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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리사가 솔직해질뿐인 소설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5.12 23:53:46
조회 763 추천 23 댓글 8
														
바로 옆에서 뒤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옆을 쳐다보자 언제나처럼 카스미가 내 침대에 몰래 들어와서 자고있었다. 카스미도 참, 이럴거면 그냥 아예 우리집으로 옮겨서 같이 동거하면 될 것을, 왜 매일 밤마다 몰래 숨어들어오는걸까.
잠든 카스미의 부드러운 뺨을 쿡쿡 찌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엄청 기쁘고, 매일 아침마다 카스미의 귀여운 얼굴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해 죽을 것 만 같았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겉으로 말할 수 없는게 나라는 사람이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웠다.
카스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건 알았지만 그것은 자신의 좋아한다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으니까.
자신은 연인으로써의 좋아라면, 카스미는 친구로써의 좋아가 아닐까?
한 번 확인해보자는 마음은 들었지만 그것이 거부당하면...그런 마음이 들어 한발자국 나서지 못한 채 오늘도 조금만 본심을 숨기고 언제나처럼 행동했다. 시계를 한 번 확인하고, 목청을 가다듬고 잠든 카스미를 흔들었다.
"카스미."
"아리샤아아..."
졸린 목소리로 웅얼거리는 카스미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참을 수 없이 귀여웠다. 이대로 그냥 확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자제한 채 다시금 흔들어 깨웠다.
어이, 카스미 일어나, 곧 학교 갈 시간이야...그렇게 말할 작정이었지만, 입 밖으로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에헤헤, 카스미. 오늘도 깨우러 와준거야? 너무 기뻐! 아침부터 카스미 얼굴을 볼 수 있다니, 행복해 죽을 것 같아!"
...어라?
숨기지 않고 본심이 입 밖으로 줄줄 나온것에 대해서 당혹감을 느꼈지만 그럴 틈도 없었다.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카스미가 눈을 번쩍 뜨더니 그대로 양 팔을 벌려서 날 껴안고는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
"아리사가 드디어 솔직해졌어!"
갑작스러운 포옹에 심장이 떨어질 것 같았다.좋아 죽을 것 같았지만 이대로라면 심장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우선 카스미를 진정시키고, 놀란 내 가슴도 진정시키기 위해서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냐, 그런거 아니야! 전부 설명할테니까! 오해니까 일단은 떨어져줘! 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입은 내가 말하려는것과 정 반대의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응! 솔직해지면 카스미가 좋아해주지 않을까해서...에헤헤헤, 카스미는 따뜻하네에~계속 이대로 껴안고 있고 싶다아..."
"아리사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줄께!"
다시금 카스미가 눈을 빛내면서 더욱 강하게 날 끌어안더니, 내친김에 내 뺨과 이마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지만, 그런 좋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속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도대체 지금 내가 왜이러는거지?
마음속으로 생각한 말이 모두 입 밖으로 여과없이 튀어나왔다. 평소라면 살짝 가시돋힌 말같은걸로 숨겼을터인 본심이 여과없이 전부 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숨길 수 있었는데?
도대체 자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머리속은 혼란으로 가득찼지만, 곧 이어서 자신의 입술에 카스미의 입술이 맞닿자 그런 고민따위는 순식간에 머리속에서 사라지고 행복하고 반짝반짝한 기분밖에 남지 않았다.
"좀더 해줘어~"
반쯤 포기하고 솔직한 심정을 조르듯이 말했다. 얼마든지, 카스미가 덧붙이면서 다시금 강하게 자신의 입술을 밀어붙였다. 
*
카스미가 뭔가 잘못됬다는걸 깨달은건 한바탕 거사를 치른 다음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변을 알아차리고 나서는 이미 늦은 뒤였다. 몇 달간 지진부진했던 관계를 순식간에 진전시키기라도 하듯 마음을 확인하는건 물론이고 가볍게 입술로 시작해서 종국에는 몸까지 섞은 다음이었으니까.
