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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코토우미]눈부신추억앱에서 작성

ㅇㅇ(117.111) 2018.01.03 23:45:02
조회 882 추천 20 댓글 2
														


*읽으시기 전에: 지금 쓰는 소설의 주인공은 코토리와 우미지만, 러브라이브 세계관이 아닙니다. 이 점 유의 부탁드립니다. 

*옛날에 사갤 시절에도 올린적있는데 그 글 조금 수정해서 올립니당 본적있는 사람 있을듯 그 본인 맞으니까 도용 아니에요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던 나에게 기타 소리가 들려왔다. 은은한 선율이 내 귀로 흘러들어갔다. 때는 늦은 저녁. 많은 사람들이 추위에 떨며 코트를 여미며, 따뜻한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가족’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나는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가 없었다. 

기다리는 사람 같은 건 없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앉아있는 노인의 손에서 나는 소리였다. 이윽고 노인의 입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 소리였다. 그 노래 소리는 나를 아득한 과거로 인도했다. 그녀와 함께 했던 눈부시게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 때의 그 시절로. 







금요일 밤, 청춘들의 시간. 

나는 친구들과 함께 금요일의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시내 어디에 가도 사람들로 가득했고, 시내 어디에 가도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했다. 

우리는 이미 신나게 한바탕 놀았던 터라 힘이 빠져 건물 입구에 앉아 있었다. 

이미 계절은 늦가을이었고, 따라서 밤바람은 꽤나 쌀쌀했다. 

하늘에는 별이 떠 있었지만 도심의 탁한 공기와 밝은 불빛으로 말미암아 몇 개 보이지를 않았다. 친구들은 넋을 놓고 별을 쳐다보던 나를 툭툭 건드렸다. 



“왜?” 



“우리 노래방 갈 건데 우미짱도 갈래?” 



나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노래방은 딱 질색이었다. 물론 내가 노래를 못 부르는 건 아니었지만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만큼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들에게 잘 가라고 인사하고 다시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둥글게 뜬 달이 나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어주었다. 그때였다. 내 귀에 ‘그녀’의 노랫소리가 들려온 것은. 

시내의 시끄러운 분위기와 정반대의 은은하면서도 아련한 그런 기타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 소리의 근원지를 쳐다보았다. 역시나 기타소리였다.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던 그 사람은 내가 다가가자 연주를 멈추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내 눈과 그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의 갈색 눈은 사람을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난 한참동안이나 그 사람의 눈을 쳐다보았다. 



“여자시군요.” 



난 중얼거렸다. 상대방은 피식 웃더니 모자를 벗었다. 그러자 베이지 색깔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어깨를 타고 흘러내려왔다. 



“그럼 남잔지 아셨어요?” 



그녀는 재밌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멍하게 그녀의 얼굴만을 쳐다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의 눈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비하면 차라리 눈은 못생겼다고 보는 편이 나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그녀는 완벽했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세요?” 



한참을 넋을 잃고 쳐다보던 나는 그녀가 장난스레 던진 질문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난 당황하여 급히 사과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그녀는 그런 내 모습이 귀엽다는 듯 쿡쿡 웃더니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아까전과 같은 곡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물론 전의 선율 역시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의 연주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어때요?”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연주가 끝난 다음이었다. 나는 짧은 꿈을 꾼 듯 정신이 몽롱함을 느꼈다. 



“정말.. 아름답군요..” 



“다행이네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기타를 챙겼다. 



“벌써 가시게요?” 



그녀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들어올렸다. 



'네?' 



그제서야 방금 한 말의 의미를 깨달은 내 얼굴은 시뻘개졌다. 

초면인 사람에게, 그것도 나름의 일을 끝내고 돌아가는 사람에게 벌써 가냐니,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용납하지 못했을 예의 없는 말이었다. 



“아..아니.. 하하, 말이 헛나왔네요.” 



그녀는 어이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갑니다.” 



그녀는 기타를 들쳐 매고는 저 멀리로 걸어갔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불현듯 지금 그녀를 놓치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본 사람을, 그것도 얼마 대화 나눠보지도 않은 사람을 다시는 못 본다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 당시의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잠시만요!” 



그녀는 걸음을 멈춰 뒤를 돌아보았다.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니까.. 커피 한 잔 같이 마실래요?” 







노인의 연주가 끝났다. 

나는 그가 내미는 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듯 했다. 나는 품속에서 지갑을 꺼냈다. 안에는 5000엔 짜리 지폐뿐이었지만 나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대가로는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자 속에 돈을 집어넣고는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에 ‘그 가게’를 찾아보기로 했다. 

한 5분쯤 걸었을까. 

이제 해가 완전히 져서 주변이 어두컴컴했다. 내가 찾은 가게는 하필이면 외딴 골목에 있었기에 가로등 불빛조차도 없었다. 

가게 안에서 희미한 불빛만이 새어나오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가게 문을 한참동안이나 가만히 서서 지켜보았다. 마치 과거로 향하는 문인 양. 

