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크: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왜 너희들이 그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살카즈를 데리고 다니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모니크: 과연, 그랬던 거군.

로이: 어…… 모니크님, 불초한 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요……

모니크: ……그러면 입이나 다물고 있어, 덜 부끄럽게.

마가렛: ……아머레스 유니온, 무슨 용무지?

로이: 우선, 내가 빛의 기사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라.

로이: 오늘 아머레스 유니온이 마리아를 납치한 건에 대해서──

마가렛: ──

로이: ──오, 흥분하지 마, 더군다나 내가 한 짓도 아니잖아.

마가렛: ……너희들……비열한 살인귀 놈들이!

로이: 마리아는 지금쯤 이미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겠지, 안심해. 너희를 겨냥한 후속 행동은 없어, 설령 있더라도, 할 수 있는 한…… 덜 완벽하게 할 거고.

로이: 그리고 아머레스 유니온도 그냥 돈 받고 일할 뿐이야. 또한,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높으신 분들이 우릴 지켜보고 있잖아, 네 말대로, 그치?

샤이닝: ……당신들이 감염자를 습격하고 있습니다.

로이: 이것도 죄다 높으신 분들의 안배니까 우릴 탓하진 말라고.

마가렛: 너희들의 악행은 그러한 이유로 씻을 수 있는 죄가 아니다.

로이: ……그렇겠지.

로이: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인사하러 온 거잖아……

마가렛: 우리가 너희와 할 말은 없다. 손을 쓸 생각이라면, 언제든지 상대해주겠다.

로이: 너무 그렇게 몰아붙이진 마.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상업연합회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어.

마가렛: ……뭐라고?

로이: 오늘, 난 너에게 이 뜻만을 전할 수 있으면 그만이거든. 우리야 뭐 서로 대립하는 입장이고, 결국, 아직은 우리도 연합회의 사람이니까……

로이: 하지만 우리가 암암리에 서로 평화 조약을 맺을 수 있진 않겠어?

빛의 기사: ……

로이: 너, 빛의 기사, 니어 가문과 그들의 종속들, 그리고 “로도스 아일랜드”. 우리는 너희들이 우리의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

로이: 그에 따라, 아머레스 유니온은 너의 우승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빛의 기사와 관련된 인물에게는 더더욱 손을 대지 않을 거야.

나이팅게일: ……감염자는?

로이: ……유감스럽게도 우리라고 해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거든.

로이: 감염자는 우리에게도 위협인 셈이지만, 걱정 마, 지금 우리에게는 감염자 기사들이 필요하──

마가렛: 그들이 너희들의 희생양이란 건가?

로이: ……

마가렛: 이건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아머레스 유니온.

로이: ──아머레스 유니온이란 무엇인가?

로이: 옛날에 방탕하고 무도한 기사 귀족에게 대항하기 위해 현지 농민들은 수행원들과 결탁해 백전노장의 킬러들을 고용했어.

로이: 하지만 그들은── 모두 패배했지.

로이: 기사는 반역자들을 목매달아 죽여버렸고, 성 위에 달아놔 본보기로서 내세워 경고했어. 영지 내의 촌민들은 감히 무어라 말도 못했지. 그들은 그저 분노를 억누르며 저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

로이: 그런데 그 이후로 한 궁수가 자진해서 싸우겠다고 나섰어. 당시 사람들은 그 궁수가 쿠란타 기사의 속도에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로이: 그러나 다음날 새벽에 그 포학한 기사 가문의 사람들이 깨어나서 본 것은 그 기사 나리가 돌격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채, 대자로 누워 있는 꼴과 광장의 지면에 왠 장창이 못박힌 광경이었고──

로이: 사람들이 가까이 와서 자세히 보니, 그건 장창이 아니라, 다크아이언으로 주조해 만든 예리한 화살이었지.

로이: “다크아이언”은, 역사상 최초의 아머레스 유니온이었어.

로이: 나는 우리가 그저 고용된 킬러란 사실을 충분히 자각하곤 있지만, 그래도……

로이: 일부 전설은 그저 헛소문만은 아니더라고.

*매섭게 주위를 바라보는 살카즈*

샤이닝: ──니어 씨! 위에!

빛의 기사가 고개를 쳐들었다.

가로등이 어두웠기에 오늘 밤의 별빛은 찬란했다.

그중 한 별똥별은 세 번 반짝이다가 별들의 궤도를 벗어났다.

대지를 향해 곧바로 낙하했다.

*매섭게 화살이 날아오는 소리*

마가렛: ──화살!?

샤이닝: 베세요!

마가렛: 알았다──!

*아츠를 시전하는 소리*

*칼날을 휘둘러내 베어내는 소리*

*화살이 지면으로 튕기며 터지는 소리*

나이팅게일: 으아──!?

마가렛: 리즈, 조심해!

*곧장 달려나가며 리즈를 보호하는 니어*

샤이닝: (니어 씨와 내가 동시에 발검했는데도…… 전부 베진 못했다고?)

샤이닝: ……

마가렛: ……둘다, 괜찮나?

