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기사: 흐읍!

*도끼날과 칼날이 맞부딪치는 소리*

*동시에 쳐내는 소리*

출전한 기사: 네놈 감염자가── 감히──

감염자 기사: 퇴장해, 여긴 너한테 적합한 곳이 아니야.

출전한 기사: 쳇! 적어도, 네놈을, 득점권 밖으로 끌어내겠다!

*검날로 날카롭게 베는 소리*

감염자 기사: ──! 워!

감염자 기사: 괜찮아. 아직 점수는──

녹슨 구리의 기사: 그러냐? 이 돌덩어리 *끼야?

감염자 기사: 윽?!

*서로 무기를 주고 받는 소리*

*환호성*

*환호성*

에보나: 쯧, 잉그라……

흥분한 관중: 잘한다! 녹슨 구리! 그래, 그렇게 하라고! 그 자식을 득점권 밖으로 내쫓아!

흥분한 관중: 손을 분질러버려! 이대로 쭉 밀어! 그 감염자가 건드리지도 못하게 만들라고오!! 

신중한 관중: 쉿! 소리 좀 낮춰! 저쪽 관중석 좀 봐……

흥분한 관중: 아아앙? 왜 저기엔 저 여자 혼자만 앉아 있는 거…… “감염자 기사석”?

에보나: ……

신중한 관중: 소리 낮춰. 쟤, 뚫어져라 우릴 보고 있다고.

흥분한 관중: 하, 좌석 사이에 장벽이 있잖아? 어차피 쟤 아무것도 안 들릴 거 아냐? 게다가, 설마 감염자가 감히 날 때려보겠답시고 찾아오겠어?

*칼날로 도끼를 쳐내는 소리*

감염자 기사: 이것이야말로 기사의 검술이란 거다. 잉그라, 네 직선적인 동작은 정말로 눈 뜨고 봐줄 수가 없구나.

녹슨 구리의 기사: 퉷…… 감염자 조무래기가…… 감히 날 가르치려고 들어? 네가 니 *같은 피부를 뜯어버리고, 뼈를 부러뜨리면…… 그제서야 네놈은 후회할 테지.

감염자 기사: (과연, 예상한 대로, 조금 무모할 줄밖에 모르는 놈이야…… 이대로 저 녀석이 이성을 잃기만 기다리고 있으면……)

감염자 기사: (오, 왔나……!)

*집요하게 도끼로 베어가르는 소리*

녹슨 구리의 기사: *거친 카시미어 욕설*같은 감염자 쓰레기 새*가──

감염자 기사: ──쓰레기? 내가 어떻게 생각해주면 되지? 너희 같은 수동적인 기사들을 상대로는 더 약하게 대해주면 되는 건가?

*아츠 시전음*

*순식간에 날아가는 소리*

녹슨 구리의 기사: 크윽, 나를 밀쳐냈다고……?!

녹슨 구리의 기사: 아니, 네 작은 무기로는 이런 짓을 할 수 없어…… 오리지늄 아츠? 바람의 아츠인가? 단순한 추력인 거냐?

감염자 기사: 내가 가르쳐줄까? 올머 잉그라.

녹슨 구리의 기사: 네놈── 이 일격을 똑똑히 봐라!!

*도끼로 내려치는 소리*

감염자 기사: (갑자기──!?)

녹슨 구리의 기사: 쯧, 역시 바람인가……

녹슨 구리의 기사: 보아하니, 단지 이동을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인가. 바람의 기사, 그 미친 새*에 비해선 훨씬 차이가 나는군.

감염자 기사: (떠본 건가……? 올머 잉그라는 원래 단순무식한 무능력자가 아니었나……)

녹슨 구리의 기사: 흥, 감염자…… 너의 그 검에는 고정형 아츠 유닛이 없는데도, 네놈이 아츠를 발현할 수 있다니…… 역겹군. 네 몸 안의 더러운 오리지늄이 가져다준 아츠로는 승부를 바꿀 수 없을 거다……

녹슨 구리의 기사: 피의 기사, 그놈 같이 다소… 아니, *만도 못한 허명을 가진 감염자 기사들이 몇 놈 나왔다고 해서, 그 자식이 일반 민중에게 감염자를 인정하라며 강요한다고?

녹슨 구리의 기사: 감정회는 너희들한테도 충분히 잘해줬었지. 그 정도에 감지덕지한 줄 알아라, 광석병의 오물들아.

