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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하나메르하나 - 동행 1 (센티넬AU)

검은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9.04 13:30:13
조회 1467 추천 50 댓글 12
														

“헐! 대박. 나 저거 먹고 싶어요. 저기, 저거요.”

하나가 길거리에서 파는 철판 아이스크림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하나는 바로 고개를 틀어 옆에서 걷고 있는 박사의 팔을 잡아 조르듯 흔들어댔다. 본부에서라면 열이면 열,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없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별빛처럼 쏟아지는 눈빛 공격에도 박사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안 돼요.”
“망고 아이스크림이래요! 나 망고 좋아하는데! 엄청 좋아하는데!”
“그래도 안 돼요. 군것질은 하루에 하나씩이라고 했잖아요. 아까 카페에서 빙수 먹었으면서 무슨 아이스크림이에요? 저번처럼 또 배탈 나고 싶어서 그래요?”
“배탈 나도 능력 쓰는 데는 이상 없잖아요! 그러니까 먹게 해줘요, 네? 먹고 싶단 말이에요!”
“배탈 나면 아파서 집중력 확 떨어지면서 무슨 말이에요. 거기에 아까 2인용 빙수도 거의 혼자 다 먹어놓고선. 안 돼요.”

박사의 계속된 단호한 거부에 하나의 두 볼이 부풀어 올랐다. 더워서 등골에서 땀이 주륵주륵 흐르는 기분인데 이 못된 여자가 아이스크림도 마음껏 못 먹게 하다니. 미성년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금이 부모님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현실이 이토록 비통할 수가 없었다. 졸라서 안 되자 하나는 떼를 쓰기로 했다.

“아! 먹고 싶다! 더워 뒤지겠는데 뭔 1일 1식도 아니고 1일 1 아이스크림이람?! 나도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아!!”

커다란 목소리에 사람들이 하나를 돌아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부끄럽긴 했지만 저보다 더 부끄러워할 박사를 알기에 하는 짓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사의 하얀 얼굴이 곧바로 붉게 물들었다.

“하나 양, 목소리 못 낮추겠어요? 애도 아니고 부끄럽게 무슨 짓이에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단 말이에요, 이 못된 할망구야!”
“하, 할망구…….”
“마녀 같으니! 내가 오늘 현금만 가져왔어도 이 뺑덕어멈한테 구박 받는 콩쥐 마냥 불쌍하게 살고 있지는 않을 텐… 아야, 아야야야야! 잠깐, 잠깐만요! 잘못했어요!”
“……뺑덕어멈은 심청전에 나오는 등장인물이에요. 콩쥐팥쥐랑은 다른 이야기라고요.”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그만, 그만해요!”

하나가 머리를 붙들고 자리에서 쪼그려 앉은 뒤에야 두통이 멎어들었다. 머리를 바이스로 마구 조여 대는 듯한 통증에 하나는 눈물이 찔끔 났다. 주변 사람들이 흥미로운 얼굴로 둘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하나가 알 바는 아니었다. 박사는 붉어진 얼굴로 하나의 팔을 잡아 올려 똑바로 서게 했다. 입이 댓발이나 나온 하나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어쩔 수 없이 일어섰다.

“임무 잘 끝내면 먹게 해줄 테니까 빨리 와요.”
“아이씨, 어차피 잘 끝낼 거 미리 먹게 해주면 안 되냐고요.”
“하나 양은 임무를 너무 경시하는 안 좋은 습관이 있어요. 고치라고 제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쉬운 일이니까 쉽다고 하지 그럼 어렵다고 거짓말 하겠어요?”

톡 쏘아붙이던 하나는 박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저를 돌아보자 황급히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래봤자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본능적인 방어 자세는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박사는 추가타를 날리지 않고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하나 양이 조금만 실수해도 수많은 사상자가 생길 수 있단 말이에요. 몇 번이고 말하지만 제발 진지하게 임무에 임해주세요.”
“난 언제나 진지하다고요.”

