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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검은 옷 사람이 미사키와 코코로를 이어줄뿐인 소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11 00: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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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님이 잠드신걸 확인하고 슬쩍 방을 빠져나왔다.


평소라면 주무시고 난 다음에도 곁을 지켜야했지만 지금은 그것마저도 뒤로 미룰 정도로 중요한 일이 생겼기에 다른 후배한테 그것을 맡긴 자그만한 방에 들어가자, 다른 두 명은 이미 와있었다. 평소 코코로님을 모시던 세 명이었다.




"아, 선배."




한 명이 일어나서 인사하려는걸 손으로 제지하고 ㄷ옆의 선배에게 가볍게 인사한 다음 의자를 끌어서 앉았다. 잠시간 말이 오가지 않았다. 전등조차 제대로 키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여성 셋이서 둘러쌓여 앉아서 아무 말 없이...누가보면 웃기는 광경이었지만 당사자인 우리들은 굉장히 심각한 일로 모여있었다.


이윽고 아까 일어나려고 했던 후배가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슬슬 개시해야하지 않겠어요 선배?"




그렇게 이야기하며 품에서 사진 몇 장을 꺼냈다. 보지않아도 내용물은 알고있었다. 코코로님과 같은 반이자 같은 밴드 맴버-그리고 코코로님이 남몰래 좋아하는 오쿠사와 미사키님에 대한 사진이었다.


나와 선배 둘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다, 우리가 요 며칠간 모인 이유는 그 분-미사키님과 코코로님 때문이었다. 




"확실히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서로 좋아한다는걸 주변이 다 아는데 당사자들만 몰라서 1년 넘게 고백을 안한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답답하다는듯 마지막에 가서는 책상을 치면서 선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고있었다. 


그랬다. 우리가 모인 이유는 그것-코코로님과 미사키님에 대한 것 이었다. 


지난 1년간은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행동하길 바래서 멀리서 지켜봐주는 정도였지만 결국 참을 수 없었는지 삼일전 선배가 우리들을 불러모으고, 결국 대책회의를 시작하게됬다. 


회의는, 코코로님과 미사키님을 어떻게 이어줄 것 인가에 대해서.


단적으로 말하자면 코코로님은 미사키님을 좋아했다. 가까이서 모시고 계시는 우리들은 물론이고 같은 밴드 멤버들, 심지어는 같은 반 친구들마저도 알 정도로 대놓고 티나게 좋아했다. 누가봐도 미사키님한테 코코로님이 가지는 감정이 다르다는걸 눈치챌 수 있을 정도였다. 누가봐도 곧 사귀겠네...어쩌면 이미 사귀는 사이일지도 몰라, 그런 분위기를 연출하고는 했으니까.


그것이 궁금했는지 한번 반의 누군가가 코코로님께 물어본적이 있었다.




"저기, 츠루마키양은 오쿠사와 양이랑 사귀는거야?"




그에 대한 아가씨의 대답은 지극히 알기쉬웠다..




"...으, 아...아직은..."




평소 당차고 활짝 웃던 아가씨의 표정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그대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이거 가능성 있겠는데...그렇게 생각한 우리들이 그 날 저녁 넌지시 코코로님께 고백하는건 어떻냐고 물어봤다. 미사키님이 코코로님을 좋아하는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고, 그때까지는 코코로님 역시 그것을 눈치챈줄로만 알고있었으니까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다. 


대답은 예상밖이었다.




"...안돼."




"어째서입니까?"




"실패하면 친구관계로 있을 수 없게 되버려, 미사키는 날 싫어할지도 몰라. 계속 미셸이랑 다른 사람으로 봤으니까...난 그저, 미사키가 인형탈을 벗고 좀더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랬던건데..."




절대로 싫어하지 않을겁니다, 반드시 성공할겁니다...몇 번이고 설득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결국 문이 닫히고 밖으로 쫒겨났다.


코코로님이 안된다면 미사키님이다. 날이 밝자마자 차를끌고 미사키님에게 다가가 중요한 이야기라며 카페로 끌고갔다.


미사키님 역시 코코로님을 좋아했다. 코코로님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누가봐도 알 수 있을정도로 티를 팍팍 내고 다녔으니까, 미사키님이 고백하도록 조금만 등을 밀어준다면 서로 좋아하는 두 사람이니까 단숨에 이어지겠지.


