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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오치사) buoy

ㅇㅇ(223.62) 2019.06.02 11:10:19
조회 1071 추천 29 댓글 8
														

“흑..흐흑...”



비상계단의 한 구석에.

멋진 제복을 입은 보라색 머리의 한 조그만 왕자님이 앉아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일까.

웃음으로 가득해야 할 나이지만, 왕자님은 쏟아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는 듯 했다.



“역시 난...흑...”



그 때.

끼익거리는 불쾌한 마찰음과 함께 왕자님의 뒤에 있던 문이 열렸다.

숨어서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다는 것 정도는 왕자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얼굴을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하아..여기 있었네.”



그곳에는 갈색 머리와 갈색 눈의 평범한 서민 소녀가 서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복잡한 표정으로 왕자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 누구..?”


“...모두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제 그만 하고 가지 않겠니.”



소녀는 왕자님의 질문은 무시한 채 대답했다.

한심하다는 듯이, 이제는 질렸다는 듯이.



“하, 하지만...난 역시 할 수 없어..! 난...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왕자님도 그 소녀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것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그것보다 자신을 재촉하는 소녀에게 핑계를 대기에 바빴다.



“난 누님들처럼 검술에 능하지도 않고, 육체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니야.. 겁도 많고, 몬스터라고는 슬ㄹ...”


“슬라임 밖에 잡아본 적이 없고. 이런 나한테 갑자기 마왕을 상대하라니,

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였던가?”


“에..? 어, 어떻게 내 생각을 알고..!”



처음 보는 낯선 소녀가 자신의 생각을 읽은 것에 왕자님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소녀는 익숙하다는 듯이 괘념치 않고.



“대본에 쓰여 있는 대사니까 그렇지 않겠니?”



이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세타군, 이제 그만 ‘돌아와’줄래?”



그 순간.

소녀의 갈색 머리카락이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눈부신 크림색으로 변했다.

정확히는 카오루의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것이지만.



“표정을 보니, 역할에서 빠져나왔나보네.”



이제는 진한 분홍빛으로 변한 고혹적인 눈동자가 카오루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가공된 미소와 함께.



“시라사기 치사토. 마왕의 하수인 역할을 맡은 엑스트라. 제정신인 것 같으니

대답해 주는 거야. 물론...‘누구’냐고 물어본 걸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카오루는 깨달을 수 있었다.



“어쨌든. 다들 기다리고 있어. 빨리 와주었으면 좋겠는데.”


“미, 미안! 지금 갈께!”



나는 이 아이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구나, 라고.



‘시라사기, 치사토.’



급하게 그녀를 뒤따라가며 카오루는 되뇌었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이래서 천재는..’이라며 한숨을 내쉬는 치사토의 불평은 잘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시라사기, 치사토..’



마음 깊은 곳에 새기기라도 하듯.

그저 몇 번이고 그녀의 이름을 곱씹는 데에 집중했다.



‘치사토..쨩..’



그것이 카오루에게 있어서 치사토를 ‘처음으로’ 만난 날이었다.




***




그 날 이후로, 카오루와 치사토의 거리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정확히는 카오루가 치사토를 쫓아다닌 것에 가깝기는 했지만.


솔직히 치사토는 그런 상황에 기가 찼다.


같은 연기학원에 다니기 때문에.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그 날 이전에도 둘은 수많은 접점이 존재했는데.

그런데 왜 하필.

그 날부터 카오루는 치사토를 인식한 것인가?


하자와 커피점의 야외 테라스에서 치사토는 다시금 궁금해진 것이었다.

이 악연이 지속 된지 대략 4년쯤 지난 어느 날이었다.



“치사토..? 슬슬 대답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만..”



하자와 커피점의 향기로운 홍차와 기간 한정 타르트가 놓인 새하얀 테이블.

그 맞은편에는 초조해하는 카오루가 앉아 있었다.



“카오쨩.”


“그 호칭은...아니지. 지금은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지.”


“그럼 대답해도 될까.”



꿀꺽.