딴에는 항상 진지한데 박사는 항상 하나에게 잔소리를 해댔다. 별 말 없이 몸을 돌려 다시 걷기 시작하는 박사의 뒤를 따르며 하나는 제 휴대폰에 저장된 '잔소리대마녀'를 '진지충 잔소리대마녀'로 바꾸었다. 날이 이렇게 더운데 아이스크림 하나도 안 사주다니. 저 때문에 돈도 많이 벌면서 진짜 못되기는 천하에 이렇게 못된 여자가 따로 없다.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한참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박사가 멈춰서는 바람에 하나는 움찔거리며 제자리에 섰다. 그러나 박사는 하나에게 별 관심을 주지 않고 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 뿐이었다.

“이 근처인 것 같은데…….”
“혹시 치글러 박사님이십니까?”

박사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낯선 목소리와 함께 짧은 스포츠머리의 남자가 웃으며 다가왔다. 박사는 남자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남자가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들고 말했다.

“한국 센티넬 부산지부에 근무 중인 김철수라고 합니다. 길 안내를 하러 마중 나왔습니다.”
“풉… 김철수래! 아저씨 이름 완전 80년대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름 아녜요? 그럼 영희는 어디 있어… 악!”

조잘 조잘대던 하나가 머리를 붙들고 풀썩 주저앉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으며 박사가 물었다.

“길 안내가 필요한 일인가요? 저희는 제대로 도착한 것 같은데요.”
“여긴 부산진역 근처입니다. 부산진구로 가셔야하는데 잘못 오실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부산진구는 서면으로 가셔야 합니다.”
“아……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어휴, 또예요? 길치는 불치병이라던데.”
“…….”

박사는 금방 통증에서 부활해 깝죽거리는 하나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남자가 안내하는 대로 차로 향했다. 하나와 박사는 나란히 뒷좌석에 앉았다. 능숙하게 운전대를 잡은 남자에게 박사가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희를 한눈에 알아보신 거죠? 센티넬과 가이드의 신상정보는 비공개로 아는데요.”
“따로 사진을 받지 않아도 척 보면 알 수 있죠. 삼장법사와 손오공 콤비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하하.”
“손오공? 이 아저씨가 지금 누구더러 원숭이래?”

하나는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보통 SS급 센티넬이라면 일반인들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쳐야 하는 게 맞았다. 작년에 만나보았던, 저보다 한단계 낮은 S급 센티넬인 겐조는 그냥 걸어 다니기만 해도 사람들이 슬슬 길을 터주고는 했다. 그런데 정작 SS급인 저는 어떠한가. 하나가 보기엔 무능력자나 다름없는 인간이 제 앞에서 대놓고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으니 기분이 몹시 상했다. 이를 박박 갈자 남자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 채고는 사과했으나 하나의 기분은 이미 상한 뒤였다. 박사가 한숨을 내쉬며 하나를 달랬다.

“기분 풀어요, 하나 양. 한두 번 듣는 소리가 아니잖아요. 그냥 흘려 들어요.”
“아, 박사님이야 무려 '법사' 소리씩이나 들으니 그냥 흘려 들을 수 있으시겠죠! 멀쩡한 인간을 유인원에 비유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씨, 짜증나!”
“미안합니다. 이쪽에서는 그 이름으로 유명한지라 저도 모르게 말실수를 했네요.”

남자의 사과에도 하나는 고개를 팩 돌린 채 외면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자에게 운전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손을 내저은 뒤, 박사는 가운 주머니에서 사탕봉지를 하나 꺼내들었다.

“자, 이거 먹고 기분 풀어요.”
“제가 뭐 애새낀 줄 알아요? 언제까지나 눈깔사탕 하나로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요!”
“두 개 줄게요.”
“……아저씨 진짜 운 좋은 줄 알아요.”