아니 그, 뭐냐. 나도 싫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중간부터는 뭐냐, 학교가는것도 잊고 몰두하기도 했고.
중간에 할머니가 올라오셔서 문을 열었다가 닫은 것 같긴 했지만...
"아리사아아~"
침대 위, 알몸의 카스미가 길게 내 이름을 부르면서 달려드는 모습에 방금 전 생각이 모두 어디론가 사라졌다. 카스미, 나도 사랑스럽게 이름을 부르면서 꼭 껴안아주었다가 이내 고개를 젓고는 상체를 일으켜 메세지로 길게 내 상황을 적었다.
입 바깥으로 내뱉는게 모두 본심이 된다면, 문자로 하면 되는 일이지.
카스미 역시 그걸 보고서야 오늘의 내 상태가 조금 이상했다는걸 눈치챈 모양이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이대로면 학업과 밴드활동 양쪽 다 지장이 생길지도 모른다며 다른 멤버들을 불러서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난 아리사가 지금 이대로라도 괜찮은데!"
"에헤헤, 정말? 기뻐!"
카스미의 말에 반사적으로 대답하자마자 다시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지금은 생각과 말이 반대로 나오는 상태, 그걸 망각하면 안된다...고개를 저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널부러진 옷을 주섬주섬 주워담았다. 아무리 그래도 애들이 오기 전에 옷은 챙겨입어야 했으니까.
옷을 다 입자마자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은 카스미의 체온을 느끼면서 기다리기를 30분, 학교가 끝나자마자 급하게 온건지 멤버들이 급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오더니, 서로 껴안고 있는 나와 카스미를 보고는 오타에가 중얼거렸다.
"...아리사가 드디어 츤데레 케릭터를 버렸어."
"응! 이렇게 해주면 카스미가 좋아할 것 같아서..."
또다시 지금 자신의 상황을 망각하고 평소처럼 한마디 했다가 나온 말에 다시금 얼굴이 확 붉어지는게 느껴졌다. 그런 나도 좋다면서 카스미가 몇 번이고 내 볼에 입을 맞추는모습을 셋이서 놀란 표정으로 보다가 이윽고 사아야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진짜였구나, 장난인줄 알았는데 어쩐지 아리사네 할머니, 우리한테 두 사람을 잘 부탁한다고 하더라고."
"아리사짱...학교에 오지 않은것도 이거때문이였구나. 미사키짱이랑 코코로짱에 이어서 두 사람도 안와서 걱정했었는데..."
오쿠사와씨가 어째서 안온걸까 싶었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우선은 지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야했다. 문자로 간략하게 넣긴 했지만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상세한 내용을 적어서 세 사람에게 보내주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본심이 그대로 입 밖으로 나오게 됬다...설명하면서도 도대체 이게 뭐냐 싶은 말이었다. 오타에는 벌써부터 말도 안되는 소리라도 들은 마냥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리사, 많이 피곤해? 옷짱 쓰다듬을래?"
"난 아리사가 지금 이대로라도 괜찮은데!"
이번에는 간신히 아무 말 하지 않고 질린 듯 고개를 저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두 사람 다 내가 카스미랑 조금 더 관계를 나가고 싶어서 일부러 연기하는 줄 아는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믿지 못할 소리인데 두 사람한테 믿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조금 그렇지...
"아냐, 어쩌면 연기가 아닐지도 몰라."
갑작스럽게 사아야가 꺼낸 말에 세 사람이 그쪽을 쳐다보자, 리미와 사아야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단서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며칠 전 코코로가, 본심을 말하지 않는 미사키가 답답하다면서 솔직해지는 약을 만들어서 먹이겠다고 했었어."
"그...그리고 며칠동안 미사키짱, 이상할 정도로 코코로짱한테 달라붙어 있었고...오늘은 결석까지 했으니까..."
말이 끝나자 순식간에 침묵이 이어졌다.
솔직해지는 약?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말도 안되는 상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츠루마키씨가 끼어드니까 단숨에 현실성을 띄기 시작했다. 
그야 그렇잖아?
오쿠사와씨랑 결혼하겠다고 법률까지 뜯어고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 시킨 아가씨인데, 이 정도 쯤이야 어떻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약이 실존한다는 가정 하에 세울 수 있는 가설은 하나였다.
