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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슈퍼갑 메르시망상썰2 약수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ㅂ(180.66) 2019.03.28 02:37:00
조회 1305 추천 31 댓글 8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372822?headid=20&recommend=&s_type=all&serval=슈퍼갑

이거 다음 심심해서 써봤다...




"송주임, 왜 저러는 거야?"
"글쎄요. 저번 주 부터 저러시던데. 원래는 치글러 팀장님을 못 잡아 먹어 안달이더니."



직원들의 시선 끝은 유리창문 넘어 치글러 팀장 곁을 알짱거리는 송하나를 향해 있었다. 사무실은 팀장실과 문 하나로 격리되어 있었는데 작은 창문은 블라인드로 덮여 있지 않아 내부가 훤히 보였다. 방음이 잘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둘의 대화가 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팀장실 내부에서는 상당이 빡친 듯한 무섭게 구겨진 표정을 하고 있는 앙겔라와 책상 주변을 알짱대며 빙글빙글 웃고 있는 송하나가 있었다.



송하나 사원이 이 팀으로 왔을 때부터 팀은 조용할 날이 없었다. 제가 직접 말은 하지는 않았지만 송하나는 입사 첫날, 가족사진이랍시고 회장님과 임원으로 있는 제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자리 탁자에  턱하니 올려놓았다. 그것은 하나가 편한 회사생활을 하기 위해 어느정도 의도한 것이기도 했다. 그 의도는 어느정도 들어 먹혀서, 공공연하게 하나가 송회장의 손녀라는 사실은 적어도 이 팀 내에는 다들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직급이 한참이나 낮은 자신을 깍듯하게 대하는 직원들을 볼 때의 그 쾌감이란! 송하나는 강제로 들어오긴 했지만 그다지 나쁘지 않은 회사생활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적어도, 제 팀장님이라는 여자를 보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 여자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외국인은 수 도 없이 많이 봤지만 그녀처럼 투명한 피부를 한 서양인은 처음 본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는 금발에 바다처럼 깊은 쪽빛 눈동자까지. 첫 인상까지는 어쨌거나 하나는 그녀가 꽤나 마음에 들었었다. 그런데 그 호감은 머지않아 접시가 깨지듯 와장창 하고 부서졌다. 상냥하고 천사 같은 외모외 다르게 개 같은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나는 회상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슈퍼 특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것 이기 때문에 하나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할줄 아는 게 없었다. 제 사수가 몇 가지 간단한 업무들을 가르쳐 주긴 했어도 다른 사원들에 비해서 업무능력이 현저히 딸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송하나를 보는 앙겔라의 표정은 물론이거니와 눈빛부터 고울 수가 없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 두고 짐덩어리를 맡은 처지였으니 그럴 수 밖에 없긴 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회사 생활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송하나는 그녀의 그런 태도에 기분이 나빠졌다. 업무능력이 그지같다는 건 사실이지만 단순히 ‘나를 무시한다’는 감정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송하나에게는 참고 넘기기 어려운 감정이었으리라.


그래서, 송하나는 개겼다. 잘한 게 하나 없는데도 기죽지 않고 말대꾸를 했다. 개 같은 성질머리를 가진 앙겔라 치글러도 참고 있지만은 않았다. 37살 이라는 많지 않은 나이에 부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앙겔라도 순탄한 여정을 걸어온 것 만은 아니었으니까. 소리를 지르거나 호통치거나 하진 않았지만 치글러 팀장은 조곤조곤하고 싸늘한 말투로 가차없는 독설을 하곤 했다. 그러면 또 송하나는 한 마디도 안 지고 바락바락 대들었다. 치글러 팀의 일상은 송하나가 온 후로는 매번 이런 식 이었다. 정말로 조용한 날이 없었다.


평소 앙겔라 치글러 팀장은 맡은 일만 똑바로 잘 하면 못내 상냥하게 굴어 주기도 했고, 제 이름처럼 천사같이 웃기도 했다. 다만 그것은 맡은 제 역할을 똑바로 했을 때 까지 였다. 그래도 꼬투리를 잡거나, 업무에서 벗어난 별 이상한 잡무를 시키거나, 직급을 내세워 꼰대짓을 하지는 않았다. 때문에 팀원들은 그들의 팀장을 꽤나 좋아했다. 한번도 앙겔라의 웃음을 본 적 없는 송하나만 빼고 말이다.  

