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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카논 - 일그러진 관계1

일러B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4.18 03:42:11
조회 1055 추천 33 댓글 14
														

ss번역만 하던사람인데

미사코코카논으로 레즈치정극하는게 하나 쯤 있을것같은데 안보여서 한 번 직접 써보게 됐습니다...

일단 욕망따라 써본거 한 번 올려봅니다





30살이 되던 생일날의 아침 나는 문득 그런생각을 한다.
고등학교 시절 함께 밴드를 했던 그 멤버들과 다같이 모여서 웃을 수 있는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하고
카논씨와 카오루씨는 나와 같이 회사원이 되었고 하구미는 부모님의 가게일을 돕고 있다.
뭐 사실 우리들끼리는 시간을 조금만 조율한다면 큰 무리 없이 만날 수 있다.
실제로도 가끔씩 모여 서로 웃거나 떠들거나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했고,
하지만 문제는 나머지 한 명이다.
우리의 리더 츠루마키 코코로.
황금빛으로 빛나는 그녀는, 대학 졸업과 함께 신분의 차이라는것을 뼈저리게 상기시켜 주듯이 닿으려고 해도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미모의 재벌2세로서, 꽤나 화제가 되어 TV등에도 자주 출연하기에, 최대한 잊으려고 살아보려 노력을 해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시선에 밟힌다.

지금만해도 그렇다.
모처럼의 휴일이라 잠에서 깨어 TV를 켰는데 눈에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츠루마키 코코로다
TV속의 코코로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사회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시껄렁한 사소한 잡담에서부터 어린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아버지 때보다 더 성장시켜서 놀랍다는 이야기까지
난 약간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코코로의 최근 근황을 끊임없이 전달 받는다.
일단 일어난다.
이부자리를 대충 정리해놓고 냉장고에서 시리얼과 우유를 꺼낸다.
그릇에 적당히 시리얼과 우유를 부은 뒤 다시 TV앞으로 자리를 옮겨 마저 코코로의 이야기를 듣기로 결정했다.

"그렇군요 코코로씨 그렇다면 코코로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물이라...
내심, 코코로가 내 이름을 말해주기를 나는 조그맣게 기대했었다.
그럴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기억에 남았던 사람인가요? 음... 대학생 시절, 저를 많이 도와주셨던 교수님이....."

TV를 껐다.
죄없는 리모컨을 침대에 던져버린 후 난 먹다남은 시리얼이 든 그릇을 싱크대에 버리듯 던져놓았다.
그 후
다시 생각을 한다.
우리들이, 헬로해피월드의 멤버 모두가 다시 만날 수 있을 날이 올까?

몰라.




기분전환겸 나는 드레스 룸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그 한구석에 구겨넣은 나의 미련에게 인사를 건낸다

"여어, 안녕 미셸"

핑크빛 털이 매력적인 그 인형옷을, 나는 아직도 버리지 못 하고 있었다.
미셸, 이라는 이름의 우리들의 밴드 헬로해피월드의 마스코트
잘도 이런 무거운 옷을 입고 DJ를 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밴드는 이매 해체한 지 오래였지만 난 이걸 버릴 수 없었다. 버릴 수.... 없었다
이 옷을 입고서 '미셸'이 될 때면, 그 아이가 항상 환하게 웃어줬으니까.
미셸이라고 불러주면서 햇님처럼 따스하게 웃어줬으니까.

난 '미셸'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눈을 감지 않는 미셸과의 눈싸움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불리한 조건이었다만, 그래도 계속 바라봤다.
잘보면 여기저기에 흠집이 많이 새겨져 있다. 당연하지 꽤나 거칠게 다뤘었으니 당연한건가 참 많은 일이 있었지 저 옷을 입고서 응응.
즐거웠던 추억들이 한가득이다.
감히 단언하건데 저 옷을 입고서 몇년간 보냈던 기억이, 그 이후의 훨씬 더 길었던 내 인생보다 몇 배는 더 밀도 있었고 생생하고 아름다운 기억들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기억들의 중심에는 항상 코코로가 있었다.

'나있지 고등학교 졸업하면 바로 유학을 갈거야 미사키'

"쯧..."