솔직해지는 약을 어떤 경로로든간에 자신이 섭취했다는 것...그것을 적어서 보여주자 네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정답이 나온 것 같았다.
"코코롱한테 전화를 해보자."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카스미가 먼저 자처해서 나섰다. 아무래도 내가 하고싶은 말을 눈에서 읽은 듯 맡겨달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우더니 고개를 끄덕인 뒤, 그대로 츠루마키씨한테 전화를 건 다음 스피커폰으로 바꿔 우리 가운대에 두었다.
전화음이 한 번, 두 번 세 번...초조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대 우리들이 그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딸깍 소리와 함께 수화기 건너편에서 오쿠사와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코코로오~전화같은데 신경쓰지 말고 좀 더 날 봐줘~]
[차암~미사키도 욕심쟁이구나! 조금만 기다리렴! 전화만 끝내고 더욱 잔뜩 사랑해줄테니까!]
그 한 마디에 표정이 굳어졌다. 안봐도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굳어졌겠지.
그 오쿠사와씨가 저런 말을, 나와 맞먹게 좋아한다는 감정을 숨기기 바쁜 그녀가 저렇게 직설적인 말을 꺼내다니.
가설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침묵을 깨고 츠루마키씨가 말을 꺼냈다.
[야호! 카스미! 무슨 일이야?]
"...아, 코코롱! 실은 할 이야기가 있는데!"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오쿠사와씨의 조르는듯한 목소리는 이어졌기에 최대한 간략한 설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카스미를 보면서 속으로 한숨 돌렸다.
츠루마키씨, 장난이 많은 사람일 줄 알았지만 이런 장난을 칠 줄이야...그래도 ​다행이다, 원인은 알았으니까 해결책도 금방 알 수 있겠지...
그렇지만 내 예상과는 정 반대의 목소리가 귓가에 꽂혔다.
[무슨 소릴 하는걸까? 난 그걸 미사키한테밖에 먹인 적 없는걸?]
"엑? 진짜야?"
[응! 그리고 혹시나 실수로라도 아리사가 약을 먹었다고는 해도 안심하렴! 그 약, 해독제가 없는 대신에 효력은 일주일정도밖에 안가거든!]
그러니까 일주일이 지나도 증세가 이어지면 찾아오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오쿠사와씨의 신음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남겨진 우리들은 그 전화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주일, 그러니까 아무리 못해도 일주일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건가? 튕기지 못하고 본심이란 본심은 모두 드러내면서?
"아리사...!"
옆에서 카스미가 이게 왠 떡이냐는 표정으로 입맛을 다시면서 내 쪽을 쳐다보고 있었고,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 두 사람이 알아서 하겠지-그런 말과 함께 오타에가 나머지 두 사람을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가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잠시만, 나가지 마, 날 혼자 두지 마-!! 손을 뻗으면서 염원한 그 말은 닿지 못하고 허무하게 문 닫히는 소리로 대체되었다. 날 꼭 껴안은 카스미가 살짝 내 목을 깨물더니 그대로 침대로 가자고 속삭였다.
"당연히 가야지! 에헤헤...즐겁겠다아~"
...즐거운 일주일이 되겠네. 침대에 몸을 눕힌 뒤,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오는 카스미를 보면서 중얼거린 내가 그대로 눈을 감았다.

*

음.

안녕하세여.

오늘도 똥손이 글을 써봤어요.

해서 오늘의 글은 이것.

어제 쓴 회로에서 살짝 덧붙여서 아리사가 진실의 약을 먹고 솔직해질 뿐인 소설이에요!

그냥 그 뿐인 소설이랍니다.

아리사는 당황하고

카스미는 솔직해지니까 좋아서 더 달라붙고

그러다가 사아야랑 리미링한테서 코코로가 솔직해지는 약을 미사키한테 먹인다는 소식을 듣고 코코로한테 전화를 해보는데...!

같은

그 뿐인 소설이랍니다.

사실 그냥 아리사가 조금만 더 솔직햇으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되는 망상에서 써봤어요.

재미는 늘 없네요

내일은 어제 돌린 회로인 미사키가 츠루마키 성에 익숙해져서 실수 연발하는 글 써보려고요!

음.

역시 오늘도 너무 막 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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