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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키 x 치사토 #단편

ㅇㅇ(175.210) 2019.04.22 00:13:21
조회 1000 추천 26 댓글 5
														


 "시라사기 선배, 처음이에요?"

 

 미사키는 치사토의 가슴둔덕을 천천히 핥다가 고개를 들어 치사토를 내려다본다. 정적인 표정과 다르게 손은 분주히 치사토의 약한 곳을 찾아 긁어내린다.


 "닥치고 하던 일이나 하렴."


 정말 얼굴과 딴 판인 말을 내뱉는 입술을 보다가 검지손가락으로 일그러진 미간을 살짝 내리누른다. 미간이 더욱 깊게 패인다. 시종일관 험악한 표정과 다르게 미사키의 손짓에 어쩔줄 몰라하며 흠칫거리는 몸짓이 귀엽다. 


 "선배는 꽤 경험이 있을 것 같은 인상이었는데" 


 미사키는 현관에 들어서서자마자 입을 맞추고 옷 위로 몸을 매만지다가 침대에 쓰러지기까지 자연스럽게 미사키를 받아내던 치사토를 떠올린다. 연기자의 관록이라는 것인가. 


 "게다가 연예계는 어둡고 더러운 곳이라고도 하잖아요." 


 꿈이라는 허울 좋은 말과 인기라는 허상에 목이 묶여 폭력과 차별 착취에 길들여진 세계. 그 속에서 십 몇 년을 활동해온 치사토가 순수하고 고고하게 빛나는 보석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미사키가 그녀의 첫상대일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지키기 위해 더 아등바등 발버둥치며 뾰족한 가시를 세운 것일까. 

 

 "너만큼 쓰레기일까."

 

 아하하, 돌려돌려 말한 말에 직접적인 단어로 날을 세운다. 맞는 말이긴한데. 두 글자. 그 허울만 좋은 두 글자에 온 몸이 매여 음습한 밤을 방황하고 있는 것은 미사키 자신이니까. 오늘따라 더 매서우시네. 미사키는 치사토의 안을 세게 꾹꾹 건드리며 엄지손가락으로 밖의 딱딱한 것을 매만진다. 곧 잘게 떨리는 몸에 조금 더 만져주다가 손을 뺀다. 


 끈적이는 물이 흘러내리는 손. 핥아 달라고 하면 깨물리거나 뺨맞겠지. 미사키는 식어버리기전에 치사토의 말랑말랑한 입술에 젖어있는 손을 가져다 댄다. 


 "그러니까 카논씨가 쓰레기더미에 뒹굴기 전에 얌전히 굴어주세요." 


 눈치가 빠른 치사토는 작게 욕을 내뱉다가, 곧 입을 벌리고 미사키의 손가락을 머금는다. 아래쪽과 같이 따뜻하고 축축한 곳. 성의없이 미사키의 손을 핥는 치사토의 혀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잡아당긴다. 읍, 미사키의 손을 뱉어내려는 치사토의 입안에 손을 더욱 우겨넣으며 구석 구석 찔러댄다. 치사토는 더 참지 못하고 미사키의 손을 와그작 깨문다. 아파라.


 흐흐, 덧없는 웃음을 흘린 미사키는 몸을 일으켜 휴지를 찾아 손을 닦고 물을 가져와 켁켁거리고 있는 치사토에게 건네준다. 치사토는 째릿, 매서운 눈빛을 날린다. 그렇게 보셔도. 


 "안 마실거에요?"

 

 치사토는 거센 손길로 물을 잡아챈다. 순간 미사키는 치사토씨가 나에게 물을 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예상과 다르게 치사토는 순순하게 물을 받아 삼켰다. 물을 모두 마신 치사토가 내려놓은 물통을 침대 밖으로 치운 미사키는 치사토의 옆에 앉아 목에 얼굴을 파묻고 배를 매만진다. 


 글렀네. 한 번 더 하고싶었지만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몸을 아까와 같이 차근차근 달아오르게 하기에는 너무 귀찮고 힘들었다. 그렇다고 아래를 무차별적으로 쑤실수도 없고. 비록 평판은 좋지 않았으나 철학이 확고한 편인 미사키는 빠르게 포기하고 치사토의 옆에 드러 눕는다. 


 "약속은 꼭 지켜." 


 여전히 감정따위는 담겨있지 않은 차가운 목소리. 치사토씨가 한 번만 저랑 뒹굴어주시면 카논씨는 건드리지 않을게요. 덧붙여서 치사토씨 앞에서 알짱거리는 짓도 그만두고요. 장난스러움만 가득 담긴 가벼운 목소리. 


 "치사토씨 의외로 순진하시네요."


 연예계에서 구르신 짬밥이 몇 년인데 고작 저런 말 한마디를 철썩같이 믿고 몸을 내던지다니, 그깟 말 한마디는 알코올처럼 한 순간에 공기 중에 사라져버려 흔적조차 남지 않는 것인데. 그만큼 카논씨가 소중해서 덧없는 말 한마디에 매달릴만큼 절박하다거나, 미사키에게 의외의 믿음이 있다거나, 아니면…. 


 "쓰레기에도 급이 있으니까." 

 "아하하하, 그거 뭐에요. 근래에 들은 농담중에 제일 웃기네요." 


 미사키는 그치지 않는 웃음에 배를 붙잡고 뒹굴거린다. 치사토는 그런 미사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옷에 몸을 끼운다. 


 "가시게요?" 

 "있을 이유도 없으니까"

 "그것도 그렇네요." 


 미사키는 옷을 입는 치사토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보들보들한 모텔의 이불로 몸을 덮고 눈을 감는다. 


 "약속은 지킬게요."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처음을 잊지 못한데요. 그리고 기억 속에 파묻힌 처음은 환상이 되어 아른거린다던데, 시라사기 선배의 처음은 저네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뭐, 선배는 그런거 신경 안쓸것 같긴했어요…."


 미사키는 이불 속에 더욱 몸을 파묻는다.


#


 헬로, 해피월드. 이름 정말 잘 지은 것 같네. 거짓으로 뒤덮인 덧 없는 세계에서 춤을 추는 그 놈, 눈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뒷걸음질만 치는 그 놈,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그 놈, 자신의 안을 바라볼 수 없는 그 놈, 모든 것을 두려워하는 겁쟁이같은 사람들을 모아 만든 행복만이 가득한 세계. 영원히 빛나는 태양이 있는 한 그 세계가 멈추지는 않겠지. 


 「아침 7시 헤어샵 아침 10시 기사인터뷰 점심 12시 로케 촬영 ……… - 매니저」 


 그리고 나는 나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앞으로 걸어나갈테니 아마 영원한 평행선일 것이다. 


 하아, 어쩌다가 나는…. 


#


 미안합니다... 쓰라기에 쓰긴 했는데... 뭔가 내용이 안맞네요 구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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