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e: 300 걸지. 고작해야 낡은 쇳덩어리야, 크게 신경 쓸 만한 가치는 없어.

Scout: 그래? 그러면 나는 500을 걸겠어. 저건 우리한테 의미 있는 물건이야.
Ace: 무슨 근거로?
Scout: 감.
Ace: 천재지변 덕택에 쓸려 나온 낡은 기계 장치는 황무지에서 드문 게 아닌데.
Scout: 내 촉으로는, 그게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거 같은데?
*문이 열리는 소리*

박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Ace: 아, 박사.
Scout: 좋은 밤이네, Dr.{@nickname}.
Scout: 어제 출근했을 때 우리는 유랑민 캠프 쪽으로 갔었는데, 꽤 재밌는 물건을 발견했거든.
Ace: 단순히 내가 서부 황무지에서 많이 봤던 공업용 폐기물에 불과해. 박사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Scout: 하지만 이 폐기물은 심지어 작동하고는 무슨 음악을 연주하는 것 같았는데.
박사: ……음악?
Ace: 그런 소리를 음악이라고 말하기엔 좀 어렵겠지.
박사: 당시 상황은?
Scout: ……그 유랑민들의 캠프 중간에 붉은 페인트를 잔뜩 칠한, 꽤 무거운, 이상한 기계가 있었어. 사람이 가까이 가기만 해도 수상한 소리를 냈고.
Scout: 유랑민들은 감히 가까이 갈 생각도 하지 못하면서도, 그 기계를 둘러싸고 캠프를 만들었지.
Scout: 아무래도 그때 회수를 했어야 했나, 켈시 선생님이라면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Ace: 돈을 부어서 고작해야 그런 공업용 폐기물 한 덩어리를 사자고? 우리가 언제 이렇게 한가하게 돈이나 쓸 처지였나?
Scout: 아마 그 별난 여자가 좋아하겠지.
Ace: ……만약 너희 둘이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갈등이 있다면, 나는 그걸 공적인 업무로까지 가져오지 않길 바라지.
박사: 꽤 흥미롭군.
박사: 언젠가 우리가 같이 그 유랑민 캠프로 가볼 수 있겠지. 어쩌면 내가 그게 뭔지 알 수 있을지도 몰라.
Ace: 오호라. 보아하니 우리 내기의 끝을 볼 수 있겠는데.
Scout: 약속한 거야. 우선 폐하와의 일을 일단락하고, 그 다음에 같이 가자고.
Scout: 그때 가서 우기기 없기다.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의 한바탕 속에서 당신은 눈을 뜨게 된다.
평범한 하루.
당신의 눈앞에 있는 것은 로도스 아일랜드 표준형 선실의 천장. 배치는 다소 기준에 벗어나지 않는 편이지만, 환기 시스템의 소리만큼은 다른 객실보다 훨씬 적게 들렸다.
이것은 당신이 가진 여러 가지 특징 중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 중 하나이며, 당신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단순한 씻고 닦는 것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당신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복용하는 특수하게 배합한 약, 그것은 일반인들과 다른 점이었다.
그다음은 바로 특수 제작된 전신 보호복으로, 활동 중에는 불편하겠지만, 이것은 당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꼭 필요한 것이다. 이것의 착용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또한 당신의 회복 상황에 달려 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닥터 켈시의 지시였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은, 과거에는 이런 일들은 당신이 그녀보다 더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오직 그녀만이 당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켈시: 맞아, Dr.{@nickname}. 너는 그와 다르다.
켈시: 누가 우리의 동족일까?
켈시: ……너의 동족은 누구지?


아미야: 아, 박사님. 깨셨어요?
아미야: 그렇게 늦게까지 철야를 하셨는데, 조금 더 쉬셔도 괜찮아요.
【1: 오늘은 나한테 일하라고 독촉하지 않는 거야?】
【2: ……아무 문제 없어.】
【3: 괜찮아. 이미 잠 다 깼거든.】
【1】
아미야: 박사님…… 제가 매일 일하라고 독촉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쉴 땐 쉬어야죠.
【2】
아미야: 음…… 켈시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박사님은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평소보다 조금 더 주무셔야 해요.
【3】
아미야: 정말요…… 오히려 박사님이 이렇게 씩씩하시니 더 걱정이 되네요.
아미야: 아, 참. 켈시 선생님은 오늘 일이 있으셔서 잠시 나가셨어요. 회의는 내일로 연기됐다고 박사님께 전달해달라고 하셨네요.
【1: 응? 오늘 일정은 별일 없다는 말이야?】
【2: 혹시 휴가 신청해도 될까?】
아미야: 네. 오늘은 박사님도 푹 쉬어주세요.
*걸어가는 소리*
【1: 휴식이라……】
【2: ……】
【3: 정말 사치스러운 단어네.】

