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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뱅드림 이야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27 00:30:06
조회 1164 추천 29 댓글 5
														
이 곳 서클에 온지도 벌써 1년이 흘렀다.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전혀 달라진게 없는 선배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다.
고등학교때부터 마리나 선배는 내 동경의 대상이었다.
우연히 옆자리에서 만난 선배를 짝사랑하게되었다는건 너무나도 로맨티스트스러운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도 그랬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선배의 뒤를 졸졸 쫒아다녔고, 종국에 선배가 졸업할때가 다가오자 엉엉 울면서 가지 말라고 선배를 붙잡은 채 소리쳤다.
선배가 졸업한 직후 나 역시 졸업할때가 다가왔고, 선배와 같은 대학을 가려 했으나 성적이 맞지 않아 다른 대학에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 졸업한 선배한테서 연락은 거의 오지 않았지만 선배는 선배 나름대로 잘 살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했다. 첫사랑이라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좋다고 계속해서 달라붙으면서 선배의 미래를 뺏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그 뒤 내가 선배의 소식을 들은건 그로부터 2년 후, 선배가 어느 라이브 하우스에서 밴드를 하고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선배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선배가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그곳에 당당하게 서있었다.
무대가 끝나자 선배에게 다가가 아는척을 했다. 선배는 날 알아보더니 반갑게 인사해주었고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것에 대해 사과해주었다.
그 이후부터 선배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계속 하면서,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선배가 하는 라이브를 모두 쫒아다니곤 했다.
그동안 선배에 대한 내 동경의 감정은 점점 연모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선배가 좋아요, 몇 번 나즈막히 중얼거렸지만 그것이 닿는 일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 인연은 이번에도 길게 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밴드의 해체 직후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어째서에요 선배? 신호음이 가지 않는 전화기를 붙잡고 슬픈듯이 중얼거렸다.
시간이 좀 지난 다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때가 다가오자 선배한테서 연락이 다가왔다. 취직했어, 한번 시간날때 놀러와! 그 짧은말과 함께 라이브 하우스의 좌표가 찍혀있었다. 그때는 이미 고등학교시절부터 선배한테 품어왔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있어서 의도적으로 선배를 피했다. 지금 만났다가는 분명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한거겠지. 선배한테 피해가 가면 안된다는 그 마음 하나로 버텼던 것 같았다.
선배와 재회한건 그 이후로부터 정확히 1년 뒤의 여름이었다.
취직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적당히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던 날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한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틀려다가 전기세가 두려워 결국 틀지 못하고 나시티 하나만 입고 소파에 누웠다. 자르는것조차 돈이 들어가 아까워서 자르지 않은 머리는 길어져서 허리께까지 적당히 흘러내려있었기에, 거슬린다고 생각해 그것을 한대모아서 적당히 묶었다.
오늘은 특히 덥네,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를 들이키며 티비를 틀자 속보라는 말과 함께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본, 동성결혼 합법화.
마시던 맥주를 그대로 바닥에 뱉었다. 살짝 맥주가 역류해 기도해 들어가 필사적으로 쿨럭거리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뒤에서 뭐라고 이야기하는걸 모조리 무시하고 휴대폰을 집어들어 마리나선배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1년동안 듣지못한 그리운 목소리였다. 선배랑 결혼할 수 있어...바로 고백해버릴까 했지만 생각을 지우고 우선 몇 년간 밀린 관계를 처음부터 진전시키자고 생각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수화기 너머의 선배한테 인사하고, 적당히 잡담을 나누다가 이내 라이브 하우스에서 일한다는걸 떠올렸다.
"선배, 지금도 라이브 하우스?"
"응? 라이브하우스에서 일하냐고? 응, 맞아. 근데 왜? 아, 그러고보니 최근 오너가 이벤트를 기획하고있다는 말이 들리는데 일손이 부족해서 죽을 맛이야!"
숨을 들이마셨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지금 하고있는 아르바이트? 알바아니다. 월급도 오늘 받았으니까 내일부터 출근 안하면 그만이지 뭐. 뒷감당은 알바아니었다. 선배의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선배에게 그대로 입을 열었다.
"선배, 나도 일할 수 있어?" 