그런데, 회장 손녀가 바닥에서 쥐약이라도 주워 먹은 건지 드디어 미쳐버린 건지 주말 새에 태도가 돌변했다. 항상 치글러 팀장만 보면 막 이빨이 난 새끼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기 일 쑤 였는데, 생글생글 웃으며 인사하질 않나, 생전 들어가질 않던 팀장실을 밥 먹듯이 드나들질 않나… 직원들은 혼란스러운 작금의 사태가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할 수 없었다. 금방 그러다가 말겠지 하던 송하나의 기행은 일주일이 넘도록 이어졌다. 치글러 팀장의 한결 같은 무시도 마찬가지였다.


“나가세요, 송 주임.”
“그럼 밤에 저랑 자 주실거예요?”
“나가요.”
“쳇.”


앙겔라는 하나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하나가 팀장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한번도 빠짐없이 서류 뭉탱이에 머물러 있었다. 지난 일주일 간의 질척거림에 대한 경험으로, 이렇게 무시 하다 보면 끈기가 많지 않은 송하나는 일단 물러난다. 앙겔라는 그 사실을 알고있었다.


그녀가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면 송하나는 딱히 맡은 업무도 없어서 끈기는 없지만 시간은 남아돈다는 점 이었다. 지금은 팀장실을 나서지만 분명 송주임은 머지않아 다시 제 주변을 얼쩡거릴 것이다. 후우-하고 앙겔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맡고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안 그래도 신경이 날카로운데 성가신 짐덩이까지, 짜증이 머리 끝 까지 차 올랐다.

앙겔라는 더 이상 송하나와 엮일 마음이 없었다. 그 지난 주의 주말에 있었던 일은 술과 분위기에 취해 저지른 자그마한 실수였다. 그날의 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좋은 쪽에 가까웠지만 사회 생활과 관련된 사람을 건들인 것은 명백한 본인의 실수였다. 그러지 말걸, 이라고 후회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기는 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귀찮은 일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후.......”


한국에 온 이래로 최고로 짜증나는 나날들이었다. 송하나가 나가고 난 뒤 한 시간 여 더 종이서류를 뒤적뒤적 거리던 앙겔라는 잠깐 쉴까 하고 마른세수를했다. 또 귀찮은게 들러붙을까봐 팀장실을 나가는 것이 꺼려졌지만 어차피 그 애는 제 맘대로 팀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니 무슨 소용인가 싶어 고개를 저었다.

뻐근한 머리에 카페인이 절실했다. 탕비실에서 커피라도 마실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몇 몇 꼰대같은 이들은 커피 심부름을 시키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앙겔라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일단 타인이 타주는 커피를 그닥 먹고 싶지 않을 뿐더러 그들도 귀찮게 왜 그런단 말인가. 이러한 이유로 그녀는 직접 몸을 일으켰다.
몇 시간동안 움직임이 없던 관절이 뚜둑거리는 소리를 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곤 그녀는 발걸음을 옮겼다.


팀장실은 사무실 안 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탕비실로 향하려면 필히 사무실을 지나쳐야 했다. 그녀가 직접 커피를 타 먹는 모양새는 그리 희귀한 광경은 아니었기에 직원들은 인기척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힐끗 지나가는 길에 송 주임의 자리를 보니 역시나 비어있었다. 쯧, 또 땡땡이 치는군요. 속으로 혀를 한 번 찬 후 이내 관심은 사그러들었다. 사실상 송 주임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다고 해서 도움될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사고만 안 치길 바랄 뿐.


사무실 너머 복도에 있는 탕비실 문을 열었다. 밖에선 몰랐는데 안에는 이미 누군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탕비실에 문을 열자마자 한눈에 그 구조가 들어왔다. 그 다음으로 좀 전까지  본 뒷태가 시야를 채웠다. 그 뒷태를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그 날 밤 실오라기 한올 걸치지 않고 있던 하얀 몸이 떠올랐다.


“아, 팀장님.”