7:33 A.M.
로도스 아일랜드, 식당

팽: 어, 박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크루스: 어? 아, 박사다~
【1: 좋은 아침이야.】
크루스: 정말 드문 일이네~ 박사가 아침 먹으러 식당에 올 시간이 있다니, 오늘은 그렇게 바쁘지 않은가 봐~?
【1: 응…… 오늘은 조금 쉬어도 돼.】
【2: ……】
【3: 내가 평소에 그렇게 바빴나?】

느와르 코르네: 어어, 이게 누구야?
느와르 코르네: 이 시간에 식당에서 박사를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한걸.
【1: 내가 평소에 너희들 눈에 어떤 인상으로 보였던 거야……】
느와르 코르네: 어떤 인상이라…… 아마도 1년 내내 야근에 시달리는 워커홀릭?
느와르 코르네: 정말이지, 박사는 좀 더 쉬어야 할 것 같단 말이야. 용문을 떠난 이후로 계속 이러니까. 몸조리 잘하는 게 좋을 거야.
느와르 코르네: 스스로한테 좀 잘 대해줘. 박사, 그때 당시에 우리는──
*때리는 소리*
느와르 코르네: ──아얏. 아파라, 갑자기 왜 그래!
*가볍게 걸어오는 소리*

야토: 말이 많으면 필히 실수가 있으니. (=言多必失)
느와르 코르네: 응?
【1: 괜찮아…… 네 말이 맞아.】
【2: 내 목숨은 단지 나 하나만의 것이 아니야. 나는 늘 나 자신에게 이 점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어.】
느와르 코르네: 아, 아니, 박사,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느와르 코르네: 뭐, 됐어. 박사가 먼저 먹어둬.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
오퍼레이터들은 점점 흩어지고 있다. 당신은 모처럼 식당 한 귀퉁이에 앉아 있었다.
로도스 아일랜드,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 선명하면서도 자세히 알아볼 수 없는 당신의 기억들처럼 말이다. 감염자 문제 해결을 주요 목표로 하는 한 의료회사.
당신은 이 모든 것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당신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창립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당신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지도자였다고도 들었고, 로도스 아일랜드는 당신의 의지의 연장선이었다고도 들었다.
일부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당신은 천천히 복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신은 이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당신은 이미 너무 많은 걸 잊었다. 로도스 아일랜드가 당신을 환영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당신의 눈앞에 있는 것은 당신의 아침밥이다. 싱겁고 맛도 없지만 건강을 지켜주는 식사, 당신도 알다시피 이것 또한 켈시가 당부한 것이다.
지난 3개월 동안 당신의 생활은 이런 느낌으로 가득했다──
──모든 것이 이렇게 낯설면서도 그립기 그지없다는 느낌은 개념상으로는 완전히 상충하지만 정확히 동시에 당신의 눈앞에 나타났다.
3개월 전, 갑작스러운 소요와 충돌 속에서, 그들…… 로도스 아일랜드는 혼란의 중심지에서 당신을 구해냈다.
이 충돌로 너무나도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죽은 자들은 당신을 안다. 하지만 당신은 그들을 모른다. 죽은 자들은 당신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신은 그들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존중을 얻었으며, 승리를 가져오려고 노력했지만, 그 승리는 결국 여전히 피할 수 없는 상처를 수반했다.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고…… 일이 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당신에게는 반복되는 질문, 답을 찾을 수 없는 의문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나?