*
옛날부터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잘모르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상담하기 쉽다는 말도 같이 들었다. 말수도 적었고, 표정이 계속 굳어있으니까 누구한테도 말할 것 같지 않다는 묘한 신뢰를 같이 받은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여기서 1년간 일하면서 여러 밴드들과 교류를 계속 하는동안 여러 멤버들한테 자주 상담을 받곤 했다. 아직 알게된지 얼마 안된 나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도 괜찮나 싶은것도 왕왕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주곤 했다. 제법 친해졌다는 생각도 들어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심 기쁘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렇지만 정작 그 1년간 중요한 선배와의 관계는 전혀 진전이 없었다. 선배는 그저 날 친한 후배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몇 번 큰맘먹고 우회적으로 돌려 고백해보기도 했는데 선배는 그때마다 좋아해줘서 고맙다며 웃기만 할 뿐이였다.
"선배..."
한숨을 내쉬며 카운터에 얼굴을 박았다. 벌써부터 선배가 보고싶었다. 오늘은 다른 라이브하우스와 교류라면서 저녁에나 들어온다고 해서 그때까지는 나한테 라이브하우스를 지키라고 했던가...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쳐다보자 장마가 오려는 모양인지 어제부터 계속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래서야 저녁까지는 아무도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안녕하세요!"
그렇지만 내 예상을 깨고 적막한 라이브 하우스 안에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밴드-포핀파티의 멤버인 토야마양과 이치가야양이 비에 젖은 머리카락을 털고있었다.
악기같은게 전혀 보이지 않는걸보니 지나가다가 비를 피하려고 온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 카운터에서 수건을 꺼내 두 사람에게 가져다주었다.
"감사합니다!"
"비, 피하려고 온거야? 그칠때까지 있다가."
"아뇨! 그게 아니라, 실은 신입스태프씨한테 부탁할께 있어서 왔어요!"
신입스태프씨, 날 부르는 호칭에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여기서 일하고 처음에 마리나선배가 나에게 장난삼아서 부르던 호칭은 어느새 본명보다도 더 정착되어서 다른 아이들까지 날 그렇게 부르곤 했다. 심지어는 선배마저도 가끔 날 그렇게 부르는 때도 있었고.
무슨 일인데,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녀가 이치가야양의 등을 살며시 밀어주었다. 귀까지 빨개진 그녀가 내게 무엇인가를 내밀었다.
"저...저...저희, 카스미랑 저, 이번에 결혼해요!"
아, 음, 축하해-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얘네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결혼? 요즘 얘들 너무 빠른거 아니야?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말이 떠오르고 사라졌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경사네. 축하해."
무덤덤하게 종이를 받아들이자 청첩장이라고 적혀있었다. 이럴땐 표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태연함을 가장하며 그것을 품에 집어넣자 더 할말이 있다는 듯 두 사람이 서로를 쳐다보더니, 다시 내쪽을 보며 동시에 말했다.
"그리고 스태프씨, 실은 부탁드릴게 있는데요!"
"혹시, 저희 결혼식의 주례를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내가? 나라고해도 이번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손가락으로 날 가리키자 두 사람이 횡설수설 말을 떠들었지만 요는 지난 1년간 듬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맙다는 말과, 그런 만큼 가족을 제외하고는 믿고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스태프씨밖에 없으니까 자신들의 주례를 맡아달라...그런 말인 것 같았다.
잠시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인사와 함께 날짜가 나오면 말해주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바깥으로 나가자 잠시 푹풍이 오간 라이브 하우스에는 다시 적막함이 멤돌았다.
"결혼인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청첩장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애들이 결혼? 난 저때 뭐했더라? 선배 뒤만 쫒아다녔던가?
좋겠네,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서.
부럽다, 나도 선배랑 결혼하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참이나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다시 문이 열렸다. 어서오세요, 고개를 들자 자주 신세를 진 걸즈밴드, 애프터글로우가 문쪽에 서있었다.
"아, 스태프씨...혹시 자리 있어?"
"응."
이번에야말로 손님이다, 이 날씨에 연습하러오다니 장하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열쇠를 꺼내주려다가 방이 전부 비어있기도 했고, 자주오는 손님이기도 했으니까 서비스해줄겸 가장 좋은 방을 골라 그들에게 열쇠를 건내주었다.
"...3번으로 가면 돼."
"응. 고마워. 그리고 이거..."
무덤덤하게 키를 받아들더니 뭔가 생각이 났다는 듯 미타케양이 편지 두 개를 내밀었다. 뭘까, 받자마자 열어보려 했으나 귀까지 붉어진 그녀가 우리가 들어간 다음에 열라고 필사적으로 소리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잠시 편지를 옆에 두었다.
