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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언니, 어렸을때 쓴거 기억나?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22 00:48:20
조회 1630 추천 28 댓글 9
														

"어렸을적에?"


손목을 다쳤다.
걱정해야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였지만 의사는 며칠 안정을 취하는게 좋다고 하길래, 연습이고뭐고 전혀 하지 못한채 집에서 쉬는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걱정에 가득찬 여동생의 시선을 견뎌내야되긴 했지만...
그나저나 뭘 한담. 사요는 고민했다. 매일 연습만 하고 여고생다운 일상은 전혀 하지 못했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 시간이 따분하기만 햇다. 예습이라도 할까 했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공부를 할 기분이 아니였다. 강아지라도 보면서 쉬자, 그런 생각으로 티비를 틀자, 히나가 무엇인가를 들고 사요쪽으로 다가오더니 대뜸 그것을 내밀며 말했다.

어렸을적에 쓴거라, 뭘까. 사요가 곰곰히 생각했다. 너무 어렸을적은 생각은 잘 나지 않는데 뭔가 있었나...결국 사요가 항복의 제스처로 양 손을 들어올리자, 히나가 헤헤 웃더니 종이를 사요의 손에 쥐어주었다.

"읽어봐 언니!"

"얘도 참..."

뭐가 그렇게 좋은건지 히죽히죽 웃는 히나를 보니까 사요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저도모르게 미소를 띈 사요가 손목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히나가 내민것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종이 끝쪽에 시선이 닿았을때쯤 사요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졌다.


"히나...이건..."


"어렸을적에 언니랑 작성한거야! 이제 슬슬 꺼낼때가 됬다 싶어서! 아참, 복사는 이미 해놔서 버려도 상관없어!"


히나의 말에 사요가 떨리는 손으로 다시 시선을 위로 돌렸다.

분명 자신의 글씨였다. 어렸을적, 자신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종이 위쪽에 확실하게 적혀있었다. 


[호닌신고서

나 히카아 사여는 어른이 데면 히카아 히나와 결혼합니다]


맞춤법도 글씨도 모두 틀린 어린아이 글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종이 밑에는 어렸을적 팠던 자신의 도장과 더해서 자신의 지문, 거기다가 사인까지 적혀있었다.

결혼이란게 뭔지도 몰랐던 그 시기에 이걸 작성했다는것도 놀랍지만 히나가 이걸 진지하게 믿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다는게 더 놀라웠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져와 양 손으로 관자놀이를 지긋이 누르며 사요가 입을 열었다.


"히나, 이건 어린 시절에 쓴거잖니. 이런건..."


"안해주는거야...?"


내 말에 히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버려진 강아지처럼 이쪽을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 히나, 그렇게 보면 내가 마음이 약해지잖니...

결국 사요가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는것처럼 보였다.

히나의 시선을 피하며 사요가 옛날일을 천천히 떠올렷다. 그 때 일을 완벽하게 떠올리면 빠져나갈 명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였다.

과거로, 조금 더 과거로 생각을 돌렸다. 고등학생이 되고 기뻐하던 우리, 중학생때의 우리, 언니가 아닌 사요로 불리던 그 시절-

그때였다. 분명 그때가 틀림없었다.

간신히 떠올렷다. 사요가 눈을 감고 생각을 그때로 돌렸다.

어린 시절의 히나가 양 손을 흔들며 사요를 부르고 있었다.


*


어린시절부터 히나는 영특한 아이였다.

아마도 보통의 어른들보다도 생각이 더 풍부하고 폭넓은 사고를 지닌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아이였지만 그렇게 천재라고 불리는 히나도 언니앞에서는 평범한 여동생에 불과했다. 매일 사요, 사요 그렇게 말하며 사요의 뒤를 따르는, 사요에게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귀여운 여동생이었다.

그렇지만 그때부터 히나는 생각했다.

난 사요랑 평생 같이 있고싶은데, 이대로라면 여동생으로 언젠가는 사요랑 헤어지지 않으면 안돼!

뭔가 방법이 없을까, 몰래 부모님이 쓰시는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다가 히나는 결혼에 대한것을 알게되었다. 

결혼?

나도 사요랑 결혼하면 평생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걸까?

그 생각을 가지고 히나는 아직 어린 나이에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려면 적정나이가 되야하는데 나와 사요는 아직 어려서 결혼할 수 없어.

거기다가 혼인신고서라는걸 작성해야 한다는데...

그러면 일단 이 혼인신고서라는걸 사요와 작성하고, 결혼 가능할 나이가 되면 꺼내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미치자 히나는 곧바로 종이와 펜을 들고선 사요에게 다가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히나가 순진하게 말을 꺼냈다.


"사요! 사요!"


"웅, 히나!"


"사요는 히나가 좋아?"


