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아무렇게도 좋은 이야기.

♥릿카아카♥(116.124) 2019.03.24 17:18:08
조회 970 추천 17 댓글 3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e82fa11d028317b450a23a99188d24b1fca77b606b5767ac1d1a15786f10158cd11a7966005e1027c2fb14aa624925814c0278fdb8d894195d496


가끔씩 그 모든 일이 전부 꿈 속이라고 허상일 뿐이라고 눈을 돌린 적이 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 날' 들의 일들이 머릿 속을 스친다. 입밖으로 나오는 하얀 숨결이 공중으로 피어 올라 사라진다. 학교에 가면 지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들이 가득한데 문득 고개를 돌려보면 그리운 그 이름이 떠올랐다가 금새 없어진다. 그 이름을 한 번 불러봤다. 입술을 움직여 부를 때마다 가슴이 시려오고 착잡해지는, 나의 친우, 나의 소중한 사람. ───'신죠 아카네.' 그녀는 지금 즈음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잘 지내고 있을까.


"................"


생각을 그만두기로 한다. 이어폰을 귀에 꽂아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면 낯익는 목소리와 낯익는 모습이 나를 불렀다.


"릿카!!"


바람에 실려 찰랑거리는 짧은 단발머리 여학생이 이쪽으로 왔다. 나는 꽂았던 이어폰을 빼며 소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 소녀는 밝은 미소로 대답하였다. 아카네가 그 쪽(신의)세계로 돌아간 뒤에 몇 일이 지나면서 우츠미와 함께 길을 걷던 도중이었다. 착각이 아니었다. 눈을 비벼보아도 아무리 고개를 저어보아도 착각할 리 없었다.


'아카네?'


하지만 아카네 라고 굳게 믿었던 나의 확신과는 달리, 그 아이는 전혀 모르는 눈치로 말하였다.


'사람 잘못 보셨는데요.'


그 순간, 직감했다. 이 아이는 내가 알던 아카네가 아니라고. 아카네와 닮으면서도 다른 사람이라고. 그러나 그 아이와 많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가슴 속 깊이 허전했던 무언가가 채워져 가는 것을 느꼈다.


'내 이름은 릿카야. 타카하라다 릿카. 너의 이름은?'


그 후로 우리들은 순식간에 친해지게 되면서 절친이 되었다. 한 참 사색에 잠겨 있는 와중에 기다리던 버스가 정류장으로 도착하였다. 우리들은 승강구에 올라서면서 패스카드 케이스를 꺼내 찍으며 자리 옆으로 걸어갔다. 내가 항상 앉던 자리에 앉으면 그 아이가 다가와 내 옆으로 앉는다. 신기한 감각이었다. 뭐랄까, 아카네와 같이 버스에 올라타서 자리에 앉을 때는 내 뒤에 바로 아카네가 있었는데.


"저기저기, 릿카. 릿카가 항상 듣고 있는 음악, 나도 듣고 싶어."


"응? 아아, 이거 말이지?"


핸드폰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 아티스트를 보여주자, "맞아, 맞아! 그거! 그 노래 좋더라~" 라고 즐겁게 말하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한 쪽 이어폰을 건넸다. 서슴없이 이어폰을 받아 든 소녀가 귀에 꽂으며 흥얼거렸다. 다음에는 여러 아티스트들을 추천하자.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 소녀는 자기 반으로 돌아가고 나는 당연히 내 반으로 돌아갔다. 아직 수업종이 울리지 않는 반 속에서 핫스와 나미코가 평소처럼 말을 걸어왔다.


"릿카아아아~~도와주셈~~~"


"으악!? 뭐야 갑자기 달라붙어서."


"수학 문제 풀이 좀 도와주라."


"뭐어~? 하아...하는 수 없네."


"앗싸!! 릿카님 감사요!! 이따가 끝나면 스타벅스에 가자. 신메뉴가 나왔대."