다섯명이 들어가고, 문이 닫히는 것 까지 확인한다음에야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 편지를 꺼내들었다. 미타케양이 적은걸까, 수려한 글씨로 한자한자 정자로 적혀있는게 제법 아름다운 글씨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어느 큰 집안의 딸이라고 했던가? 글씨에서도 기품이 나오는구나, 감탄하면서 한자씩 읽어내려갔다.
[신입 스태프씨한테.
안녕하세요, 늘 신세를 지고있는 애프터 글로우의 보컬, 미타케 란입니다.
사실은 편지로 말하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로 하자니 부끄러워서 몇번이고 실패해, 결국 글로 남기게 됩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오는 9월 첫째주, 저와 모카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해서, 평소에 저와 모카 두 사람다 신세를 많이 진 만큼 혹시 그때 와주실 수 있는지요.
부담이 간다면 거부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저와 모카는 스태프씨가 꼭 와주셨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개인적인 부탁으로 하나만 더, 혹시 그 때 저희의 주례를 맡아주실 수 있으신지요.
다른 사람, 특히 마리나씨의 경우도 생각했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스태프씨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저희 이야기를 잘 들어와주신 만큼 저희를 잘 이해하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좋은 말씀을 해줄 수 있을거라고 믿고있습니다.
물론 부담이 간다면 거부하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부디 긍정적인 답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미타케 란으로부터.
그리고 이제 곧 미타케 모카가 될 아오바 모카로부터.]
마지막 글씨는 누가봐도 미타케양의 글씨가 아닌, 붉은색으로 덧붙인 살짝 지저분한 글씨였지만 읽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다시 한번 위로 올라가서 다시 읽은 다음 편지를 곱게 접었다. 소리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3번방에 아직 아이들이 있다는걸 떠올리고 마음을 바꿔 두번째 편지도 마저 읽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아니겠지, 심호흡을 한번하고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편지봉투를 열어 두번째 편지를 꺼내들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 거친 글씨체로 보아 아마 우다가와씨의 편지가 아닐까?
[신입스태프씨한테.
우다가와 토모에야! 나도, 우리 아코도 늘 신세를 지고 있어!
난 아무리 생각해도 말로하는게 더 맞다고 생각하는데 란녀석이 자꾸 부끄러워하는바람에, 결국 나까지 강제로 편지를 쓰게됬지 뭐야!
여튼! 난 글같은건 잘 못쓰니까 바로 본론으로 말할께!
실은 9월 둘쨰주, 나랑 히마리랑 결혼하게 됐어!
란이랑 같은 날에 올릴까도 생각했는데 란이 신혼여행 다녀와서 자기도 참석하고 싶다고 해서 결국 날짜를 일주일 미뤘지 뭐야!
혹시 시간 괜찮으면 그때 와줄 수 있을까? 물론 강요하는건 아냐! 그렇지만 와주면 정말 기쁠 것 같아!
참, 그리고 하나 더, 혹시 주례를 맡아줄 수 있어?
생각해보니 달리 부탁할 사람도 없고, 히마리랑 상의하다보니까 스태프씨가 떠오르더라고!
란이랑 모카도 스태프씨한테 부탁한다는데 혹시 폐가 된다고 생각하면 내 부탁은 거절해도 괜찮아! 어쩔 수 없지 뭐.
대답 확정나면 연락해줘! 그럼!]
내 눈을 의심했다. 다시한번 더 읽고, 아까 미타케양의 편지를 꺼내서 번갈아가면서 세번씩 읽은다음에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편지를 조심스럽게 다시 접어 봉투에 넣은 뒤 품속에 집어넣자마자 한숨을 푹 내쉬며 카운터에 그대로 머리를 박았다.
"...오늘 다들 왜그럴까."
이상했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걸까? 같은 날에 너도 나도 결혼발표라니, 이러면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한 자신은 뭐가 되는걸까...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그녀들이 날 놀릴려고 한 행위도 아닐테고 우연히 날이 겹친거라고 봐야되겠지만...
나도 참, 경사일터인데 솔직하게 축하해주지는 못할망정 내 처지랑 비교해서 질투나 하고있네.
쓴웃음을 지으며 기분전환할겸 리모콘을 들어 카운터 옆에 놓인 티비를 키자 타이밍좋게 속보-대 인기아이돌 결혼 전격발표라는 타이틀이 튀어나왔다.
"...와."