나이팅게일: 괜, 괜찮아요…… 방, 방금, 그건……

마가렛은 침묵하며 한쪽을 향해 시선을 옮겨 바라보았다.

칠흑의 화살, 장창과도 같은 화살이, 시멘트 바닥으로 빠져들어 고요히 사라졌다.

로이: 대단하네…… 반응까지 하면서 다크아이언의 화살을 쳐낸 사람은, 나도 처음 봤어.

모니크: ……

로이: 빛의 기사의 검술은 이쪽이 듣던 대로 훌륭했어. 저쪽의 그 고해신부는 무언가 이색적인 기교를 보여주셨던데…… 화살에 생명이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려나──

로이: ──그게 영혼의 내음(味道)이란 거냐? 살카즈?

로이: 너, 이 의사의 검술과 아츠란 게…… 도대체 어느 지경까지 다다른 거지?

샤이닝: 헛소리는 그쯤 하시죠…… 이게, 여러분들의 소위, 정전 조약이란 겁니까?

로이: 너희들 마음속으론 이 화살이 너희들의 목숨을 취하려고 한 게 아니란 걸 뻔히 알고 있을 텐데. 그렇지 않았으면 저쪽에 앉아 있는 살카즈는…… 이미 죽었어.

나이팅게일: ……

로이: 인사는 슬슬 여기서 끝내자고, 여러분, 우리들의 제안을 부디 신중히 여겨주시길.

모니크: ……그리고 방금 그 화살이 우리가 너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하길 바라──

모니크: “다크아이언”은 세 명이야.

모니크: 너희들은 화살을 몇 개까지 막을 수 있지?

*외침*

마가렛: 멈춰라!

두 아머레스 유니온의 모습은 네온사인과 달빛 사이에 녹아내렸다.

귓가에는 오직 재즈의 소리만이 남았다.

마가렛: ……

샤이닝: ……“다크아이언”, 흑요석처럼 광택이 나는 금속이며, 대단히 무겁지요.

샤이닝: 말 그대로……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나이팅게일: 하…늘이요?

마가렛: ……하늘.

빛의 기사는 다시끔 하늘을 바라보았다.

무수한 별들이 마치 살기를 머금고 있는 것만 같았다.

마가렛: 이 화살은… 아주 먼 곳에서 쏘아내어, 극히 높은 포물선을 그렸고, 그건 화살을 마치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만들었다.

샤이닝: 상식에서 벗어났군요.

마가렛: ……아머레스 유니온, “다크아이언” 랭크, 그 능글맞은 남성의 말대로, 그들이야말로 “아머레스 유니온”이란 단어의 원전이다.

마가렛: 그런 킬러가 지금 우리의 목덜미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샤이닝: 저희는 확실히 좀 더 경계해야 합니다. 이곳은 카시미어……

샤이닝: 그들의 죄상(罪行)의 요새니까요.

대변인 맥키: ……말키위츠.

대변인 말키위츠: 왜 그러시나요? 맥키 씨?

대변인 맥키: ……요 며칠 사이에 굉장히 홀가분해진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대변인 말키위츠: 아뇨……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은 것뿐입니다.

대변인 맥키: 해야 할 일이라.

대변인 맥키: 로도스 아일랜드 제약회사와 친분이 아주 두텁다고 들었습니다만. 얼마 전에는 그 기업의 총수들과 다른 기업들 간의 회동도 주선했다던데요?

대변인 말키위츠: 그렇긴 한데…… 왜 그러십니까?

대변인 맥키: 말키위츠 씨도 알다시피 감염자의 여론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몇몇의 반응을 내놓아야 하지요.

대변인 맥키: 로도스 아일랜드는 0호 구역의 몇 안 되는 해외 기업이지만 감정회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대변인 맥키: 로도스 아일랜드에 대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오늘 몇몇 상무이사들은 이미 우리에게 로도스 아일랜드를 조사하고…… 처리하라고 명시했습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처…리요?

대변인 맥키: 0호 구역에는 다소의 비밀이 있으며, 그것을 외부인에게 알려서는 안 됩니다.

대변인 맥키: 이 일은 직접 아머레스 유니온을 동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플래티넘” 랭크의 지휘권도 재차 이 일의 책임자에게 양도될 것입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아머레스 유니온까지……!?

대변인 맥키: 허나…… 제가 이 일의 책임자를 말키위츠 씨로 변경할 것을 이사회에 건의했습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 맥키 씨! 감사합니다!

대변인 맥키: 별 것 아닙니다.

대변인 맥키: 다만 당신과 로도스 아일랜드와의 사적인 친분이 이 일을 좀 더 간단하게 만들어 주길 바랄 뿐이지요. 카시미어에서 사업을 하려면 카시미어의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이해했습니다.

대변인 맥키: ……그리고 한 가지 더. 절대로 이 일을 퍼뜨리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겁니다. 아직 플래티넘과 대부분의 아머레스 유니온은 통제되고 있습니다만.

대변인 맥키: 그러나 아머레스 유니온 내부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대변인 말키위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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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머레스 유니온...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