2:45 P.M.
로도스 아일랜드 복합생물처리실
당신의 눈앞에는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가장 특이한 창고가 펼쳐져 있다.
이 창고 안에는 찾는 사람이 없는 대량의 물건이 쌓여 있다.
작은 체구의 페로 오퍼레이터가 심하게 부서진 방패를 힘겹게 닦고 있었다.
당신은 그 방패를 알고 있으며, 그 방패의 주인도 기억한다.
당신은 키가 크고 멋없지만 환하게 웃고 있던 오퍼레이터를 기억한다. 그는 일찍이 당신의 친구였다, 라고 알려졌으나 당신은 그 이상으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당신은 이렇게 상반되며 쓸데없는 말을 반복하는 것을 정말로 싫어한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묘사하고 있었다.
모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것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당신은 그대로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지만, 기억이란 고운 모래는 중력에 의해 깊은 수렁 아래로 추락했다.

비글: 박, 박사님?
비글: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셨나요……
【1: 그건…… Ace의 방패인가.】
비글: 네, Ace 선배님의 것이에요. 저는 매주 와서…… 닦고 있어요.
비글: 읏, 좋아…… 무거워라.
비글: 저, 박사님, 조금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 역시 너무 무겁네요…… 매번 선반 위에 올려놓는데 매번 힘드네요.
당신은 앞으로 나아가 손으로 잡으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이내 역부족임을 깨달은 당신은 방패를 바닥에서 단 1cm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예전에는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회복 중인 몸 상태로는 안 될 거다. 켈시는 당신에게 주의했다. 켈시는 당신에게 모든 것들을 경고했다.
비글: 어, 어어! 박사님, 허리 조심하세요!
비글: 네,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1: ……내가 너무 쓸모없었나 봐.】
【2: 하지만 이건…… Ace의 방패, 내가 해야만……】
비글: 괜찮아요. 박사님은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가장 똑똑하신 분이라고 하시니까요.
【1: 내가 좀 도와줄게.】
비글: 좋아요! 바로 이렇게── 조심해요!
비글: 읏짜! 올려놨다!
【1: 하지만 "그들"은?】
비글: 네, 도베르만 교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엘리트 오퍼레이터들도 있다고.
비글: Ace 선배님도 그렇고요……
비글: Ace 선배님이 예전에 박사님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선배님은 박사님 한 사람이면 군대 전반을 감당할 수 있으시다고 말씀하셨어요, 히히히.
【1: ……Ace와 친했니?】
비글: 에에? 으으음…… 친한 사이였나……
비글: Ace 선배님은 모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시는 사람이었어요.
비글: Ace 선배님은 정말 믿음직하신 분이셨어요. 예전에 훈련할 때 팀 전투, 협력, 포위망을 뚫는 법 같은 많은 것들을 지도해주셨어요.
비글: 엘리트 오퍼레이터들은 정말 바쁜데도 선배님은 훈련장을 자주 찾아주셨어요.
비글: 저도 예전부터 줄곧 언젠가 선배님처럼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비글은 슬픈 미소를 지으며 방패를 바라봤다. 창고의 먼지가 얼굴과 머리카락에 묻었음에도 그 페로 오퍼레이터는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당신이 온 주위를 둘러보던 중에 선반 모퉁이에 있는 어떤 물건이 당신의 주의를 끌었다.
각양각색의 사진과 액자들이 작은 상자에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밑에는 색이 바랜 낡은 증명서가 있었다.
【1: 이건……】
비글: 아…… 그건……
비글: ……
비글: 박사님, 박사님은 아직……
【1: 왜 그래?】
비글: 이것들은요…… 예전에 용문에서 있었던 리유니온 멤버들의…… 유품……
비글: 저는 사무실의 오퍼레이터가 오랜 시간 동안 토론하는 걸 들었어요. 결국엔 모두 여기에 두었지만요.
당신은 닥치는 대로 몇 장의 사진을 들춰 보았는데, 낡고 누렇게 변색되었으며 얼룩진 이 사진들에 찍힌 사람들 거의 모두가 우르수스인 것 같았다.
사진 속 사람들은 대부분 남루한 차림에 카메라를 향해 어색하거나, 기뻐하거나, 혹은 무감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자 안의 은제 장식물 뒤에 우르수스어로 새겨져 있는 것은──
──"사랑하는 딸, 야자나에게, 네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들 중에는 적도 있었고 친구도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로도스 아일랜드에 맞서 최후까지 싸웠고, 또 다른 그들 중 일부는 위험천만한 시기에 로도스 아일랜드의 아군이 되었음을 당신도 알고 있었다.
당신은 그들 개개인의 이야기는 몰라도, 감염자의 고통은 알고 있…… 아니,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은 모른다.
비글: 가끔은 저희 같은 작전 오퍼레이터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비글: 우르수스, 감염자, 저희는 한 차례의 재난을 겪었지만, 하지만……
비글: 과연 모든 것들에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을까요?
【1: ……】
비글: 아, 아아, 죄송합니다. 저, 저, 이런 불길한 소리는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지만 여기 올 때마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비글: 아무튼, 그, 제가 말하지 않았다고 해주지 않으실래요, 박사── 박사님?
【1: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비글: 앗, 벌써 3시구나! 또 훈련장에 가는 걸 늦어버리면 도베르만 교관님이 또 엄청 혼내실 거예요.
비글: 저 먼저 갈게요, 박사님! 문 잠그는 거 꼭 기억해주세요!
*뛰어가는 소리*
페로 오퍼레이터는 당신과 창고에 쌓여 있는 주인 없는 물건들, 그리고 느릿느릿하게 내려앉는 시간의 먼지만을 남겨두고 총총히 떠나갔다.
당신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하는 순간, 기이한 붉은 그림자가 당신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상하지만,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기엔 충분했다.
그건, 이상한 붉은 기계 장치였다.