들려오는 기척에 송하나가 고개를 돌렸다. 이내 앙겔라를 발견한 건지 환한 미소를 지어온다. 일주일간 지겹도록 본 미소지만 아직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그 사납고 매섭던 표정이 어쩜 그리 한순간에 저렇게 바뀔 수 있는지.  잠깐 얼떨떨한 기분도 잠시 앙겔라는 언제나처럼 송하나의 말을 무시했다. 저 티 없이 맑은 미소 뒤엔 분명 무시무시한 섹드립이 따라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치 없는 사람처럼, 공기처럼 그녀를 무시하곤 커피포트에 물을 올렸다.

한결같은 태도이지만 송 주임은 새삼스래 또 기분이 일그러진 모양이다. 저럴 땐 영락없는 어린애다. 기분이 저렇게 표정으로 드러나다니.

하나는 잠시 찡그리더니 앙겔라에게 들러붙었다. 은근슬쩍 제 컵을 내려놓고는 팔짱을 낀다. 어린 애의 달큰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앙겔라는 그 감각을 무시하곤 팔을 빼내려했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에 맞닿는 감각만 아니었다면 분명 그리 했을 거였다.

송하나의 체향이 진하게 풍겨왔다가 사라졌다. 그 동안 회사에서 제게 음담패설을 지껄인 적은 많았지만 이런 스킨십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라 어안이 벙벙해 눈을 크게 부릅떴는데 익숙하지만 낯선 촉감이 손을 감아올린다. 깍지 껴진 손은 이내 단단히 고정되어진다.


“송 주임, 무슨....”
“하나에요. 송 하나. 그때 처럼 이름 불러주세요, 앙겔라.”


하나의 말에, 얼굴이 잠깐 화끈해진다. 분명 그날의 밤을 회상하고 있는 것 이겠지. 뜨거운 열에 휩싸여 달뜬 숨을 내뱉으며 서로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었다. 쾌락에 의한 관계였지만 그 때 만큼은 서로를 갈구했었지.


잠깐의 부끄러움도 잠시, 앙겔라는 기분이 나빠졌다. 이런식의 접촉은 회사 내에서는 굉장히 위험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목격한다면, 그 것이야 말로 구설수에 오르기 딱 좋았으니. 게다가 송하나는 지금 주제넘다. 밤을 함께 보냈다고 해서 제 애인인 양 행세하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


“이런 장난 치지 마세요, 송 주임. 그냥 넘어가 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스스로 생각해도 딱딱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얼핏 차갑기 까지 한 것 같았다. 그런것을 고려해 타이르기엔 앙겔라는 조금은 화가 난 상태였다. 저도 잘한 것 하나 없으니 지금까진 가만히 있었지만 회사에서 이러는 것은 곤란했으니까. 점점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때 마침 김을 내뿜는 커피포트를 낚아채 물을 따랐다. 송 주임이 가만히 있을 때 탕비실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의외로, 송하나는 미동이 없었다. 앙겔라는 그녀애게 힐끗, 성의없는 시선을 던진 뒤 탕비실을 빠져나갔다.






“다들 퇴근하세요. 마무리는 제가 할게요.”
“감사합니다, 팀장님 만세!”
“내일 뵙겠습니다!”


저녁 9시, 땅거미가 질 무렵, 퇴근 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촉박한 기한을 앞둔 큰 프로젝트 때문에 직원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팀장실에서 홀로 업무를 보던 앙겔라는  아직도 빛이 새어나오는 사무실을 보며 혀를 찼다. 역시 이 나라는 야근의 천국이다. 다른 팀들은 이미 다 퇴근한 건지 이 층에는 앙겔라의 팀 밖에는 남아있지 않았다.

어차피 추합만 하면 얼추 오늘 분의 업무가 끝이 나기 때문에 그 정도는 제가 해야 겠다 생각하곤 앙겔라는 직원들을 퇴근시켰다. 불을 다 끄고 나가라고 지시한 뒤, 팀장실로 돌아왔다.

일에 열중 해 있는데, 십여분이 지나지 않아 부산스럽던 사무실에 정적이 내려앉는 것이 느껴졌다. 아랑곳않고 서류더미에 눈을 돌렸다. 사각사각, 하는 종이 넘어가는 소리 외에는 고요할 뿐 이었다. 앙겔라는 얼마 남지 않은 업무를 어서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프로젝트도 막바지였 기 때문에 오늘은 마음 편히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팀장님. 퇴근 안 하세요?”


그 때 집중을 깨는 노크소리와 문 너머로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무실에 어둠이 내려 앉은지는 십여분 정도 지났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는 둘째치고, 귀찮다는 감정이 몰려왔다. 살짝 짜증조차 나는 것 같았다.