감염자 기사: ……감지덕지한 줄 알라고?

감염자 기사: 너희들한테……?

녹슨 구리의 기사: ……허, 그건 뭐하는 태도냐? 카시미어의 밑바닥에서 발악하며 기어다니는 감염자 주제에, 감히 기사 귀족들을 깔보는 거냐?

감염자 기사: 감염자가…… 감염자가, 합법적인 신분을 위해서,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인지 너는 알기나 하는 건가?

녹슨 구리의 기사: 하, 내가 왜 그걸 알아야 되는 거지? 나는 네가 앞으로 비참하게 죽을 거란 것만 알면 충분──

감염자 기사: 너는 알을 낳자마자 잡힌 암컷 글룸핀서가 얼마나 흉포한지 알고 있어? 넌, 감염자 기사 선발이…… 사실상 암묵적인 살인이라는 건 알고 있나?

감염자 기사: 아, “너는 비참하게 죽을 거다”라고 막말을 퍼붓는구나, 올머 잉그라. 너는 단순히 약한 사람을 억압하는 걸 즐기고 있을 뿐이야…… 너는 그저 전력으로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할 용기가 없는 거다.

감염자 기사: ──무가치하다고 판단된 생명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본 적 있나? 기사 귀족 나부랭이?

*환호성*

흥분한 관중: 지금 득점권에 서 있는 사람이 고작 다섯 명 밖에 안 된다고!?

흥분한 관중: *카시미어 욕설*같네 *카시미어 거친 욕설*발! 내 돈 모두 그 자식한테 걸었는데, 결국 그 *카시미어 몹시 거친 욕설*는 득점권에서 30분도 못 버텼잖아!

시끄러운 관중: 어떻게 감염자가 남아 있는 거지? 심지어, 저 감염자, “녹슨 구리” 잉그라랑 붙고 있잖아?!

흥분한 관중: 야! 빨리 저 더러운 *끼를 죽여버려! 잉그라!

흥분한 관중: 잉그라! 잉그라! 잉그라!

*옅게 흔들리는 관중석*

흥분한 관중: 뭐, 뭐야? 지진인가?

시끄러운 관중: 아니, 아냐, 저깄는 그 감염자 기사야…… 쟤가 방금 발로 땅을 걷어찼……

에보나: ……쯧.

에보나: 저 자식들이…… 감염자 린치를 시작했잖아.

감염자 기사: 어때!? 잉글라, 맛이 어떠냐고!!?

*걸어오는 소리*

감염자 기사: 워… 포위 당한 건가?

녹슨 구리의 기사: ……감염자……

녹슨 구리의 기사: 너는 이곳에 서 있으면 안 돼.

*검으로 베어가르는 소리*

감염자 기사: 윽──!?

*쓰러지는 소리*

정직한 기사: 감염자, 기권해라.

정직한 기사: 나 또한 잉그라의 가식이 마음에 들진 않아. 하지만 내 기사단, 나의 가족, 어느 누구라도 감염자가 우리와 같은 무대에서 경기를 한다는 치욕을 용납하진 않을 테지……

감염자 기사: 너, 그… 그딴, 허울 좋은 소릴……

정직한 기사: 오해하지 마. 결국 득점권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원래 단 한 명뿐이니까.

정직한 기사: 이건 난전이다, 감염자. 단지 지금은, 네가, 도마에 올라온 것 같군.

*걸어오는 소리*

감염자 기사: ……칫.

녹슨 구리의 기사: 제 분수도 모르는 *놈의 새*들이…… 내가 감염자를 해결한 다음 차례는 네놈들이다.

아첨하는 기사: 잉그라 씨…… 저는 이미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우승을 다투긴 어렵게 됐습니다만, 적어도 지금은 저희가 손을 잡고 저 감염자 노예 놈을 쳐부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첨하는 기사: 이런 천한 감염자들 주제에 감히 기사에게 쓸데없는 공론을 늘어놓다니. 너희들도, 이전에 감염자들이 야기한 소동에 관해서 잘 알고 있겠지?

아첨하는 기사: 레드파인 기사단은 가뜩이나 혐의투성이로 유명하지. 심지어 항간에선 불법 감염자들을 모아 주모한 것이 그들이라고 하더군.

아첨하는 기사: 우리와 같은 무대의 경기에서 일군 부를 이용해 카봐렐리에키는 물론 카시미어 전체의 안위를 위협한다? 우리가 이런 행위를 용인해야 하겠습니까?