짧게 감탄사를 뱉으면서 티비를 쳐다보았다. 타이밍 좋네, 속으로 살며시 미소짓자 이윽고 스크린 너머로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전에 신세를 진적있는 아이돌 밴드 파스텔 팔레트의 보컬 마루야마씨가 왼손 약지에 반짝이는 금반지를 낀 채 기자회견을 하고있는 모습이였다.
[...아이돌로써 은퇴하는건 아닙니다. 단지, 기자분들께 들킨 이상 차라리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빠른 시일내로 결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마루야마씨도 결혼인가. 늘 소심하고 울보였던 사람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니 성격도 바뀐걸까, 기자들앞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다. 그녀도 성장한거겠지.
그나저나.
대체 누구길레 마루야마씨가 결혼할 마음을 먹은걸까. 몇 번 그녀와 대화해본적이 있어서 나는 잘 알고있었다. 그녀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아이돌 인생에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있었다. 그런 타이밍에, 어쩌면 은퇴까지 해야될지도 모르는 열애설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오히려 받아들이고 결혼발표까지 하다니...
상당히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네, 내가 생각하는 와중에도 티비에서는 마루야마씨의 연설이 이어졌고, 결혼상대를 소개하겠다는 말과 함께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남자일까? 여자일까? 신장이 조금 작은걸보니 여자인 것 같았다. 티비쪽에서 놀래켜줄 생각인지 무대위로 올라올때까지도 일부러 조명을 어둡게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해놨기에 열심히 추측할 수 밖에 없었다.
허리까지 닿는 긴 머리에 자그만한 신장, 마루야마씨보다도 조금 더 작은 것 같은데...
순간 머리속에서 하나의 이름이 스쳐지나갔다. 알고있었다. 저 실루엣의 정체를 난 알고있었다.
"...시라사기양?"
[방금 소개받은 시라사기 치사토입니다. 제가 반드시 아야를 행복하게 해줄께요.]
뒷내용을 더 들었다가는 속이 쓰릴 것 같았기에 티비를 그대로 꺼버렸다. 이걸로 세 명, 저번에 신세를 진 밴드중에 세 밴드나 같은 날에 동시에 결혼 발표를 했다.
질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잖아...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오늘은 아무래도 날이 안좋았다. 안에서 연습하고 있을 애프터 글로우 멤버들만 아니었으면 당장 셔터를 내리고 오늘은 집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쉬고싶은 기분이었다.
휴대폰이라도 하자, 잠금을 해제하고 화면을 키자 실시간 검색어로 마루야마 아야 결혼이라는 키워드가 치고올라오는게 보였다. 그리고 그 밑으로, 다른 멤버들도 결혼발표라는 말도.
이건 또 뭐야, 벌써부터 안좋은 기분을 느끼며 그것을 클릭하자 몇 개 기사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룹의 막내 와카미야 이브! 교제상대는 같은 그룹의 야마토 마야?]
[아이돌 히카와 히나, 결혼발표, 상대는 자신의 쌍둥이 친언니?]
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인가 휴대폰이 내 손을 벗어나 바닥에서 박살나있었다. 던지고나서야 아차 싶었다. 할부가 아직 많이 남아있었는데...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머리를 냉정하게 식히며 그것을 주워올렸다. 전원을 눌러보다 다행히도 내부 기기는 이상 없었는지 부드럽게 켜졌지만 액정은 다 박살나있었기에 다음주에 고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젠 싫다, 오늘 하루종일 결혼소식을 많이 들어서 그런가, 저 애들이 부럽다는 생각과, 그동안 아무것도 못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동시에 들었다. 진짜로 문 닫고 하루종일 쉬자는 생각이 머리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렇지만 쉬게해줄 생각이 없다는 듯 문이 열리더니 밴드 로젤리아의 멤버들이 입구에 서있었다.
아니겠지, 이번엔 아닐거야...자꾸 머리속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결혼발표면 정말로 다섯이서 짜고 날 놀릴려는걸로 생각하고 다 내쫒아버리고 문닫고 틀어박혀서 안나올 생각이었다. 더 이상 들었다간 부러워서 못견딜 것 같았다. 심호흡을 하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서와."
표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체질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무덤덤하게 내 인사를 받더니 멤버 넷이서 카운터로-
넷? 로젤리아는 다섯 아니였나?
살짝 당황하며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우다가와씨, 미나토씨, 시로카네씨, 이마이씨...히카와씨가 없었다. 아까 동생이 결혼발표를 했으니까 괜히 밖으로 안나오고 집에 있는걸까? 아니면 늦는걸까?
"비도 오는데 고생하네."
"응."