들어갈게요, 라며 나타난 인물의 의복 상태는 엉망이었다. 회사라는 자각이 있는건지 자켓 안에 받쳐 입은 흰 셔츠는 반쯤 풀어 헤쳐져 속옷이 보일 지경이였다. 넥타이는 간신히 목에 걸려있다시피 했다. 잠시 시선을 주던 앙겔라는 이내 관심을 거두었다.

언제나와 같이 무시당할 것을 알고 있던 하나는 과감해졌다. 오늘은 저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으니. 하나는 앙겔라가 업무를 보고 있는 책상에 걸터앉았다. 하나의 엉덩이 아래에 있는 서류 몇장이 구겨지는 것을 보며 앙겔라는 똑같이 미간을 구겼다.


“무슨 짓이죠?”
“다른 분들 다 퇴근했어요. 이 층엔 우리뿐이에요.”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의뭉스런 몸짓으로 하나는 빙글빙글 웃었다. 어쩌라는 건지, 제가 묻는 말에는 대답 않는 하나의 태도에 앙겔라는 기가찼다. 안그래도 곧 마무리되는 업무를 방해받으니 무슨 말을 해도 곱게 보이진 않을 터였다.


“그래서요?”
“오늘을 기다렸어요, 팀장님. 그 동안 너무 바쁘셔서 절 상대도 안해주시니까-“


평소의 해사한 미소가 아니라 진한 미소를 지으며 하나는 몸을 숙였다. 잠깐 그녀의 셔츠 사이로 보이는 하얀 피부와 가슴골이 유혹적이다 느꼈을 때 목 주변에 싸한 통증이 느껴졌다. 악, 하는 소리가 놀라 목구멍 너머로 사라졌다. 곧 핥짝, 하는 질척한 소리와 함께 고통이 씻은 듯 사라졌다.


“저랑 다시 한 번만 자 달라니까요, 네?”


짜증이 확 밀려왔다. 첫 인상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무례한 꼬맹이다. 앙겔라의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려 하고 있었다.


“송 주임이 착각하는 게 있는데, 한 번 잤다고 무슨 사이라도 될 것 같아요?”


저도모르게 쌀쌀한 음성이 튀어나갔다. 송 주임에게서 대답은 없었다. 평소였다면 타인의 감정을 면밀히 살폈겠지만 앙겔라에게 지금 그딴 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이 꼬맹이랑 더이상 무언가를 해 볼 마음이 없던 앙겔라는 이 귀찮은 관계를 어서 끝내고 싶었다.


“아니면, 나랑, 섹스 파트너라도 하자는거야?”
“네. 아니면 사귀던가요. 전 팀장님 좋아요.”
“하.”


삐딱한 말투로 물었는데, 예상외로 능글하게 대답한다. 여전히 그 반달같이 큰 눈은 부드럽게 휘어있다. 어쩐지 마주하는 그 눈빛이 무슨 뜻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절로 기가 찬 한숨이 튀어나왔다.


장난치는 듯한 대답에 드디어 앙겔라의 인내심은 뚝-하고 끊어지고 말았다. 이런 식으로 도발해 오는 것에 넘어가는 건 저번뿐일 거라 참고 참았는데, 처음 부터 그랬듯이 여전히 건방지고 또 속을 살살 긁는다. 근 일주일간 송 주임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어지간 한가보다 싶기도 했다.


“후회 말아요.”
“저 그런거 안해....윽!”


대답을 채 듣지도 않고 송하나의 넥타이를 다소 거칠게 잡아 챈 앙겔라는 그녀를 책상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쿵, 소리가 나도록 벽에 밀어붙였다.

어설픈 꼬맹이의 도발에 두번씩이나 걸려든 제 자신이 우습기도 했지만, 이제 앙겔라의 머릿속은 이 꼬맹이를 어떻게 혼내서 쫓아버릴 까로 가득 차버리고 말았다. 머릿 속에는 지금이라도 멈추라는 경고등이 울렸지만,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아아, 저도 어지간히 인내심 없는 어른이다.


“아..!”