군것질에 엄격한 박사가 사탕을 두 개씩이나 꺼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하나는 화를 삭이기로 했다. 건네받은 사탕을 둘 다 입 안에 던져 넣자 박사의 눈썹이 들썩였다. 그러나 박사가 미리 한 번에 먹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으므로 하나는 당당했다. 와드득 와드득 사탕을 깨물어먹는데 박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 양, 그렇게 단단한 사탕을 마구 씹으면 이가 상해요.”
“나중에 임플란트 하죠, 뭐.”
“임플란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현재로서는 치아에 한참 못 미쳐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소중히 관리해야죠.”
“어차피 오래 살 생각 없어요. 한 번 사는 인생 마음껏 살다가 갈래요.”

하나의 말에 박사가 못마땅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나는 사탕을 먹는 데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

부산진구에 도착하자 군인들이 주위를 통제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익숙한 모습에 하나는 이번엔 제대로 임무 장소에 도착했음을 느꼈다. 차에서 내리자 이 일대를 담당하는 듯한 높아 보이는 군인-하나는 아직도 군대 계급에 대해서 잘 몰랐다-이 박사에게 다가와 인사하는 것을 보고 슬쩍 옆에서 떨어졌다. 시야 내에 박사를 넣어두고 하나는 텅 빈 유료주차장을 빙빙 돌았다. 아직 10대 후반에 불과한 제 모습을 총기를 든 군인들이 힐끗거리는 게 다 보였지만 무시했다.

“아, 진짜 덥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었는데…….”

안 그래도 체온이 높은 하나에게 있어서 여름은 정말 고역이었다. 특히나 올해는 예년보다 더위가 더 심했다. 하필 몬스터가 나타나도 이런 날에 나타날 게 뭐란 말인가. 욕지기를 내뱉으며 어디 즈음에서 균열이 일어날지를 생각해보고 있는데 인사를 마친 박사가 다가왔다.

“뭐 느껴지는 거라도 있어요?”
“없어요. 그보다 요새 젠야타 예언율이 좀 떨어지는 것 같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혼자서 전 세계 곳곳에 일어날 균열을 총괄 예지하느라 힘이 들 거예요. 그리고 어디까지나 젠야타의 예지는 확률적인 거잖아요. 절대적인 게 아니에요.”
“그래도 젠야타의 한마디에 세계 이곳저곳을 날아다녀야하는 몸으로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요.”
“으음, 오늘따라 많이 투덜거리네요, 하나 양.”
“더워서 그래요. 바닷가 근처니까 불쾌지수도 높고. 게다가 하필 한국이고.”

한국은 하나가 태어난 나라지만 동시에 증오하는 나라이기도 했다. 사정을 아는 박사가 말없이 하나의 어깨를 다독였다.
하나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1시 32분. 한창 더울 때에 등장하는 몬스터에 대해 벌써부터 분노가 치밀었다. 앞으로 3분 뒤에 몬스터가 출현할 예정이니 그 때까지 분노를 잘 모아둘 속셈이었다. 하나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알아챈 박사가 천천히 하나에게서 떨어져 10M 지점에 자리 잡았다.

조용히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하나는 익숙한 감각이 느껴지자 고개를 쳐들었다. 이번 균열은 위에서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기다리고 있자 허공에서 지그재그로 금이 가더니 대기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후드티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균열을 바라보았다. 드득, 드드득 하는 호두 껍데기가 깨지는 것 같은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일대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주위를 둘러싼 군인들이 긴장하는 것이 넓은 시야반경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엔 어떤 몬스터가 나타나려나. 저번처럼 생명체, 특히 새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중에서 터뜨려버리면 끝이니까. 다른 센티넬들이 쉽사리 따라하지 못하는 하나의 장기이기도 했다. 검은 실선은 점점 두꺼워지더니 위아래로 길쭉하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던 하나의 얼굴이 조금 굳어갔다. 균열이 생각보다 커지는 것 같았다. 이윽고 불쑥, 녹색의 무언가가 균열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는 곧바로 그 주위의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터뜨렸다. 동시에 주차장 한 구석에 철퍽거리며 녹색 덩어리가 떨어져내렸다. 길쭉한 모양을 보며 하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뭘까요, 박사님?”
- 손가락…처럼 보이는데요.