치사토의 대답을 앞에 두고, 카오루는 긴장을 감출 수 없었다.



“우주가 반으로 갈라져도, 나는 너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그렇게 대답을 한 장본인은 저승사자가 빙의된 상큼한 미소를 던지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 치이쨔앙...”


“한번만 더 이런 야외에서 프러포즈를 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카오쨩.”



그렇게 카오루의 5번째 프러포즈는 저승으로 인도되었다.




***




카오루와 치사토의 악연이 계절과 함께 돌고 돌아, 4번째 봄을 맞이한 때.


톱 여배우로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치사토는 오랜만에 휴일을 맞이했고.

싱그러운 봄바람이 부는 그 날은 치사토의 생일이었다.



띵-똥.



카논으로부터의 축하는 이미 저번 주에 받았을 터였다.

파스파레와의 축하파티는 어제 저녁에 끝났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일부러 일정을 비워두었는데.


정오가 되기 전부터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가 치사토는 무척이나 거슬렸다.



‘어차피 이상한 판매원이겠지.’



벨소리는 무시한 채 발코니에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려던 그 때.



“치사토! 너의 덧없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 왔단다! 그런데 너와 나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이 문이 참으로 덧없구나!”



오늘 가장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인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째서...”



치사토가 휴일인 것을 알고 있었을까.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어제 하로하피의 덧없는 연습이 있었는데 말이다. 거기서...”



아아, 카논.

치사토는 사랑스러운 친구의 얼굴과 함께 편두통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



“...라는 일이 있었단다. 즉, 그런 것ㅇ..”



찰칵.

소리와 함께, 염라대왕한테서나 볼 법한 웃는 얼굴이 카오루를 맞이했다.



“아아! 치사토..! 오늘도 여전히 덧..”


“카오쨩, 주위에 민폐야.”


“...미, 미안해. 치이쨩..”


“하아..일단, 안으로 들어오겠니.”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안으로 들어가는 치사토.

그 뒤를 멀대같은 키가 무색할 정도로 축 처진 어깨가 졸졸 따라 들어갔다.


그러나, 세타 카오루.

스물일곱째의 프러포즈를 거절한 나무를 여전히 찍어대는 강철의 나무꾼이 아니던가.

강아지 귀가 쳐지듯이 내려앉았던 어깨는 금새 원래대로 회복되었고.



“치사토! 너의 덧없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 XX사의 한정판 얼 그레이를 준비했단다!”



여왕에게 바칠 전리품을 의기양양하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그걸...”


“후훗, 나는 덧없는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단다!”



무슨 수를 써도 구할 수 없었던 그것의 실물.

그걸 구했다니.

치사토는 순수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사족 때문에 이내 짜증이 치밀긴 했지만.

고맙단 인사 정도는 해야겠지.



“...정말 예상 밖이니까. 그건 솔직하게 감사할게.”


“덧없는 홍차와 함께할 덧없는 케이크도 있단다.

치사토, 함께 덧없는 시간을 보내주었으면 하는구나.”



이어진 제안에 치사토의 속에서는 여러 말들이 치밀어 올랐지만.



“그 ‘덧없는’ 역할만 집어치워준다면, 그 정도는 허가할게.”


“히익... 치, 치이쨩의 그런 성격도 조, 좋아해..!”



그렇게 치사토는 카오루와 함께 티타임을 맞이했다.



***



코발트색의 하늘 밑.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치사토에게 안식을 주던 발코니에서.

2인용의 라탄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사람.


조그만 테이블에는 카오루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 놓여있었고,

치사토는 향긋한 홍차와 함께 평온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 말하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발생하지 않지. 즉, 그런 것이다!”



라며, 스물 몇 번 정도 보았던 익숙한 반지가 치사토의 눈앞에 나타났다.


봄바람과 함께 살랑거리는 것은 얼 그레이의 향기뿐만이 아닌.

스물 몇 번 정도 치사토를 방문했던 데자부.


기껏 되찾은 평온이 깨지자, 치사토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패었다.

