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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이곳은 현재 백합밭입니다-1앱에서 작성

Mir'sPro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08 22:08:06
조회 783 추천 21 댓글 3
														

오늘부터 나는 고등학생.
중학생 때는 뭔가를 생각할 틈도 없이 그저 평범하고 빠르게 시간이 흘러갔던 것 같다.

친구들이랑 수다를 떨며 노는 게 즐겁긴 했지만 그걸 제외하고는 뭔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심심한 순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무려 기숙형 여학교!

기숙 학교에 대해선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었다.

언젠가는 가고 말 거라며 부모님한테 떼를 쓰곤 했었는데.
진짜로 가게될 줄은 몰랐다.
부모님이 정해준다는 조건하였지만...

그래도 부모님한테 들은 바로는 내가 들어갈 기숙 학교가 좋은 곳이라는 것 같았다.

수업 시간이라던가 제한 시간만 맞춘다면 외출도 자유라던가?

그래서인지 더더욱 기대가 차오르고 있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기대가 바로 오늘.

성대하게 해방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새로운 학교의 교복을 이리저리 둘러보자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오늘부터 고등학생이구나.
이 교복을 입고.....
새로운 느낌으로...!

생각만 해도 신이 나서 나는 얼른 옷을 벗어던진 뒤 교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단추가 계속해서 구멍을 피해만 갔다.

그 정도로 나는 지금 새로운 학교가 기대된다.

새로운 교복으로 갈아입은 뒤 방을 나서는데 부모님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학교인 줄은 몰랐는데..."

"우리 애한테는 뭐라고 설명하죠?"

뭔가 심각한 듯한 톤으로 대화를 나누고 계시네...
학교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그래."

"내 정신좀 봐. 일단 애 밥은 먹여야지."

내가 대화에 끼어들자 부모님은 당황한 듯 서로 눈치를 보며 얼른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하셨다.

뭔가 곤란한 일이 있다면 말해주면 좋을 텐데.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닌 건가?

식탁에 앉아 부모님과 함께 밥을 먹으며 대충 부모님의 눈치를 살폈는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들을 짓고 계셨다.

혹시 내 학교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물어볼까 싶었지만 부모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기로 했다.

밥을 다 먹은 뒤 슬슬 학교로 출발하려는데 부모님이 현관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정말 큰일이라도 난 게 아닐까 싶어서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우리 딸, 필요한 건 다 챙겼지?"

"응, 아빠. 어제 다 확인했어."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전화해야한다?"

"응. 그럼 다녀올게요."

서로 할 말을 끝낸 뒤,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끝까지 아무 말도 없으신 걸 보면 아무래도 내가 직접 알아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학교 생활에 즐거워서 나도 모르게 걸어가면서 흥얼거리게 되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그런 생각으로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기분 탓일까.
아까부터 몇몇 사람들이 나를 보며 수군거리는 것 같은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걸까?

아침부터 계속 의문만 든다.
묘한 일이네.

어느 정도 길을 걷다보니 슬슬 나와 같은 교복을 입은 여자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학교 아이들을 보자마자 아침부터 나를 괴롭힌 의문들이 싹 사라지고 다시 머릿 속이 기대감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슬슬 학교도 눈에 들어오고...

긴장감도 배로 들기 시작한다.

"안녕~!"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내 가슴을 만지며 나를 껴안아오는 게 느껴졌다.

이런 짓을 처음 당해보는 게 아닌지라 분명 중학교 때 알던 친구중 누군가한테 당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목소리가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평소 서로 장난쳤던 것처럼 되돌려주려고 뒤를 돌아봤는데 그곳에는 나와 똑같은 교복의 모르는 여자애가 서있었다.

...내가 착각한 건가?

"으음~...반응이 좀 싱겁네. 묵묵한 타입인가봐?"

"네...가 한 거...맞지?"

"맞는데. 아...혹시 이런 거 싫어해...? 그렇다면 정말 미안!!!"

뭐지...?