3:53 P.M. 날씨/흐림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하층부

W: 정말이지. 너희들은 온종일 여기에 있으면 덥지도 않아? 가끔은 위쪽으로 놀러 갈 생각은 없어?

살카즈 보일러공: 저희 같은 골리앗에게는 그런대로 온기가 좋습니다만, 게다가 설비도 누군가는 계속 뚫어지게 봐야 합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상적인 작동은 이곳의 동력 계통에 달려 있습니다.
W: 됐어. 너희들이 즐거우면 됐지.
살카즈 보일러공: 갈 준비는 됐습니까?
W: 그래. 계속 남아도 괜찮을 텐데 말이야. 켈시 그 노땅이 또 나를 못마땅하게 보거든.
살카즈 보일러공: 켈시 선생님이 당신을 로도스 아일랜드에 오게 한다라…… 저는 사실 의외였습니다.
W: 하하, 그 할멈이 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보험을 마련했는지 맞혀볼래?
W: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라…… 야, 저기 복도 보여? 저기 모퉁이에 누가 서 있는지 한번 맞혀봐.
살카즈 보일러공: ……당신은 빅토리아로 가십니까?
W: 그래. 가기 전에 너희들 같은 오랜 동료들이랑 몇 마디 좀 나누지 그래?
살카즈 보일러공: 당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저희는 다 알고 있습니다. 또한 당신을 말릴 수 없다는 것 또한 저희는 알고 있지요.
살카즈 보일러공: 그럼에도 말해본다면…… 빅토리아라. 빅토리아에 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W.
살카즈 보일러공: 제 생각에는 살카즈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아, 됐어. 난 보일러공일 뿐이지. 내가 이런 걸 권할 축에 들진 못해. 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걸로 칩시다.
W: 전부터 계속 묻고 싶었던 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부 떠났잖아? 왜 너희들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거야?
W: 너희들 솜씨 정도면, 어디 가서 잘난 체 못 하면서 살진 않잖아?
살카즈 보일러공: ……
살카즈 보일러공: 전하께서 저희를 위해 이 집을 남기셨으니. 저희가 떠날 까닭은 없지요.
살카즈 보일러공: 황야를 유랑하는 것보단 귀속할 곳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그리고……
*거칠게 무언갈 만지는 소리*
우람한 살카즈 남성은 옆에 있는 기계를 두드렸다.
살카즈 보일러공: 전하께서 남기신 것은 저희가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당신이 해야 할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알고 계시겠지요, W. 당신이 제일 잘 알테니까요.
W: ……꼴랑 보일러 하나 지키겠다고? 항상 보일러가 네 집이라곤 말할 수 없잖아.
살카즈 보일러공: 비슷하군요, W. 전 항상 보일러가 제 사명이라고 줄곧 느끼고 있습니다. 웃고 싶으시면 웃으셔도 좋습니다.
W: ……내가 이런 상황에서는 못 웃는 거 잘 알면서 그러네.
살카즈 보일러공: 하하, 당신이 아직도 저희를 걱정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저희는 이미 엄청나게 감동하고 있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부디 가시는 길이 순조롭길 바랍니다!