감염자 기사: ……불법 감염자라고?

*외침*

감염자 기사: 내가 본 것은 돌아갈 집이 없는 가련한 사람들이었다! 공장, 농장, 투기장에서 버려진 불쌍한 사람들일 뿐이었다고!!

녹슨 구리의 기사: 소리지르지 마라, 감염자.

녹슨 구리의 기사: 네놈들이 만일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감염자 수용지구로 순순히 갔어야지…… 이곳에 남아 타인의 손에 유린 당하는 게 아니라.

녹슨 구리의 기사: 솔직히 말해, 너, 기사를 죄다 죽이고 싶었던 거 아닌가, 응? 응어리진 분노를 품고, 복수를 갈망했던 거잖아, 아니냐?

녹슨 구리의 기사: 그럼 뭘 더 꾸물거리고 있는 거냐?

감염자 기사: ──잉그라!!!

*지저분하게 이어지는 격투음*

*칼날과 도끼날이 여러 차례 부딪히는 소리*

*매끄럽게 울러퍼지는 금속성 소음*

감염자 기사: 커헉── 하, 하윽──

녹슨 구리의 기사: *카시미어 욕설*같은 놈! 네 손을 꺾어서 네 손으로 네 뺨을 갈겨주마!

감염자 기사: (안 돼, 계속 난전에 끼어드는 게 아니라, 먼저──)

정직한 기사: ……

아첨하는 기사: ……이쪽으론 못 가.

감염자 기사: 너희들…… 비켜──

감염자 기사: 윽!?

*검을 휘두르는 소리*

감염자 기사: 망할……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야!?

아첨하는 기사: 우리는 단지 여기에 서 있을 뿐이다.

정직한 기사: ……

녹슨 구리의 기사: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강하게 도끼를 휘두르는 소리*

*갑옷에 그을리는 소리*

감염자 기사: 크윽……!

녹슨 구리의 기사: ……오, 갑옷 재질이 꽤 나쁘지 않은가 보군. 그렇지 않으면 네 척추는 이미 부러졌겠지.

감염자 기사: 커헉…… 크으윽…… 쿨럭, 쿨럭쿨럭……

*주먹으로 맞는 소리*

*그대로 지면에 쓰러지는 소리*

아첨하는 기사: 왜 기사 협회가 너희들 같은 사람들한테 특별 토너먼트 참가를 허락했는지 모르겠군…… 너희들의 피는 맹독이 아닌가?

정직한 기사: ……그만.

정직한 기사: 감염자, 여길 떠나, 기권해라.

정직한 기사: 너는 이미 심한 상처를 입었어. 계속한다면 네 다음 시합은 전부 물거품이 될 거다.

감염자 기사: ──입 닥쳐!

감염자 기사: 네… 네놈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위선자들이……!

감염자 기사: 윽!?

*매섭게 도끼날을 휘두르는 소리*

녹슨 구리의 기사: 위선자라, 너는 내가 위선자인 것 같냐?

녹슨 구리의 기사: 언제까지 네 그 불쌍한 반항심이 계속될 수 있을 것 같아? 감염자,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어……

에보나: ──!

에보나: 야, 심판,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에보나: 이 개같은 기사들이, 사적인 원한을 경기에서 풀고 있는 거냐!!?

에보나: 나는──

*환호성*

에보나: ──

흥분한 관중: 잉그라! 잉그라! 잉그라!

흥분한 관중: 녹슨 구리 만세! 카시미어 만세!! 기사 만만세!!!

에보나: ……

시끄러운 관중: 그 감염자를 일으켜 세워! 저 자식을 일으켜 세우라고!!

시끄러운 관중: 올라와! 계속 싸우라고!! 어디 한번 감염자의 근성을 보여봐라!!!

에보나: ………씨!

흥분한 관중: 뭐야, 뭔데? 왜, 나… 나한테 오는 거야??

에보나: …내가 가만히 두고만 볼 것 같았냐? 날 봐, 똑바로 보라고, 앙?

흥분한 관중: 아니… 너……

흥분한 관중: 지금 관중을 습격한 거냐!? 기사인데, 감히 관중을 공격한 거야?

에보나: ……뭔……

시끄러운 관중: 시큐리티!? 시큐리티는 어딨어! 감염자가 민간인을 습격한다아아!!

에보나: 이 개새*들이!

