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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단은 도구요 전사는 부품이니 식사는 연료이라.’

아이언 워리어의 식문화는 관련 연구자들의 경향에 따라 그 범주가 달라진다. 인공 장기를 

이식한 마린들의 알약, 대체식, 심지어는 전력 충전 등 영양과 에너지 보충에만 충실하면 되는지, 

혹은 분대장 부터 배급되는 합성식 부터 식사로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나름의 첨예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아이언 워리어가 출중한 보급 역량을 보유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사이버네틱 이식 마린이 매우 많은 챕터 특성에 기인하여, 4군단의 후예들은 

이식 비율에 따라 개별적으로 필요한 보급 물자와 설비를 충실하게 갖춰놓았다.

하지만, 흔히들 여겨지는 평범한 식사는 챕터의 시작과 끝에서만 배급된다. 

먼저 챕터의 시작은 훈련병부터 신병까지를 일컫는다. 이 시기에는 큐브 형태로 동결 건조된 주식과 

페이스트 형태의 부식/ 후식, 네모 크래커에 분말 음료 같이 가공이 많이 된 식품들을 먹는다. 타 챕터, 

특히 월드 이터 계열에 비하면 단촐하고 초라하다.

각 품목 당 최대 20여 가지의 메뉴가 마련된게 위안거리나, 이것은 세그멘툼 올림피아의 군수 산업 

역량을 유지하고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한 조치에 의해서다. 다양한 가짓수도 양념이나 주재료만 

다르게 하여 변화를 취한 것에 불과하다.

가공 식품은 신병이 중상으로 소실된 소화계를 대체하기 전 까지 배급된다. 작전에서 입은 손실을 

인공 장기로 대체하면, 장기의 유형에 맞춰 알약, 선식, 전지 등을 식품 대신 취한다. 4군단의 후예들은 

이런 경우들을 통틀어 '길들여졌다.' 라고 하는데, 새 도구가 적절히 마모되어 쓸만해졌다는 뜻이다.

선식은 가장 많이 배급되는 유형이다. 필수성분과 열량이 모두 들어간 대체식 가루에 물을 푼 것으로, 

컨테이너에 담겨 일반적인 식사보다 더욱 빠르게 섭취할 수 있다. 작전에 맞춰 고농도 설탕이나 진정제, 

사이버네틱 부품 안정제 등을 첨가한다.

알약은 기계화 비율이 더 높은 마린, 중견 마린에게 배급된다. 없다시피한 식사 소요 시간 덕에 장비를 

점검하고 잠을 청해 재부팅 하는 시간을 확보하는게 가능하다. 선식을 먹을 수 있는 마린들도 비상식량

으로 배급받는다. 상황에 따른 보충약이 동봉되어 있다. 

전지는 챕터 수뇌부에서 가장 선호하는 보급품이다. 마린들의 에너지 보급이 아니어도 쓸 곳이 많으며 

전지를 갈아끼우면 끝이라 식사 시간이 ‘없다.’ 전력을 공급하는 거라 영양분을 분해하는 시간도 필요 없다. 

그러나 휴대가 불편하고 전지 보급 대상은 많지 않다.

아이언 워리어의 ‘식사’ 시간은 챕터 인원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어느 때에도

유기적으로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시설 곳곳에 식사를 알려주는 시계를 설치하고, 바닥의 노란 

선이 발광해 식당으로 가는 길을 지시한다. 시계에는 종료 시간까지 나타나 다음 그룹의 준비를 돕는다.

이를 기록한 리멤브란서에 따르면 훈련이나 정비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마린들이 시계를 보고 자연스레 

식당에 가서 충전할 준비를 하는 모습이 마치 커다랗고 복잡한 기계가 작동하는걸 연상케 한다고.

챕터의 끝은 마린이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직위들을 의미한다. 캡틴, 워스미스, 라운드 오브 아이언

등의 고위직부터 마스터 오브 포지, 드레드노트 관리 책임자, 호국경의 관지기와 관 수리기사까지, 군단 

규모를 통틀어 제한된 인원만이 정상적인 식사를 누린다.