안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구나 힘내 코코로, 코코로라면 유학가서도 모두를 미소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후회스러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응....'

이 대화 이후로 고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코코로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코코로와의 마지막 대화라서인가, 짧은 이 몇줄의 대화가 나, 오쿠사와 미사키에게는 마치 저주인듯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다.
어째서 코코로는 그 이후로 말을 걸어주지 않았을까
왜 나는 말을 걸지 못 했을까
그 때 코코로를 붙잡았었더라면, 코코로는 남아주었을까? 우린... 바뀔 수 있었을까?
계속되는 자기문답이지만 대답은 한결같았다

"몰라"








"미안해 미사키쨩 생일인데 못찾아가서... 그 날은 급한일이 있었거든"

"아니에요 괜찮아요 카논씨 그런데, 저도 이제 나이가있는데 쨩은 조금..."

"아니야 미사키쨩은 언제나... 미사키쨩인걸..."

카논씨가 환하게 웃었다.
생일 바로 다음 날, 여전히 휴일이었던 나와 생일인데 못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연락이 온 카논씨는 서로 만나기로 이야기가 흘러, 지금 카페에서 오랫만에 만나게 되었다

"카오루쨩이랑 하구미쨩은... 요즘은 바빠서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더라구..."

"아니요 괜찮아요 다 자기 사정이 있는거죠 진짜 괜찮다니까요"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미사키쨩"

"그건 그렇고... 카논씨는 진짜 나이를 안 먹네요 누가보면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아니 정말... 미사키쨩도 참..."

과장이 아니라, 카논씨는 정말 고등학교 시절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키가 조금 크고, 얼굴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긴것을 빼면 정말 그 시절 그대로다.

"하하... 정말이라니까요, 후우~ 그래도 카논씨랑 오랫만에 같이 시간을 보내니 좋네요 뭐랄까? 마음의 평화?"

"잘은 모르겠지만 미사키쨩이 기쁘다면 나도 기뻐"

카논씨는 좋다. 같이 있는것만으로 차분해지는 느낌이들고, 대화를 잠깐 나누는것만으로도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다.

"아... 미사키쨩 이거... 받아 줘 하루 늦었지만 생일 선물이야"

"아니 선물까지 준비해주신거에요? 정말 괜찮은데..."

입으로는 사양의 말을 하면서도, 나는 카논씨가 준 봉투를 양손으로 소중히 받았다. 크기나 무게로 보아 뭔가 장식품인듯 했다.

"열어봐도 될까요?"

"응..."

봉투를 조심스레 열어보니,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목걸이였다.
화려한 장식같은건 되어있지 않은, 단순한 생김새의 목걸이였지만 중앙에 달린 파란 보석이 반짝거리며 빛나는 것이 어쩐지 카논씨를 연상하게 했다.

"우와 이거 보석 진짜 같네요 되게 예뻐요"

"......지금 차 볼래 미사키쨩?"

"지금요? 아 네"

손에 든 목걸이를 차기 위해 손을 들려고 했을 때, 카논씨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카논씨?"

"그... 목걸이.. 혼자 차기 힘들테니까.. 내가 채워줄게 미사키쨩"

"아..네"

그러고는 카논씨는 내가 손에 쥐고있던 목걸이를 손에 들고는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 옆머리가 걸리적 거릴 수있으니까... 조금만 들어줘 미사키쨩"

"아...그... 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카논씨지만, 왠지 목덜미를 드러내는게 부끄러워서 나는 조금 긴장했다.
옆머리를 한 손으로 묶어서 들고있자, 가까이 다가오는 카논씨의 기척이 느껴졌다.
카논씨는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나에게 목걸이를 채웠다.
목걸이를 채워줄 때, 카논씨에게서 나는 향기와, 지근거리에서 느껴지는 카논씨의 숨결에 나는 정체모를 두근거림을 느끼고 조금 당황했다.

"응... 다 됐어 미사키쨩"

"가...감사합니다..."

커피숍의 유리창문으로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캐쥬얼하게 대충 입고온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장식이 그리 화려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클래식한 매력이 있어서, 최소한 지금의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 예뻐 미사키쨩"

"아하하, 왠지 좀 부끄럽네요 그래도 정말 고마워요 카논씨"

"미사키쨩이 기뻐해주니까 나도 기뻐"

카논씨는 다시 빙그레 웃었다.






