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작성)

엠퍼러스 칠드런과 그 후계 챕터들에게 완벽함이란

일생의 숙원이다.

완벽함은 모든 분야에 통달하는 위용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무형적으로도 괄목할만한 가치를 빚어내고

끝에는 유전 아비처럼 인간의 굴레를 벗어난 경지에

달하는 일종의 해탈, 초월과 같이 여겨진다.

'완벽'에 도달하기 위해, 유전 아비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아비와 재회하기 위해 엠퍼러스 칠드런계

마린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완벽함을 함양한다.

완벽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 하에 사격, 검술, 사이킥

등의 전투 기교부터 헌신, 수호, 굳건함 같은 미덕, 마음의

양식을 연마하며 완벽을 향한 고행길에 오르는 것이다.

완벽을 향한 탐구심은 예술 문화로도 눈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적잖은 마린들이 음악과 무대 예술, 미술품

등을 누리며 마음의 양식을 쌓고 조금의 여유를 즐겼다.

또한, 이 과정에서 펄그림의 유산이나 다름없는 문화의

산물들을 보존하고 웅장한 문화의 예술품들을 고행의

소재로 삼으며 심미안과 예술에 대한 조예를 길렀다.

그러나, 유전 아비를 뵙겠다는 사명 아래 몸을 불사른

나머지 수 많은 마린들이 쓰러졌다. 쓰라린 과거를 전해

주고 갈등을 완화할 중간층이 형성될 수 없었다.

펄그림의 유산은 완벽을 향한 고행의 대상으로서의

가치 외에도 화려함이 대두되었고, 배치된 신병들은

겉을 중시하여 다른 방향성을 지니게 되었다.

오늘날 3군단의 후예들은 식사를 수행의 연료이자 수단

으로 여기기만 할 뿐, 각자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비슷한 재료를 쓰는 특징이 몇 안되는 공통점이다.

이들의 식사는 크게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이 먹는

투박한 식사, 기교와 멋을 추구하는 신병들의 식사로

나뉜다.

베테랑들은 식사 과정을 통해 내면을 기르고 약간의

여유를 추구하기 보단, 다음 수행을 위한 휴식과 영양

보충을 더 중시한다.

그래서 즉석에서 빨리 조리할 수 있는 요리들을 먹는다.

재료 또한 균일하게 손질되거나 잘게 다져지며 미리

가열되어 식사의 신속한 종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각자가 걷는 고행길의 패턴에 맞춘 식사를 위해 적절한

재료와 얕은 냄비, 뚜껑을 집어간 다음, 자리에 앉고

탁상의 인덕션을 통해 가열하여 음식을 만드는 게

이들의 식사법이다.

보라색 파프리카와 샬롯, 바싹 볶은 가금류 고기가

들어간 계란 프리타타, 고기와 뿌리 채소로 순식간에

끓인 콘소메 수프,

보라색 옥수수로 만든 나쵸나 보라색 카사바를 곁들인

삶은 계란이 들어간 고기 소스, 샬롯과 보라색 차조기

잎으로 향을 내고 다진 고기와 감자를 바삭하게 볶은

해쉬 등을 주로 먹는다.

뚜껑을 추가한다면 졸인 무화과나 자두와 같이 조리한

통삼겹, 호밀빵과 자색고구마를 넣은 브레드 푸딩,

토마토 채수에 비트와 보라색 콩, 콜라비 등을 베이컨과

넣고 끓인 간이 타진 등을 조리하니, 한두 개의 조리도구

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일품 요리가 대다수이다.

베테랑들이 이렇게 수고로운 자가 배식 및 조리 과정을

고집하는 까닭은 각자의 고행길에 맞추기 위해서다.

이들은 고행의 성과에 맞춰 포상을 주거나 잘못을 되새

기는데, 사용되는 재료와 요리의 염도 등이 마린들마다

제각각이다.

모든 베테랑들이 같은 날의 식사에 같은 의미의 변화를

주라는 보장도 없어서 취사 시종들 만으론 베테랑들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배식 코너는 라인을 증설하여 같은 식재도

많은 마린들이 한번에 담아가도록 하였다. 모든 재료

는 균등히 손질되고 데쳐지거나 겉부분이 익혀졌다.

배식 코너의 끝에는 음료나 샐러드, 디저트등의 부식이

놓여진다.

포도주, 블루베리 에이드, 적채 샐러드, 흑미 푸딩,

보라색 카사바 칩, 삶은 계란, 자색고구마 타르트,

베리류를 듬뿍 넣은 치즈 케이크등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신속한 식사의 끝을 위해 음료를,

일부 인원이 간혹 샐러드를 집어간다.