귀에 꽂은 인이어 무전기를 통해 박사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손가락치고는 크기가 너무 컸다. 대형 타이어만 한 그것을 보고 있자니 어째 점점 불길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올렸다. 잠깐 시선을 뗀 사이에 녹색 덩어리가 세 개나 균열을 비집고 나오고 있었다. 정말로 손가락처럼 생긴 것 같았다.

크기에 말을 잃은 것도 잠시, 하나는 기분을 고쳐먹었다. 손가락이 달렸다는 말은 곧 생물체라는 뜻이었다. 그렇다는 건 가장 기본적인 공격인 파열이 잘 통하는 상대라는 소리였다. 하나는 씩 웃고서 공격을 시작했다.

펑, 소리와 함께 기다란 녹색 손가락이 산산 조각났다. 균열 주변을 둘러싼 대기를 연달아 파열시켰다. 날카로운 파열음이 연달아 터지자 사람들이 귀를 막는 모습이 보였다. 하나는 힐끗 뒤를 돌아보며 박사의 모습을 살폈다. 박사의 주변은 하나가 응축시켜 놓은 공기 막에 의해 파열음이 거의 전달되지 않을 터였다. 하나의 시선을 눈치 챈 박사가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는 다시 전방으로 고개를 돌려 균열에서 뻗어 나온 몬스터의 손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하나에게 있어서는 비눗방울 터뜨리는 것처럼 쉬운 일이었다.

공격하는 도중에도 균열을 비집고 나오는 녹색 덩어리는 점점 더 많아졌다. 그러든지 말든지 추억의 공쪼개기 게임을 하는 기분으로 잇달아 덩어리를 터뜨렸다. 그러나 하나는 곧 이상하단 느낌을 받고 잠시 공격을 멈췄다. 하나가 공격했던 부분에 녹색 젤리 같은 것이 부풀어 오르더니 곧 그 부분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오, 재생을 하네.”

저도 모르게 감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재생을 하는 몬스터가 종종 있긴 했지만, 이 정도로 큰 개체가 재생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박사가 휴대폰으로 녹화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박사님, 어떻게 할까요? 계속 공격해볼까요?”
- …그래야 할 것 같은데요. 범위를 좀 더 크게 해보는 건 어때요?
“그렇게 해볼게요.”

말은 쉽지만 작은 공간의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터뜨리는 것과 더 넓은 공간을 압축시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그래도 하나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힘을 더 써야하긴 하지만 할 만 했다.

퍼엉, 퍼엉. 폭죽 터뜨리는 소리가 공터에 시끄럽게 울릴 때마다 녹색 덩어리가 떨어져내렸다. 계속된 공격에도 불구하고 몬스터는 자꾸만 균열 밖으로 삐져나왔다. 눈은 없고 징그러운 주름만 한가득한 얼굴이 균열 밖으로 나타났을 때 하나의 기분은 바닥을 쳤다.

“아이 씨, 진짜 못해먹겠네. 시각테러까지 하고 지랄이야!”
- 하나 양, 다행히 코는 있는 것 같아요. 그쪽을 노려보죠.
“네, 그럴게요.”

평소에는 비글처럼 구는 하나였지만 전투 중에는 박사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편이었다. 구멍이 네 개나 뚫려있는 부분을 노려 터뜨리는데, 두꺼워서 그런지 생각보다 잘 터지지가 않았다. 아니, 공격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속도로 재생이 되고 있었다. 하나는 낭패를 느끼며 박사를 돌아보았다. 박사의 얼굴도 심각했다.

“박사님, 메이 박사님 부를 수 있어요? 얼려서 조각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잠시 만요……. 음, 메이 양은 지금 임무 중이에요. 싱가포르에 있다는군요.
“아, 안 되겠네. 제가 알아서 해볼게요.”

