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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런 사요리사 보고 싶다

ㅇㅇ(126.94) 2019.05.17 20:14:12
조회 1194 추천 45 댓글 10
														

리사 쓰레기로 나오니까 양해해줘




사요는 리사한테 일편 단심인데 리사는 유키나와 사요 사이에서 고민하는거지. 물론 유키나와 사요에 대한 마음이 딱 무엇이라고 특정지어지지는 않은 상태야. 둘에 대한 감정이 특별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단언할 수는없는 상태였던거야.


어릴때부터 쭉 이어온 인연으로 서로에 대한 건 그 누구보다 잘 안다는 소꿉친구이기에 느끼는 감정인지, 혹은 상대가 자신에게 보내오는 그 뚜렷한 호감에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가져버린 감정인지.


하여간 그렇게 어영부영 지내다가 어느날 사요가 정말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리사한테 고백하는거야. 좋아한다고, 이마이씨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이고, 무슨 일을 해도 다 잘될거같다는 이유모를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고. 리사는 물론 사요의 마음을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 예상치못한 타이밍의 기습이었기에 조금 놀라. 그래도 위에 말했듯 아예 관심이 없는 상태는 아니었기에 주저하다가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해.


그렇게 둘은 연인사이가 되었지만 역시나 순탄하지가 않아. 너무나도 갑작스런 교제였기에 리사는 아직 유키나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지도 못한 상태였거든. 애초에 리사가 유키나에게 갖고 있던 마음이 정리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정리될 수 있을 정도의 그런 얕은 것이 아니기도 했고. 그래서 교제를 시작한 뒤에도 리사의 화제는 여전히 유키나가 중심이었어. 사요는 당연히 그런 상황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어쩌겠어. 먼저 반한 쪽이 지는건데.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거에도 한계가 있는 법. 사요의 감정은 그런 리사의 모습에 알게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상해가고 있었어. 그러다가 드디어 일이 터지는거지.


그 날은 사요와 리사가 데이트 약속을 한 날이었어. 아무리 자신의 감정이 일방통행 비스무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사요는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 이러나저러나 해도 좋아하는 사람과의 데이트니. 그렇게 설레고, 또 기대하며 손꼽아 기다리던 당일날 아침. 언제나 일찍 일어나는 사요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일찍 일어나 만반의 준비를 갖췄어.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몇번이나 비추어보며 옷매무새를 한참이나 다듬은 뒤에 말이지. 그렇게 집을 나서려던 순간, 리사한테서 메시지가 왔어. 갑작스런 일이 생겨서 데이트를 못할거같다고. 정말 미안하지만 내일로 미룰 수 있겠냐고. 사요는 당연히 실망했으나 급한 일이니 어쩔수없지라며 억지로 마음을 추스리곤 옷도 입었겠다 그대로 집에 있는 것보단 기분 전환 삼아 산책이라도 조금 하고 오자며 밖으로 나섰어.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기를 몇십분. 어차피 취소된것도 아니고 내일 만나기로 했으니까, 라며 처음부터 훨 나아진 상태가 된 사요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어. 어디선가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 오는거야. 처음엔 잘못 들었겠거니했지만 시야에 들어온 갈색 머리에 착각이 아님을알게 됐지. 왜 급한 일이 있다던 그녀가 이런 곳에 있을까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그보다 반가움이 앞섰기에 이마이씨, 라고 부르려고 했어. 그 때 들려온 '리사'라는 목소리가 아니었으면. 


그 역시도 매우 친숙한 목소리. 어느 의미에선 리사보다 더 익숙한 목소리기도 했어. 왜냐하면 그 목소리의 주인은 그녀 자신의 밴드 로젤리아의 보컬인 유키나였거든.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사요는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 어째서 급한 일이 있다던 리사가 유키나와 함께 있는건지. 백번 양보해서 둘이서 해야 할 급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해도, 지금 보이는 둘의 모습은 전혀 급하지도 않은, 자신이 꿈에 그리던 데이트의 모습과 닮아보였기에 사요는 더이상 사고를 지속할 수가 없었어. 이 이상 나아가면 정말로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았거든. 간신히 두 사람에게 들키지 않은 채 비척비척 집에 돌아온 사요는,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채 펑펑 울었어. 배신감과 비참함을 견딜 수가 없었거든.


