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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룽백일장] 싸움

OI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20 02:26:21
조회 1871 추천 1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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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아야


급전개

히나 1인칭

아마 캐붕 있음


5천자 쓰기 힘들다...(자소서도 안 써본 사람)

이제 자러 가야지~ 백바~






 쾅, 하고 테이블을 강하게 때리는 소리가 났다.


 “히나 쨩은 언제나 사요 쨩 얘기만 해!”


 평소처럼 아야 쨩과 데이트를 하고 카페에서 잡담을 나누던 중, 그녀는 그런 말을 남기고 카페를 뛰쳐나갔다. 그녀의 행동이 너무도 갑작스러웠기에 나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어머, 히나잖아?”


 그녀와 교대하듯 가게에 들어온 코코로 쨩이 나를 부를 때까지 나는 가만히 앉아 멍하니 빈 앞자리를 응시할 뿐이었다.




 ###




 “흠……. 그 밝은 마루야마 선배가요? 상상이 안 가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두 듣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미사키 쨩에게 코코로 쨩이 반박했다.


 “어머, 그래? 그치만 아야랑 히나도 사귀는 사이인 걸! 미사키도 가끔 리미 얘기만 하니까, 난 아야의 심정도 이해가 가.”
 “아……. 응, 미안, 코코로.”
 “괜찮아! 나는 미사키의 그런 눈치 없는 점도 좋아하니까!”
 “……응, 그래…….”


 미사키 쨩은 복잡한 표정으로 코코로 쨩에게 대답했다.
 아야 쨩이 떠난 맞은편에 앉은 두 사람은, 나와 아야 쨩처럼 데이트 중이었다고 한다. 케이크라도 먹으러 카페에 오니 마침 아야 쨩이 뛰쳐나가, 무언가 재미있는 것이 있는 것 아닐까 하고 들어오니 내가 망연하게 앉아 있었고 츠구미 쨩이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고.


 “……역시 내가 잘못한 걸까?”


 장난을 치면 화낼 때도 많지만, 이런 식으로 화를 낸 건 처음이 아닐까. 혹시 이게 원인이 되어 헤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나답지 않게 불안한 기분에 휩싸였다.


 “글쎄요. 히나 씨가 히카와 선배를 좋아하시는 건 다들 알고 있으니까, 항상 히카와 선배 얘기만 하는 게 아니면 어느 정도는 이해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
 “……히나 씨, 설마…….”
 “아, 아니야! 언제나는 아니야!”


 아마 대화의 8할……아니 7할? 요새는 파스파레나 애프터 그로우 멤버들의 얘기도 하니까…….


 “히나는 좀 더 다른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
 “으…….”
 “아니, 코코로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니까.”


 그래도 사귀기 전에는 즐겁게 들어줬는데……. 그런 말을 두 사람에게 하니 “사귀기 전이랑 사귄 뒤에는 다르게 느껴지는 법이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 걸까.


 “아무튼 히나는 어서 아야를 만나서 제대로 얘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응…….”
 “너무 그렇게 풀 죽지 말아 주세요. 아마 조금 지나면 화가 풀릴 거라고 생각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내일 모여서 연습하거든…….”


 ““…….””




 ###




 다음 날. 나는 집합 한 시간 전부터 사무소 입구 앞에 서 있었다.
 겨울이라기엔 선선하지만 가을이라기엔 쌀쌀한 바람이 웃옷 사이로 들어와 나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 도중에 몇몇 직원 분들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지만 ‘바깥 공기가 쐬고 싶어서요.’라고 거절했다.


 ‘……그냥 안에서 기다리면 좋을 텐데.’


 거절한 이유는 거짓말. 하지만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왜 나는 춥다고 생각하면서도 건물 밖에서 아야 쨩을 기다리는 걸까?
 스스로도 이해가 안 가는 행동에 고민하고 있자니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히나 쨩?”
 “아야 쨩!”


 무심코 그렇게 외치며 뒤를 돌아보니, 약간 곤란한 미소를 짓는 치사토 쨩이 있었다.


 “히나 쨩이 아야 쨩이랑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착각하다니, 의외인 걸.”
 “아하하…….”
 “응, 그런 반응도 의외야. 사랑을 하면 사람이 변한다더니, 정말인 것 같네. ……이렇게 밖에서 기다린다는 건, 아야 쨩이랑 싸우기라도 했어?”
 “역시 치사토 쨩은 예리하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랑 일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뺨에 손을 대었다.