요즘은 빨리 친해지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하는 건가?

그래도 뭔가 부드럽게 만져져서 엄청 싫고 그런 건 아니긴 했지만...
그래도 모르는 사이인데 이런 짓을 하는 건 조금 꺼려지는데.

"아...어색하네...하하. 진짜 미안해. 내가 좀 이런 성격이라. 일단 같은 학교니까 빠르게 친한 친구 한 명 만들고 싶어서...만난다면 잘 부탁할게?"

여자애도 내 반응에 어색해진 건지 손을 소심하게 흔든 다음 나를 앞질러 학교로 달려갔다.
...결국엔 뭐였던 걸까.

학교에 도착했을 때에는 기대감이 원상복귀되어서 나의 텐션은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생활...시작이다...!

우선 모집은 교실이였던가?

학교가 꽤 커서 그런지 반을 찾는 것보단 길을 잃지 않도록 구조를 파악해두자는 생각부터 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크게 지을 필요가 있었던 걸까.
그래도 그만큼 좋은 학교니까 그런 거겠지?

내가 배정받은 반을 찾아 건물 안에 들어서니 분주한 발걸음으로 움직이는 여자애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아이들도 오늘 입학한, 즉 나와 같은 동급생들이겠지.
그리고 어쩌면 같은 반이 이 중에 있을 수도 있겠고...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내가 1년간 있어야할 반에 도착하자 벌써 많은 아이들이 자리에 들어서 있었다.
되도록이면 너무 앞도 뒤도 아닌 중간에 앉고 싶었는데.
맨 뒷자리와 앞자리만이 남아있었다.

조금 자리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창문에 가까운 구석 뒷자리에 나는 착석했다.
이게 고정된 자리라고는 단정지을 수는 없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믿자.

그나저나 아이들이 저마다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초면에는 서로 낯을 가려서 이야기하는 게 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내 반이 특이한 건진 모르겠지만 저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은 원래 알던 사이라서 수다를 떨고 있었고 몇몇은 모르는 사이지만 꽤나 유쾌하게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이건 조금 특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주변 애들의 눈치도 보지 않고 서로 같은 의자에 앉아 알콩달콩 서로의 몸이라던지, 얼굴에 장난을 치고 있는 두 여자애라던가...

의자를 몇 개 갖다놓고서 한 명이 한 의자에 앉고 나머지 한 명이 그 여자애의 무릎에 누운 다음 자신에게 무릎 베개를 해주는 아이의 몸을 끌어안고서 얼굴을 비비는 여자애라던가...

...평범한 건가?

두 손으로 턱을 괴고서 그런 장면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그 때.
누군가가 옆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알려준 적도 없는 내 이름을 말하며.

"리유...맞지? 하리유."

나른하면서도 뭔가 기쁨이 섞여있는 듯한 목소리의 주인은 나를 아는 듯 내 이름을 확인하며 나에게 물었다.

분명 본 적도 없는 얼굴인데...누구지?

아니...자세히 보면 뭔가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

"...이름이 뭐야?"

"아...많이 변하긴 했지? 이나인이야. 초등학교 때 같은 반...기억 나지?"

이나인?

잠시만...이나인이라면 분명...

"날 괴롭히던 나쁜년?"

"그거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는 거야? 사과했잖아!"

초등학교 때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나를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여자애.

그게 바로 내 앞에 서있는 여자애, 이나인이다.
근데 키가 좀 많이 컸네...

아무튼 그런 애라는 것밖에 기억이 안 나는데.
사과는 받긴 했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괴롭힘 당한 걸 생각하면 좀.

"여러 번 괴롭힌 걸 한 번의 사과로 해결될 리가 없잖아. 그리고, 왜 그렇게 울상이야?"

"그...그건 맞지만..."

분명 활기찬 성격에 잘만 놀던 애였는데.
시간은 마술과 같다고 했던가.
역시 그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사람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

"어! 내가 처음으로 만진 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나인이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가리키며 반가워하고 있는 게 보였다.
내가 아는 아이였다.
오늘 알게됐지만.