복수라도 하려는 듯, 벽에 송하나를 몰아넣고 깊게 입을 맞추다가 아랫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다. 비릿한 피맛이 연하게 느껴지고, 상처가 남을 테지만 아랑곳하지않는다. 이미 하나도 저의 목덜미에 빨간 자국을 남겼을 테니까.

한 손으로는 처음부터 이미 반쯤 벗겨져 있던 셔츠를 끌르고 남은 손은 급하게 옷속으로 들어가 속옷마저 벗겨내린다. 짜증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깐달걀 처럼 매끄러운 하얀 몸을 보자니 살짝 흥분되는 것도 같다.


툭-하며 셔츠와 자켓이 발밑으로 떨어지고, 앙겔라는 거친 몸짓으로 목, 쇄골, 가슴을 탐했다. 질척하고 끈적대는 소리에 하나가 탄성을 내밭으면 다소 세게 흰 피부를 깨문다. 그렇게 해서 생긴 빨간 자국은 어느샌가 대여섯개를 넘어갔다.

허리를 지분거리며 움직일 수 없게 단단히 틀어막곤 바지를 끌어내린다. 슬랙스 소재의 얇은 정장 바지는 버클을 풀자 힘없이 툭 떨어진다. 얇은 속옷이 그림자 사이로 축축히 젖어있는 것이 보였다.


“언제 이렇게 젖었어요? 야하네요, 송 주임.”
“하아.... 주임이 아니고 하나라니까요. 송 하나.”
“그래요. 하나.”


상냥하게 대답하는 말투와 달리 앙겔라의 태도는 거칠기 그지없었다. 신경질적으로 속옷을 마저 내려버리고는 이미 민감하게 달아오른 부분을 두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자극했다. 끈적한 느낌이 손가락을 타고 흘렀다. 그녀는 상냥한 애무 보다는 성감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나의 입에서는 연신 달뜬 신음이 흘러나왔다.

한 손은 이미 질척해진 내부의 성감대를 자극하며 다른 한 팔로는 계속 무너지려는 하나의 몸을 들어올렸다. 강제로 무너지는 것을 막으며, 앙겔라는 작고 봉긋한 가슴을 입안에 담았다. 전에도 느낀거지만 아이에게서 나는 달큰한 냄새는 묘한 흥분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았다.


“읏, 팀장, 님,”
“똑바로 서요, 하나.”

자극이 거세짐에 따라 하나는 몽롱해졌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쉴새없이 흔들렸다. 앙겔라는 하나의 두 다리 사이로 제 허벅지를 밀어넣어 쓰러지지 못하게 지탱했다. 어느새 하나의 두 팔은 앙겔라의 목덜미에 감겨있었다. 이제 거의 하나는 앙겔라에게 매달린 꼴이 되어 꼼짝도 하지 못했다. 앙겔라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도발한다고 해도 애는 애라니까.
  

“그만, 응, 갈것 같아요....!”
“어머, 아직 안되는걸요.”


질척, 질척 하는 살이 맞닿는 마찰 소리가 조용한 팀장실 내부에 울려퍼졌다. 확실히 하나는 조금전부터 한계인지 앙겔라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꼬맹이의 모습에 앙겔라는 손목에 박자를 높이기 시작했다. 함부로 덤비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알려주겠다는 유치한 마음과 일주일 간 자신을 귀찮게 한 것에 대한 작은 복수였다. 그녀는 하나가 그대로 절정에 다다르게 내버려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 제발, 으응,  팀장님....”


쾌감에 눈물 범벅이가 되어 애원하는 그 앳된 얼굴을 보고 있자니 분명 화가 나서 시작한 관계였음에도 어쩐지 즐거운 기분이 되었다. 앙겔라는 대답대신, 손가락을 빠르게 쳐올렸다. 엇박으로 흔들리는 작은 가슴이 야하다고 생각했다. 흰 피부를 망쳐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목덜미와 가슴에 빨간 자국들을 새겨놓았다. 그 마저도 아이에겐 큰 자극이었는지 입술이 닿을 때 마다 깊은 숨을 몰아쉰다.


“이름 불러봐요, 하나.”
“앗, 팀장님, 앙겔라, 앙기....”


빨갛게 부풀어 오른 저 앵두같은 입술에서 나오는 제 이름을 듣다보니, 오늘 밤은 하나를 놓아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스스로 자처한거에요, 송 주임.




ㅡㅡ나 직급을 잘 모르는데 이상한게있다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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