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이 뒤바뀐 하나는 제법 초롱초롱한 눈으로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볼 것도 없어질만큼 놀게 되니 생각난 건 구글 검색이었다. 처음엔 오버워치를 검색해봤는데 최신 뉴스로 뜬 ‘영웅적 행위로 둔갑된 범죄 집단, 오버워치 해체’라는 기사글을 보니 흥미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괜한 검색을 했네, 하고 생각하며 창을 끌 때쯤 문득 생각난 그 이름에 하나는 이보다 더 나쁠 게 있겠냐며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타자를 쳤다.

영웅명으로 검색했을 뿐인데 박사님의 사진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사진 아래의 기사 제목들로 ‘전장의 천사-메르시의 등장!’, ‘죽을 뻔 했는데요, 살았습니다’, ‘흩날리는 꽃잎들 위로 사뿐히’ 와 같은 온갖 찬사가 이어졌다. 평소 전쟁터에서 하나는 주로 전방을 담당했기에 메르시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들이라 괜히 한 번 더 반할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겨 사진 속 메르시에 감탄한 게 몇 번인지 벌써 이미지 자료의 끝쪽에 도달해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애써 접고는 이제는 진짜 컴퓨터를 끄려했지만 별 것도 아닌 글귀 하나가 하나의 눈에 들어왔다.

‘메르시도 역시 롯데마트! 지금 주문하면 당일 배송!’

이건 또 뭐람. 호기심에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봤지만 생각할수록 악마의 홍보같은 문구에 하나는 컴퓨터를 끄고 침대로 가 누웠다. 벌써 동이 트려는지 방 안은 은은한 빛이 감돌았다. 눈을 감고 오늘 본 박사님의 모습을 생각하자 잠도 곧잘 오는 듯 했다.

그러다 한 순간 다시 눈을 뜬 하나는 결국 다시 컴퓨터를 키곤 아까 그 링크를 검색해 들어갔다. 언젠가 호기심에 죽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가, 링크가 로딩되고 하나씩 이미지가 뜨자 하나는 손으로 입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