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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을 치고 있다.

"여기서 해봐."

"잠시만."

멈춰선다.
멍 하니 바라볼것 같아 시선을 돌리려는데

눈을 돌려 나를 보더니,

"근데 여기 사람 너무 많아."

곁의 친구들을 물러서게 해준다.

나는 티 내지 않고 빠르게 지나간다.
나도 저기 끼고 싶은데,

"자, 이제 해봐. 3단뛰기 잘 한다매."

계단을 한번에 뛰어오르는 놀이인가 보다.

"안돼. 무서워 졌어. 위험해."

"왜애~ 해봐."

친구가 안해준다고 하자 너는 조른다.

귀엽다. 예쁘다. 나도 저기 있었으면...
바랄걸 바래야지.
저 애랑 어떻게.

분명 알아보고도 아는척도 안해주는데 뭘 기대해.
아니야. 못알아 봤을거야.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잖아.

울렁거린다.

어째선지 눈물이 흘러나와 그대로 올라와 버린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너를 아주 오랬동안 보고 있었어.

유치원에서도, 초등학교 6년 내내.
학원이 끝나고, 공원을 지나는데, 우연히 어딘가를 가는 너희 가족을 볼 수 있었어. 어딘지 신나보이는데, 억지로 억누르고 차분하게 있다는게 눈에 보여서, 너는 아주 귀여웠어. 예뻤어.
그 후로도 학원이 끝나면 혹여 네가 나오지는 않을까. 공원 바위뒤에 숨어 아파트 현관만 바라보고 있고는 했어.

집에 늦어 야단맞는다 해도.
그런데. 네가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춤을 추던 모습이 아주 선명하게 떠오르던 중학교 1학년 3월.
우리 학교에도, 너희 집 앞 학교에도
너의 모습은 없었어.
뒤늦게 네가 전학같다는 말을 듣고는 불꺼진 방에서 혼자 얼마나 울었을까.
너무,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래서.

나는, 네가 이 동내로 전학갔다기에, 열심히 노력해서. 우연히 지나다 마주치기라도 바라며 이 학교에 지원했고, 턱걸이로나마 입학할 수 있었어.
아프겠지만, 아주. 아주 많이 아프겠지만. 너를 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하면, 바보같다고 생각하려나? 아무튼. 어찌되었든. 아무래도 좋았어.
근데, 그런데. 홈페이지 합격자 명단에, 중간이 가려졌지만, 분명 네 이름일 거라고 확신이 들었던 것을 보자마자 느껴지는 설렘이 어찌나....
어머니들 끼리 어떻게 연락이 닿았나봐.

네 소식을 금방 들을 수 있었어.

예상대로 너 였어.

그래, 넌 역시 이 정도의 학교는 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실력이였지.
너무나 기뻤어.
혹시나 네가 날 알아봐 주지 않을까.
입학식 날이였어.

예정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해서는 문만 바라보고 있었어.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드디어 네가 보였어.

3년의 시간이 지나도 너는 여전히 예뻤어.

홀린듯 바라보다 중심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너는 예뻤어.
용기가 없어서 말도 못거는 주제에, 그래서 너희 반으로 찾아가지도 못하면서, 나는 네가 다오기를 기대했어. 의미 없지.
학기초에는 항상 1,2,3학년 모두 운동장에 모여 상견례라는 것을 하지.

다들 싫어하는거 같지만.

나는 가장 먼저 나와, 맨 앞에 서서 내가 나와서 자리에 서는 순간까지 지켜봤어.

시커먼 남학생들 사이에 가려져도 끝까지.
학교앞 편의점에서, 친구와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네가 보이더라.

급하게 뛰어 나와 너와 마주쳤어.
넌, 분명 날 알아봤어.

픽. 하고 약간의 실소. 네가 이 학교에 왔어? 라는, 오만한 느낌.
나를 깔보고, 무시하는 거지만, 나를 기억해 줬다는 것에 의미를 둬야할까.

애써 억누르는데 눈물이 흐르고 있었어.
뒤어어 어이없다는듯 쫓아나와서는 우는 나를 보고 당황한 친구의 말을 들어오지 않았어.
어느덧 우리도 고3이되고, 너는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데, 나는 여전히 너를 보고있어.
더 열심히 하면 대학도 너를 따라갈 수 있을까.취직도 같이 할 수 있을까.알 수 있는건 없어.

하지만, 나는 영원히 너를 보며 아파할거라는 것 만은,그것만은, 알거같아.옆에 설수는 없겠지만,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