깊게 심호흡을 하고서 아까보다 훨씬 더 큰 범위를 압축했다.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하나는 이를 득득 갈아대며 균열 주위의 공기를 힘껏 압축시켰다가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터뜨리는 자리마다 곧바로 녹색 촉수 같은 것이 뻗어 나와 재생을 해댔다. 공격하면 공격할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았다. 어느새 몬스터의 몸 절반 이상이 균열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다. 완전히 빠져나오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게 뻔했다. 하나는 초조함을 느끼며 정신을 집중했다. 어느새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빠져나온 몬스터의 팔다리 할 것 없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찢어발겼으나 여기저기 체액이 튈 뿐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여태까지는 대기파열만으로도 대부분 커버가 가능했는데 이번 몬스터는 급이 다른 듯 했다.

2/3 이상 빠져나온 몬스터의 크기는 거대했다. 지상과 상당한 거리가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작년에 상대했던 대형 몬스터보다 절반은 더 큰 것 같았다. 하나는 더 이상 파열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작년에 했던 것처럼 한 번에 끝내기로 결심했다.

몬스터의 크기로 보아 몸에 상당한 무리가 갈 것이 뻔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도심에서 이렇게 대형 몬스터가 출현할 경우엔 무조건 버텨내야했다.

- 하나 양, 본부에 지원 요청 했어요. 빠르면 30분 안에 온다고 해요.
“누가 오는데요?”
- 지금 시간이 나는 사람은 레나 양 뿐이에요.
“레나 언니랑 이놈이랑은 상성 안 맞아요. 됐어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한방에 끝내야 했다. 이를 악물었다. 몸이 짜부라지는 것 같은 압박감에 절로 손에 힘이 들어갔다. 좌우로 덩치를 흔들며 균열을 빠져나오던 몬스터가 잠깐 멈칫하다가 더 큰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는 관자놀이가 쫘악 당겨지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몬스터의 머리 부분을 노리고 힘껏 힘을 주었다.

시야가 붉게 달아오르면서 코에서 끈적끈적한 것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몸이 뒤틀리는 것 같은 감각을 이겨내며 하나는 후드티 주머니에 넣은 손가락을 힘주어 잡아당겼다. 그르륵그르륵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며 몬스터의 움직임이 느릿해졌다. 땀과 함께 비릿한 코피가 입속으로 흘러드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간 팽팽하게 맞당겨지는 감각이 하나의 몸에 전해졌다. 등골에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덥고 습하고 짜증나고 힘들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기분을 어금니로 짓씹으며 온 힘을 다해 두 팔을 잡아당겼다. 코피가 물 흐르듯 뚝뚝뚝 떨어져내리는 것이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하나는 사지가 비틀리는 기분을 느끼며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짰다.

시야에 가득 들어찬 몬스터의 몸체가 드디어 멈춰 섰다. 직후, 쩌어억,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몬스터의 얼굴에서부터 균열이 아래로 내달리더니 좌우로 갈라지며 징그러운 내장들이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녹색 덩어리를 보며 하나는 눈앞이 핑 도는 것을 느끼고 뒤로 넘어졌다.
더 이상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

“안 될 게 뻔한데, 헛수고 하는 거지. 이걸로 벌써 몇 번 째인지 모르겠어.”
“여태 거쳐 간 S급 가이드가 몇인데. 세계에 오십 명도 채 안 된다는 S급 가이드의 절반이 시도해도 주파수가 안 맞았다는 건 그냥 '저것'에 문제 있는 거 아니야?”
“그렇겠지. 폐기도 안 되고 컨트롤도 안 되고, 진짜 처치 곤란이네.”

하나는 멍하니 앉아 눈을 감은 채로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검게 칠해진 유리 너머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뿐이었다.

5살 때 각성한, S급 판정을 받은 장래가 촉망받는 센티넬. 그러나 안정되지 않은 이능력이 제멋대로 폭주를 일으키고,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주파수가 맞는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아 애물단지가 된 괴물. 그리고 2년 전 7살 때 폐기처분이 내려졌으나 모조리 실패한 후, 지금은 깊고 깊은 연구소 지하에 유폐된 골칫덩이.