W: 으…… 이 인간들.
???: ……이제 가야 한다.
W: 알겠어, 알겠다고…… 근데, 아스카론. 사실 누구보다도 네가 제일 참을 수 없을 텐데?
W: 하지만 그 "박사" 아니면 용녀를 잠깐 보고 갈 수 없을까? 난 말이야── 그 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잔뜩──
???: ……
W: 어휴, 냉혹한 녀석.
W: 과연 이네스는 살아 있을까? 지금 런디니움은 좀 어떻고?
W: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넌 예전에 테레시아와──
???: ……

W: ……하하, 좋아. 아무 말도 없이 날 놀라게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 이전에도 이만큼 침묵한 적은 없었잖아, 내가 그렇게 기분 나빠? 그럼 이만 갈게, 됐지?
W: 마침 그 할멈이랑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을 뿐이야. 그것만 아니었으면 여기 오기도 싫거든.
???: 우리는 잠시 협력할 뿐이다.
W: "협력"이라. 협력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나중에 전장에서 만났을 때는 적의 적을 공격하지 않기로 할 뿐이야.
W: 나는 함부로 로도스 아일랜드에 오지 않을 거야. 안심해, 그놈들의 눈빛은 꽤 재미있지만, 전쟁터로 나가게 된다면, 다들 알아서──
???: ……
그늘에 가려진 살카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W는 이것이 아스카론이 가끔 일할 때 나오는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보통 단 한 글자라도 더 말한다면, 자신의 머리가 지면으로 곤두박질치는 소리가 아스카론에게는 더 빨리 들릴 수도 있게 될 것이다.
W: ……친애하는 아스카론 씨. 당신은 이미 제 상사가 아니거든요.
W: 나중에 또 만나자고. 런디니움에서 말이야.
*걸어가는 소리*
살카즈 보일러공: 왜 그러십니까, W? 아직 안 가셨군요. 아……
살카즈 보일러공: ……정말 이상하군. 왜 아무도 없지?