"너도 이 반이야?"

"응. 등교할 땐 미안했어. 내 이름은 채승현! 같은 반이기도 하고, 앞으론 조심할 테니까 친하게 지내보자!"

"...채승현. 너 얘한태 뭔 짓 했어!?"

나인이는 내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승현이의 목덜미를 붙잡더니 익숙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승현이를 노려봤다.

"으음...가슴 한 번 만졌어. 아주 살살."

"살살이고 뭐고 간에 가슴을 만졌다는 것부터 글러 먹었잖아!!!"

"야야...목소리 크니까 좀 진정해. 아무튼...리유라고 했던가? 악수 받아준 걸로 칠 테니 잘 부탁해~."

화를 내는 나인의 손을 뿌리치고서 순식간에 교실 밖을 뛰쳐나가는 승현이를 보며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뭐야...

"아는 사이인가봐?"

"...내 친구 때문에 미안해."

"아니 뭐...그보다 내가 알던 나인이네. 왠지 나른하면서도 침착한 톤이어서 변한 줄 알았는데."

신기하다는 듯이 나인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나인이는 왠지 기쁜 듯한 얼굴을 하면서도 얼굴이 약간 붉어져 있었다.

"다 기억하고 있나 보네...?"

"원수였던 애를 어떻게 잊어."

내 마지막 말을 듣는 순간 다시 축 쳐지는구나.
뭐에 이렇게 왔다갔다 하는 거지?

"그래도 여기서 리유 널 보게될 줄은 몰랐는데...이 학교에 네가..."

또 아까 전처럼 기뻐하면서 붉어진 얼굴.
패턴이 있는 걸까?

그런 나인이의 반응들을 살피고 있는데 교실 문으로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좀 있다 시간될 때 나랑 다시 이야기좀 할 수 있을까?"

나인이는 교실에 들어와 아이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하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나에게 물었다.
날 괴롭히기 위해 그러는 것 같진 않아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대답을 들은 나인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그나저나 쟤를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모르는 애들밖에 없는 것보단 나을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고서 자유 시간이 주어지자마자 나인이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뭘 의미하는 건지를 알고 있는 나는 자리에 일어나 나인이를 따라가기로 했다.

나인이를 따라서 도착한 곳은 학교...의 어딘가.
벌써 학교 구조를 파악해둔 건가?

"이 학교에 왔다는 건...너도 역시 그런 거겠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인이의 목소리가 내게로 흘러들어왔다.
그게 뭘 의미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너한테 전하기로 했어."

"...뭐를?"

"초등학교 때 너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건...너를 볼 때마다 뭔가 초조하고 불안한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였어. 까놓고 말하면 너한테 화풀이를 했다고도 할 수 있겠네."

...나를 볼 때마다 초조하고 불안해서...나를 괴롭혔다?
이게 무슨 말이야...

"그게 이유가 되는 거야?"

"내...내가 어려서 그랬어!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사과했을 땐 그래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는데...아무튼 어려서 몰랐었어! 근데...지금은 아니야!...아니라고..."

왠지 슬픈 듯한 어조로 말하는 나인이를 보자 나도 모르게 침이 마르며 긴장되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전하려고 저러는 거지?

"이제 알겠어? 이 학교...그리고 내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러니까...내 마음을 받아줄 수 있을까?"

애틋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나인이를 보니 한 가지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 생각은 무심코 내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뭔 소리야?"

"어?"

"응?"

나의 질문을 들은 나인이는 그대로 굳어버렸고, 나는 결국 제자리에서 나인이가 움직일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오늘따라 이상한 일을 많이 겪는 것 같다.

고등학교 생활...
정말로 괜찮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

-


창작욕을 돋구고 싶을 때 가끔씩 쓸 거 같은데

왠지 이런 게 좋을 것 같다 싶어서 쓰게 됐숴

1,2편 까지가 프롤로그 느낌일 것 같네

오타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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