닥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아쟁쿠르 전투에서 프랑스 기병대가 낼 수 있었던 최고 속도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정확한 계산을 위해서는 갑옷 입은 기수와 무거운 안장을 짊어진, 마갑을 입은 무거운 군마를 고려해야 하는데,

나는 최소 15% 감속해야 한다는 간단한 추정 외에 이것을 계산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

15% 감속한다면 275야드는 88초, 325야드는 104초가 걸릴 것이다.

하지만 기베르가 보고한 내용을 적용해서 15세기 기병 돌격의 최고 속도가 (특히 물렁한 지반 위에서) 트롯을 넘지 못했을 거라고 가정한다면,

275야드는 103초, 325야드는 119초가 걸린다.

-Clifford J. Rogers, 'The Battle of Agincou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