차를 홀짝이며 넌지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예상밖의 대답이 다시한번 들려왔다.




"안될것같아요. 그야, 신분이라던가 그런게 차이나잖아요. 그리고 만약 고백했는데 거절당한다면? 그걸로 코코로한테 동성을 좋아한다고 경멸받는다면?...물론 코코로가 그럴 아이가 아니란건 알지만, 그런 생각만으로 무서워요. 전 이 거리감이 제일 적당하다고 생각해요...아, 이거 코코로한테는 비밀이에요!"




속이 갑자기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답답한 기분을 뒤로하고 우선은 알겠다고 돌려보낸다음에 셋이 머리를 맞댔다.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는건 확실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 다,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눈치채지 못한듯했다.


괜찮아, 저상태라면 금방 해결될거야. 옆에서 울 것만 같은 표정의 후배를 위로하며 내가 말을 이었다.




"서로를 그렇게나 생각하고 있는걸, 주변에서도 눈치채고있고 아마 금방 이어지겠지..."




하지만 착각이었다. 아까 말했다시피 1년-조금의 진전은 커녕 누구하나 고백도 못하고, 주변 사람들 속만 썩이길 1년.


조금의 진전도 없었다. 손조차 잡지 못했다. 초등학생도 저거보다는 진전이 있겠다, 슬슬 다른 사람들도 포기하고 달관하려고 할 때 였다.


결국 참지 못하고 회의를 소집했다. 


어떻게든 이어줘야했다. 


두 사람을 이어주고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츠루마키가에서 일하는 입장으로써는 사실 코코로님이 누군가와 사귀게 한다던가 하는 행위를 두고보면안됬다. 오히려 아가씨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노리는 사람은 자신들 선에서 쳐내지 않으면 안됬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코코로님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 마음이 맞는 친구에, 서로가 호감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가 사람됨됨이도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미사키님은 코코로님의 재산이나 가문이 아닌, 코코로님 그 자신을 봐주는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을 놓칠 순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반려자로 들이지 않으면...




"그럼 슬슬 본격적인 회의를 시작하자."




선배의 말에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고개를 끄덕이고 내가 품에서 종이뭉치를 꺼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미사키님과 코코로님 이어주기 프로젝트...제가 생각한 초안입니다."




입술을 혀로 한번 핥고 두 사람을 쳐다봤다.


밤은 이제 막 시작됬다.



*



제안은 순식간에 받아들여졌다.


현실적으로 두 사람이 사귀려면 넘어야 할 벽이 이것저것 있었기에, 셋이 그것을 나눠서 담당하기로 했다.


우선 여기서 가장 오래 일해온 선배는 아가씨의 아버님을 먼저 설득하러갔다. 사흘밤낮을 새서 설득할 기세로 갔고, 실제로 이틀째 연락이 오지 않는걸 보면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설득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음으로 후배는 우선 두 사람만 자주 만나게 해서 서로를 의식하게 하는 역활을 맡았다. 두 사람이 서로한테 죽고 못사는건 진작에 알았고, 지금이라도 둘만 같이 있게 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한다-그런 계획이었지만 솔직히 잘 될 것 같지는 않았다.


어쨋든 그런식으로 후배는 두 사람의 데이트의 감시담당. 그리고 남겨진 나는-


살짝 숨을 내쉬고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오늘 한 시 까지 연락이 없으면 감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플랜 B로 이행하라는 선배의 말에 이틀내내 대기만 하고 있으려니 좀이 쑤셔 죽을 지경이었다.


이제 곧 한시였다. 의자에 앉은 채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플랜 B만큼은 안된다, A에서 끝내야했다. 그걸 위해서 어떻게든 선배가 성공해야하는데...


손톱을 깨물면서 내려다보고있자 갑작스럽게 휴대폰이 울렸다. 손을 뻗어서 단숨에 붙잡고 잠금을 풀었다.



