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만이는 포로에게 갖다 줄 더러운 물과 썩은 버섯죽을 내려놓고, 드워프 감옥 문 밖에 다리를 꼰 채로 앉았다. 늙은 드워프는 자리에 앉은 채로 머리를 부들부들 떨며 중얼거렸다. 그의 머리카락은 거의 삭발 수준으로 벗겨졌다, 드워프의 턱은 상처를 감싼 붕대투성이였고, 그의 수염은 오래 전에 완전히 밀린 상태였다. 그의 수염을 앗아간 칼은 그의 콧수염과 함께 그의 아랫 입술 일부분을 베어버렸기 때문에 그는 항상 이빨을 내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그의 얼굴 아래로 침이 줄줄 흘렀다. 그의 코가 있어야 할 곳은 구멍이 있었고, 그의 눈 하나는 불로 지져진 상태였다. 모든 상처들은 뒷계단 아그덜의 악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었따. 그들에겐 드워프에게 할 질문거리도 없었기에, 드워프는 그들이 원할 만한 이야기를 하나도 제공할 수 없었다.

좆만이는 그의 종족의 고대의 적에게 입혀진 상처를 즐겼음이 틀림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산의 족속들의 튼튼함에 경탄에 차곤 했다. 드워프 포로는 세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고문을 받았었다. 그는 형편없는 식사를 제공받았다. 그나마도 고블린들이 그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에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있었는지는 뒷계단 아그덜 중 누구도 알지 못했다. 고블린의 수명은 짧았고, 수를 세는 능력도 형편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왕국에서 늙은 드워프는 여전했다. 마치 그들 머리 위의 바위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었다.

좆만이는 이곳에 앉아 있는 걸 좋아했다. 다른 녀석들처럼 늙은 드워프를 고문하는 걸 즐겨서가 아니라, 사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드워프의 횡설수설거림이 편안했다. 때론 그는 드워프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어쩔 땐 후드로 그의 긴 코와 귀를 가린 다음, 성송적이지 못한 드워프 보물 찾기에서 훔쳐낸 오래된 수염을 입곤 했다. 그의 변장은 드워프를 안심시키게 만들었고, 드워프가 마음을 놓으면 그는 좆만이가 마치 오랜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말을 걸었다. 좆만이는 그의 말을 듣고 또 들었으며, 놀랍게도,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자신이 연관성과 추론을 통해 드워프 언어를 어느정도 이해하게 됐음을 깨달았다. 좆만이는 '그로비'라는 말이 고블린을 뜻하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분명 모욕적이라고 할만한 단어들을 외워뒀다.

'그게 또 다른 규칙이지' 스카스닉이 그때로부터 몇 년이 흐른 후에 나에게 말했다.

'경청해야 한다는 거 말이야' 

고블린 대다수는 다른 종족의 말에 뜻이 담겨 있고, 그 뜻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다른 종족의 언어를 아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했다는 것은, 스카스닉이 정말로 특별하다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스카스닉 본인도 알고 있었다. 그때쯤 스카스닉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며칠 동안이나 왜 자신은 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물어봤을 것이다. 난 그린스킨들과 함께 한 시간으로 그들이 자기-의심따위에 빠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상은 그냥 세상이었고, 그들은 폭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것을 두려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좆만이의 정신을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 자신과 동족들의 차이점에 대한 생각은 그러한 두려움과 가까웠다. 그는 매번 스스로에게 되뇌였다.

'어째서 난 다른가?'

그림자는 그의 머릿속에서 번뜩였고, 뒤틀린 공포가 그의 오장육부를 뒤틀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공포는 오래 가지 않았다. 늘 그렇듯, 그의 머릿속의 목소리가 질문에 답해주며 그의 의심은 미소 뒤로 사라졌다.

'왜냐하면 네가 훨씬 뛰어나니까'

그리고 그런 드워프의 횡설수설로 드워프 언어를 배우는 스갈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