그것이 벽 너머의 사람들이 하나에 대해 나눈 말이었다.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온통 새하얀 공간에서 무의미한 시간만을 보내는 하나는 그들이 말하는 몇몇 어려운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빠른 눈치 덕에 대체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요컨대 저들도 하나를 향해 총을 쏘아댔던 이들과 같은 부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검붉은 감정이 움틀 거렸으나 곧 몽롱한 기분이 그것을 덮어 눌렀다. '억제제'라 불리는 약을 먹으면 꼭 이렇게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 나쁜 감각이었지만, 먹지 않으면 멋대로 이능이 발현되며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속이 뒤틀리고 피를 토하는 일까지 벌어지니 안 먹을 수가 없었다.

가끔은 파리처럼 왱왱대는 유리 너머의 저들에게 다 들리고 다 보인다고 말해서 놀라게 할까 하는 짓궂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저들이 마음 놓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 거란 걸 알아서 그럴 수 없었다. 지긋지긋하게 무료한 일상 속에서 저들이 하는 대화만이 오로지 새로운 것이었다. 그래서 하나는 그냥 그 목소리들을 듣기만 했다. 한동안 주고받는 소리가 이어지더니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봐, 소식 들었어? 오버워치에서 파견 나온 S급 가이드가 '저거'에 대한 소릴 어디에서 들었는지, 여기로 와보겠다고 했대!”
“아, 들었어. 어차피 안 될 거 뭐 하러 헛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더라.”
“누구도 가이딩할 수 없었던 괴물을 컨트롤 해보임으로써 등급을 높이겠단 심보겠지, 뭐.”
“그런데 '저거'에 대한 건 기밀 아니었나? 대체 다들 어디에서 이야기를 듣고 찾아오는 거지?”
“가이드들끼리 주고받는 연락망이 따로 있는 것 같던데. 전에 왔던 A급 가이드도 '저거'에 대해 알고 있더라고.”

목소리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하나는 간만에 낯선 얼굴을 보겠구나 생각했다. 그래봤자 그 가이드 역시 검은 유리 너머에서 한참동안 서 있다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나가버리겠지만. 어쨌든 매일 보는 저 세 명보다는 흥미로우리라. 하나는 막연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한참동안 그렇게 떠들어대는 목소리들을 듣고 있는데, 저 멀리에서 우우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엘리베이터 소음 같았다. 매일 보는 멤버 세 사람은 저 유리 너머에 있으니 아마 새로 온다는 가이드겠지. 이번엔 어떤 사람이려나. 저번에는 까만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늙은 남자였는데. 하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귀를 기울였다.

“실례합니다.”

항상 시끄럽게 벌컥벌컥 열리던 문이 조용한 소리와 함께 밀어젖혀졌다. 그리고 나타난 인물을 보고 하나의 가물가물한 눈이 번쩍 떠졌다.

“세계 센티넬 연합기구 오버워치에서 나온 가이드 앙겔라 치글러라고 합니다. 여기에 유폐된 어린 센티넬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잠시 볼 수 있을까요?”
“직접 보시는 건 불가능하고, 여기 강화유리 너머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접촉 없이 방사 가이딩만으로도 주파수를 맞출 수 있으니 한번 해보시…….”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한 유리에 무수히 많은 실금이 갔다. 직후 유리는 모래알처럼 작은 알갱이로 변해 파스스 떨어져내렸다. 세 연구원들의 경악에 찬 비명소리가 연구실 벽에 부딪혀 이리저리 반향 되는 사이, 하나는 어느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새로 나타난 인물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얀 피부에 반짝이는 금발, 그리고 깊은 푸른 눈을 가진 여자가 다소 놀란 얼굴로 하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저 여자가 내 사람이라고. 의식하기도 전에 하나의 작은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시끄러운 경고음과 함께 사방이 붉은 불빛으로 깜박이더니, 하나의 허벅지보다도 두꺼운 철판이 부서진 유리 위로 내려앉았으나 곧 엿가락처럼 휘어지며 멈춰 섰다. 하나는 아무런 방해 없이 부드럽게 여자의 앞에 내려섰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멀리에서 어렴풋이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

무슨 말이라고 하고 싶은데, 몇 년 동안이나 열지 않은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나는 억제제를 먹은 상태에서 이능을 쓴 대가로 몰려드는 현기증에 의해 비틀대며 여자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앙상한 팔을 뻗었다. 여자는 망설이지 않고 하나의 작은 손을 잡아주었다. 부드러운 감각이 낯설었다.
몇 년 만에 느껴보는 체온은 몹시도 따뜻했다.

