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과 이른 점심을 동시에 다 먹고, 잠시 씻을 겸 방으로 돌아와 옷을 챙겨왔어.

다행히도 옷장은 원래 위치에 똑같이 있었고, 아리사랑 같은 방을 써서 그런걸지 몰라도 내 옷도 옷장안에 얌전히 들어있었길래 처음 보는 옷-그렇지만 딱봐도 별 모양이 그려진게 내꺼같아 보이는 옷들을 고른 다음 거울에 대보니까 딱 맞는거 있지?

나 진짜로 하나도 안자랐구나, 절망하면서 머리를 쥐어뜯다가 머리 쪽에서 뭔가 위화감이 들었지 뭐야? 그러고보니까 아침에 머리를 셋팅안한게 생각나서 빗이랑 헤어핀을 들고 그대로 머리를 매만졌어.

매만지기를 10여분, 셋팅이 끝난 다음 옷을 챙기고 방 밖으로 옷을 들고 나가니까 아리사는 놀란 표정을, 딸은 잠이 다 깻는지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지 뭐야?

"와! 엄마 고양이귀!"

"어머나...당신, 오랜만에 그 헤어스타일을 했네?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기분이야."

"아하하, 그게에~"

만져볼래 하고 다리에서 방방 뛰는 딸아이와 그리운듯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가와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아리사- 둘을 보면서 아차 싶었지.

설마 미래의 내가 이 머리카락을 잘 안하고 다닐 줄이야, 무슨 심정의 변화가 있었던걸까? 

우우, 뭐라도 말해야 하는데-! 뭔가 변명을 하려던 차에 만지고 싶다고 칭얼거리는 딸아이를 품 안에 껴안은 채 그대로 번쩍 들어올리자 꺄륵 웃으면서 내 머리카락을 매만지지 뭐야? 그 모습을 훈훈한 표정으로 아리사와 둘이 바라봤지. 다행히도 그 행동으로 방금 전 질문을 잊은 듯 아리사가 그대로 가방을 챙겼어.

"오랜만에 휴일인데 푹 쉬어요, 난 잠시 사아야네 다녀올테니까."

"아, 응!"

"나랑 놀자 엄마!"

마음같아서는 나도 성장한 사아야를 보고싶었지만 미래의 사람들을 보고 다니다가는 과거에서 온 게 들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얌전히 집에 있기로 했지. 딸아이 잘 돌봐주고, 아리사의 말에 내가 딸을 품에 꼭 안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지. 자그만한 몸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고 있자니 아리사가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입술을 살짝 내밀지 뭐야?

잠시간 무슨 의미인지 이해못했지만 곧바로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미래의 아리사 엄청 부러워! 스킨쉽에 익숙하다 못해 자기가 먼저 원하는게 최고야! 미래의 나 엄청 힘냈구나! 나지만 정말 부러워!

속으로 환호성을 지르면서 딸이 이쪽을 못보게 껴안은 채 그대로 일어나 아리사한테 다가가 입술에 살짝 내 입술을 겹쳐주자 아리사가 후후 웃더니 보답이라면서 내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한 번하지 뭐야?

"다녀올께, 간식은 냉장고 안에 있어. 그리고 딸, 엄마 말 잘들어야한다?"

"네!"

손을 흔들면서 그대로 문 바깥으로, 남겨진 나는 화끈거리는 뺨을 만지작 거리면서 닫힌 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놀자는 딸의 말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딸을 번쩍 들어올렸어.

으음~그러면 뭐하고 놀까!

*

사실 뒷내용 생각은 했었는데 재미도 없고 어떻게 끝낼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인기가 많았어...내가 쓴 것중 최고가 아닐까...

해서 그런데 위는 지금 막 머리속에서 돌린거 손으로 쫙쫙 써내려본건데 어떰, 뒷내용 한번 써볼까?

아님 역시 오늘도 너무 막나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