"아....."


한 순간, 눈에 어른거리는 그 소녀때문에 핫스와 나미코에게 두 손으로 합장하고 거절하였다. 덧붙여 다음에는 같이 가줄게 라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과하면, 두 사람은 고맙게도 아무런 제기도 없이 순순히 알겠다고 응해주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고개를 숙이고 노을 색이 세계를 덧칠한다. 가방을 메면서 복도로 나아간다. 방과 후라서 그런지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다. 조용히 발걸음을 구름다리로 향하였다. 하아, 라고 입김을 내뱉으면 또 다시 하얀 숨결이 공중으로 피어올라 감춰진다.


"...............아카네...."


두 팔을 난간에 기대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읊조려 보았다. 이제 더 이상 '신죠 아카네' 와는 만날 수 없다. 하지만 그 소녀와 닮은 아이가 내 친구가 되었고, 곁의 사람이 되었다. ───괜찮아, 우리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함께야. 혼자가 아니야. 아카네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속삭이는 듯 하였다.


노을 빛 속에서 하얀 눈들이 느릿느릿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방과 후가 찾아오면 심심풀이 할 겸 여기로 오곤 하다. 그 아이의 반이 조금 늦게 끝나니까 기다리는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아카네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있었다. 미련일지도 모르겠다. 아카네를 좀 더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 하지만 아카네는 이쪽 사람이 아니고 그 쪽(신의)사람이다. 여기서 계속 있어선 안되었다.


카드 지갑을 떠올렸다. 여태까지 전해주지 못해 끙끙 앓았던 내 지나간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 속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겨우 아카네에게 카드 지갑 선물을 하고 헤어졌던 날이 선명히 그려진다.


"....빨리 가자. 그 아이가 기다리겠어."


몸이 으슬으슬한 것을 느끼며 구름다리에서 벗어났다. 그런 후, 내가 선물 한 케이스를 아카네가 잘 갖고 있을까 하는 아무렇게도 좋은 시시콜콜한 생각 따위를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분명 아카네는 그게 없어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쩔 때 부당한 일들을 겪을테지만 그 날, 그리드맨이 나타난 이 후로 변했을 아카네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릿카!!"


"아──.....우왓!? 잠깐...!?"


소녀의 큰 목소리에 거기에 손을 올려 답하려던 나를 그 아이가 쏜살같이 달려와 뛰어 안겨 들어왔다. 그러다가 냅다 몸에서 떨어진 그 아이가 "릿카, 또 밖에 있었어?" 라고 물었다.


"응. 지루하니까."


".....흐응, 그렇구나. 아 맞다! 나, 릿카의 집으로 놀러 가고 싶어."


"엣. 내 집!?"


"응응. 릿카의 집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분명....정크숍...이랬지?"


"그렇긴 한데....."


"그럼, 결정난거다!"


무작정 팔짱을 끼며 손을 그러잡아 쥔 소녀가 헤실헤실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걸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눈깜짝할 새에 벌어져서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소녀의 리드에 이끌린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면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분홍 머리칼과 붉은 눈동자. 뭐 하나 영락없는 아카네의 모습.


"응? 왜그래?"


"................으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맞잡은 손에 힘을 주어서 덩달아 손을 흔들었다. 집으로 도착하면 소녀가 좋아할만한 음악 아티스트들을 추천하자.





