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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호스피스 시한부 백합이 보고싶다앱에서 작성

통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30 01:42:19
조회 750 추천 2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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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부모님말대로, 친구들말대로 아무생각없이 하라는대로 열심히 살아와서 자신이 어떤 삶을 원하는 지도 모른채 항상 주변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막 30이 된 여자는 어느 날 복부 마비로 병원에 입원을 하는거야


입원하며 검사를 받고 의사가 결과를 알려주는 데 대장암 4기라는 거지. 사실 살면서 암에 대한 지식이 있을리 없는 여자는 그저 뭔지모를 참담함으로 어떤 정도냐고 되묻자 의사는 길어봤자 5년, 시한부 인생일 것이라는 말을 해. 이를 들은 여자는 생각보다 슬프지는 않게 비현실적인 느낌만 받아.


집에 돌아오니 왠지 매일 봤던 공허한 방이 더욱 어둡게 느껴지고 그제서야 눈물이 쏟아지는 거야. 뭘까. 딱히 억울한 것은 없지만 뭔가 이렇게 죽는다는 생각이 드니 정말 너무나 허무한 느낌이 들어 그대로 오열을 하며 잠들어.


그대로 일상은 흘러가다 병세가 악화되어 결국 항암치료를 받게되지. 하지만 경과는 더욱 나빠지고 결국엔 호스피스 시설로 이동하여 마지막을 정리하기로 해.


주변에 가족이나 친구들은 여자를 보며 안타깝다며 슬퍼해주지만. 여자는 항상 자신의 인생에 자기는 업었기에 딱히 삶의 의욕도 없었지. 그러다 같은 방에 다른 시한부 여자가 또 들어오게 된거야.


꽤나 말라보이는 검은 긴 머리의 여자가 너무나 아름답게 들어오는 거야. 그저 아무생각없이 그 여자한테 시선이 꽂히는거야.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같은 방을 쓰게될 OO이라고 해요 잘 부탁해요라며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데 난생 처음 여자는 심장이 뛴다는 느낌을 받는거지.


이날부터 이 여자의 생각은 온통 새로운 여자로 가득차. 물론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볼 수 있을 때 볼 수 있고, 온화한 듯 부드러운 목소리도 들을 수 있지만 그 여자는 얼마나 멋진 삶을 살았는지 한시도 손님이 마르질 않아 정작 얘기는 못 나누는 나날이었지.


그렇게 몇 일이 지나 이젠 조용해질 때 드디어 그 여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거야. 이런 삶을 살아왔고. 이런게 좋았고. 그런데 얘기를 듣다보니 그 여자는 자기와 다른 삶을 살아왔던거야. 항상 자신의 꿈이 있었고 그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너무나 부럽고 눈이 부시는 거지. 


그래서 부럽다는 말을 자기도 모르게 해버렸고, 반대로 그 얘길들은 여자는 에이 언니 어떻게 보면 좀 더 여유롭게 살걸그랬어요. 겨우 나이 24인데 벌써 죽어야된다니요. 라고 말을 하는거야. 


아차하다 싶은 순간 너무 미안해지고 잘자라고 하며 등지고 누운 동생을 보니 가슴이 저릿한거야. 난생 이런건 처음이라 어찌할지 모르는거지. 근데 조금지나니 그 동생은 떨고있고 우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아. 어떡하지. 항상 자신의 생각으로 뭔가 한 적 없기에 고민하고 고민하던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이 먼저 움직이는거야. 


그렇게 그 동생의 침대로 다가가 앉아서는 등을 어루만져주는거지. 따듯하게. 부드럽게. 그러면서 괜찮아. 괜찮아.. 너가 얼마나 힘들지. 고통스러울지 감히 내가 상상은 못하지만. 언니가 도움이 된다면 다 나한테 털어놔. 내가 들어줄게.. 이러는데 너무나 그 대답에 감동을 한 동생도 돌아앉아 언니의 품에 안기는 거지.


아 따듯하다. 사람의 품이라는 게. 좋아하는 사람의 품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라며 둘은 정말 가슴어린, 따스함을 서로 공유하지.


