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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번역] DH-ST-3:【자승자박】

20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5 20: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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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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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라: 아빠, 사람들이 나한테 준비가 다 됐다고 아빠한테 알려주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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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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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라: 응? 아빠,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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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 음.


라파엘라: 어째서? 아빠는 이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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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초: 칸델라는 상당히 까다로운 여자란다. 그러니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어.

판초: 라파엘라.


라파엘라: 불렀어?


판초: 만약 상황이 잘못된다면, 너는 에르네스토랑 함께 이곳에서 도망치렴.


라파엘라: 뭐? 난 아빠랑 같이 있을래.


판초: 아빠 말 들어. 원래는 이 일에 너를 말려들게 하면 안 됐다.

판초: 만일 피오나가 내 딸에게 이런 짓을 맡긴 걸 알았다면, 분명히 무덤에서 일어나 나를 잡아먹었겠지.

판초: 에르네스토 그 녀석에 대해서는…… 흥.


라파엘라: 오빠가 왜?


판초: 그놈은 내가 알아채지 못한 줄 알고 있을 게다. 그까짓 속마음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나.


라파엘라: 오빠는 배신하지 않았어.


판초: 아빠도 에르네스토 없이 이 일을 해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단다.

판초: 하지만 네 오빠가 하고 싶지 않았단 것도 알고 있단다.


라파엘라: 이유가 모야?


판초: 잘 먹고 잘 자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니?



판초는 옆에 서 있는 수양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판초: 그래, 착하지. 가서 내 담뱃대를 좀 가져와 주려무나. 나는 혼자서 조용히 있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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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라: 아랏서……


*걸어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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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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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첸 씨, 오셨군요.

에르네스토: 린 씨는 어디 가셨나요? 저는 함께 있으실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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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하니 넌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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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솔직히 말해서 이쯤 되면은 저도 숨길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에르네스토: 저는 여러분이 이렇게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 했습니다.

에르네스토: 제가 여전히 두 분을 우습게 봤단 거죠.

에르네스토: 그런데, 린 씨와 첸 씨는 어떻게 그 폭탄을 찾으셨나요?


: 린 위시아는 1라운드에서 너희가 폭탄을 설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우리는 너에게 알리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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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그때도 제가 의심받았나요?


: 그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을 뿐이다.

: 우리가 너라고 확신했던 이유는, 네 무기점에서 똑같은 폭탄이 발견됐으니까, 다.


에르네스토: 과연, 그렇군요

에르네스토: 저도 승부가 이렇게 일찍 갈릴 줄은 몰랐습니다.


: 너는 지금 무슨 뜻으로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거지? 아니면 자수할 셈인가?


에르네스토: 첸 씨, 저는 단지 하고 싶은 말이 조금 있을 뿐입니다.

에르네스토: 이걸 다 듣고 난 뒤라면 당신이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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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겨 듣겠다.


에르네스토: 첸 씨, 당신은 볼리바르의 역사를 아시나요?


: 그다지 잘 알고 있는 편은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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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하긴, 당신은 과거 빅토리아에서 유학 중이셨죠. 빅토리아는 볼리바르에 별로 관여하지 않았으니 일부러 조사하지 않았으면 잘 모를 법도 하십니다.

에르네스토: 이베리아가 이 땅을 발견하지 전까지 이곳은 볼리바르란 이름의 평원에 불과했습니다.

에르네스토: 이베리아인들은 이곳에서 수많은 오리지늄 광맥을 발견하고는 볼리바르에 머물면서 볼리바르를 그들의 식민지로 만들었죠.

에르네스토: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볼리바르에서 이베리아의 통치가 끝났습니다.

에르네스토: 130년간의 혼란기가 끝난 다음에는 이젠 라이타니아인이 왔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래서 볼리바르는 다시 라이타니아의 식민지가 되었죠.

에르네스토: 200년 전, 볼리바르는 라이타니아의 속지에서 속국, 즉 싱카스 왕조로 바뀌었습니다.

에르네스토: 물론 싱카스 왕조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볼리바르인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지만── 볼리바르가 지금의 볼리바르가 된 것은 그때였다고 할 수 있겠군요.

에르네스토: 그리고 위치킹 때, 라이타니아는 볼리바르를 통해 컬럼비아에 내란을 일으키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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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그러나 그 결과는, 내란이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컬럼비아의 반-볼리바르 침공으로 연합정부가 수립됐죠.

에르네스토: 볼리바르는 이때부터 컬럼비아와 라이타니아의 할거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에르네스토: 라이타니아는 볼리바르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컬럼비아는 비록 야망이 있지만, 볼리바르 전체를 한 번에 삼킬 순 없었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래서 양측은 그저 밀고 다시 당길 뿐인 교착 상태에 접했습니다.

에르네스토: 그러더니, 더 이상 이런 상황를 견디지 못한 볼리바르인들은 저항을 택했죠.

에르네스토: 이들은 저항군을 조직했습니다. 자신들을 진정한 볼리바르인이라 자처하며 볼리바르를 완전한 독립국으로 만들 것이란 포부를 내세웠고요.

에르네스토: 하지만 일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볼리바르인의 창설은 정작 볼리바르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데 일조했을 뿐입니다.