 “얘기는 들어 줄 수 있지만, 냉증이 조금 있어서 밖에서는 안 되겠는데.”


 그녀의 말과는 반대로, 내 뺨에 닿아 있는 그녀의 손은 무척 따뜻했다.



 “……그래.”


 어제 있던 일을 모두 듣고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것 뿐이었다.


 “너무 담백한 거 아니야? 같은 밴드 멤버로서 조언 같은 건 없어~?”
 “글쎄. 음……굳이 말하자면 이런 걸로 밴드가 해체되는 일은 없게 해줄래?”
 “그럴 수가~…….”


 그러고보니 치사토 쨩도 은근 아야 쨩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이걸 계기로 나와 아야 쨩이 헤어지길 바라는 건 아닐까.
 룽하지 못하게 동료를 의심하는 나를 향해 그녀는 꿀밤을 날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단 한 사람 뿐이야. ……아쉽게도, 그 애는 전혀 몰라주지만.”
 “그치만 만들고 얼마 안 됐을 때…….”


 그녀는 가슴에 손을 얹고,


 “그건 그거, 이건 이거.”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네 언니와 아야 쨩도, 그렇잖아?”


 둘 다 소중하지만.
 어느 쪽이 더 소중하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단순히 방향의 차이.


 “확실히 내게 있어서 아야 쨩은 소중한 사람이야. 내가 파스파레를 계속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아야 쨩 때문이기도 했고. 하지만 그게 연애 대상일 필요는 없잖아? ……내게 있어서 아야 쨩은, 비단 아야 쨩만이 아니라 파스파레 전체가, 나에겐 가족 같은 존재니까.”
 “그렇지만 아야 쨩이 그런 말로 알아줄까…….”


 아니, 아무리 아야 쨩이라도 그런 걸 모를 리가 없는데.


 “물론, 아야 쨩도 머리론 알고 있겠지.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와 둘이 있을 땐, 자기만 생각해 주길 바라는 법이야.”
 “그건,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
 “글쎄? 그럼 난 먼저 연습하고 있을게.”
 “응, 고마워.”


 그녀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탐과 동시에 빌딩 입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헤~. 치사토 쨩이랑 그렇게 웃으며 얘기하다니, 즐거워 보이네. 역시 나 같은 건 아무런 상관 없구나.”


 귓속을 얼릴 것만 같이 차가운 목소리. 이번에는 착각이 아니라, 정말로 아야 쨩의 목소리였다.


 “아, 아야 쨩!”


 나는 마음을 다잡고 뒤를 돌아봤지만 아야 쨩은, 내가 뒤돌아보려는 것을 봤으면서도 무시한 채 그대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읏!”


 아, 그래. 아야 쨩이 그럴 생각이라면.
 나는 그대로 아야 쨩이 기다리는 쪽 옆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그대로 아야 쨩에게서 등을 돌렸다. 직전에 보인 조금 괴로워하는 표정도 애써 무시하며.


 ‘아야 쨩이 먼저 시작한 거니까!’


 그렇게 자기 잘못에서도 눈을 돌리며 나는, 점점 낮아져가는 바깥 풍경을 혼자서 바라보았다.



 그날 연습은 최악이었다. 아야 쨩이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해 레슨 선생님에게 몇 번이나 주의를 받다가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치사토 쨔의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라는 말에 무거운 분위기로 끝났다.
 기타를 케이스에 넣으려는 나에게 치사토 쨩이 불렀다. 시야 한편에 보이는 아야 쨩이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히나 쨩. 이 다음에 시간 있지? 슬슬 줄도 갈 때인 것 같은데 같이 악기점이라도 갈까?”


 활짝 웃는 표정이었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전혀 룽하지 않았다. 악기점인 이유는……아마 다른 멤버가 따라오지 않도록 하려는 걸까.


 “…….”


 아야 쨩이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나는 고개를 돌리고 케이스를 메었다.


 “응, 갈까!”


 그리고 나는 한껏 입꼬리를 올리고 치사토 쨩에게 대답했다.




 ###




 “앗, 히나 선배~.”


 악기점에 도착하니 낯익은 두 얼굴이 보였다.


