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건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진동 소리)

[신틀레야] 후......여보세요.

[???]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기사 신틀레야씨, 곧 칭호를 받는 것을 축하드립니다.

[신틀레야] 당신이 어떻게 이 번호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일에 대한 것이라면 제 매니저에게 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지금의 일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 같네요, 말투에 피곤함이 가득해요.

[???] 저는 당신에게 더 적합한 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간단한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당신은 그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가 아직 혼란스럽고 망설이는 동안, 반대편 남자의 말은 계속된다.

[???] 경기장은 너무 좁죠, 안그런가요?

[???] 화살은 당신의 손을 살짝만 거치면 경기장의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으로 갈 수 있죠.

[???] 제가 제안하는 직업은 기사와 견줄만한 급여 뿐만이 아니라, 더 높은 자유도를 지닙니다.

[???] 신틀레야양,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화살은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어둠을 꿰뚫을 수 있습니다.

[???] 당신의 답변을 기대하죠.

전화를 끊고, 그는 나의 단말기에 하나의 주소를 보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시련이 나를 기다리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당신의 화살은 그랜드 나이트 영지의 어둠을 꿰뚫을 수 있습니다.”

흠, 듣자하니 광고를 찍는 것보다 훨씬 재밌겠어.

그가 보낸 주소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꽃집이 있었다, 가게 주인은 나를 보자마자 꽃다발 하나를 들어올렸다.

꽃다발의 메모에는 주소 한 곳, 약간의 자료, 그리고 이름 하나가 적혀있었다.

저번 상대의 이름, 그 무례한 쿠란타의 이름.

꽃다발에는 화살이 하나 숨겨져 있었다, 군용 규격의 삼각촉 화살, 생산 업체도, 출고 번호도 없다.

내가 이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조직에게 기초적인 신임을 얻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나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들’에게 초대를 받은 이상 어떻게 다시 기사로 돌아갈 수 있을까?

테스트를 완료하거나, 다음날 신문에 실리거나 둘 중 하나다.

신문 헤드라인의 제목이 예상된다——“프리랜서 기사 신틀레야, 자택에서 사고로 사망”.

흠, 이건 전혀 선택지가 아니야......

나는 살육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에게는 유리창 앞에서 안마 의자를 즐기는 남자를 영원히 침묵시킬 많은 이유가 있다.

나의 부담을 줄이려는 듯이, 자료에는 이 프리랜서 기사의 행적들이 열거되어 있다——

그는 회사의 지시에 불복했고, 뒷돈을 받고도 상대를 꺾었으며, 회사의 이사를 모욕했다.

각각의 항목들은 그가 법적인 판결을 받게 만들기 충분하지만, 그의 가문 이름 때문에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전통있는 가문의 자식과 적대하려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카시미어에 나이트 슬레이어가 필요한 이유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호흡을 조절하고, 정신을 집중하고, 활시위를 당긴다——

삼각촉 화살이 호를 그린다, 유리창에 구멍을 내고, 그의 미간과 의자를 지나, 비싼 목재 바닥을 파고든다.

만약 경기장에서라면, 그와 같은 기사를 상대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지도 모른다.

갑옷을 꿰뚫는 것 외에도,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성가시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신경써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화살을 걸치고 시위를 당기면——

나의 일은 완료된다.......

......

의자는 여전히 그를 안마하고 있지만, 이 기사는 더 이상 의자에서 일어날 수 없다.

(진동 소리)

[신틀레야] 여보세요.

[???] 아주 잘했습니다, 신틀레야양. 정보 확인도 훌륭하고, 임무 수행 지점 선정도 적절했어요. 기술도 당신의 나이와 재능을 생각하면, 아주 뛰어납니다.

[???] 이 시간 이후로, 당신은 아머레스 유니온의 일원입니다.

[???] 우리와 로즈 미디어 그룹의 교섭도 막 끝났는데, 상대는 당신과의 계약을 중지하는 것이 동의하며, 당신에게 위자료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 내일 아침, 상업연합회 본부 건물로 오십시오, 담당자를 보내서 후속 업무를 지시하겠습니다.

[신틀레야] 네.

[신틀레야] 그러면, 어떻게 부르면 되죠?

[???] ......

[???] 저를 이렇게 부르면 됩니다——

[???] 플래티넘.

이것이 카시미어다.

전도유망한 프리랜서 기사 신틀레야는 전화를 받고 테스트를 통과한 뒤, 아머레스 유니온에서 플래티넘의 제자가 됐다.

그의 가르침 덕분에, 나의 궁술은 한층 향상되었다.

나는 경기장에서의 근거리 속사보다는 장거리 저격에 더 능하다. 플래티넘은 이런 점에 주목해서 나를 아머레스 유니온으로 영입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나에게 생각도 못한 기술들도 가르쳐 주었다.

관리, 지도, 배치, 지휘

어......설마 내 리더십을 발굴해서 관리직으로 키워내려는 생각인가?

사무실에 앉아서 직접 손을 더럽히지 않고 지시를 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

3개월이 지나고, 민중들은 신틀레야라는 프리랜서 기사를 잊은 지 오래다.

그녀의 담당 매니저는 오디션을 통과한 다른 기사에게 몸을 돌렸다.

그녀의 팬들은 다른 기사들의 광휘에 빠졌다.

그녀를 보기 위해 매일 집 앞에서 기다리던 가장 열성적인 팬도, 지금은 다른 기사의 팬클럽에 가입했다.

스쳐 지나가더라도, 한 때의 우상을 알아보지 못한다.

마치 그녀가 애초에 존재한 적 없는 것 같다.

한순간 빛나고 잊혀진다.

어쩌면 이것이 기사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머레스 유니온은 다르다. 아머레스 유니온은 기사의 생사를 쥐고 있으며, 아무리 오만한 기사도 아머레스 유니온의 앞에서는 바로 조용해진다.

전제는 있다, 위에서 받은 임무를 망치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상업 연합회의 이사들은 보고서에서 “임무 실패”라는 글자를 보기 싫어한다.

실패한다면, 심지어 플래티넘의 지위라도 힐책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