[성공, A로, 좀 잘께]



적혀있는 세 글자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성공했구나, 그러면 이번에는 자신의 차례였다. 무릎을 펴고 일어나서 한 명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법 오랜시간동안 한분한테 일일이 사정을 설명하는것이 끝나고 난 다음, 무릎을 펴고 일어나 밖에 세워둔 차로 향했다. 승낙한 사람은 네 명 정도였다. 그 외는 사정이 있으시다고 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전화였으니까, 오히려 넷이나 모인것으로도 감사해야지.


그리고 넷으로도 충분할테니까.


아마도.


차를 끌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아까 연락드렸던 사람들을 찾아갔다. 같은 멤버인 마츠바라님, 반 친구인 이치가야님과 토야마님, 흔쾌히 회의 장소를 빌려주겠다고 승낙한 하자와님...이윽고 날 포함한 다섯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마실것을 내오겠다며 하자와님이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추가로 이야기하기로하고, 한번 쭉 둘러본 다음 내가 헛기침을 한번 했다.



"금일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전화로 대강의 사정은 들으셨을거라 생각하지만, 오늘 모인건 다름이 아니라 오쿠사와님과 츠루마키님에 대한 것입니다."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가야님은 쌓인게 많다는 듯 내 말에 1년이 넘었는데 나와 카스미를 그렇게 놀려대더니 나랑 카스미가 사귀기 전까지 손조차 못잡은게 말이 되냐는둥,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한참이나 두 사람의 둔감함에 대해서 한바탕 떠들자 주문한 마실것이 나왔기에 잠시 그것으로 목을 축였다. 자리에 앉은 하자와님에게 마츠바라님이 대강의 사정설명을 해주자 이제야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을것이라고 판단한 내가 커피를 한모금 들이마셨다.



"그러면 본론입니다...저희들 사이에서는 지금 두 사람을 어떻게든 이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알것같아요! 두 사람을 잇는데 저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거죠?"



손을 번쩍 들더니 토야마님이 단숨에 본론을, 정답입니다.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획을 세워둔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시계를 살짝 쳐다봤다. 오후 네 시, 슬슬 시간상으로 촉박했기에 단숨에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품에서 종이를 꺼내서 그대로 책상 위에 펼쳤다.



"시간이 없으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네 사람이 몸을 살짝 앞으로 숙여서 종이를 쳐다봤다. 펜을 꺼내서 하나씩 밑줄을 치면서 계획의 설명을 해나갈때마다 한명 씩 표정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이윽고 설명이 끝나자 다섯이 화이팅을 외쳣다. 이건 성공할꺼에요, 후에엥...잘할 수 있을까...  각자가 한마디씩하면서도 자신의 역활에 불만은 없는 것 처럼 보였다. 


계획대로라면 오늘 밤 이후로 미사키님의 성은 츠루마키로 바뀐다.


제발 잘 성공하기를, 가슴을 쓸어내리며 휴대폰으로 두 사람에게 성공했다고 보냈다. 


결행은, 밤 아홉시.



*



여덟시가 다 된 시간, 침대에 누워있자 갑작스럽게 휴대폰이 울렸다.


누굴까, 설마 코코로일까. 두근거리면서 휴대폰을 집었다. 


코코로한테 연심을 품은지 1년, 거부당할까봐 무서워서 고백조차 피했다. 최대한 그런 감정을 숨기려고 노력했는데-


그럼에도 요 며칠, 코코로랑 둘이 놀러다니다보니까 억지로 숨겼던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게 느껴졌다. 그게 싫다는건 아니였고 어느쪽이냐면 좋아죽을 지경이었지만...


지금도 이게 코코로한테서 온 문자일까 하고 두근거리면서 받고있지 않은가. 


숨겨야하는데...그렇지만 혼자있으니까 지금정도는 괜찮겠지. 히죽거리면서 휴대폰을 열었지만, 뜻밖에도 문자는 코코로가 아니라 이치가야씨한테서 온 것이었다.


순식간에 기분이 다운되는게 느껴졌다. 이치가야씨가 무슨 일로...문자 내용도 안보고 끄려 햇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열자, 중요한 일이라면서 당장 전화걸라는 그녀 특유의 말투가 적혀있었다. 


느릿느릿 손가락을 움직여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기다리고 있던 모양인듯 순식간에 전화가 걸리더니 스피커 모드가 아님에도 단숨에 소리가 귀를 뚫고 들어왔다.