-------------------



언제나의 자급자족 썰.................그보다 보이스 드라마 어케 이래!!!!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믿을 건 공식이 주는 IF 세계관 밖에 없어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7

고정닉 3

1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45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58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46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907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75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56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921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42 27
1464486 일반 근데 요루는 어떤경우가 되도 쓰레기가되는게 확정인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6 1 0
1464485 일반 유키~ 사료값 벌어야지~ ㅇㅇ(118.219) 06:24 22 1
1464484 일반 프리큐어 특) 단역들도 레스를 한다 [1] 납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7 58 0
1464483 일반 요캇따 해도 욕먹을판에 요싴ㅋㅋㅋㅋ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0 256 11
1464482 일반 프리큐어에 백합이 참 많구나 [1] ㅇㅇ(118.219) 04:16 57 0
1464481 🖼️짤 부모님이싸워서슬픈젤리쨩 포션중독용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1 71 0
1464480 일반 해리포터 백합 팬픽아는사람? [3] ㅇㅇ(124.53) 03:56 94 0
1464479 일반 카노 작중 시간으로 일주일 틀어박힌 거래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406 14
1464478 일반 ㅅㅂ 포치상 표정 ㅋㅋㅋㅋㅋㅋㅋㅋ [1] 포션중독용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7 105 0
1464476 일반 종트 이번화 넘 잼있다! 천사세이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2 53 0
1464475 일반 안돼! [3] 치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7 254 10
1464474 🖼️짤 요루안욱 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2 135 2
1464473 일반 흐어엉 숨막혀ㅠㅠㅠ [2]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7 71 0
1464472 일반 ㅠㅡㅠ [3] 응애여아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50 0
1464471 일반 야 뚝백붕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9 46 0
1464470 일반 ㅋ 벼응신 ㅋ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9 420 20
1464469 일반 드디어 죽었나 백갤 [5] 마이레오팬클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5 124 0
1464468 일반 백붕이 한시간만 [2] 융가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5 58 0
1464467 일반 괴롭혀주세요, 악역영애님 <-애 낳음? [3] ㅇㅇ(59.13) 02:26 152 0
1464466 📝번역 [번역] 괴롭혀주세요, 악역영애님! 90화 [7] 유동(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600 42
1464465 일반 게임에 주인공이 있을 필요가 있나 [4] 마이레오팬클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6 129 0
1464464 일반 여주인공 고정 하면 또 헤번레인데 ㅎㅎ [1] rwbyros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82 0
1464463 💡창작 늠검) 결국.... 잘렸어.... 우우 백부이... [11]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9 456 18
1464462 일반 ㄱㅇㅂ) 와 더워서 잠이 안 오네 [8] 씨사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7 142 0
1464461 일반 백바... 살아서 보자... [2] 후에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7 68 0
1464460 일반 애웅... ㅇㅇ(114.108) 01:50 59 0
1464459 일반 이거 갓에넬 아니냐 [3] ㅇㅇ(218.154) 01:49 162 0
1464458 일반 ㄱㅇㅂ) 잠 다 깼는데 그냥 작업이나 할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9 95 1
1464456 일반 왜 섭종이 확정되고 나서야 마기아레코드가끌리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6 67 0
1464455 일반 악리 센세는 ㄹㅇ 호감이네 아오바모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5 75 0
1464454 일반 백붕들 안뇽안뇽 [6]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46 0
1464453 일반 이치사키 보구가 [5] 초코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75 2
1464452 일반 소전 스토리에 보이스가 없는게 좀크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71 0
1464451 일반 간만에 왔는데 진득하게 볼 거 없나 [3] 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76 0
1464450 일반 분명 10화 요루카노 대박쳐서 앞화 몰아봤어야됐는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115 0
1464448 일반 ㄱㅇㅂ 개졸리네.... [9] 융가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1 250 11
1464447 일반 솦갤펌) 소전의 백합관계도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196 11
1464446 일반 카노안욱벌써 야짤나왓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61 0
1464445 일반 진짜 백합작가들 트위터들어가면 맨날작품들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107 0
1464444 일반 사람의 상상력이란 대체 뭘까 [2] 나리유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101 1
1464443 일반 밤해파리 자막은 보아하니 오늘도 글렀구만 ㅇㅇ(220.85) 01:33 94 0
1464442 일반 사사코이 애니화도 안됐는데 언급 왜이리 활발하지 ㅇㅇ(222.110) 01:32 360 2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