*주먹을 들고 후려치는 소리*

*여러 공격에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

*온갖 무기에 난타 당하는 소리*

*검으로 저항하는 소리*

감염자 기사: 커헉……

감염자 기사: 너… 너희들……

녹슨 구리의 기사: 아직 힘이 남았냐?

*주먹으로 때리는 소리*

감염자 기사: 끄──으윽…… 윽………

정직한 기사: 그만해, 녹슨 구리, 그가 죽을 거다.

정직한 기사: 비록 감염자이지만, 등록된 기사이기도 해. 감염자 때문에 국민원이 우릴 성가시게 만들 필요는 없……

녹슨 구리의 기사: 쳇, 왜 계속 뒤에서 지적질이나 하는 거냐!? 앙? 너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는데?

정직한 기사: 우리끼리도 반드시 승부를 내야 한다, 녹슨 구리…… 이 경기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야.

녹슨 구리의 기사: 바라던 바다──

*아츠 시전음*

녹슨 구리의 기사: ……이게 뭐야? 바람? 아직도 저항하고 싶은 거냐?

감염자 기사: ……잉그라……

녹슨 구리의 기사: 하, 알고는 있냐? 폐선풍기가 지금 네가 발악하며 내지른 바람보단 더 강할 거다. 감염자, 왜 그러는 거지?

감염자 기사: ……넌……후회할, 거다………

녹슨 구리의 기사: 윽……

*강렬한 아츠 시전음*

아첨하는 기사: 이 자식이, 죽고 싶은 거냐!?

정직한 기사: 바람이── 강해졌잖아? 아직 힘이 있는 건가?

정직한 기사: 읍─

감염자 기사: 너!

감염자 기사: 너희들……

흥분한 관중: 야, 야, 저 감염자 좀 봐라!

흥분한 관중: 지금 뭐하는 거야!? 아츠를 쓰는 건가?

에보나: 이 자식들이──

에보니: ──아츠? 안 돼!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감염자 기사: 잉그라…… 그리고 너희들!

감염자 기사: 너희들은 감염자가 무슨 일을 겪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광석병을 우리가 걸리고 싶어서 걸린 줄 아는 거냐!?

감염자 기사: 가족에게 버림받고, 전우에게 버림받고, 너희들에게 쓰레기나 다름 없는 투기장에 버려져서, 굶주린 글룸핀서랑 함께 피를 흘리고……

감염자 기사: 나는 너희들이──

나는 여기서 죽을 거야.

그래, 여기는 경기장, 그것도 특별 토너먼트 경기장이지. 다만, 결국은 연출성이 더 강한 퍼포먼스 경기일 뿐이야.

아니.

어느 곳이든 간에…… 감염자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어떻게 될까?

저항하지 않으면 나는 정말로 산 채로 죽게 될 테지.

응.

저항해야 해.

저항할 뿐이지만.

감염자 기사: 나는 너희들이…… 피로 피를 씻길 원한다……!

정직한 기사: 윽,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잖아……

아첨하는 기사: 흥, 내가 여기 있어도 어차피 너희들이랑 싸워서 이길 수도 없어. 기사단 윗분들도 나를 이해해주시겠지.

아첨하는 기사: 원래 어부지리를 노렸는데, 보니까 이젠 가망도 없네. 저는 기권합니다, 기권! 여기는 당신들한테 맡깁니다!

정직한 기사: ……감염자는 아츠 유닛에 의지하지 않아도 아츠를 쓸 수 있다니, 이건 불공평해.

정직한 기사: 나는 노스우드 대기사단 상부에 보고할 거다. 감염자는 반드시 구속해야 해…… 일단 여기서 철수하자, 녹슨 구리.

녹슨 구리의 기사: ……

정직한 기사: 녹슨 구리?

녹슨 구리의 기사: 짖지 마라…… 저놈은 나를 죽이려고 필사적으로 이런 아츠들까지 동원해서 날 모욕했다……

감염자 기사: ……잉그라! 너는 도망칠 수 없어……!

녹슨 구리의 기사: 하! 내가 어떻게 도망갈 수 있겠냐?

녹슨 구리의 기사: 나는 네 불쌍한 아츠를 네 얼굴과 함께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다! 네 피를 밟고 춤을 춰주마──!!

녹슨 구리의 기사: 와라! 감염자 잡종아!!!

감염자 기사: 너는……내가… 죽, 인다…… …내가………

아.

이혼할 때, 앨범은 그녀에게 가져다 줬니?

못 본다는 건 아쉽네, 내 귀여운──

*도끼를 휘두르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