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만 가득한 밤이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눴던 잠깐의 대화를 제외하곤 아무 말도 건네지 않은 채, 아무 말도 건네받지 못한 채 오로지 서로의 몸에 집중한 시간이었다. 붙잡힌 어깨는 싸할 정도로 아려왔고 물린 곳은 화하게 아려왔으며 관계를 가지는 동안 내내 하지 못했던 말들로 목이 메였다. 

‘아무래도 안 되겠으면 지금 다시 옷 입어. 3초 안에.’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듯 낮게 읊조리던 말에도 옷을 다시 입지 않았던 건 어쩌면 이게 모든 걸 끝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한편으론 그 일 이후로 우은정 앞에서만 나오던 오기 때문이기도 했었다. 궁금한 건 내 마음이니까, 그것만 확인하면. 이제 더 이상 쟤한테 발목 잡히지 않을 거란 걸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아... 하..”

그러니까 그것만 확인하면 끝일 관계였는데 닿아오는 손길은 왜 이렇게 떨리고 간절하게 느껴지는지, 한 번이라도 손에 닿았던 곳은 왜 아직도 열기가 느껴지는지, 왜 이렇게 시끄럽게 심장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으며 우리는 왜 울고 있는건지. 너는 왜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지. 

쌓여만 가는 의문 속에 알아낼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으며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내 마음에 대한 확신이라든가 다시는 그 시간 속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 대신 이대로는 무엇 하나 제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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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지 않았을까!?!! 결말은 은정수지다... 그래야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