***

“박사님…….”
“정신이 들어요, 하나 양?”

귓가에 내려앉는 다정한 목소리에 서서히 눈을 떴다. 열이 뜨겁게 오른 하나의 몸을 박사가 감싸 안고 있었다. 오랜만에 과하게 힘을 쓴 나머지 잠시 기절한 것 같았다. 박사가 피와 땀으로 얼룩진 손수건을 치우는 것이 보였다. 한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보자 말끔한 감촉만이 느껴졌다. 박사가 깨끗이 닦아준 듯 했다. 왼팔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겨우 10분 남짓한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박사와 처음 만난 날을 꿈꾼 모양이었다.

하나의 몸에 비해 미지근한 박사의 체온이 비교적 시원하게 느껴졌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박사가 오른손을 들어 하나의 눈을 다시 감겼다. 어둡게 물든 시야에 의해 시각정보가 차단되는 대신 다른 감각이 활성화가 됐다. 박사의 손목에서 전달되는 맥박이 익숙했다.

이윽고 박사의 맥을 따라 하나의 심장박동도 천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하나는 몸에 힘을 빼고 등 뒤로 몸을 기댔다. 박사의 부드러운 몸이 저를 받쳐주는 것이 느껴지자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잠시 동안 박사의 품에서 안정을 취하던 하나가 툭하니 말했다.

“집에 갈 때 아이스크림 사줘요.”
“알았어요. …대신 한 개만 사요.”
“저 오늘 기절할 정도로 무리했는데 겨우 한 개만 사준다고요? 그럼 아까 그거 말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패밀리 사이즈로 사줘요.”
“안 돼요. 콘 아이스크림 한 개로 타협해요.”
“에이씨, 그건 타협이 아니라 통보잖아요! 세 개로 하죠.”
“하나 양, 오늘 빙수도 먹은 데다 사탕도 두 개나 먹었고 거기에 아이스크림을 세 개나 먹겠다고요?”
“1, 2, 3. 수열로 딱이잖아요.”
“1, 2, 1 수미상관으로 가죠.”
“……그냥 두 개 사줘요.”

머리 위에서 박사의 한숨소리가 들려왔지만 하나는 꿋꿋이 버텼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능력 사용으로 잠깐 동안 정신까지 잃을 정도까지 무리했으니 진짜 죽을 맛이었다. 박사도 이 느낌을 알면 제게 더 이상 뭐라 말 못 할 텐데. 각인까지 한 가이드면서 왜 이런 감각이 공유가 안 되는 건지, 하나는 정말 불만스러웠다.

“먹고 나서 배 아플 게 뻔한데 꼭 먹어야겠어요? 장도 안 좋으면서 왜 이리 고집을 부려요.”
“아, 몸속이 뜨끈뜨끈하단 말이에요. 얼마나 이게 불쾌한 감각인지도 모르면서.”
“그러면 아까 망고 아이스크림 먹고 집에 가서 아이스티 타줄게요. 그렇게 해요. 알았죠?”

박사의 나긋나긋한 말에 하나는 고민했으나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갑을 쥐고 있는 건 박사였다. 한동안 그렇게 누워있던 하나는 몸 상태가 진정된 것 같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사가 하나의 등 뒤를 툭툭 털어주었다. 주위에는 온통 녹색 체액으로 얼룩덜룩했다. 이번 몬스터는 정말 지저분한 녀석이라고 생각하는데 박사가 말했다.