이들 상당수가 기계화를 이룬 바, 식사는 에너지 보충이라는 주 목적은 퇴색되고 지위 확인과 특권 명시 

같은 의미만 남아버렸다. 유기물을 섭취한다는 것은 소화계를 모방한 인조 장기가 있다는 것이므로, 

성능뿐만 아니라 용적까지 절약하는 초고품질의 사이버네틱스 부품들로 육신을 강화했음을 시사한다.

챕터의 식당과 취사 시종들도 사실상 아이언 워리어 계열 수뇌부만을 위해 존재한다. 식당에도 금속판이 

둘러지고 방음 및 보안 조치가 취해져 정찬을 즐기기보단 자리를 갖는 의의를 더 중시한다. 복스 통신으로

목소리를 듣고 홀로그램으로 모습을 보는 이들에게 직접 대면하는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보다 섬세한 관리가 요구 되는 챕터의 핵심 부품을 다루는 뜻도 상존하여, 

올림피아의 귀족이나 특권 계층들이 즐기던 요리들이 제공된다.

피타브레드와 차지키소스, 타라모라는 생선알로 만든 타라모살라타 소스, 포도잎으로 감싸 요리한 돌마 

라는 이름의 쌀요리, 채소의 속을 파내고 쌀과 고기로 채운 예미스타, 절인 올리브와 페타 치즈가 올라온다.

여기에 수블라키와 쾨프테데스, 기로스, 오징어 튀김, 데친 문어, 빠에야, 올리브유와 와인을 넣어 부드럽게 

조리한 고등어, 새우와 홍합을 넣은 토마토 스튜등에 구운 가지와 감자, 볶은 양파와 마늘이 곁들여져서 

식사를 풍성하게 만든다.

특이한 점은 채소와 해산물의 비중이 높다. 특히 해산물은 껍질 같이 못 먹는 부위도 합성하여 만들었다.

올림피아가 바다를 끼고 해산물의 비중이 높은 식문화를 가졌는지 아니면 호국경의 취향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사용되는 식재의 질이 루나 템플러와 더불어 매우 높다고 여겨진다. 황제가 구축해둔 수경 재배와 

육질 합성 시스템을 보존하고 챕터 실정에 맞춰 개량한 덕이다. 몇십 세기간 구축된 시설을 써서 최상의 

조건을 형성하여 굉장히 우수한 품질의 식재들을 생산한다.

이렇게 계급과 직책에 따른 차등적인 대우는 자뭇 대원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으나, 프라이마크인 

페투라보 부터가 식사를 못하기에 맡은 직책에 걸맞는 대우라는 게 마린들의 중론이다.

한편, 연구자들이 보기엔 더 인격적인 대우를 할 여지가 있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대성전 시기의 

수경 재배 와 육질 합성 시설을 추가 생산하여 신병에게도 질 높은 식사를 배급할 수 있지 않냐는 것이다. 

월드 이터처럼 식문화가 파편화될 여지가 없음에도, 고위직이 먹는 식사 일부는 올림피아의 중산층이 먹던 

것이고 문화라 할 양식이 아예 퇴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유전 아비에 반발하는 극소수 마린들은 챕터 운영

도 내정인데 건물 쌓기에 매진해서 올림피아의 식문화를 부분 상실했다는 의견도 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언 워리어 계열 마린들의 충성심은 올곧지 않을 날이 없다. 식사를 못하는 몸이어도

신병들과 베테랑들에게 밥을 베풀어 주니 어찌 유전 아비의 뜻을 따르지 않을 수가 없냐는 뜻이다.

마린들에게 호국경은 인체 개조로 평범한 식사를 못하게 될 신병들과 고강도 작전에서 전사할 수 있는 

베테랑들 에게 최후의 만찬을 매일 주는 감읍할 은혜를 베푼 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내정과 행성 개편, 

병력 지휘 등으로 마땅한 휴식이랄게 없는 와중에도 식사 체계를 정립했으니 어찌 의구심을 품겠는가.

++

질문환영

식사랑 거리가 먼 챕터라 힘들엇당

다시 가라앉아서 통피 쓸수 있으면 좋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