 “아, 모카 쨩! 란 쨩! 둘 다 기타 줄이라도 사러 온 거야?”
 “아뇨, 모카한 기타가 있나 구경하러 온 거예요”


 이 두 사람도 어쩐지 자주 같이 있는 것 같네. 혹시 사귀는 걸까?


 “란 쨩, 모카 쨩. 미안하지만 히나랑 둘이서 얘기할 게 있거든. 실례해도 될까?”
 “아, 괜찮습니다.”
 “안녕~.”


 이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그렇게 쉽게는 안 되는 걸까.


 “자, 그럼. 반성회를 시작할까.”
 “네…….”


 그 뒤로도 치사토 쨩에게서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고 꾸중을 들었다. “그치만~”이라고 살짝 반항해 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연애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법이야! 받는 것보다 주는 걸 생각해!”라는 말만 되돌아 왔다.


 “그리고 따로 부른 건 설교 때문만은 아니야.”
 “?”


 무슨 말일까. 이해가 잘 가지 않아 치사토 쨩의 얼굴을 보니, 그녀의 눈은 나보다 더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따라가자──


 “아야 쨩?”


 전시된 악기들 사이로, 연한 분홍색의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그럼 난 이만 갈 테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화해해.”
 “줄은?”
 “어머? 내가 여분을 사놓지 않을 리가 없잖니?”


 그렇게 말하며 치사토 쨩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아야 쨩은 황급히 모습을 감추려고 하였다. 그녀가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나도 몰래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어, 어라? 히나 쨩은 어디 간 거지?”


 귀엽게 당황해하는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 적당한 타이밍에 “아야 쨩”이라고 그녀를 불렀다.


 “꺅!”


 짧은 비명을 질렀다 도망치려 하는 그녀를 손목을 붙잡아 저지했다.


 “아야 쨩. 해야 할 얘기가 있어.”
 “난 없거든!”

 “됐으니까!”


 조금 강압적으로 말하자 그녀는 겁먹은 것처럼 긴장하고는 그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난, 언니도 좋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매로서야. 치사토 쨩도, 마야 쨩도, 이브 쨩도, 코코로 쨩도 다른 모두도 좋아. 그치만 내가 사랑하는 건, 아야 쨩 한 명 뿐이야.”

 “…….”


 처음으로 아야 쨩에게 고백했을 땐, 여러모로 말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오해하고, 다투고.


 “아야 쨩. 앞으로도, 내 여자친구로 있어 줄래? 난, 앞으로도 아야 쨩 곁에서, 아야 쨩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야 쨩을 바라보고 싶어.”


 내 고백에 아야 쨩은 새빨개진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이번처럼 질투할 지도 몰라.”
 “아야 쨩이 귀찮은 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는 걸. ……앗, 삐졌어?”


 귀엽게 볼을 부풀리는 아야 쨩.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니, 히나 쨩이 너무한 것도 처음부터였으니까.”
 “앗, 반격이야?”
 “아니.”


 그녀의 맑은 눈동자에 내 얼굴이 비칠 정도로 가까운 거리.

 그녀는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난 그런 히나 쨩도 좋아하니까. 이건, 고백에 대한 대답.”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게 입을 맞추었다.




 ###




 “……그래서, 무사히 화해했어~!”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안…….”


 다음 날, 여러모로 상담해준 치사토 쨩과, 코코로 쨩, 미사키 쨩을 카페에 불렀다. 이브 쨩과 마야 쨩은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 따로 날을 잡아서 말하기로 했다.


 “정말 잘됐네.”
 “응, 화해해서 다행이야!”
 “……어라, 마루야마 선배. 목 쪽에 뭔가…….”
 “응?”


 미사키 쨩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아야 쨩의 목에 집중되었다. 옷깃에 가려지긴 했지만, 저 붉은 반점은 분명…….


 ““““……앗.””””


 그것이 무엇인지 눈치챈 코코로 쨩 이외의 네 사람은 모두 얼굴을 붉히고 입을 다물었다.


 “어머, 모기 입은 처서가 지나면 삐뚤어진다던데 여전히 남아 있나 봐! 역시 생명은 신기해, 미사키!”


 아무것도 모르는 코코로 쨩의 그 말에 미사키 쨩은 “응, 그러네……. 이 얘기는 이제 그만 할까.”라고 곤란해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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