미나토씨의 말에 짧게 대답하면서 몸을 돌려서 열쇠를 집어들었다. 물어보고싶은건 산더미였지만 물어보면 안될 것 같았다. 건드리면 안될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게 키를 내미려 했으나 그녀가 손을 내저었다.
"오늘은 연습때문이 아니라 다른 일 때문에 왔어. 보고할게 있는데..."
"...이마이씨랑 결혼한다는 말?"
아니겠지 싶어서 미나토씨의 말을 자르며 곧바로 얘기하자 두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떳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살짝 머리가 아파왔지만 티는 내지 않고 무덤덤하게 손을 내밀어주자 그녀가 놀라 되묻더니 무덤덤하게 손을 붙잡았다.
"이미 들었어?"
"아, 응...축하해."
"...고마워. 그리고 이건 들었을진 모르겠는데..."
"아코도! 아코도 린린이랑 결혼해요! 물론 아코는 아직 나이가 안되니까 린린이 졸업하고 나서 바로!"
그래, 축하할 일이네. 아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네 사람이 그걸로 볼일은 끝났다는듯 청접장을 내게 건내주었다. 날짜는 앞으로 2주정도 뒤인가, 꼭 마리나씨와 함께 와달라며 몇번이나 당부했다.
로젤리아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않아 연습이 끝난듯 애프터글로우의 멤버들이 스튜디오에서 나오는걸보자마자 바로 종이를 꺼내들어 금일휴업을 급하게 적은 뒤 바깥으로 나가 셔터를 내리고 문 앞에다 써붙였다. 여기서 더 들으면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본능적으로 한 행위였지만 상당히 효과가 있었는지, 그 이후부터는 기분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밖에서 내리는 기분좋은 비소리, 막 내린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저번에 사오고 아직 포장조차 뜯지 않은 책을 읽고있자니 지친 심신이 달래지는 느낌이었다. 대체 그 결혼이 뭐라고 그 애들한테 내가 화를 냈던걸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정신없이 책에 집중하고있자 눈 앞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벌써 날이 어두워졌나 싶어서 시계를 보려다가 아까 자신이 휴대폰을 박살낸게 떠올라 한숨을 쉬며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키고 자리로 돌아오려는 찰나의 일이었다.
쾅, 소리가 문 바깥에서 들려왔다.
손님인가 싶어서 몸을 살짝 긴장한 상태로 있자 다시한번 더 강하게 쾅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이윽고 셔터가 그대로 위로 올려졌다. 도대체 어떻게? 자물쇠 잠가놨을텐데? 내 의문의 아우성은 다시한번 더 들려오는 굉음에 깔끔하게 묻혔고, 문 바깥을 바라보자 입구쪽에 단상이 하나, 길게 깔려있는 레드카펫 위에는 무엇인가로 뒤덮은 듯 커다란 천막같은걸로 감싸져있었다.
"...뭐야."
당황해서 바깥으로 뛰어나가려던 찰나 어느새 들어온걸까, 검은 옷을 입은 여성이 내 뒤에 서있었다. 분명 츠루마키가쪽 아가씨가 끌고다니는 사람이었던가? 그렇게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실은 오늘 코코로님이 미사키님과 결혼하시는 날입니다."
"...어머, 그거 축하드려요."
오늘은 뭔가 낀 날이라고 확실하게 생각했다. 신세를 진 다섯밴드에서 모두 결혼발표를 할 줄이야. 살짝 미간이 아파왔다. 역시 토야마양의 소식을 듣자마자 그대로 집에 갔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걸 어쩌리.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을 위로 돌리자 레드카펫 너머로는 예쁜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두 사람이 보였다. 응, 확실히 두 사람다 잘어울리네...
"그래서 주례를 맡아주셨으면 해서 말입니다. 물론 귀찮게 하지 않기위해서 이 앞을 통째로 결혼식장으로 꾸몄습니다. 식이 끝나고나면 모두 철거할 예정이니 안심해주시길."
스케일이 장난 아니잖아, 당황해하면서도 속으로는 감탄하면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이내 마음을 잡고 단상으로 다가갔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안해주는건 저 애들한테도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단상으로 나서자 두 사람과 함께 두 사람의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손을 붙잡고 이쪽까지 걸어왔다. 숨을 한번 들이키고, 두 사람을 본 다음 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다행히도 그걸 마지막으로 그 뒤로 아무도 오지 않고 무사히 하루를 끝낼 수 있었다. 선배는 언제쯤오려나? 9시가 넘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자 문이 덜컥 열리고 지친 모습의 마리나선배가 들어왔다.