리사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상대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성격이야. 그렇기에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사이의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누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거지. 그런 리사가 왜 사요와의 데이트를 일방적으로 연기했을까.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선택이었지만, 매우 오랜만에 유키나로부터 받은 외출 제안이었고, 어차피 사요는 자신을 좋아하기에 이정도의 어리광은 넘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무의식적으로 가지게 된 관계에서의 우월감과 안일함 그리고 아직까지 호감이 남아있는 상대로부터의 제안에 대한 기쁨, 이러한 여러가지 요소들이 뒤섞여, 리사는 무심코 그런 선택을 해버린거야. 


그렇게 오랜만의 유키나와의 시간을 즐기고 집에 돌아온 리사는, 그제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아. 무뚝뚝한 문체지만 언제나 자신의 라인에 금방금방 답해주던 사요로부터 하루종일 연락이 일체 없었거든. 물론 일방적인 데이트 연기였기에 기분이 좋지 않으리라는 것은 짐작이 갔지만, 그렇다고 읽은 채 아무 답장도 안 보낼 사요가 아니었어. 


뭔일이 있나 싶어 리사는 황급히 사요에게 전화를 걸었어. 안받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다행히 신호음이 채 몇번도 울리지 않고 전화가 연결되었지. 기쁜 마음에 사요!라며 밝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지만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흠칫하고 몸을 떨정도로 낮고 어두운 목소리의 이별통보. 리사는 자신이 잘못들었나 싶어 무심코 되물었어. 하지만 수화기 너머에서는 묵묵부답. 리사는 이해 할 수 없는 사요의 갑작스러운 태도 전환에, 데이트 연기가 그렇게 충격이었냐며 농담아닌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어.


물론 이건 리사의 입장. 막상 전화를 받고 있는 사요는, 안그래도 비참하고 최악인 기분 상태였는데, 자신을 그런 꼴로 만든 상대는 밝은 목소리에, 가벼운 분위기로, 되도 않는 농담이나 하고 있으니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겠지. 그저 이별통보만으로 끝내려고 했던 사요도, 더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어. 


계속해서 뭐라고 말을 거는 리사의 목소리를 끊고는,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말투로 오랫동안 묵혀왔던 곪은 상처를 쥐어짜듯 머리에 열이 가득 찬 상태로 악에 받쳐 고함을 질렀어. 자신은 언제나 이해하려고 했다고. 자신이 준 선물을 들고서는, 미나토씨에게 받은 걸 자랑하려고 드는 너의 모습을 보고도. 자신과 찍은 사진 그 어느것보다 더 소중하게 보관되어있는 미나토씨와의 사진을 보고도. 언제나, 언제나 너와의 대화에선 미나토씨가 빠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은 못참겠다고. 자신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또 비참해서, 더이상 견딜 수가 없다고. 그렇게 내뱉고 사요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어.



이 뒤로는 이런 말을 듣고도 아직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한 리사는, 사요가 갔더라도 유키나가 있으니 같은 쓰레기 마음가짐으로 지내. 조금 걱정되었던 사요와의 로젤리아에서의 관계도, 상대가 무덤덤하게 반응해주었기에, 괜한 걱정이었네 역시 사요, 이러며 넘길 수가 있었어. 


근데 이건 역시 리사의 관점이고, 사요는 그 무덤덤함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시간씩 울고, 스스로 상처받으며 마음의 쓰라림을 견뎌내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날 연습 중에 더이상 참을 수가 없게 된 사요가 화장실에 가 쥐어짜듯 울고 있을 때, 그 뒤를 따라 온 린코에게 그 모습을 보이게 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요의 모습에 린코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그녀를 끌어안고는 아무말없이 위로해줘. 그 뒤로 린코와 사요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해나가.


리사는 그 사이 자연스럽게 다시 유키나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서 좋아했지만 마음 한켠이 계속 허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어. 뭐 차인거니 당연한건가-라고 별거 아닌 듯 넘겼지만, 어느 날 린코가 사요를 껴안고 있는 것을 우연하게 보게 돼. 그 순간, 머릿속이 뜨거워지며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려. 


그제서야 리사는 깨달은 거지. 자신이 사요를 사랑하고 있었다는걸. 그때부터 리사는 자신이 해온 짓거리들을 되돌아보고, 헤어지던 날 사요의 울음 섞인 말들을 되새기며 자신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그녀가 자신을 얼마나 배려했는지, 그리고 자신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를 자각하고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




그 뒤론 어떻게됐는지 여러분 판단에 맡김

누가 쪄와죠... 처음 글 써봤는데 나 진짜 글 못쓴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이런 찌통물 정말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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