그 후, 카페를 빠져나온 우리는 정석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고, 영화를 감상했고, 그리고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꽤나 늦은 시간이 되어버릴 때까지

"휴우~ 정말 오랫만에 휴일다운 날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재밌었어요 카논씨"

"응 나도 즐거웠어 미사키쨩"

"하하, 전 뭐 딱히 애인도 없고 친구들도 그리 많지 않아서 휴일이면 그냥 혼자서 TV나 보고 말거든요 그래서 정말 고마워요 카논씨 이렇게 불러줘서"

"......"

카논씨는 방금 전까지만해도 즐거웠던 표정을 풀고, 갑자기 뭔가 결심한 듯 굳은 얼굴을 했다.

"카논씨?"

"그... 미사키쨩 하나만 물어봐도 돼?"

"네? 네 뭐든 물어보세요"

"미사키쨩은 어째서.. 애인 안 만드는거야?"

"네? 아니 저는 그... 보세요 평범한다데가 성격도 별로고... "

"미사키쨩"

"네..?"

"이건 그... 혹시 엄청 실례가 될 수 있는데..."

"......."

"혹시 미사키쨩이 애인을 안 만드는건, 코코로쨩... 때문이니?"

"....."

체온이 내려가는것이 느껴졌다.
정말 상상치도 못 한 타이밍에 나온 이름이라 표정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럴리가 없잖아요, 카논씨 제가 코코로때문에 애인을 못 만들다뇨 그냥 일이 바쁘고 지쳐서 그런거죠 뭐 하하하
라고, 머릿속에서만 메아리쳤다.
실제로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만히 멈춰서서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나에게, 카논씨는 조금씩 조금씩 다가왔다.
그러고는, 약간 촉촉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본 뒤 아무 말 없이 나를 껴안았다.
카논씨의 향기에 숨이 턱 막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카...카논씨..?"

"미사키쨩..."

카논씨의 심장박동과 호흡이, 지근거리에서 느껴졌다.
사실 절대로 이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니까, 아마 지금 엄청나게 무리하고 있는것이 틀림없다.

"미사키쨩 나는... 난 미사키쨩이 좋아...."

"...네?"

"사실은 쭉 감추려고 했었는데... 알고 있었거든 미사키쨩이 코코로쨩에게 향하고 있는 마음....."

"........"

"하지만 이젠,,, 이젠 나도 못 참겠어 미사키쨩 이 마음이 애달퍼서...
고등학생때부터 좋아했었어. 나도 알아, 미사키쨩, 미사키쨩이 코코로쨩을 좋아한다는것쯤은... 그래도... 그래도... 코코로쨩은..
벌써 10년째야 우리가 모이지 않은게.... 마지막으로 코코로쨩을 본게..."

".........."

"이제 그만... 잊을 때도 되지않았니?"

".........."

"가끔은 주위를 둘러봐줘... 미사키쨩..."

조금은 혼란스럽다.
갑작스러운 카논씨의 고백
카논씨는, 좁디 좁은 나의 인간관계에 있어, 몇 안되게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었다.
나를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떨리는 팔이었다.
잠깐 상상해본다.
카논씨의 마음을 받아준다면, 어떻게 되는걸까
가끔씩 만나던 카논씨를 더 자주 만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건가?
그건 분명히 즐거울 것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나도 카논씨를 정말 좋아하니까
하지만....
머릿속에 황금빛으로 빛나던, 그 아이가 떠오른다. 아마 이제는 다신 만날 수 없을 그 아이가.
황금빛으로 빛나던 그 아이가, 잠시 나타난 뒤 비눗방울이 터지듯이 사라졌다.
그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보답받지 못 할 마음이라면...

"카논씨...."

"응...."

고개를 푹 숙인채로, 나를 바라보지 않는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한쪽 손으로 조심스레 앞머리를 치우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잡아올렸다.
눈물로 촉촉해진 그녀의 시선을 정면에 세우고 나는 말을 이었다.

"저도 정말 좋아해요 카논씨"

안녕 나의 황금빛, 나의 하늘, 나의 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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