[이제 받았네! 오쿠사와씨! 당장 나와!]



"이치가야씨? 무슨 일인데..."



나 이제 집들어왔는데...그렇게 덧붙이는것도 잊지않았다. 물론 실제로는 집에는 아까 전에 들어왔고, 하루종일 놀고오니까 피곤해서 옷조차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누워있었다는게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급한 일이야?"



[급하고 자시고! 오쿠사와씨한테는 연락 안갔어?]



수화기 너머에서는 조금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연락? 무슨 일 있는걸까-상체를 일으켰다.



[지금 츠루마키가 행방불명이야!]



다음 순간, 내 몸은 집 바깥으로 뛰어가고있었다.


코코로가 행방불명? 아까 돌아갈때까지만 해도 웃는 얼굴로 내일 보라고 이야기했던 코코로가? 뭔가 잘못 알고있는거 아니야? 코트조차 걸치지 못하고 집 바깥으로 나오면서 그렇게 이야기하자, 이치가야씨가 계속해서 자신이 아는 정보를 말해주었다.



[아까 그 뭐냐, 검은 옷 사람들한테 전화가 왔지뭐냐, 아가씨가 사라졌으니까 좀 도와달라고. 아마 가출인 것 같아. 다른 멤버들한테도 간 모양이야. 오쿠사와씨한테는 걱정끼칠까봐 연락 안한 것 같긴한데, 일단 나도 찾고있거든? 그러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며 우선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수색하는 범위를 적당히 이야기해주었다. 머리속에서 하나씩 지워나갔다. 코코로가 있을 장소는 어딜까. 지난 1년간 코코로랑 있으면서 그녀와 어디를 자주 갔더라?


일단 끊을께, 정보 들어오는데로 연락해줘. 대답하면서 전화를 끊고 곧바로 자판을 바쁘게 눌려서 코코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꺼져있는 상태였다. 하긴, 코코로가 지금 전화를 켰을리가 없지.



"아, 미사키짱!"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우선 코코로를 찾기 위해서 무작정 달리다보니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자, 토야마씨가 숨을 헐떡이고있었다.



"토야마씨."



"들었어? 코코롱, 코코롱이...아, 지금 상점가쪽 돌아보고 오는 길이야!"



"아, 응. 방금 들었어."



숨을 몇번 고르고 원래 호흡으로 돌아온 그녀가 천천히 걸어가며 내게 이치가야씨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사정설명을 했다. 나와 놀러갔다가 돌아온다음 잠시 방에서 혼자 있겠으니까 들어오지 말라고 한 것, 저녁먹으라고 부르러갔더니 방에 찾지 말라는 쪽지 하나만 남기고 사라진 것, 창문 한 쪽이 열려있던것...


처음에는 납치라고 생각했으나 우연히 담벼락을 뛰어넘는걸 본 정원사의 증언으로 납치가 아니라 가출이라고 판단하고 일을 크게 벌리지 않기 위해서 코코로의 반 친구들한테 수색을 도와달라고하고, 검은 옷 사람들도 대대적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뭔가 들어온 정보는 없어?"



없어,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한 그녀가 덥다는듯 옷을 몇 번 펄럭였다. 제법 뛰어다닌듯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상점가랑 또 어디를 찾아봤어?"



그렇지만 나에게는 쉴 여유가 없었다. 다급하게 묻자 그녀가 잠시 머리를 붙잡고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던 차에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울렸다. 전화가 온 듯 잠시 기다려달라며 휴대폰을 꺼내 귀에 가져다댔다.



"...아, 네...네...네! 지금 갈께요! 미사키짱도 함께니까...네...!"



이윽고 전화를 끊더니 내 손목을 강하게 붙잡고는 그대로 소리쳤다.



"미사키짱! 가자!"



어디를? 내 질문을 읽기라도 한 듯 그녀가 단호하게 끊었다.



"코코롱이 하자와 커피점에 들렀다는 정보가 들어왔어!"



*



아버님한테 불려갔다.


무슨 일이야? 활기차게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아버님의 말은 단호했다. 오늘 밤, 네 신부감을 방으로 보낼테니까 깨끗하게 하고 준비하고 있으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담을 넘어서 그대로 집 바깥으로 도주했다.