그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깜빡거리는 형광등, 향긋한 원두의 냄새, 퉁명스러운 주인 아줌마의 목소리. 

그때나 지금이나 다른 건 하나도 없었다. 단지 그녀가 내 옆에 없을 뿐. 





나는 그녀를 데리고 커피숍에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고, 따라서 수중에 많은 돈이 없어서 다방 비슷한 카페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 앞장서서 가는 나를 재밌다는 듯 쳐다보았다. 내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향긋한 원두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안녕하세요.” 



주인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비어 있는 가게 안을 울린다. 나는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우리는 창가에 어색하게 앉아 바깥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작 그녀를 데려온 건 난데 대화를 시작한 건 그녀였다. 



“몇 살이세요?” 



“22살입니다. 그쪽은요?” 



“23살이에요. 그럼 이쪽이 언니네요? 말 놓을게요.” 



“네.” 



그녀는 빙그레 미소 짓고는 말을 이었다. 



“난 미나미 코토리라고 해. 너 이름은 뭐야?” 



“전 소노다 우미입니다.” 



“반가워. 우미짱으로 부르면 될까? 



'네, 부탁드립니다.' 



'그럼 나도 코토리로 좋아.'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그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내 귀를 울렸다. 







“저 손님 뭐 주문할거냐니까요?” 



주인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나를 깨운다. 나는 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창가에 앉아 거리를 바라보니 또 그녀의 생각이 난다. 그녀는 그 때의 ‘나’에겐 힘든 현실 속에 갑자기 나타난 환상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의 계기는 인연이 되었고, 그 인연은 사랑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 자리에 앉아 있으니 문득 그 때의 생각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만큼 오글거리는 장면이었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들어왔다. 그녀는 한시의 지체도 없이 우리가 항상 앉던 그 자리에 와 앉았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나는 그녀를 보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줬다. 그날따라 그녀를 대하기가 매우 어색했다. 그런 나를 보며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뭐 안 좋은 일 있어?” 



“아뇨, 하하.”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는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더워? 열나?” 



나는 고개를 푹 숙이며 그녀의 얼굴을 흘끗 보았다. 분명 그녀는 웃음을 찾는 표정이었다. 나는 고개를 홱 들어 올리고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놀란 듯 보였다. 



“코토리” 



“ㅇ..어?” 



“사랑해요.” 



그녀는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더 놀란쪽은 바로 나였다. 나는 사실 고백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물론 그녀를 정말로 좋아했지만, 고백은 내 적성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의 표정 하나에 고백을 하다니. 

아마 그날따라 그녀를 대하기 어색했던 것은 고백을 할 것이란 걸 내 몸이 미리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난 얼굴이 시뻘개진 채로 고개를 숙여버렸다.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이 느껴지자 눈도 꼭 감아버렸다. 

그 때였다. 

내 턱에 그녀의 손가락이 닿았다. 난 놀라 눈을 떴다. 그러고는 너무 놀라 하마타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녀의 갈색빛 눈동자가 바로 내 눈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미짱, 그렇게 어색하게 고백하면 받아 줄 거라고 생각해?” 



나는 당황하여 아무 말도 못하고 그녀를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끌어당겼다. 

그녀의 입술과 내 입술이 포개졌다. 



“이 정도는 돼야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로 가슴 떨리는 장면이다. 

그때를 생각하며 나는 입에 미소를 띄었다.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 그 때의 생각을 이렇게 가끔씩 떠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했다. 

나는 커피를 다 마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나를 떠났다. 

1년전 어느 날, 갑자기 그녀는 사라졌다. 

헤어지자는 말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기다려달라는 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내 인생의 유일한 별이 사라진 순간. 

그때의 기분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그리고 그 기분은 날이 갈수록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날카로워져 내 가슴을 찔러댔었다. 결국 나는 ‘일’이라는 의무 속에 그녀와의 기억, 감정, 행복했었던 모든 시간들을 묻어두었다. 이미 그녀는 떠나갔다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거라고, 과거를 떠올려서 좋을것없다고.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녀와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얼었던 내 마음이 조금씩 녹아감을 느꼈다. 

나는 다방문을 열고 나오며 차가운 가을 밤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느새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하늘을 쳐다보았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게 떠있었다. 

오늘따라 그녀 생각이 많이 난다. 

난 행복하지만 씁쓸한 미소를 짓고 다방을 나섰다. 



끼익-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누군가가 다방에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 사람의 베이지 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는 나와 같은 행복하지만 씁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심장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보름달이 나를 향해 웃어줬다. 

세상이 나를 향해 웃어줬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웃어줬다. 



-------------------------------------- 

복붙해서 본문 수정만해서 밑에걸 못봤넼ㅋㅋㅋ
글 안쓴지 넘 오래지나서 기억살리는겸 옛날거 수정만해서 올림 담부턴 새거 쪄올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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