에르네스토: 결국엔, 볼리바르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옅은 한숨*


에르네스토: 연합정부, 싱카스 왕조, 진정한 볼리바르인, 모두 끝없는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죠.

에르네스토: 그 뿐만 아니라 이런 환경에서 도솔레스라는 도시가 탄생했습니다.

에르네스토: 칸델라 씨의 통치 아래에 이 도시는 3국 정부 모두에게 환영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3국 정부에서도 칸델라 씨의 인정을 얻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에르네스토: 왜냐하면 이 도시는 그들이 무시할 수 없는 자원을 갖고 있는 데다가 칸델라 씨의 손으로도 충분히 도시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에르네스토: 그렇게 도솔레스는 볼리바르에 사는 그 어느 누구나 선망하는 곳이 되었습니다.

에르네스토: 전쟁의 참화에 시달리는 볼리바르인들은 저마다 돈을 모아 이곳에 놀러 오거나 심지어 여기서도 몸을 굴리는 것을 꿈으로 삼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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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하지만 첸 씨나 린 씨처럼 좋은 분들은 분명히 아실 테죠?

에르네스토: 이 도시가 어떤 곳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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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3국 정부가 적어도 볼리바르를 통일할 생각이 있었다면, 칸델라 씨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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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첸 씨, 이 도시의 번영은 볼리바르 전체의 고통 위에 세워졌습니다.

에르네스토: 도솔레스가 번창할수록, 이 나라의 희망이 사라질 겁니다.

에르네스토: 그리고 그건, 볼리바르 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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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 그중 한 사람인가?


에르네스토: 네.

에르네스토: 우리 도솔레스는 볼리바르 같은 곳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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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목적은 이 도시를 파괴하는 건가?


에르네스토: 아뇨, 부숴버리면, 그건 너무 낭비죠.

에르네스토: 우리의 목적은 공포심을 조성하는 겁니다.


: 그래서, 이런 것들이 나를 설득해 너희를 돕게 만든단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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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제게 감히 몇 마디 말로 다른 사람을 설득해 합류시킬 자신은 없습니다.

에르네스토: 하지만, 저는 당신과 린 씨가 최소한 방관하시길 바랍니다.

에르네스토: 여러분은 저희의 대의가 정의롭다는 것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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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네스토: 두 분이 이 일에 손을 대지 않는 이상, 저는 제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에르네스토: 그간 제가 경기에서 두 분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두 분이 아주 막강하시다는 것은 항상 제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에르네스토: 두 분과 저희가 충돌한다면 불필요한 피해가 많이 발생할 테죠.

에르네스토: 저는 당신과 린 씨가 이 제안을 고려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 에르네스토.


에르네스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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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얼마 전에 이번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음모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 음모에서, 나는 나 자신의 약소함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 외에,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했지.

: 하지만 나는 감히 단언할 수 있다── 타인에게 두려움을 각인하는 것을 더러 정의라고 자칭할 순 없다고.


에르네스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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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너는 진실을 말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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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저는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군요. 첸 씨, 저는 자백했습니다. 제가 이번 사건의 주모자란 것을요.


: 아니, 네가 아니다.

: 내가 널 의심하게 된 이유는 바로 네가 우리를 너의 무기점에 가뒀다는 행위지.

: 이것은 대단히 효과적이겠지만, 또한 대단한 무리를 겸한다. 나는 네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나는 어쩌면 네게 배후가 있는 게 아닐까, 란 생각을 하게 됐지.

: 하지만 만약 네가 이 모든 것의 흑막이라면? 그리고 너의 그 정체가 드러난다면? 나는 네가 저지른 그 실책을 보완할 수 있는 어떠한 방법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 그래서 떠올렸다. 만약 너의 정체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 다시 말해, 사실은 넌 드러나도 상관이 없었다는 거지.

: 만일 그렇다면 네가 저지른 행동은 말이 된다.

: 너에겐 우리를 묶어둘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겠지만, 그게 실패하고 정체가 드러났단들 지금과도 같은 상황이 됐을 뿐이겠지.

: 그렇게 되면 나는 네 앞에 선 채 너를 이 모든 것의 주모자로 삼고, 네 뒤에 있는 흑막을 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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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


: 심지어 지금도 난 여전히 네 체스판 위에 있겠지. 그렇지 않나, 에르네스토?


에르네스토: 정말로 체스판의 위에 선 사람이라면, 그런 말은 못할 거예요. 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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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는 너무 적었다. 그러니 이게 휘둘릴 뿐인 체스판 속이란 걸 알면서도 뛰어들어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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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하지만 일주일 만에 그 턱없이 적은 단서만으로도 저희가 몇 년 동안 공들여 기획한 계획의 핵심을 잡을뻔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에르네스토: 첸 씨, 당신과 린 씨는 아무리 봐도 너무 대단하신 것 같군요.

에르네스토: 정말로 많은 사람이 저를 보고, 두 사람을 적수로 삼고 이렇게까지 일을 계획한 걸 보며, 너무 오버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르네스토: 이제 와서 보니까 저로서는 정말 잘한 것 같군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제가 조금만 소홀히 하고 많은 것을 흘려버렸다면, 두 분은 이미 발견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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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토: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분은 역시 실패했습니다.



에르네스토는 이렇게 말하며 TV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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