이내 손에 들고 있던 찻잔과 컵받침을 우아하게 내려놓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카오루에게도 데자부가 찾아간 것일까.

꿀꺽.

스물 몇 번째인지 모를 마른 침을 삼키며, 카오루는 긴장을 감출 수 없었다.



“카오루,”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의 치사토.

스물 몇 번째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난 너같이 눈부시도록 빛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토할 것 같아.”



스물여덟째 저승사자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하지만, 어째서였을까.

저 드넓은 푸른 하늘이 그녀의 마음도 넓게 만들었던 걸까?

한정판 홍차가 그렇게나 좋았던 걸까?

하자와 커피점의 케이크에 미약이 섞여 있었던 건 아닐는지?


지금도 카오루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덧없는 카오루’가 아닌 카오쨩은... 그런 사람이 아니지.”



덜덜 떨리는 손에 들린, 데자부 속의 반지를 가져가는 치사토.

자신의 손에서 떠나가는 지난 나날을 돌아보며 카오루는 생각했다.


기쁜 것인지 슬픈 것인지 알 수 없는,

치이쨩의 그 스물여덟째 미소도 사랑해.



***



한 집에 살게 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날.

둘의 보금자리는 한껏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치장되어 있었고.

푹신한 소파 위에서 치사토가 출연 중인 드라마를 함께 보고 있을 때였다.



“치이쨩.. 나 치이쨩의 아이가 갖고 싶어..!”


“푸흡!”


“으앗! 치, 치이쨩! 여, 여기 휴지!”



아까워 죽겠네.

기껏 기분 내서 우려낸 것이었건만.

예상치도 못한 카오루의 발언에 치사토는 그 봄날의 얼 그레이를 내뱉지 않을 수 없었다.



“후우... IPS를 말하는 거니?”


“으, 응..!”


“하아...카오쨩.”


“나, 나도 알고 있어! 치이쨩도 나도 아이를 가질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건...”



치사토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톱스타 여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카오루 또한 연극과 뮤지컬계의 톱 배우가 되었고.

최근에는 해외에서까지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지만...코코로네 아이를 보고 있으면, 나도 치이쨩과의 아이가 갖고 싶어지는걸..”


“...”


“일은 잠시 쉬어도 되는거고... 그 후에 내가 정말 열심히 할테니까!

나, 치이쨩의 아이를 가질래..!”



얼마 전 태어난 코코로와 미사키의 갓난아이.

둘을 쏙 빼닮은 그 아기는 확실히 사랑스럽다고 치사토 또한 생각했다.

하지만, 카오쨩...



“알았어.”


“...에?”


“대신. 아이는 내가 밸 거야.”



치사토가 허락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그것을 넘어선 답변이 재빠르지만 묵직한 잽을 가했기 때문에.

너무 놀란 카오루는 하나조노랜드의 토끼마냥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일단, 카오쨩은 요즘 해외에서도 일거리가 들어오고 있으니까.

그런 기회를 놓치게 둘 정도로 나는 어리석지 않아.”



스물아홉째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로.

치사토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게다가... 카오쨩에게 맡기면, 애가 떨어질 것 같거든.”



하지만, 카오쨩..

언젠간 모두 잃게 될 것들인데.

어째서 소중한 것은 점점 늘어가려고만 하는 걸까.


기쁜 것인지 슬픈 것인지 알 수 없는

그 스물아홉째 미소로 치사토는 말을 끝냈다.



***



삐삐삐삐! 삐삐삐삐!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불쾌한 신호들.

분주하게 움직이며 알 수 없는 용어를 내뱉는 백의의 천사들.


카오루가 있는 세상과 다르게, 치사토가 있는 세상은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치이쨩!!! 치이쨩!!!!”



두 세상을 갈라놓은 두꺼운 유리 너머에서.

닿을 수 없는 그곳을 향해 카오루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삐이이이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작스레 얌전해진 신호음.

그리고 저 너머의 세상은 시간이 멈추었다.



“치이...쨩...”