그 즈음의 사요는 언니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가족으로부터 사요는 언니니까 히나를 지켜야지, 히나랑 떨어지면 안된다, 그런 말을 몇번이나 들었다. 그렇기에 히나랑 떨어지지 않고 히나를 지키자...그런 생각이 사요한테 강하게 박혀있었다.

물론 그것과는 별계로 가족으로써 히나를 굉장히 좋아했기에 사요가 고개를 끄덕였다.


"웅...웅! 난 히나가 제일 쪼아!"


"나도! 나도 사요가 제일 좋아! 그러니까 사요! 크면 나랑 결혼하자!"


"겨론...? 겨론이 뭐야?"


"겨론이 아니라 결혼! 평생을 함께하겠습니다 하고 약속하는거래!"


"평생...?"


히나의 말에 사요가 잠시 고민했지만 어차피 결혼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사요였기에 아무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나랑 평생 같이 있을 수 있다, 그것만 생각했다.


"웅! 하자! 결혼!"


그리고 그것이 바로 히나가 노리는거였다. 곧바로 종이와 팬을 책상위에 올렸다.


"그런데 사요! 결혼하려면 혼인신고서라는걸 적어야 한대! 사요가 직접 적었다가 어른이 되면 같이 꺼내는게 어떨까?"


"아라써! 뭐라고 쓰면 되는거야?"


성공했다, 히나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모르고 사요는 순진하게 히나가 말하는대로 하나하나 손수 받아적더니, 사인을 하고, 유치원에서 파준 도장을 찍고, 거기에 자그만한 손가락으로 지장을 묻혀서 몇번이고 쾅쾅 찍었다.


"이걸로 크면 사요랑 난 결혼하는거야!"


"응! 평생 함께네! 헤헤..."


아무것도 모르고 웃는 사요를 보면서 히나가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이내 그 감정을 머리에서 지우고는 종이를 자신의 방으로 몰래 들고가 소중한 장소에 그대로 숨겨놓았다.


*


"...기억났어."


"기억난거야 언니? 나랑 크면 결혼하겠다고 한것도?"


끙, 사요가 앓는 소리를 내며 관자놀이를 붙잡았다. 어린시절에는 결혼이 뭔지도 모르고 둘이 같이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한 사인인데 설마 이런식으로 돌아올줄이야. 

어떻게 할까, 변명을 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굳이 결혼할 나이를 1년 지나고 나서야 들이민걸로 봐서 아마 그 사이에 이것저것 준비한게 틀림없다. 무엇을 꺼내도 논파당하겠지. 법적 효력이 있냐 없냐로 따지고 들어가자면, 아마 그것도 준비했을것이 틀림없었다. 이럴때는 새삼스럽게 천재인게 느껴졌다. 

그 재능을 제발 다른곳에 써줘...사요가 한숨을 내쉬었지만 답변은 들려오지 않았다. 이 논쟁을 빠르고 소모없이 끝내려면 결국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결국 마음을 다잡은 사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자꾸나. 결혼."


"그렇게 나올줄 알았어 언니. 그럴줄알고 10년에 걸쳐서 이것저것 준비했지. 이것봐, 변호사님한테 자문받은건데, 어린시절 쓴것도 확실하게 본인이 썻다는 증거만 있으면...어? 뭐라고?"


"부끄러우니까 두번 말하게 하지 말아줄래? 결혼 하자고 했어."


내 말을 받아들이지 못한듯 히나의 표정이 몇번이고 뒤바뀌더니, 이윽고 만세를 외치며 내 품에 달려들었다.


"룽해! 굉장히 룽해 언니! 언니랑 결혼이라니 꿈에도 그리던일이 마침내 이루어졌어! 사랑해 언니! 바로 하자, 언제할꺼야?"


몇번이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내 품에 껴안긴채 뺨을 비비는 히나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히나랑 결혼, 물론 사요도 히나를 좋아했으니까 크게 문제될일은 없었다. 오히려 결혼을 한다면 히나랑 하는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마음에 걸리는게 단 하나...


"엄마한테는 뭐라 이야기한담."


그렇지만 분위기를 깰것같으니까 굳이 입밖으로는 내지 말자. 미소를 띈 채로 계속 히나의 머리칼을 쓰다듬어주었다.


*


안녕하세여!

오늘도 어제 쓴 설에서 한번 써와봤어요!

결혼이 뭔지도 모르는 순진한 사요를 꼬드겨서 히나가 어린시절 결혼을 OK받는데 성인이 되서 그것을 꺼내드는 그런 아무내용 없는 소설이에요!

그냥 둘이 꽁냥거리는게 보고싶었어요!

원래도 못썻는데 요즘은 특히 더 글이 안써지네요!

그냥 그렇다고요...

음.

너무 막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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