한편으론 베테랑들의 식사에는 휴식의 의미도 남아있어,

식사를 즐기는 식당은 눈에 피로가 옅은 채도의 주황색

을 기조로 벽과 바닥을 칠하고 내열 처리가 가해진 밝은

색의 목재 가구를 들였다.

한 두명씩, 많게는 서너 명이 자리를 잡고 조용히 식사를

하는 베테랑들의 모습은 복잡한 기교와 화려한 갑옷으로

만 알고 있던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준다.

그렇다면 신병들은 어떨까?

엠퍼러스 칠드런계 신병들은 베테랑들과 달리, 넓은

홀에서 여럿이 함께 식사를 한다. 식당의 탁상은 둥글고

면적이 크며 집기와 의자에는 장식 세공이 가해졌다.

신병들의 단체 식사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베테랑들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함도 있고, 결속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취지도 있는 반면,

그저 풍성한 식사를 음악과 함께 즐기기 위함도 있다.

황제의 아들들간의 세대 갈등은 식사 풍경에서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신병들은 전채와 메인, 후식과 음료를 넓은 원형 탁상에

같이 올리고 한번에 즐기는 호화로운 식사를 추구한다.

탁상에 올라온 요리 대부분은 대단히 복잡하고 번거로운

과정을 가지고 있어, 그 과정들로 빚어진 사소한 차이가

켜켜이 쌓여 강렬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지녔다.

풍미를 강화하기 위해 크림과 버터, 포도주나 보라색

과일로 빚은 과실주가 자주 사용되며, 형태가 없는 음식

이나 가니쉬는 갈고 체에 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형태가 있는 재료는 얇게 썰어 모양을 내고

고기류는 근막과 지방을 최대한 제거하여 육질을

돋보이게 한다.

샬롯과 말린 무화과 소를 넣은 비프 웰링턴, 보라색 당근

과 옥수수, 파프리카를 채워 구운 다음 부위별로 자르고

내용물은 분쇄하고 걸러서 내놓는 닭요리,

보라색 파프리카의 속을 비우고 크림과 치즈를 첨가한

버섯 뒥셀, 닭 육수로 지은 밥, 베이컨 등을 볶은 고기소

를 채우고 치즈를 덮은 요리,

말린 자두와 위스키, 캐러멜라이징 한 샬롯으로 맛을 낸

소스, 매우 얇게 썰어내고 정제 버터에 부드럽게 익힌 뒤

켜켜이 쌓아 누르면서 얼린 다음 오리기름에 튀긴 보라색

감자를 곁들인 돼지 안심,

적채 사우어크라우트와 포도주, 발사믹식초와 글레이징

한 비트 뚜르네를 곁들인 양갈비 로제, 포도주에 절인 간

과 부속, 견과류와 말린 자두로 만든 테린 등 고기 요리

와 여건에 따라 최대한 가용한 보라색 식재가 특징이다.

신병들의 식당은 주방과 취식 공간이 반쯤 결합된 이질

적인 모습을 띈다.

전문 취사 시종들이 한땀한땀 흘려 요리를 바로 앞의

탁상에 서빙하면 신병들이 앞접시에 각자 원하는만큼

담는 일종의 뷔페 형식이기도 하다.

요리 과정 또한 예술로 간주하고 관람의 대상으로 보는

바, 신병들의 탁상 너머에는 대형 플랫탑이 자리 잡아서

철판 요리와 플람베를 통한 불쇼를 제공할때도 있다.

일렁이는 불과 지글거리는 소리, 호쾌하게 구워지는

고기와 절도있게 썰리는 식재들은 신병들의 눈과 귀

를 흥겹게 해주며,

전문 악사 시종들이 잔잔한 음악을 수놓고 웨이터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테이블을 세팅하고 음료

를 따라준다.

죽음의 천사들을 마주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식당의 시종들은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과 고강도

노동에 시달려서 주기적으로 교체된다고 한다.

오직 디저트를 담당하는 페스트리 시종들만이 식당과

분리되어 근무하는데, 온도에 취약한 재료를 다루고

다른 요리의 냄새가 묻으면 안되는 까닭이다.

디저트로는 과일류와 베리류 덕분에 메인, 전채보다 더

다양한 가짓수를 자랑하는데, 공장에서 공급받는 베테랑

들의 것과 달리 페이스트리 전문 시종들이 만든다.