그렇게나 열심히 너를 불렀는데.

너는 언제나처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를 떠나는구나.


그렇게나 열심히 너에게 전하고 싶었는데.

고맙다는 말이, 또 만나자는 말이, 이렇게나 괴로운 것이구나.


그렇게나 열심히 노력해왔는데.

정말 소중한 것조차도 잃게 되는 것이구나.




그 봄날의 코발트를 연상케 하는 아주 맑은 하늘이 펼쳐졌던,

어느 가을날의 일이었다.



***



“꺄아~! 마마아!”



어느 작은 놀이터에서.

눈부신 크림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려며, 어린 소녀가 즐겁다는 듯이 목마를 타고 있었다.


이제 막 입을 떼기 시작한 것인지, 소녀의 발음은 어눌했다.

그러나 호기심으로 가득한 붉은 눈동자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반짝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정열적인 붉은 빛을 내뿜는 눈동자의 여성이 있었다.



“아아! 나의 덧없는 아기 공주님! 너의 덧없는 모습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구나!”



소녀가 과연 저 말을 알아들었을지 의문이지만.

여성은 괘념치 않는다는 듯이 자신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더 깊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후훗, 오늘도 하늘은 덧없구나.”



세상 그 누구보다도 사랑을 듬뿍 담은 미소로.

카오루는 소녀가 탄 작은 목마를 조심히 흔들었다.





내가 그 날 어떤 기분으로 너를 보냈는지, 놓아야 했는지.

너는 알 수 없겠지.


그러나 이제 나는.


인생은 정말 멋진 것이라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이제 나는 진심으로 생각한단다.



***



“...라는 뮤직 비디오를 이번에... 저기?”



초점 없이 흐릿한 붉은 눈동자.

반짝거리는 보라색 머리카락.

학교가 끝나자마자 급하게 온 것일까.

교복을 입고 있는 인물이 치사토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맑은 물이 고여 있었다.



“하아..이래서 천재들이란..”



편두통이 찾아오는 것을 느끼며, 치사토는 관자놀이를 꾸욱 눌렀다.

두통약을 챙겨 두었던가.

치사토는 자신의 방안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카오루.”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두통의 원흉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러나, 응답 없음.



“정말이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도 아닌데. 어째서 매번 이러는 걸까.”



한 번 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 맞은편에 있는 그녀의 볼을 양 손으로 감싸고.

그 정열적인 붉은 빛의 눈동자를 올곧게 주시한 채.

이으ㄱ고 치사토는 말했다.



“카오쨩. 이제 그만 ‘돌아와’.”



그러자, 마치 마법이라도 풀린 것 마냥.

붉은 눈동자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내 눈꺼풀이 깜박거렸고.

눈가에 고여 있던 맑은 물이 치사토의 손을 타고 흘러내렸다.



“치, 치이쨩?! 어, 어째서 여기ㅇ..”


“여기에 있는 건. 대본 속의 여성이 아니라 시라사기 치사토이기 때문이겠지.”


“아.....?”



저 얼빠진 표정을 보니,

주먹이 울부짖는 것을 느끼는 치사토였다.



“아아..! 나, 나도 참! 치사토에게 또 폐를 끼친 것 같아, 면목이 없구나! 하하...”


“...역시 대본 연습을 너한테 부탁하는 게 아니었는데. 내 실수네.”



저승사자도, 염라대왕도 울며 도망칠 것 같은 상큼한 미소를 짓는 치사토.

한 손에 들려있던 대본이 조용히 구겨지기 시작한 것은 덤이었다.



“하, 하까나이...”



대본 속의 네 역할보다 실물인 네가 훨씬 더 덧없구나...

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에.


오늘 밤은 가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치사토였다.



***





-------------------------------------------------------


세카오와의 MAGIC 이란 노래를 각색한 것.

요즘 갤에서 찌통물이 유행이길래.


퀸사토님을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보내지 못해서 반쪽짜리 찌통물이 됐지만....


근데 왜 '으ㄱ'이 적절하지 못한 단어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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