“작년 이맘때는 10M가 한계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15M도 커버 가능하네요.”
“센티넬은 자라면서 능력이 더 세지기도 하잖아요. 전 다섯 살 첫 각성할 때부터 S급 판정을 받은 킹왕짱 센 센티넬이니까 당연히 더 강해진 거고요.”

콧대를 높이 쳐들며 흥흥 콧김을 뿜어대는 하나의 머리를 박사가 웃으며 쓰다듬었다.

“콧바람 불지 마요. 코피 멎은 지 얼마 안 됐단 말이에요.”
“전 젊어서 혈기가 들끓으니까 가끔씩 이렇게 피를 빼주기도 해야 해요. 누구랑은 다르다고요.”
“하여간 말은 잘 하네요.”

컨디션 확인을 위해 하늘을 올려다본 하나는 균열이 있던 자리를 겨냥해서 작게 파열을 시켰다. 조용했던 공간에 날카로운 파열음이 들리자 군인들이 하나를 돌아보며 흠칫 몸을 떨었다.

그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15M급 몬스터를 찢어발긴 하나를 보는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아무리 국가에서 센티넬에 영웅적인 이미지를 덮어씌우려 홍보를 해도, 실제 투입 현장에서 하나가 마주하는 시선들은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눈초리가 대다수였다.

박사는 언제나처럼 기분이 엉망인 하나의 어깨를 다독이며 제 옆으로 이끌었다. 말없이 박사의 곁에 붙으면서도 하나는 살벌한 눈초리로 군인들을 쏘아보았다. 도무지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하나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회의감을 품고는 했다. 그런 하나의 손을 박사가 살며시 쥐었다.

“집에 있는 아이스티가 복숭아 맛이랑 레몬 맛밖에 없는데, 뭐 먹고 싶어요?”
“……둘 다요.”
“한 가지만 먹기로 했잖아요.”
“그럼 레몬요. 아니, 저번에 TV 보니까 망고맛 광고하던데. 집에 갈 때 마트 들러서 망고맛 사가요. 네?”
“휴… 알았어요. 그렇게 해요.”

그래도 박사의 이런 포상이 있기에 버틸 만은 했다. 하나는 애써 나쁜 기분을 떨쳐버리고서 씽긋 웃고는 박사의 팔에 매달렸다. 평소에는 무슨 말을 해도 절대 굽혀주는 일이 없는 박사였지만, 임무가 끝난 후에는 어느 정도 제 말을 들어주는 게 좋았다. 그 때문에 임무를 수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빨리 집에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서 이런 불쾌한 시선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 그렇게 생각하는 하나의 머리를 박사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평소에는 잔소리쟁이지만, 이따금씩 보여주는 박사의 이런 점이 하나는 너무 좋았다. 평소에도 이렇게만 대해준다면 간이든 쓸개든 다 빼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 있으면 또 철벽같은 태도로 돌아와서는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떽떽거릴 테지. 하나는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그런 박사에게 몸을 기댔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박사 옆으로 돌아오게 되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알았다.

“보고만 마치고 바로 가도록 해요. 버틸 수 있겠어요?”
“사탕 하나만 더 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씹어 먹게요? 안 돼요. 그냥 손잡고 버텨요.”

그럴 거면 대체 왜 물어본 거람. 투덜투덜 거리면서도 하나는 박사의 부드러운 손을 쥔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박사의 체온은 언제나 기분 좋았다. 하나는 어릴 적 망설임 없이 제 손을 잡아주던 때와 별 차이 없는 박사를 올려다보며 빙그레 웃었다.
이따 집에 가서 먹을, 박사가 타 줄 아이스티가 기대되었다.




끝.


전투씬 개어렵네;
기절해서 첫만남 회상해야하니까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씀.ㅠㅠ
다음부턴 패스해야지.
글 잘 쓰는 사람 부럽다 흙흙

원래는 초능력자 세계관 설정했는데 아무래도 센티넬버스에 익숙한 갤럼들이 더 많을 것 같아서.
설정은 글 속에서 조금씩 풀게.

센티넬 = 이능력자
가이드 = 이능력자 컨트롤 해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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