그 날밤을 기점으로 둘은 너무나 가까워졌고, 서로 아플때는 다독여주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서로 부축하며 인근 산책로로 가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서로 기대기도 하지. 


그러다 크리스마스. 호스피스 파티에 참석하여 즐겁게 지내다 동생이 언니에게 부탁해. 언니, 우리 잠깐 나갔다 올래요? 동생의 부탁이니 모든 들어주지. 자주가던 산책로로 올라가 벤치에 앉아. 어두워진 밤하늘에 별들을 보며 그저 서로의 숨소리를 들어. 그러다 동생이 먼저 입을 열어.


언니. 그거알아요? 암걸린 내 운명의 이유가 어쩌면 언니를 만나기 위해서인가봐. 살면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언니만큼 좋은 사람은 없었어. 삶의 가장 밑바닥에 내려앉았을 때. 언니를 만나 이상하게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 지금이야. 언니. 잠깐만 눈 감아볼래요.


눈을 감은 언니의 입에 동생이 부드럽게 입을 맞추어. 그 순간 둘의 세상은 멈추었고, 가장 달콤한 무언가가 둘의 안으로 들어오는 거야. 아 너무 달다. 행복하다. 기쁘다.


곧 동생은 다시 언니의 어깨에 기대며 말을 이어가지. 언니. 우리 봄이오는 날, 벚꽃으로 가득한 그런 날. 다시 여기와요. 그때 언니에게 고백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둘은 서로 손으로 약속을 꽉 매고선 다시 입을 맞추지. 


그렇게 둘만의 비밀이 생기고 둘은 아프고 힘들고 지치지만 서로 같이 있는 이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어. 


그러다 추운날씨가 조금 사그라드는 시절에 동생의 경과가 더욱 악화되고 결국 암이 뇌까지 전이된거야. 그것도 어제까지 멀쩡했던 동생이. 자고 일어난 어느 날 동생은 의식이 사라진거야. 거친 호흡만 내쉴뿐. 급하게 관리자를 불러서 상태를 확인하니 임종직전이라는 말을 해. 


언니는 그 말을 듣자 세상이 무너졌어. 심지어 처음에 자기가 암이라고 들었던 그 때조차도 생각보다 무덤덤했던 언니지만. 임종이라는 얘길듣자 정신을 잃어버리는 거지. 


정신을 다시 차릴때즘에는 이미 동생은 하늘로 떠난거야. 싸늘해져버린, 차가워져버린 손을 만지니 그저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그렇게 손을 잡은채 이마를 대고선 그저 슬프지 않을때까지 털어버릴 것 처럼 울어버리는 거야.


장례식을 위해 동생의 시체는 떠나고. 방안으로 들어오니 너무나 텅비어 보이는거야. 정말 그 이후로는 하루종일 울기만 했지.


시간이 지나 봄이 오고 벚꽂이 피어나오는 그 때. 언니는 약속했던 장소로 올라가 앉아.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인데, 목이 메이고 웃다가 결국 울어버리는 거야.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왜 나는 망설인걸까. 먼저 더 사랑한다고. 내 목숨보다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그런데 그 때. 누군가 어깨를 건드려 뒤를 돌아보니 동생이 있는거야. 어떻게. 어안이 벙벙한채 그저 쳐다만 보는데 동생이 말해. 내가 말했잖아. 벚꽃이 피는 봄이 오는 그 날. 내가 고백할거라고. 그렇게 말하며 처음 방으로 온날과 같은 예쁜미소를 띄워.


언니는 그리움에... 후회에 눈물을 쏟아대며 동생품에 안기지. 동생은 그런 어리광스러운 언니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해. 에구. 나이도 있으면서 아직도 왜 이렇게 애같아 언니. 울지마. 예쁜 얼굴 다 망가지잖아. 응? 착하지. 


그렇게 다독여주니 울음은 그치고 편안해지는 거야. 그리고 동생은 고백을 하는거지. 언니. 사랑해요. 라며 둘은 입을 맞춰.


근데 지나가던 사람이 우연히 언니를 발견해. 그것도 의식이 사라진 채로. 그대로 언니는 호스피스로 급하게 옮겨지고 동생이 마지막을 맞이했던 그 방에 들어가고 거기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그런 백합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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