어째서인지 내 발은 미사키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소식을 듣자 슬프다거나 그런 생각보다도 미사키를 보고싶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렇지만 자신의 집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거대했다. 나가고 나서 10분도 채 되지 않아 그대로 잡혀서 다시 아버님 앞으로 갔다. 물론 끌려갔다던가 그런건 아니엿지만...


어쨋든 이야기는 간단했다. 다만, 방금 자신이 뛰쳐나간 일 때문일까, 마음에 안들면 거부해도 된다는 조건이 붙고 엄격한 감시 하에 방 안에 반쯤 감금당한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랑 결혼이라니, 최고로 웃음이 나오지 않는 일인걸!"



침대에서 뒹굴거리면서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바뀌는건 없었다. 그나마 약간의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는게 다행이지만 어쩌면 이름도 모르는 여성이랑 결혼해야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미사키..."



배게에 얼굴을 묻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미사키, 미사키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지금 이런 순간에도 미사키가 미친듯이 보고싶었다.


나, 결혼한다면 미사키랑이 좋은데.


만약 미사키가 지금 이 일을 안다면 내 결혼을 막아줄까. 아니면 지금까지 미셸탈을 씌우고 이곳저곳 끌고다닌데 대한 원한으로 아무것도 모른 척 할까.


그렇지만 미사키는 그런데 원한을 가질 사람이 아니니까, 후자는 상상을 너무 막 한 것 같네.


어떻게 반응할지는 궁금했지만, 지금와서 어느쪽인지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목소리라도 듣고싶었지만 방으로 갇힐때 휴대폰은 이미 뺏긴지오래였다.


미사키, 미사키, 미사키, 어느새인가 머리속에는 온통 미사키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4월에 처음 만났을 때, 미사키의 옆자리에 앉은 건 신이 내려준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첫 눈에 반했다-진부한 표현이지만 코코로에게 있어서는 그게 올바른 표현이였다. 심장이 위험할정도로 쿵쾅거리고 그녀를 보기만 해도 미소가 히죽히죽 지어졌다. 


참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비례해서 전혀 미소짓지 않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정말 예쁠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저 사람에게 미소를 지어주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세계에 미소를-어렸을 적 부터 그녀가 외쳤던 말을 진심으로 이루고 싶다고 생각했다.


살짝 뒷조사를 하니 겁이 많은 성격이었다. 실패하는걸 두려워해서 용기를 가지지 못하고 아무 일도 시도하지 않고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겁을 가진다면, 인형탈을 씌워서 그녀가 활약할 수 있게 해주자!


언젠가 인형탈을 벗고 그녀가 용기를 내서 한발자국 내딛개 해주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아무리 실패해도 괜찮은, 마음놓고 있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렇게해서 밴드, 헬로 해피월드! 는 만들어졌다.


점점 자신의 바람이 맞아떨어지는게 느껴졌다. 언제나 지루하다는 표정을 짓던 그녀는 점점 미소짓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미소가 어울리는 예쁜 사람이었다.


그 미소를 볼 때 마다 자신의 감정이 점점 더 커지는것이 느껴졌지만 필사적으로 숨겼다. 계속 인형탈을 씌웠으니까 미사키는 자신을 싫어할 것 이다, 어쩌면 동성끼리 연애는 싫어할지도 모른다...그런 감정으로 연심을 숨기고 1년 넘게 지켜만 봤다.


그렇게 피하기만 하다가 오늘, 이런 사태를 맞이하게됬다.


살짝 눈물이 흘렀다. 이렇게 일이 꼬일 줄 알았으면 거부당할걸 각오하더라도 한번 고백이라도 할 걸 그랬다며 진심으로 후회했다. 이미 늦은 일이었지만.


각오해야지, 마음을 다지고 침대에 똑바로 앉았다. 설사 여기서 결혼을 피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다가올 일이었다. 이별은 갑작스럽지만 그렇게 헤어진다고 해서 미사키랑 영영 만나지 못하는 일도 아니었으니까.


사실은 조금 슬프지만.


그렇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침을 삼키고 문을 똑바로 쳐다봤다. 드디어 아버님이 말한 신부감이 온듯 문 두드리는 소리가 몇 번 들리더니 이윽고 끼익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심장이 떨어질 것 만 같았다. 자신이 뭔갈 잘못봤나하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문 너머에서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미사키가 뺨을 긁적거리며 서있었다.