"아하하, 고생 많았어! 아무 일 없었지?"
"선배."
"응?"
"한잔하러가요."
선배가 오자마자 앞뒤사정보지않고 손목을 붙잡고는 그대로 밖으로 끌고나갔다. 너무 강압적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 있던 일을 떠올리면 한잔하지않고는 도저히 못배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투에서 선배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걸까, 순수히 내 뒤를 따라서 술집까지 따라와주었다.
들어서자마자 우선은 생맥주 두개를 시킨뒤 호쾌하게 들이키고, 기본안주와 더불어서 계속해서 술을 마셔나갔다. 너무 마시는거 아냐? 마리나선배가 걱정해주는 소리가 귀에 들렸지만...아니, 들린건가? 이상하다, 선배가 아까부터 둘로보여...
"그러니까여...선배...외롭다고요...전 외로워죽겠는데 얘들은 짜기라도 한것마냥 다섯밴드가 모두 오더니 결혼한다고 하고..."
"응, 응. 고생 많았구나 오늘."
"솔직히 엄청 부럽다고요...선배...저도 결혼하고 싶은데...전 저때 뭐했나 싶기도 하고...선배, 저 애들한테 질투하는 내가 이상해요?"
"아냐, 하나도 안이상한걸? 너무 마신 것 같다. 그만 마시는게 어때?"
"그치마안!"
쾅소리가 나게 맥주병을 책상에 내리찍었다. 주변 시선이 몰리는 것 같은데 뭐 어때, 내 알바 아니야...
"몇년동안 열심히 고백했는데에...선배는 모르죠?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선배 좋아했다는거...라이브 하우스도...선배 따라서 온거라고요..."
"취한거같다. 그만 마셔 얘.
"취해요? 저 하나도 안취했어요! 에헤헤...선배..."
뭔가 따듯한게 뺨에 맞닿았다. 뭐야? 선배 품? 에헤헤, 따뜻해서 좋아...
그리고 아마도, 거기서 한번 필름이 끊겼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이어지질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물, 물이 필요해...책상위를 더듬거렸으나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문득 여기가 내 방이 아니란걸 깨달았다.
여긴 어디야?
당황하며 옆을 보자 알몸차림의 마리나 선배가 시야에 들어왔다. 밑을 보자 나 역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 그대로였다.
"...일어나봐. 선배."
당항해서 곤히 자고있는 선배를 다급하게 흔들어꺠웠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거라도 알아야했다. 어째서 이렇게 자고있는지도.
나, 어제 술김에 대체 뭐라고 한거지? 선배, 제발 눈떠봐요 선배...
하늘이 내 바람을 들어준걸까, 선배가 이윽고 천천히 눈을 뜨더니 완전히 붉어진 얼굴로 날 그대로 껴안았다.
"어제 솔직히 얘기해줘서 고마웠어. 식은 언제로 할까? 아니, 이건 너무 다급하니까 우선 오늘부터 1일이라는걸로 어때?"
어제? 어제 내가 무슨 말을 한거지? 머리가 핑핑돌았지만 사고가 이어지지 않았다.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던 선배와 마침내 이어졌다는 사실과, 자신이 어제 뭔 짓을 했는지에 대한 생각...여러가지는 생각할 수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맞닿은 선배의 부드러운 살, 코를 찌르는 좋은 향기...그 모든것들이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생각만은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어제는 정말로 마가 낀 어떤 날인 모양인 듯 했다. 
미소지으며 나는 결국 생각하는걸 포기한채 선배의 품에 그대로 껴안겼다.
몇 년 만에 이어진 짝사랑은 어디선가 들린 철거덕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럽게 이어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

어제 쓴 썰 열심히 살붙여봤어요. 사실 같은 패턴 반복이라 재미없는데 쓴게 아까워서 올려봅니다.
분량문제로 잘릴줄알았는데 의외로 한번에 올라가서 저번거 지우고 한번에 업뎃합니다... 후반부 좀 날림으로 쓴 것 같긴한데 스태프 1인칭이라 필름끊기면 그대로 끝인것도 있어서 저렇게 묘사했어요...
그런의미에서 이번엔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어떤 뱅드림 이야기. 그냥 커플링이 모두 이어지는 그런 세계관을 보고싶었습니다. 너무 막나갔나 싶긴 한데...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가 있어요.
재미없어.
젠장.
그래도 끝까지 써오긴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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