당연히 한 두가지의 공정이 추가되고 맛을 응축하기

위해 졸이는 과정도 많아 풍미의 차이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케이크에는 크림과 잼을, 페스트리는 몇 번의 폴딩을

더하여 층을 추가하고 베리류가 올라간 타르트는 과일

을 깔기 전 젤리와 과실주를 넣은 헤이즐넛 아몬드 크림

을 채우고 구운다.

따라서, 외양이 화려함과 동시에 내부도 여러가지 맛과

향으로 차 있는지라, 칼로 자른 단면도는 여러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누아즈와 잼, 과일류와 크림 등으로 만든 '위광' 은

신병들의 화려한 식사의 정점에 달한 디저트다.

신병들을 맡은 페이스트리 취사장이 고안한 건데,

겉으로 보기엔 보라색 반구형 초콜릿이나 그 속은

매우 복잡하다.

반구형 틀에 베리류를 섞은 초콜릿을 붓고 남은 것은

제거하여 초콜릿 외피를 만들고, 이 안에 자두 잼,

무화과 시럽에 담근 믹스베리 제누아즈, 베리 젤리,

아몬드와 캐러멜을 섞고 분쇄한 프랄린 크림을 켜켜이

쌓고, 남은 공간은 갖은 베리잼으로 마블링한 바닐라

커스타드 크림으로 채우고 타르트 반죽 형식으로 구운

자색고구마 쿠키를 덮었다.

외피에 무화과 향 설탕 시럽을 얇게 도포하여 표면이

빛나게끔 마무리된 '위광'은 쿠키 부분이 접시의 바닥에

오게 서빙되며, 윗부분에 베리류와 길쭉하게 자른

페스트리가 올려져 장식된다.

나이프로 '위광'을 자르는 순간 향기로운 과일향이

뿜어지며, 다섯 가지 색으로 이뤄진 화려한 내면을

과시하니 한번도 먹지 않은 신병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신병은 없다고.

또한, 다채로운 층은 각각 완벽을 향해 정진하는 신병들,

그리하여 형성된 화려한 내부는 이들이 추구하는 완벽을

시사한다고 하여 상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겠다.

베테랑들은 허울 좋은 명목에 내면도 요란하냐며

비판하겠지만 말이다.

이처럼 세대 간의 확연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병과

베테랑의 식문화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보라색 식재와 계란을 애용하는게 그것이다.

보라색 식재는 펄그림이 좋아하는 색이었다.

고대 테라에선 높은 직위를 상징했다는 설이 있어,

명예와 특별함을 중히 여기는 신병들이 더러 있다.

한편, 계란은 말 그대로 생 계란으로 온전한 계란을

공급받는데, 엠퍼러스 칠드런계 에서도 본가만이

이를 받고, 타 집단에선 루나 템플러가 유이하다.

다른 챕터들이 삶은 유사 계란이나 합성 계란물의

형태로 가공된 것만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지닌 위용과 상징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스를 다량으로 만드는 데스 가드계 조차 분말이나

가공액 형태로 받아서 특유의 약 냄새를 감추기

위해서도 향신료를 다량으로 넣는 실정이다.

이 데스 가드계와의 비교도 특정 색의 식재를 쓴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데, 엠퍼러스 칠드런계는 색의

균형을 중시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엠퍼러스 칠드런에 왜 계란이 공급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어느 야사에 의하면 펄그림이

식사를 하던 중 계란의 변화무쌍한 성질에 주목하여

각기 다른 방법이어도 이토록 황금빛으로 빛나 오감

을 만족시키니 완벽함의 일종이라 극찬하여 계란

공급을 황제에게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엠퍼러스 칠드런계의 베테랑들과 신병들은 중요한

작전에 나가기 전에만 대면하여 식사를 하며, 각 세대

가 선호하는 음식들이 각자 올라온다.

번외로, 펄그림이 커즈를 교육해서 그런지 두 챕터의

작은 연관성은 식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이트 로드계 마린들이 작품 전시회에 파티 푸드를

올린다거나, 비스트로의 샌드위치 토핑에 에그마요가

있는 점이 그것이다.

#

엠칠계가 데가계처럼 계란을 두루 쓰는 건 맞음

하지만 모조품이 아닌 진짜 계란을 공급받는건 본가

엠칠과 루나템플러가 유이함

딴 챕터 = 계란 모조품 이고, 본가 엠칠과 루나템플러

는 개량 가금류가 낳은 신선한 계란을 받음

그외 채소류는 보라색 품종과 아닌 품종을 섞어씀

이외에도 질문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