"어...음...코코로?"



그렇게 입고온 미사키는 천사가 내려온 것 마냥 아름다웠다. 내가 그 미모에 흘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미사키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불렀지만, 내 몸은 이미 침대에서 튕겨저 나가 미사키의 품에 달려들고있었다.



"미사키-잇!!!"



그렇게나 부르고 싶던 그녀의 이름을 마음껏 부르며 품에 안겨서 뺨을 비볐다. 미사키, 미사키, 미사키, 나만의 미사키. 어째서 이곳에? 아버님이 말한 신부감이 미사키야?


속사포처럼 솓아내며 묻자 뺨을 새빨갛게 붉힌 그녀가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행동 하나하나마저도 귀여워서 저도모르게 그녀의 뺨에 입을 맞췄다.


계속 이대로 입구에 서있기도 뭐해서 미사키의 손을 잡고 침대로 끌고가 나란히 앉자마자 미사키가 더듬더듬 오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코코로가 가출했다고 해서 이치가야씨랑 토야마씨와 같이 찾다가...하자와 커피점에 있다고 들어서 갔는데...거기서 카논씨가 코코로가 가출한게 결혼문제때문이라고 해서...감정에 솔직해지라는 소리를 듣고...그래서 검은 옷 사람들한테 소리쳤어...내가 코코로의 신부가 되겠다고..."



"그래서? 그래서?"



"준비하고 있었다는듯이 신부옷으로 갈아입히더니 방으로 날 보내더라...그, 혼인신고서에는 사인만 하면 된다고...저기, 코코로."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미사키가 품에서 자그만한 케이스를 꺼내들었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뚜겅을 열자, 자그만한 반지가 케이스 안에 잠들어있었다.



"나, 지난 1년간 계속 피해왔어. 집안의 차이니, 코코로가 동성을 싫어할지도 모른다니 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했어."



나도그래 미사키.


나도. 1년동안 자신의 감정에 거짓말 해왔어.



"결혼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눈이 캄캄해지더라. 내가 제대로 고백이라도 한번 했다면...그런 생각이 들었어. 정신차리니까 내가 결혼하겠다고 소리지르고 있더라고."



미사키도 자신과 같은 걱정을 했었다.


그 말을 듣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솔직하게 대화를 했더라면 지금, 이렇게 1년이나 뱅 돌아오는 일은 없었겠지.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결국 돌고 돌아서 미사키는 자신에게 왔다. 쿡쿡 웃으면서 코코로가 조심스럽게 왼손을 내밀었다. 그 행동을 알아들은 미사키가 고개를 푹 숙이더니, 각오를 다진듯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나...나, 코코로가 좋아. 코코로가 있어서 웃을 수 있었어. 생각했어. 내 옆에는 코코로가 있어야 한다고. 그러니까 코코로-"



조심스럽게, 반지를 들고-



"저와 결혼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대로 떨리는 손으로 내 왼손 약지에 그것을 끼워주었다.


잠시 그것을 내려다보다가 이내 미소를 활짝 띄웠다. 조심스럽게 자그만한 반지를 들어올려서 미사키의 왼손을 양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쌓다.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왼손에 반지를 조심스럽게 끼워주었다.


그저 그 뿐.


그것으로 충분한 대답이 된 듯 미사키가 양 팔을 벌렸다. 그것을 보고있다가, 내가 품에 그대로 달려들어 미사키의 입술에 입을 겹쳤다.




*




안녕하세요!


오늘도 망했어요! 


그렇지만 쓴게 아까워서 올려봐요!




대략적인 내용은 서로 좋아하는데 서로 고백을 안해서 답답하니까 검은 옷 사람들이 다른 멤버들의 도움을 받아 두 사람을 이어주려는 내용이에요!


그저 그 뿐인 소설입니다!


그래서 결국 두 사람이 결혼하는걸로 끝나요!


마지막이 조금 애매한 것 같다고생각하겠지만 한계가 저기까지였어요!




그냥 그렇다고요.


대충 그런 회로를 굴려서 그런걸 보고싶었어요.




음...


역시 너무 막나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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