4:10 P.M.
로도스 아일랜드 본함, 하층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굉음이 로도스 아일랜드의 가장 밑바닥을 가득 메우는, 이곳은 로도스 아일랜드의 동력구역이다.
살카즈족 골리앗 오퍼레이터들이 이 구역의 운영을 맡고 있기에 기술자를 제외하고는 평일에 이 밑바닥을 드나드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 살카즈 보일러공과의 대화는 당신을 잠시 생각에 잠기게 했다.
당신은 3개월 동안이나 목적 없이 돌아다니고 있지만 로도스 아일랜드의 모든 지역에 발을 들여놓지는 못했다.
로도스 아일랜드는 규모 면에서는 한참을 못 미치지만, 다른 기능들은 전부 갖추고 있는 작은 이동도시와도 같았다.
살카즈 보일러공: 응? 왜 이렇게 시끌벅적한 거지? 평소에 이런 곳에는 아무도 안 올텐데…… 어……
살카즈 보일러공: 박사님?
【1: 클로저가 말하길 당신이 나를 찾는다고 하던데?】
【2: 인사부 사람이 말하길 당신이 나를 찾는다고 하던데?】
살카즈 보일러공: ……예, 예. 사실 저는 항상…… 어, 박사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그런데 박사님이 직접 여기에 올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아직 땀투성이인 데다가, 이 부근의 온도는 너무 높습니다. 박사님은……
살카즈 보일러공: 우선 먼저 장소를 바꾸시지 않겠습니까?
【1: 괜찮습니다만.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습니까?】
【2: ……】
【3: 그런데, 왜 갑자기 날 찾았어?】
살카즈 보일러공: 단지…… 옛 추억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박사님, 부디 제 헛소리를 조금 들어주십시오.
우람한 살카즈 남성은 손에 들고 있던 스패너를 내려놓고 구질구질한 작업용 장갑을 벗었다.
그는 공구함 맨 아래층에서 앙증맞은 찻주전자와 찻잔을 꺼내는 것이 투박한 그의 손과 명백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살카즈 보일러공: 차는 좋아하십니까?
【1: 굳이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는데……】
【2: 내가 지금 너희들을 귀찮게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
살카즈 보일러공: 별말씀을요, 기왕 이곳까지 오신 거 아닙니까. 저도 마침 좀 쉬고 싶었습니다.
【1: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살카즈 보일러공: 박사님…… 하하,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사실 이렇게 당신과 이야기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왜 그러십니까? 혹시 날씨 때문인가요?
그는 당신보다 로도스 아일랜드를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득 이 살카즈와 그의 동료들이 로도스 아일랜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육상전함의 명맥을 쥐고 있으면서도, 애써 다른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당신은 그들이 한 모든 것들에 감사를 표하나, 그것의 이유에 대해선 알 수 없었다.
살카즈 보일러공: 날씨도 보기 힘들죠. 하층 격창을 통해서는 캐터필러에 날리는 황사만이 보입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어떤 복잡한 문제를 생각하고 계시는진 모르겠습니다. 박사님. 저는 단지 보일러공일 뿐입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저는 그다지 머리를 잘 쓰는 편이 아닙니다.
【1: 너는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나.】
【2: 솔직히 말해줘. 나도 아마 여러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으니까.】
살카즈 보일러공: 예. 박사님. 아미야와 켈시 선생님 모두 당신을 돕고 싶어 하니, 아마도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많은 일들이 있었겠지요…… 그걸 마음속에 담아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1: 어떤 것들은 쉽게 말해주기 어렵다더라…… 하지만 너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네.】
【1: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일한 지 얼마나 됐어?】
살카즈 보일러공: 저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고참 직원입니다. 박사님, 저희는 예전에 알고 지낸 사이였습니다. 저도 기술직에 몸을 담그기 전에는 당신의 지휘를 받았습니다만. 기억은 나시지 않을 테죠.
살카즈 보일러공: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그들에게 말할 것이 있는데, 그들이 박사님에게 답을 주지 못한다면, 누구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살카즈 보일러공: (조용히) 그녀가 신뢰하는 사람이여…… 그녀가 믿어준 당신, 그리고 그녀가 신임하는 그녀들.
【1: 답을 찾아라…… 그런 거야?】
살카즈 보일러공: ……사실 방금 전에 W를 만났습니다.
【1: 어…… 그 사람이 여기에?】
【2: ……】
【3: 켈시가 로도스 아일랜드와의 접촉까지 허용한 건 뜻밖이네.】
살카즈 보일러공: 박사님께서도 분명 알아차리셨을 겁니다. W는 로도스 아일랜드와…… 심지어 당신의 과거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플레임브링어 같은 살카즈가 로도스 아일랜드에 나타났을 당시, 전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했습니다.
살카즈 보일러공: 정말 신기하게도 카즈델에서 우르수스와 용문, 그리고 지금까지──
살카즈 보일러공: 우리가 걸어가는 길의 마지막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의 사람들과 사건, 그리고 그들이 남겨놓은 무언가에 깊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6:22 P.M.

아미야: 박사님, 다녀오셨어요?
아미야: 오늘은 하루종일 못 봤는데…… 어디 갔다 오셨어요?
【1: 로도스 아일랜드를 한가롭게 돌아다녔을 뿐이야.】
아미야: 괜찮아요. 적당한 휴식도 업무의 일부니까요.
【1: 온종일 일을 안 하니까, 마음이 좀 걸리네.】
아미야: ……박사님.
아미야: 박사님에게 작은 비밀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하지만 절대로 켈시 선생님에겐 말씀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
아미야: 사실 오늘 켈시 선생님의 업무는 그리 급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외출하실 필요도 없으셨어요.
아미야: ……실은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박사님이 요즘 좀 피곤해 보이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쉬게 하고 싶으셨던 거예요.
【1: ……그렇구나.】
아미야: 그래도 즐거워 보이시네요? 무슨 좋은 일 있으셨나요?
【1: 아니. 그냥 오랜만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거든.】
【1: 그래도, 뭐, 한 가지 말한다면. 아미야.】
【1: 나는 오퍼레이터들의 유물실에서 이상한 걸 본 것 같아.】
아미야: 유물실…… 박사님…… 그런데 이상한 거라뇨?
【1: 붉은 색깔의……】
【2: 마치 공업용 기계 장치 같은……】
아미야: 아, 박사님. 그 "빨간 공업용 폐기물" 말씀이시군요.
아미야: 박사님은 아무래도 기억하시지 못하겠지만…… 그건 Scout씨와 Ace씨가 건 내기였어요. 어느 날, 그분들이 갑자기 그 기기를 로도스 아일랜드로 가져오셨어요.
아미야: 하지만 한참을 연구한 결과론 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창고에 쌓아두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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